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248)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248화
* * *
예상 못 한 호빈 형과 재하 형의 복귀로, 이틀로 예정되어 있던 로건과의 에고 서핑과 [플릭트 보이즈> 연습생 서치는 하루 만에 막을 내려야만 했다.
“재하 형, 저 진짜… 착하게 살게요. I promise. 전 과거에 사고 친 게 없어요.”
“으음, 로건. 네가 뭘 본 건지는 모르겠어서….”
“전부요. 전부 봤어요!”
뭐, 지금 로건의 반응을 보아하니, 이틀까지 갈 필요도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I mean, 이런 경우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물론, [타겟팅 스타>에서도 하차한 연습생이 있긴 했죠… 그렇지만, 네? god,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는 거 같아요….”
호빈 형과 재하 형을 마주한 순간부터 로건은 보이지 않는 제 꼬리를 붕붕 흔들며 자신의 무결함을 강조했고, ‘그간 무지했던 걸 알게 됐다’는 고급 어휘를 구사해 댔다.
“…저 진짜 착하게 살게요. 저는 앞으로 그, 수절? 수절이라는 걸 할 생각이에요. 제게는 제니아밖에 없어요.”
저 결연함, 저 의지, 저 겁에 질린 얼굴.
효과 끝내주네, 이거.
“춘용 씨.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로건, 일단 밥 먹자. 응? 춘용이는… 밥 먹기 전에 나랑 얘기 좀 하고.”
덕분에 나를 보는 형들의 시선에 약간의 당혹과 의심, 걱정이 스며있었다.
“하하….”
뭐, 나조차도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 했었지만 말이다.
나는 뻘쭘하게 거실에 서서 뺨을 긁적이며, 두 형의 팔에 붙잡혀 부엌으로 연행되어 가는 로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
그리고 서서히, 내 입가에 떠올랐던 웃음이 지워졌다.
이게, 일이 생각보다 복잡해져서.
애당초 이 서치 작업은 내가 로건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를 심어 주겠다거나, 에고 서핑의 위험성을 뇌리에 박아 주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 혹시 생길지 모를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다른 놈들’일 가능성이 있는 연습생을 사전에 알아 두려는 요량이었으니까.
그런데….
“Oh, 이 친구도 저처럼 해외에서 왔네요. 이름이… 헨리? 잘생겼어요.”
“그러게. 진짜 잘생겼다. 뭔가 재하 형이랑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어, 근데….”
그 검색 과정에서….
“아, 아웃그램 비밀 계정에서 다자 연애… 발견?”
“…….”
“그, 아이돌 연습생이 다자 연애해도 되나요?”
“…되겠냐? 어, 되겠어? 그냥 연애도 안 되는데, 다자 연애?”
“Bloody, 4명이랑 동시에 사귀었다는데요… 이건 저도 안 된다는 걸 알 거 같아요.”
이런 폭탄들이 발견될 줄은 몰랐지.
원래 내 계획은 이랬다.
로건과 함께 현재 여기저기 퍼져 있는 [플릭트 보이즈> 연습생들의 정보를 찾아보고, 어딘가 미심쩍은 연습생이 있으면 엑스에게 물어볼 것.
– 김춘용: 야 엑스
– 김춘용: 너 그 나한테 이번에 새로 줬다는 스킬
– 김춘용: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거야?
– 김춘용: 그러니까 꼭 무대가 아니더라도?
– X: 야 당연하지 날 뭘로 보는 거야
– X: 찾아가는 맞춤 서비스 X♡ 도 모르냐?
– X: 진심 갑자기 대상 갖다 줘! 같은 말도 안 되는 것만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이면 도와줄 수 있다고
– X: ㅉㅉ 서비스 이용자가 서비스보다 지능이 낮으면 잘 못 쓴다더니
– 김춘용: 가라
엑스가 그렇게나 자신하던 [이게 뭐게 뭐게] 같은 이상한 스킬이 자기가 나를 도와주는 스킬이라고 했으니, 그 연습생에 대한 정보 정도는 나에게 충분히 줄 수 있을 터였다.
뭐 아주 구체적이진 않겠지만, 얘는 데뷔를 했다든가, 못했다든가.
그런 정도로도 충분했다.
어쨌든 엑스 같은 존재가 옆에 붙어 있다면 데뷔가 손쉬워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스킬에, 능력치에, 도감 보상에.
나도 아마 류웨이가 없었다면 좀 더 손쉬운 데뷔가 가능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데뷔조에 들었던 연습생들을 추려서 기억해 두고, 서바이벌 내내 유심히 살펴볼 계획이었다고.
근데, 찾으면 찾을수록 가관이었다.
“Huh, 이쪽은… 그냥 연애네요. 하하, 아까 워낙 충격적인 걸 봐서 이건 좀 괜찮은 거 같아요.”
“야, 괜찮긴 뭐가 괜찮아? 아이돌 연습생이 무슨 놈의 연애야.”
연애는 기본에.
“이 친구는… 음, 학교 친구랑 싸운 거 같은데요. 근데 글이 너무 감정적이라서 읽기가 어려워요. 이거 혹시 욕인가요?”
“…넘기자. 나도 보기 힘드네.”
“‘육시랄’ …이런 단어가 실제로 있어요? Oh, 누가 쓰는 건 못 본 거 같은데.”
“넘기자니까, 로건!”
학교 친구와의 폭력 사건 연루에.
“Wow. 춘용 형. 이쪽은 료타랑 아는 사이였대요. 과거에 같은 중학교를 나왔다고 하는데요?”
“어? 한 번 봐 봐. 료타 친구면 좋은 사람일 가능성이….”
“근데, 어… 한, 한혐?”
“…….”
바다 건너 한국에 데뷔하겠다고 찾아온 놈이 한국 혐오까지.
무슨, 상상 이상의 논란 덩어리들이 이렇게까지 있다니?
“아, 이분은 개인 연습생이라 정보가 별로 없네요. 사진만 있어요. 이름이… 노현재래요.”
“…그래. 일단 적어 놓자.”
“지금까지 문제없다고 나온 연습생분은 이분이 처음이네요. 벌써 40명 중에 8명이나 봤는데.”
“아, 내 말이 그거야….”
데뷔조를 골라내는 것보다, 문제 있는 놈들을 싹 걸러내는 편이 더 빠를 지경이었다고.
“…잠깐, 로건. 너 댓글은 읽지 마.”
“What? 그렇지만, 여기 999개나 달렸는데요.”
“그래. 근데 999개가 다 욕이면 너 감당할 수 있겠어?”
“…끅.”
“앞으로도 너, 네 이름 검색할 때도 댓글은 보지 마. 댓글 안 보는 게 제일 중요해.”
물론 당황스러웠던 와중에도 로건에게 에고 서핑의 기본 조건을 주지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지만, 하여튼.
그렇게 된 일이었다.
[플릭트 보이즈>가 생각보다 훨씬 더 와일드하고 거칠 것이라는 것.거기 멘토 중 연차가 제일 적은 건 우리 티오제고,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큰일이 날 거라는 것.
이게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래. 그랬구나. 로건이랑 미리 [플릭스 보이즈> 연습생들 체크를… 음, 필요한 일이긴 했네.”
“네. 로건한테 자기 이름 검색할 때 주의할 점도 알려 줄 겸해서….”
로건이 멍한 상태로 식사를 하는 동안 나와 방에서 대화를 시작한 재하 형 역시 약간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어쨌든, [플릭트 보이즈>에 우리 셋이 멘토로 나가는 거였으니까.
그런데 만일, 우리가 맡게 될 멘티가 문제 있는 연습생이라면 어떨까?
우리는 어떤 식으로 그 애들을 대하고, 반응해야 하는 걸까?
연차가 오래 쌓인 상태라면 또 몰랐다.
냉정하게 연습생을 평가하고, 거리를 두고, 정말 딱 멘토로서의 역할만 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우리는 직전에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데뷔했다는 까닭으로 인해 지금 [플릭트 보이즈>에 출연하는 연습생들에게는 롤모델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내 또래나 그보다 좀 어린, 나를 맹목적으로 따를 연습생들에게 정말 매몰차게 굴 수가 있나?
당시에 편애 논란이 불거지긴 했으나, AG에서 오랜 기간 연습한 연습생들이 민시영 선배님에게 감정적으로 큰 의지를 한 건 사실이었다.
나와 오래 봤다는 유대감.
우리가 이번에 겪게 될 것과 비슷한 종류의 감정.
그걸 자기가 직접 피부로, 뼈로 느꼈던 재하 형의 고민이 깊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상태가 안 좋아?”
“음, 연습생 40명 중에서 여기저기 유출된 20명 정도는 확인했는데. 그중에 반 정도는요.”
“으음, 이게 무슨 일일까….”
내가 포스트잇에 적어 둔 연습생들의 논란 목록을 하나하나 체크하는 재하 형을 보며, 나는 잠깐의 침묵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형도 알겠지만, 여기서 대부분은 그냥 시청률 띄우기용일 거예요.”
“…….”
그래.
이게 원래 주철영 피디 스타일이니까.
논란 있는 연습생들로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화제성을 높이고, 연습생을 소모품처럼 사용하고.
게다가, 유출된 연습생들 모두가 문제 있는 연습생인 건 아니었다.
전부 그랬다면 아이돌 서바이벌을 할 게 아니라 갱생 프로그램을 열었겠지.
물론 그 주철영 피디가 그 생각을 안 했을까, 하는 상상이 잠깐 머리에 스쳤지만….
당장은 접어 두고.
“…여기. 얘랑, 얘랑, 이 친구요. 아, 그리고 얘도.”
이번에 나와 로건이 확인한 20명의 연습생 중, 그 어떤 작은 문제도 없이 깔끔했던 연습생은 4명.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았던 건, 노현재라는 개인 연습생이었다.
[노현재 @Nohyeonjae_official]깔끔한 프로필 사진, 노래하는 영상 하나만이 올라와있는 아웃그램 계정.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과거가 깔끔하거나, 정리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 친구들이 아마 데뷔를 염두에 두고 캐스팅한 연습생이 아닐까 싶어요.”
“으음.”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한 재하 형이 짧게 탄식을 터뜨리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편애하자는 말이 아니고요. 저희도 뮤직 데이즈에서 어떤 연습생을 밀어주는지 정도는 미리 알아 둬야 할 것 같아서.”
“그래, 그렇지. 호빈 형한테 이런 것까지 부탁드릴 수는 없으니까….”
아무리 호빈 형이 유능하게 우리를 챙겨 준다고 해도, 결국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나가서 촬영을 하게 되는 건 나와 재하 형, 그리고 로건이었다.
호빈 형이 카메라 안까지 들어와서 우리를 챙겨 줄 수는 없었다.
우리 처신은 우리가 해야 했고, 논란이 있는 연습생이나 데뷔가 유력한 연습생을 대하는 태도도 우리가 미리 정해 둬야만 했다.
“…춘용이 넌 생각해 둔 게 좀 있어? 난 지금부터 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은데.”
“대충은요. 확실하진 않지만.”
“으음… [타겟팅 스타> 때부터 네가 이런 상황을 잘 판단하긴 했으니까.”
우리는 잠시 말없이 눈을 마주쳤다.
역할은 달라졌지만, 어째 [타겟팅 스타> 때로 돌아간 느낌이 조금 들기도 했다.
그때의 나는 죽기 살기로 어떻게든 애로우즈 멤버들과 다시 한번 데뷔하겠다는 생각뿐이었고, 재하 형은 언제나 같이 무거운 짐에 허덕이며 태연함을 연기했었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나는 걸 보면, 우리가 당시에 얼마나 긴장 속에서 살았는지 실감이 났다.
힘들었지, 그때.
그리고 힘들어할 연습생들을 보게 되겠지, 우리가.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그때보다 더 단단해졌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이번에도 우리는 잘할 것이다.
잘해야 하고, 그 사이에서도 나는 내가 목표로 한 일을 이뤄야 했다.
“…일단, 로건 밥 다 먹고 다시 얘기할까? 춘용이 너도 아침 먹어야지.”
“아, 잠깐 연락 좀 하고 나갈게요. 잠시만….”
짧은 대화 끝에 재하 형이 약간 더 단단해진 표정으로 방을 나가고, 나는 닫힌 방문을 잠시 바라보다가 내내 잠잠하던 휴대폰을 꺼냈다.
충격적인 연습생들 상태와 형들의 이른 방문에 미처 못했던 일을 마저 하기 위해서.
물론….
– 김춘용: 야
– 김춘용: 야 엑스
– 김춘용: 네가 나한테 준 스킬 좀 쓰자
– 김춘용: 그 소원권 같은 거
– X: 야 소원권이 아니라 [이게 뭐게 뭐게]라고
– 김춘용: 그거나 그거나
– X: ㅡㅡ 뭔데
– X: 누가 데뷔하는지 알려 줘? 하여간 너는 그것도 기억을 못하고 바보가
– 김춘용: 비슷하긴 한데
– 김춘용: …논란 있었던 애들 중에서 데뷔하는 애들 좀 알려 줘
– 김춘용: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너무 깨끗한 애들도
그 노선이 약간 변경되긴 했지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