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48
00148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기중이 손님 때문에 아직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노인이 기중에게 잠시 다가왔다.
“김 사장님. 그럼 나중에 봐요. 지금은 손님 때문에 멀리 못나갈 것 같네요.”
기중은 노인에게 잠시 밖에서 이야기 하자며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노인과 같이 나왔다.
“어르신, 지금 온 손님들의 이야기를 저도 들어도 될까요? 제가 계획하고 있는 임대사업의 방향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음.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손님들께 양해를 구해 볼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노인은 사무실로 들어갔다가 바로 나왔고, 다행스럽게도 양해를 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기중도 부동산에 들어온 예비부부의 맞은편에 앉았다.
“어떤 주택을 찾으시나요? 아시다시피 이 동네에는 오래된 전통 가옥들이 대부분입니다.”
노인은 여전히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실제로 이 동네에서 집을 구입해서 들어온 젊은 부분은 없었다. 전세 매물도 가끔씩 나오기는 하지만, 실제로 계약까지 성사된 경우는 없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비부부인 만큼 더욱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신도 그 시절이 있었고, 지금 같이 집구하기가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안타깝다고 느끼고 있었다.
“네. 저희가 가진 예산이 많지가 않습니다. 아파트는 전세 값도 워낙에 비싸서 저희는 월세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세라면 더욱 좋겠지만요.”
“그러시군요.”
역시나 노인의 표정은 살짝 안타까움이 나타나고 있었다.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항상 넉넉한 금액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었다. 아니 대부분이 어떻게든 싼 집을 구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이 동네까지 오게 되었다는 것만 봐도 일부 유추가 가능한 일이었다.
“전세나 월세로 나온 집이 있을까요?”
남자가 자신의 예비신부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상태에서 노인을 향해 물었다. 기중은 그의 표정을 보고 상당히 조급해 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랑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기중도 이전의 궁핍한 생활을 할 때 연애나 결혼을 생각하지 못한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집이었다. 결혼을 해서 원룸에서 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남자로서 자존심이 무너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마도 이 예비신랑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게, 이 동네는 알다시피 상당히 오래된 집들입니다. 젊은 부부께서 사시는 것이 상당히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저희가 가진 돈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노인은 한 동안 장부를 뒤적이고 있었다. 이미 매물로 나온 집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자신이 기억하지 못한 매물이 있는지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이곳에는 전세나 월세 매물이 지금은 없습니다. 전부 매도를 하려고 하는 물건들만 있네요. 도움이 못 되어 미안하군요.”
노인은 미안한 표정을 한가득 지으면서 말했다.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있는 예비부부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상당히 아쉬운 모습이었다.
남자가 자신의 예비신부에게 고개를 돌려 정말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요. 다른 곳을 더 알아보면 되잖아요.”
“미안해. 이렇게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아니에요. 저는 호빈 씨랑 같이 있기만 하면 돼요.”
“은정아.”
기중과 노인이 보고 있었지만, 역시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연인이라 그런지 남들의 시선에 조금은 무감각해 보였다. 아마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해도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정말 사랑하는 사이처럼 보이고 있었다.
한동안 연인의 닭살 행각을 지켜보던 기중이 나섰다. 물론 그 닭살 행각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도 조금 포함되었지만, 더욱 중요한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가 몇 가지 질문 좀 드려도 될까요?”
기중이 말을 시작하자, 예비부부는 도대체 이 남자가 왜 자신들의 상담에 끼어들었는지 이제야 알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기중을 바라보았다. 상당히 깔끔한 옷차림과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은 얼굴 생김새, 그리고 결정적으로 상당히 나이가 어려 보였다. 대학생 정도로 생각되는 얼굴이었다.
“네. 말씀하세요.”
“이 동네는 아시다시피 오래된 곳인 만큼 집들이 낡기도 하고, 내부도 요즘 세대의 편리성과는 상당히 동 떨어진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곳에서 단지 집값이 낮다는 이유로 신혼생활이 가능한지가 의문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중의 질문은 다소 직설적이었다. 집을 구하지 못한 예비부부에게 정말 가슴 아프게 느껴질 만한 문제를 거론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표정이 어두워진 예비신랑이 말을 받았다.
“저희도 걱정이긴 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고시원이나 원룸에서만 살아와서 그런지 몰랐는데, 정말 집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더군요.”
착착한 표정을 지은 그는 다시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구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살아야겠지요. 그게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못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요. 부모님께서 여유가 있으셔서 지원을 해 주실 수도 있는 상황도 아니고, 솔직히 이 나이 먹고 부모님께 손 벌릴 염치도 없습니다. 앞으로 착실하게 돈을 모아서 더 좋은 집, 더 편안한 집으로 이사를 가려고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장래에 태어날 우리 아이를 위해서도 열심히 일할 생각입니다.”
예비신랑은 말을 하면서 자신의 연인을 바라봤다. 예비신부는 부끄러운 듯이 자신의 배를 감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짐작이 되는 것이 있었다. 석철도 결혼하기 전에 했었던, 요즘은 혼수필수품이라고 까지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속도위반은 흠이 될 일도 아니었다.
“혹시?”
노인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물론 맞는다면 축하할 일이고, 혹시라도 아니라면 실례가 될 일이기 때문에 표정까지 진중해졌다.
“하하. 맞습니다. 우리의 아이가 자라고 있지요.”
예비신랑은 자신의 아이 이야기가 나오자, 굳어졌던 표정이 순간 바뀌고,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기중은 아직까지 자신이 경험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그간 석철을 보아왔기 때문에 그 기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오호. 정말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기중과 노인도 환한 표정으로 축하의 말을 전했다. 잠시간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원래의 대화로 돌아왔다.
“그럼 이 동네에 집을 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실 예정이신가요?”
“더 돌아다녀봐야겠죠. 구하지 못하면 더 변두리로 향해야겠지요. 그 이후에도 구하지 못하게 되면 수도권으로 갈 생각입니다. 물론 직장과 멀어지기는 하지만, 남들도 다 그렇게 살지 않습니까?”
기중은 그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생각하던 임대사업의 대상자에 딱 알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전해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제가 한 가지 제안을 드릴까 합니다.”
“무슨 제안이요?”
이번에는 예비신부가 먼저 나서서 기중에게 물어왔다. 뭔가 살짝 기대하는 표정을 짓고 있어 보였다. 기중의 의도를 여자의 감으로 알아차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아직 공개적으로 말할 계획은 아니지만, 예비신랑신부님을 보니 꼭 말씀드려보고 싶어서요. 제가 이번에 이 동네에서 임대사업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 임대사업이요?”
임대사업이라는 말을 듣고 예비부부는 순간 기대했던 표정에서 실망한 표정으로 바뀌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업이라는 것이 당연히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고, 그 중에서 최고의 사업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임대사업이다. 요즘 사람들 중에 돈이 생기면 뭘 하고 싶냐고 묻는 다면, 대다수는 건물 하나 짓고 임대해서 먹고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편이었다.
그 만큼 서민의 입장에서는 부럽기만 한 사람들이고, 약자인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밉게 보이기도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예비부부 앞에서 임대사업이라고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맞습니다. 임대사업이죠. 대신에 기존의 임대사업과는 조금 다르게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동네는 대부분이 전통가옥들이죠. 그 외형은 그대로 두고 내부를 현대식으로 재단장을 해서, 저렴하게 임대할 생각입니다.”
“저렴하게요? 얼마나…”
이번에도 예비신부가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잔뜩 기대하는 얼굴에 기중은 기분좋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정확히 산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임대료에 비해서 절반이하로 정할 생각입니다.”
“정말이세요? 그러면 손해 보는 것 아닌가요?”
예비신부의 표정에는 다시 의혹이 서려있었다. 당연하게도 기중이 이야기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는 것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만간 사업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관심 있으시면 다시 한 번 찾아주시면 될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부동산 업체에 왔던 용무를 모두 마친 예비부부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어딘가 조금 복잡한 느낌이 나타나고 있었다. 자신들의 힘으로 신혼집을 구하고 싶었지만, 지금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서울에서는 쉽지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이 나가고 나서 기중도 노인과 인사를 다시 나누고 있었다.
“김 사장님. 조금 전에 했던 제안 답변을 드릴게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노인에게 기중은 기대감을 가지고 시선을 보냈다.
“방금 왔던 젊은 사람들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네요. 김 사장님의 제안에 응할게요. 대신 제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같이 할 수는 없어요. 그것만은 확실하게 말씀드리죠.”
“물론입니다. 어르신의 기대에 부흥하고, 더욱 놀라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그래요. 내가 부탁드리고 싶네요.”
기중과 노인은 악수를 나누며,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각자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둘다 원하는 방향 남들을 도울 수 있는 방향을 그려보고 있었다.
회사로 돌아온 기중은 바로 석철에게 새로운 사업부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를 지시했다. 회사 내에서 새로운 사업부에 대한 공지를 하고,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사업부를 옮기 의향이 있는지 우선 알아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해준 직원들에게 다른 분야의 도전 의향을 묻는 일이기도 하고, 혹시라도 사업부를 옮기려는 직원이 나타나면 기중에게도 새로운 사업부에도 더 좋은 방향이기도 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구호빈이 사장실로 들어왔다.
“사장님. 오늘 최부식이라는 남자가 정치권에 있는 사람과 자리를 가지기로 했습니다. 저희 동료들이 그곳에 가서 대화 내용을 알아볼 계획입니다.”
“음. 어디에요?”
기중은 이번 일에서 자신이 뒷전에서 지켜보기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직접 나서서 그들을 다 처리하고 싶은 심정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 곳으로 가볼 생각이었다. 특히나 이번 기회는 기중이 파고들고 싶어 했던 권력자와 이어지는 자리였다. 당연히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구호빈이 조사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만한 일이었다.
퇴근을 하자마자, 바로 이동했다. 도착하고 보니 최고급 음식점이었다.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이되며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하는 곳이기도 했다. 특히나 상당히 넓은 부지에 독립적으로 식사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은밀한 대화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했다.
“어서 오십시오.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미 구호빈이 예약까지 마쳤는지, 기중의 차량이 음식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안내직원이 나와 정중하게 인사하고는 절도 있는 동작으로 말했다. 예약할 때 이미 차량번호까지 이야기를 했는지, 안내직원은 차량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예약자를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