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31
00131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다만, 그 능력은 마음의 안정과 평온함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장님께서는 지금 친구 분의 걱정으로 인해서 오히려 그 능력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결코 긍정의 힘은 약하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네요. 후.”
기중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친구와의 즐거운 학창시절을 되새겼다. 그 시절 친구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생각했고, 그 때처럼 친구를 웃는 얼굴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바로 식사를 시작했다. 몸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어야 마음의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무조건 걱정으로 몸을 망가트리는 행위는 결코 친구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기중은 호텔에서 하루 밤을 꼬박 명상을 하면서 보냈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최대한 평온하게 만들어 보려는 노력이었다. 처음에는 자꾸만 병실에서 보았던 친구의 고통을 느끼는 얼굴이 떠올라 힘들었지만, 계속해서 속으로 평온함을 되뇌며 평온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아침이 되어서 구호빈이 찾아올 때까지 기중은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한숨도 자지 않고 벌써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기중은 오히려 상쾌한 몸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으로 명상이라는 것에 빠져들었다.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었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명상에서 빠져나오기 바로 직전 기중은 미소를 지었다. 왠지 모를 기대감이 느껴졌다. 친구의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생겼다. 물론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친구는 회복할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결론을 지어버렸다.
구호빈은 명상에 들어가 있는 기중을 바라보며, 놀라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모시는 어르신이 명상에 잠겨 있는 모습과 유사했다. 그 만큼 마나가 활성화되어 있었고, 오히려 그 양이 더욱 크다고 느낄 정도였다. 천천히 마나의 느낌이 가라앉으며 몸 주위에 퍼져 있던 마나가 거의 사라져 갈 때 기중이 눈을 떴다. 그리고 구호빈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구 실장님. 오늘 아침은 식당에 가서 먹어 볼까요?”
과하게 유쾌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침울해 보이는 것도 아닌 기중의 표정이었다. 무언가 자신감이 가득했고, 평상시 보다 좋은 느낌이 나타나고 있었다.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무표정하기만 했던 구호빈의 얼굴도 조금의 미소를 내보이고 있었다.
식사까지 마치고 기중은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어제와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하루 만에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를 풍겼지만, 그것은 구호빈이나 알아볼 수 있는 마나에 의한 변화였다. 막 병실에 들어선 기중이 영탁을 불렀다.
“영탁아.”
“기중아. 오늘도 왔구나. 그래 잘 왔다. 어서 앉아라.”
어제 기중이 떠나고도 거의 하루 종일 강력한 마약 성분의 진통제로 인해서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영탁은 오늘 아침부터 통증이 덜하고, 어제 친구를 봤다는 이유로 인해서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다. 물론 그렇다고 자신의 병을 잊을 만큼은 아니었다.
“너 그 때 기억 나냐?”
뜬금없이 시작된 기중의 말이었다. 약간의 미소를 담고 있는 표정이었다.
“뭐?”
“제수씨한테 고백했다가 미친놈 소리 들은 날 말이다.”
“어? 내가 그랬었나? 기억이 안 나는데. 우리는 말이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로한테 반해서 죽고 못 사는 사이였는데.”
물론 영탁도 기억하고 있었다. 기중에게 몰래 찍은 사진을 보여준 날로부터 한 주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었고, 당연히 기억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그 날 학교에서 아침부터 완전히 저기압이 되어서 거의 죽을 것 같은 표정을 보였던 영탁의 얼굴이 어제 일처럼 떠올랐다.
“녀석. 창피하기는 한가 보구나. 기억 못하는 척하고 말이야.”
“기중아. 부탁인데. 제발 그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우리 와이프도 그 이야기는 절대 안 꺼내. 나에게는 완전히 잊고 싶은 흑역사라고.”
“하하. 그날 저녁에 너 때문에 내가 알바도 겨우겨우 사정해서 쉬고 같이 있어 주지 않았냐. 정말 나는 그 때 네가 한강에라도 뛰어 드는 줄 알았잖아.”
“그렇긴 하지. 아. 그 때 기억이 다시 나긴 하네. 정말 그 때는 완전히 하늘이 무너진 심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
영탁도 그 때 일을 회상하면서 잔잔한 미소가 얼굴에 나타났다.
“그날 마신 술 때문에 꽤나 고생하지 않았냐?”
“말도 마라. 다음날 아버지한테 정말 죽을 만큼 맞았지. 그 전날에는 정말 죽고 싶었는데, 아버지한테 맞을 때는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겁이 들었지. 왜 그렇게 살려달라고 빌었는지. 참 내가 생각해도 좀 웃긴 일이었지.”
“기억나는 구나. 얼굴이 거의 두 배는 되어서 아침에 나타났을 때 반 전체 학생들이 웃고 난리도 아니었지?”
“아. 그만. 거기까지. 이건 우리 와이프에게는 비밀이다. 술 마신 것 까지만 이야기 했거든. 지금도 와이프는 모르는 비밀이야.”
그 때 마침 영탁의 아내가 들어왔다. 여전히 힘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기에 기중은 안타까운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영탁의 마지막 말을 들었는지, 영탁의 아내는 조금 생기 있는 표정을 애써 지으며 물어왔다.
“여보, 뭐가 비밀이에요? 저한테 비밀도 있었어요?”
“아. 그게. 별거 아니야. 기중이랑 학창 시절 이야기 했거든.”
영탁의 표정이 꽤나 밝아져 있었기에, 영탁의 아내도 살짝 미소가 생겨나고 있었다. 역시 오래전 추억은 사람을 울게 할 수도 있고, 웃게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저도 좀 알려주세요. 재미있는 이야기 같던데.”
“하하. 여보. 나 치료 받을 시간 아니야?”
“오늘은 오후 치료잖아요. 다 알면서 말 돌리는 거예요?”
“하하.”
계속해서 숨기고자 하는 영탁을 앞에 두고 기중이 대신 말을 시작했다. 중간 중간 영탁은 다른 이야기를 꺼내 보았지만, 결국은 기중의 설명에 그날 있었던 일을 영탁의 아내도 알게 되었다.
“호호. 정말 그랬어요? 저도 그날 일이 생각나네요. 기중 씨. 그 때 우리 애 아빠가 저한테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이 녀석이 그날 일은 그냥 미친놈 소리 들었다고 알고 있어요. 자세히 좀 이야기 해줘 봐요”
“그날 마침 대학교 친구들이랑 미팅을 하는 날이었어요. 그래서 평소보다 신경 쓰고 학교로 향하는 길이었어요. 그 때 우리 애 아빠가, 아니 그 때는 고등학생이었던 영탁 씨가 갑자기 제 앞길을 막는 거예요. 그러더니 다짜고짜 ‘저랑 결혼해주세요.’ 하는 거 있죠.”
“헐. 영탁아 진짜 그랬냐?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황당하게 들릴 소리잖아.”
“정말 그랬어요. 그 때는 고등학생 교복까지 입고 있던 영탁 씨를 정말 미친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저도 너무 당황해서 속에 있던 말이 튀어 나오기도 했죠. 호호.”
“와. 근데 영탁이 너 진짜 대단하긴 하다. 그 때 이후로 결국 결혼에 성공한 거잖아. 이렇게 화목한 가정도 꾸리고 말이야.”
“하하. 나도 그 때는 정말 정신이 없었지. 너무 떨려서 준비했던 말도 다 못하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속에서만 생각하던 말이 튀어나온 거다. 내가 생각해도 정상은 아니었지.”
기중으로 인해서 조금이나마 옛 추억을 생각하며, 영탁부부는 얼굴에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기중도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잠시 후 영탁의 아내는 기중에게 영탁을 부탁하고는 병원 근처에서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집에 아이들 때문에 잠시 다녀온다고 하면서 병실을 떠났다. 그리고 다시 영탁의 고통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기중이 와서 그 고통의 시작이 상당히 늦어졌지만, 결국은 고통을 멈출 수는 없었다.
간호사들이 신속하게 진통제를 주사하고, 영탁은 다시 약에 취에서 잠이 들어 있었다. 그 때부터 기중은 자신이 어제 명상을 통해서 생각하고 있던 바를 시작하려고 했다. 병실 밖에서 여전히 대기하고 있는 구호빈에게 사람이 오면 조용히 알려달라고 말하고는 영탁의 손을 잡았다.
원래 소방대원으로 일하며, 거칠어진 커다란 손이었지만, 오늘은 정말 작아보였다. 그 만큼 고통으로 인해서 몸이 많이 야위어 있는 상태였다. 손을 잡은 기중은 어제와 같은 명상 상태로 들어가기 위해서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제와 다른 점은 무념무상의 명상이 아니라, 친구를 위해서 꼭 치료가 되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기원의 마음만을 담은 상태였다.
병실 밖 문 앞에 서 있던 구호빈은 마나의 흐름을 느끼고 있었다. 상당한 양이 마치 숨을 쉬듯이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기중이 친구를 위해서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호빈은 기중이 이렇게 능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우려하는 마음이 적지 않았다.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욱 많은 마나를 모아서 부모를 다시 만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지인들의 행복이기도 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마나를 모으기 위해서 마나를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었다. 이것이 단순히 한번으로 끝이 나면 좋겠지만, 기중의 변화된 성격으로 봐서는 앞으로도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것이 구호빈이 걱정하는 가장 큰 문제였다.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것도 결국은 마나를 모으기 위한 최선의 방법도 아니었다. 결국은 기중이 원하는 대로 하고자 하는 대로 그대로 둘 수밖에 없고 그 옆에서 자신이 보필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기중은 지금 엄청난 집중을 하고 있었다. 영탁이 치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없었다. 어제 명상을 할 때보다도 더욱 그 깊이가 더욱 깊어졌다. 그렇게 기중이 눈을 감고 있은 지 벌써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 때부터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무도 그 현상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영탁의 얼굴에서 작은 변화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아직도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는지 구겨져 있는 얼굴이 조금씩 펴지고 있었다. 결국 편안하게 잠을 이루는 모습으로 변화가 되었다. 기중은 아직까지 끝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이 아닌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마나의 신비한 능력으로 인한 현상에 가까웠다.
마나는 서서히 영탁의 몸에 자리 잡고 있는 나쁜 기운들을 하나씩 공격했고, 그 강력한 기운이 척수에 있는 종양에도 닿고 있었다. 서서히 그러나 눈에 보일 정도로 종양은 사라지고 있었다. 단순히 세포가 생기를 잃는 것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 이동이 되는 것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나는 영탁의 몸에 기능이 저하된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척수에 많은 마나가 몰려들었고, 마치 새롭게 척수가 만들어지듯 그 기능을 회복시키고 있었다.
온 몸을 구석구석 확인 한 마나가 이제는 만족했는지 서서히 기중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기중의 몸에서 빠져나간 양보다는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는 양이었지만, 그것이 기중에게는 반대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꽉 차 있던 마나가 사라진 기중의 몸의 변화가 일어났다.
텅 빈 그릇이 그 크기가 커지면서 더욱 단단해 지고 있었다. 그 만큼 마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이 증가할 수 있는 것이었다. 비록 이전에 비해서 그 그릇에 차있는 마나의 양은 적었지만, 앞으로 이런 상태를 몇 번 더 겪는다면, 할아버지가 원하는 마나의 양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었다.
병실 밖으로 기중이 나왔다. 여전히 문 앞을 지키고 있던 구호빈은 기중을 부축했다. 왠지 걸음이 부자연스러웠고, 정말 힘들게 무언가를 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는 모습이었다. 기중의 몸에서 느껴지던 마나도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구호빈의 도움으로 기중은 호텔로 향했고, 바로 침대에 쓰러져 잠을 청했다.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다. 목걸이를 받아들고 나서 이렇게 피곤한 경우는 처음이었지만, 그런 상황에 대해서 고민하지 못할 만큼 몸이 지쳐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