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9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97화(97/524)
Episode 97
“절… 황제로 만들어 주신다고요?”
클라나가 당황한 표정으로 묻자, 프레이가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래, 널 황제로 만들거야.”
“왜, 왜요?”
그 말에 클라나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묻자, 프레이는 입꼬리를 올리며 답했다.
“한번 생각해 봐. 내가 왜 널 황제로 만들려는 건지.”
“어…..”
프레이의 말에 잠시 머리를 굴리던 클라나는, 이내 그의 눈치를 보며 답했다.
“모, 모르겠어요. 당신이 대체 왜…?”
“그야 너를 이용하려고 그러는거지.”
그렇게 말하자, 클라나가 멍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너도 네 몸에 생긴 이상을 잘 알고 있지? 그게 왜 갑자기 네게 생겼을까?”
“그, 그건…”
“당연히 내가 네게 사술을 부렸으니까지. 그것조차 확신하지 못하다니, 정말 무능하군.”
프레이의 싸늘한 질타를 받은 클라나가 조용히 고개를 떨군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프레이는, 책상에 발을 올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제부터 넌 내가 없으면 천천히 정신이 무너질꺼야. 나중에 가서는 완전히 미쳐버릴테고, 그럼 황제는 커녕 머리를 밀고 수녀원에 틀어 박히겠지.”
“읏…”
“그러니, 넌 내게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다는 거야. 알겠어?”
그렇게 말하며 프레이가 클라나에게 얼굴을 드리밀자, 그녀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진작에 그렇게 저자세로 나왔으면 좋았잖아? 항상 잘난척이나 하고, 고귀한 척 하고. 그러니 좋아하는 사람이 없지.”
“죄…죄송해요…”
“시끄러, 내 앞에서 울지마.”
그 말을 들은 클라나가 억지로 울음을 멈추자, 프레이는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넌 이제 절대 나에게 거역할 수 없어. 그러니, 그저 잠자코 내 권력 유지 수단이나 되어서…”
“왜 언니에게 받은 제안은 거절하셨어요?”
“뭐?”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서려던 프레이가, 그 말을 멈칫한다. 클라나는, 그런 그를 보며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으려 손을 뻗기 시작했다.
“아까 우연히 봤어요. 당신이 제 언니에게 청혼을 받는걸.”
“불가능해, 거긴 아무도 없었…”
침착하게 반박을 하려던 프레이는, 아까까지 손으로 조심히 감싸고 있던 카나리아를 떠올리고는 말을 멈췄다.
“제 언니가… 당신에게 약속했잖아요. 국서 자리를 준다고.”
그러자, 클라나는 더욱 더 희망이 서린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왜 그걸 거절하고 절 황제로 만드시려는 건가요?”
그렇게 말은 마친 클라나가 손을 꼭 쥐고 프레이를 바라보자, 잠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던 프레이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간단해, 네가 더 안전하니까.”
“안전… 하다고요?”
“그래, 독을 품고있는 독뱀보다는 내가 없으면 살지도 못하는 널 이용하는게 더 편하니까.”
클라나가 건 마지막 기대마저 철저히 부수기 시작한 프레이는,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클라나의 어깨를 집으며 말했다.
“언제 날 죽일지 모르는 1황녀 보다는, 내 인형이나 다름없는 널 황제로 만드는게…”
“그만!!”
프레이의 쐐기를 박는 발언을 도중에 끊어버린 클라나는, 이내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저희, 화해해요. 화해하자고요.”
“싫다니까? 아까가 마지막 기회였어.”
“저도 싫어요. 화해해요 저희.”
그렇게 말하며 막무가내로 프레이를 밀어붙이던 클라나의 눈빛은, 혼돈으로 가득 차 있었다.
“크, 클라나?”
“화해 안해주실거에요? 프레이?”
그런 그녀를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프레이는, 갑자기 클라나가 온 몸에서 황금빛 마나를 뿜어내기 시작하자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며 중얼거렸다.
“…이건 또 무슨일이야?”
무엇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
“프레이… 저랑 화해해요. 프레이…”
“진정해! 클라나!”
클라나의 정신이 나가버렸다.
처음에는 내가 너무 심하게 몰아붙인건가 싶어서 자책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정보창을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름: 클라나 솔라 선라이즈] [능력: 힘 7 / 마력 7 / 지능 7 / 정신력 3] [특이사항: 감정 폭주/ 광인화] [성향: 패왕] [선함 수치: 85]그녀의 정신력이 8.1에서 3이 되어버린건 이해가 간다.
어째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클라나가 내 추측대로 시련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거라면 정신력이 그렇게 깎이는것도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던 태양의 가호와 지배자의 아우라가 사라지고 ‘감정 폭주’ 현상과 ‘광인화’ 현상 일어난건 예삿일이 아니다.
정보창의 특이사항은, 일반적인 감정의 변화로는 나타나지 않고 오직 주술적이거나 마법적인 일로 생겨난 변화만 기록되기 때문이다.
즉, 지금 클라나는 인위적인 힘에 의해 폭주했다는 거다.
– 파지지지직!!
“히히, 히히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클라나가 주변에 황금빛 창들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돌겠네… 진짜…”
하루라도 일이 제대로 풀리는 날이 없다는 걸 실감한 나는, 다급히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들고 창들에 대비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으나.
“아, 안돼!!”
갑자기 소리를 친 클라나가, 창을 거두고는 자신의 팔을 마구 바닥에 내려찍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안돼! 이번에는 안된다고! 안돼!”
“클라나…..”
“으으으으으!!!”
그럼에도 계속해서 자신의 팔이 내게 향하자, 클라나는 아예 허공에서 단도를 소환하더니…
“가만히 좀 있으라고!!!”
“그만 둬!!”
자신의 팔에 힘차게 내리 찍었다.
– 푹!!
이윽고 들리는, 깊숙히 찔리는 소리.
“으아아…?”
“아흐윽…!”
그 소리가 그녀의 팔에서 난게 아니라, 내 팔에서 난 것이라 정말 다행이었다.
“당신…?”
“젠장.”
그녀의 황금빛 단도에 꿰뚫린 내 팔에서, 피가 흘러 넘치고 있다.
“아, 으아아…”
그리고, 그걸 보는 클라나가 패닉에 빠진채 손을 바들바들 떨고 있다.
“클라나, 태양의 마나를 거둬.”
“아, 안돼요… 손이 떨려서… 손이 떨리면 태양의 마나가…”
“손을 잡아줄테니, 천천히 심호흡을 해.”
“후, 후아아…”
그런 그녀를 감싸안고 조심스럽게 손을 잡아주며 진정시키기 시작한 나는, 조용히 속으로 중얼거렸다.
‘괜찮아. 아직까지는 수습할 수 있어. 아직까진.’
방금 있었던 일은, 혼란스러운 클라나의 정신상태가 만들어낸 환상이라 속이면 된다.
지금 그녀는, 비록 살짝 안정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감정 폭주’와 ‘광인화’ 상태이니 말이다.
그러니, 아직까지는…
– 똑똑똑
“누구지?”
천천히 태양의 마나를 거두고 있는 클라나의 등을 토닥거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잠깐 기다려. 곧 나갈테니.”
물론 광폭화 상태가 된 클라나를 다른 이에게 보여줄 수는 없었기에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는데, 어째 두들김이 끊이질 않는다.
– 똑똑똑똑똑똑똑똑
“…너 누구야.”
– 쾅! 쾅! 콰직!
이윽고 두들기는 소리가 강렬한 파괴음으로 바뀌자, 내게 안겨있던 클라나가 겁에 질린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 콰광!!
그런 클라나를 꼭 안아주고 있으니, 방문을 깨부시고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으으…”
“뭐야?”
무도회장에 마물이라도 침입한 줄 알았는데, 마물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것도, 황실에서 근무하는 메이드가 침입했다.
“지금 이게 뭐하는…”
– 슈욱!!
고개를 갸웃거리며 경계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황실 메이드가 치맛속에서 단도를 꺼내더니 내게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미치겠네.”
“흐익?”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재빨리 안고 있던 클라나와 함께 옆으로 몸을 던진 나는, 손가락에 조심스럽게 별의 마법을 모으기 시작했다.
– 파지이이이잉!
이윽고 손가락에 가득 모인 별의 마나는 우리에게 돌진해오던 황실 메이드의 단도에 적중했고, 그러자 표정을 싸늘하게 바꾼 메이드는 품 안에서 비수를 꺼내들었다.
‘…전투 메이드군.’
메이드가 왜이리 전투를 잘하나 했는데, 품에서 암기를 꺼내는 걸 보면 비밀리에 메이드들 사이에 섞여 있던 전투 메이드인것 같다.
“으랴앗!!”
전투 실력이 상당히 높은 전투 메이드와 오래 시간을 끌면 좋을 것이 없었기에, 그녀가 단검을 놓친 순간에 달려든 나는 재빨리 전투 메이드를 걷어차 벽에 날렸다.
– 쿠광!!
이윽고 벽에 울리는 굉음.
“으으으…”
꽤나 힘을 실어서 찼는데도 전투 메이드는 그저 비틀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으아? 으아아…”
“클라나, 잘들어.”
그런 전투 메이드를 잠시 노려보던 나는, 이내 그때까지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얼빠진 비명소리를 내던 클라나의 어깨를 잡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여긴 현실이 아니야.”
“네?”
“네 꿈속이라고, 여긴.”
그 말을 들은 클라나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네게 쓰여진 저주 때문에, 넌 이 끔찍한 꿈에 갇힌거야. 알겠어?”
“무, 무슨 소리에요… 프레이… 저는…”
“난 프레이가 아니야. 네가 무의식중에 만들어낸, 널 수호하는 존재일 뿐이지.”
그런 그녀를 보며 이를 악물고 거짓말을 이어갔더니, 클라나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게 꿈이 아니라면, 프레이가 널 지켜줄리가 없잖아? 정신차려.”
“아… 그렇네요. 흐흐…”
더 이상 시간이 없었기에, 클라나의 어깨를 흔들며 말하니 그녀가 멍한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감정 폭주 상태에 광인화 상태가 아니었다면 씨알도 안먹혔을 이야기인데, 어찌보면 참 다행인것 같다.
“지금부터 넌 이 끔찍한 곳에서 나와 함께 탈출해야 해. 그러지 않으면, 넌 영영 꿈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거야.”
그렇게 말한 나는, 여전히 실실 웃고 있던 클라나를 흔들며 말했다.
“그러니 정신차리고… 여기서 벗어나야 해. 알겠지?”
“싫어요.”
“뭐?”
“여기서 평생 당신이랑 살래요.”
“헛소리 하지 말고…”
그런 클라나에게 면박을 주려는데, 그녀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이제야 기억이 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미 돌이킬수 없으니 이곳에서라도 당신과…”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당신이, 당신이 제게 별맞이 꽃을 주시던걸… 그리고 해맞이 꽂을 주시던…”
그 말을 하다 갑자기 멈춘 클라나는, 이내 떨리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당신… 설마…헉.”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나는 클라나가 말을 끝마치기 직전에 그녀의 뒷목을 가격해 기절시키고는, 다시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한 전투메이드에게 칼을 겨누며 중얼거렸다.
“…미쳐버리겠네.”
“크에에에엑!”
이제 클라나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겠다, 잽싸게 전력을 다한 일격을 가해 전투 메이드를 기절시켜버린 나는.
“이제 어쩌지?”
아까 메이드가 부수고 들어온 문 너머로 보이는 광경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으어…….””
왜냐하면, 제국 귀족들이 눈이 맹하게 풀린채 무도회장을 어슬렁거리다가 사악한 기운을 잔뜩 뿜어내며 천천히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국 귀족들이 나를 죽이려한다.
.
한편 그 시각.
“몇시간 내로 진행한더니, 벌써 시작한건가?”
자신의 보라색 아우라를 받아간 남자가 향한 무도회장을 바라보던 소녀는, 손가락을 공간에 그으며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이윽고 허공에 갈라진 틈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무구들을 꺼낸 소녀는, 조심스럽게 그것들을 착용하며 중얼거렸다.
“…용사가 될 시간이로군.”
그녀의 루비색 눈이, 창문에 비친 당황한 표정의 프레이를 노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