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21
00121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갑자기 무슨 일인데? 집에 일이라도 있어?”
박 감독은 당연히 정규 선규들 뿐 아니라, 연습생까지 모두 휴양지행을 생각하고 있었다. 기중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휴가를 주라고 했었다. 사장의 지시이기도 해서 그대로 따르기로 했고, 연습생들도 자신과 매일 함께 생활하는 소중한 동료였기에 당연했다.
“그게…”
석태는 차마 혼자 남아서 계속해서 연습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모두가 가는 휴가였고, 자신도 상당히 가보고 싶었지만, 그 유혹보다는 자신의 인생이 걸린 게임단에서 퇴출 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유가 타당하지 않으면, 너 혼자 이번 휴가에 빠지는 것은 감독으로서 허락할 수가 없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한 팀이다. 특히나 LOG 게임은 팀 경기이기도 하고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니? 이번 휴가는 단순한 휴가가 아니라 팀웍을 다지는 좋은 기회다.”
석태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퇴출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들었기에, 걱정되는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연습생 퇴출에 관해서 기중이 언급한 사실에 대해서 아무도 몰라야 한다는 당부를 깨고 박 감독에게 말했다.
“아저씨, 아니 사장님께서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고 하며 들은 말이 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1군 선수를 보충하면서, 연습생들 중 일부가 퇴출 될 거라는 이야기요.”
“응?”
박 감독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석태의 말로는 기중이 그러한 말을 했다고 했는데, 자신은 전혀 알고 있지 못한 이야기였다. 어떻게 된 영문이지 바로 기중에게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한 박 감독은 혹시나 기중이 다른 계획이 있는 것인지 몰라서 일단 석태에게는 대충 둘러댔다.
“사장님께서 절대 언급하지 말라고 한 이야기는 말하면 안 되지. 그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마라.”
“네.”
석태는 기중에게 들었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주 조금이라도 의심이 남아있었지만, 얼굴 표정이 굳어지는 박 감독을 보고서 100% 확신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면 더욱 너만 휴가 일정에서 빼 줄 수는 없다. 네가 만에 하나라도 휴가기간 동안 실력이 늘어난다고 해도, 이렇게 팀에서 진행하는 일정에서 빠지는 선례를 만들고 싶지도 않고, 그러한 선수는 내가 지도하는 게임단에서는 필요하지도 않다.”
석태는 박 감독의 위엄 있는 말에 더 이상 말대꾸를 할 수 없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불안했고 그 불안 때문에 고민했었는데, 적어도 이 팀에서는 자신이 생각한 해결 방법이라는 것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속으로 생각하던 일이 이렇게 박 감독에서 확인까지 받으니, 더 이상 할 말도 없었다.
“그리고 너 말이지. 개인적으로 사장님과 친분이 있는 것을 뭐라고 할 일은 아니지만, 최소한 회사 내에서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는 사장님께 예의를 지켜라. 조금 전에도 게임단 감독인 나한테 사장님을 지칭할 때 아저씨라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구나.”
박 감독은 자신이 생각했던 바를 석태에게 이야기 했다. 석태에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영향을 미치고, 무섭고 어려운 사람은 기중보다는 박 감독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박 감독의 말은 석태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감독님.”
“그래.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도 알겠구나. 그렇지?”
“네. 알겠습니다.”
* * *
석태는 그 자세 그대로 말을 시작했다.
“감독님께 지적을 받기도 했고, 제가 생각해 봤을 때도, 제 행동이 지나치고 예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 사장님과 만났을 때부터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너무 철이 없었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도와 주셨던 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연습해서 좋은 결과를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어… 그래. 열심히 해라.”
기중은 아직까지 상황파악이 완전히 되지 않았지만, 석태가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의욕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기중에게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석태의 일이 진행되는 것 같았다.
기중은 석태가 나가고 나서 바로 박 감독에게 찾아갔다.
“형님. 석태가 갑자기 달라졌는데요?”
“하하. 그래?”
“무슨 일 있었어요?”
박 감독은 기중에게 석태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줬다.
“아. 그래서 그런 거예요? 석태가 자신이 진짜로 방출 될 까봐 그렇게까지 하려고 했어요?”
“그러게 말이다. 너도 참. 그런 농담까지 해서 석태를 고민하게 만들어서.”
박 감독은 석태와 면담을 마치고 바로 기중에게 전화를 걸어 연습생 퇴출에 대해서 기중에게 물었고, 기중은 석태의 분발을 위해서 한 농담이라고 박 감독에서는 사실대로 알려줬었다.
“그래도 오늘은 놀랐어요. 그 녀석이 갑자기 와서 사과부터 하는 거 있죠?”
“그랬군. 하긴 석태가 조금 까불거리기는 해도 인성은 괜찮은 녀석이지.”
“그럼요. 안 그랬으면, 감독이 지금까지 연습생으로 지도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은 잘 알죠.”
“하하. 그렇게 되나?”
둘은 석태가 더 나은 방향으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고, 또한 자신이 잘못한 점을 확실하게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것에 대해서 흐뭇한 마음이 들었고, 미소가 피어났다.
다시 사장실에 올라온 기중은 잠시 휴식을 취할 겸 인터넷 뉴스를 보던 중 한 가지 기사 제목에 시선을 집중 시켰다.
– C동 건물붕괴 과연 불의의 사고인가? 아니면 고의사고인가?
‘C동 건물붕괴라면, 영탁이가 출동했던 그 사고 아닌가?’
기중은 자신의 친구가 관련되어 있기도 하고, 그날 병원에서 사고현장에서 다친 사람들의 모습을 봤기에 당연히 관심이 가는 기사 제목이었다.
기사의 내용은 재개발 지역에 있던 그 건물은 입주자들과 건물주가 보상비용이 형편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어 마지막까지 보상비용에 대해서 항의하고 있었기에, 개발을 총괄하는 회사에게는 매우 골치 아픈 존재였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건물내부에서 오래된 가스배관과 소홀한 안전관리로 인해서 가스누출에 의한 폭발 사고였다. 그러나 기중이 보고 있는 기사는 그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정황증거를 들어 반박하고 있었다.
가장 의혹이 심한 부분은 결국 건물 붕괴로 인해서 재개발은 순조롭게 시작되었다는 것이었다. 과거에도 이러한 사건이 몇 건이나 있었다. 재개발을 앞두고 보상 문제로 인해서 갈등을 일으키던 주민들의 집에서 화재 사고가 나거나 가스 폭발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특히나 이 기사에서는 건물 붕괴사고가 있기 전에 항상 그 앞에서 주민들에게 퇴거를 요구며 거의 협박까지 일삼았던 강제철거 인부들과 관계자들이 그날따라 사고가 일어난 그 시간에 맞춰 평소와는 다르게 모두 철수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까지 이어졌다.
가스폭발 자체는 분명한 사실이었지만, 원인과 주위의 상황이 그 사건을 일반적인 사고가 아닌 고의적인 사고라는데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기중도 기사를 보고 이상하게 느낌이 좋지 않았다. 기중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지는 않았지만, 그 때 병원에서 아픔을 호소하고, 피를 흘리던 환자들을 직접 목격한 것도 있고, 어찌 보면 친구인 영탁이 하반신 마비가 된 원인이 될 수 도 있는 사고를 당했던 현장이기도 했다.
기사를 보면 볼수록 어쩌면 단순사고가 아닌 고의적인 사고일 수도 있겠다는 강한 의혹이 커져가고 있었다. 분명히 정부에서는 고의성이 없는 가스폭발사고라고 완전히 사건을 종결지었지만, 여러 가지 정황증거들이 무시된 조사에 대해서 기사에서는 그것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었기에, 더욱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거 아무래도 한 번 알아보고 싶은데.’
기중이 속으로 그렇게 결심을 하고 있을 때 그의 품속에 있는 목걸이에서는 평소보다 조금 더 밝은 빛이 점멸되었다. 기중은 이 현상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분명 기중의 결심과 목걸이와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기중은 결심이 서자 바로 전화통화를 시작했다.
–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 허허. 기중이구나. 오냐. 너도 잘 지내고 있느냐?
여전히 기중에게는 인자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며, 기중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지금과 같이 다소 흥분된 상황에서 이렇게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있었다.
간단히 인사말을 나눈 기중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 할아버지 제가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요.
– 허허. 네가 이 할애비한테 부탁을 할 일이 있다니, 이 할애비도 아직 쓸모가 있구나.
여전히 기중에게는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느끼며 기중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 구호빈 이라는 사람이 해 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요. 가능할까요?
– 그 아이 말이구나? 그래 그럼 바로 네게 연락하라고 전하마.
기중의 부탁에 그 의도나 필요성에 대해서 아무런 말없이 허락해주는 할아버지가 기중은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친 조손 관계 같은 느낌이 들어서 한 편으로는 안심이 되었다.
–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 허허. 별 말을 다 하는 구나.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라. 이 할애비는 네게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이 더욱 기쁘구나.
기중은 그렇게 할아버지와 대화를 기분 좋게 끝냈다.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자신을 항상 챙겨주고, 아무런 이유 없이 그렇게 뒷바라지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고맙기도 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었다.
기중은 바로 구호빈의 연락을 받았다. 할아버지와의 전화를 끊고 채 5분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 김기중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구호빈입니다. 어르신께 방금 지시를 받았습니다. 괜찮으신 시간을 말씀해 주시면 바로 찾아뵙겠습니다.
– 아. 오랜만이죠? 반가워요. 그럼 바로 제 회사로 좀 와 주시겠어요?
– 알겠습니다. 5분 쯤 뒤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네? 5분이요? 이 근처에 볼일이라도 있었어요?
– 찾아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중은 통화를 끝내고, 구호빈이라는 사람의 말에 의문을 가졌다. 자신의 회사와 상당히 가까이 있었던 모양인지 5분 내로 오겠다는 말이 묘한 느낌을 들게 했다. 그리고 채 5분도 되지 않아 석철에 의해서 구호빈이 왔다는 보고를 들었다.
사장실에는 기중의 앞에 앉아 있는 구호빈이 있었다. 마치 어려운 사람을 앞에 둔 것 마냥, 정자세로 앉아 있는 모습이 기중에게도 불편했다.
“편하게 앉으세요. 저는 할아버지가 아니잖아요. 그렇게 까지 하실 필요는 없을 텐데.”
기중의 의도를 알아챘는지, 구호빈은 바로 자세를 풀었지만, 여전히 기중에게는 불편해 보이는 자세였다. 기중의 속마음과는 상관없이 구호빈은 기중에게 질문했다.
“감사합니다. 저를 찾으신 이유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구호빈은 딱딱했던 자세는 살짝 풀었지만, 여전히 기중에게는 공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기중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부담감은 느꼈지만,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바를 말하기 시작했다.
“제가, 몇 가지 조사를 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요. 지난번에 민간조사원에게 맡겼다가 오히려 그쪽이 위험해 지는 일과 비슷한 것 같아서, 그 사건을 잘 처리해 주신 구호빈 씨께 부탁을 드리고 싶네요.”
기중은 구호빈에게 기사에서 보았던 것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설명을 다 듣고 난 구호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의혹이 가는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는 말씀이시죠?”
“네. 아무래도 그냥 넘겨버리기는 개인적으로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어서요. 왠지 예감도 그렇고요.”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조사해 보겠습니다.”
“이건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인데, 혹시나 위험한 상황이 되면 무조건 멈추세요. 지난번 민간조사원의 일처럼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걱정해 주시는 마음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도 결코 쉽게 당할 정도로 약하지 않습니다. 염려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