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50
00150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의원의 머릿속 생각 뿐 아니라 기억까지 마치 사진을 보듯이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5분 정도 흐른 뒤 기중은 의지와 상관없이 집중이 흐트러졌다. 너무나 큰 심력을 소모해서 그런지 기중 몸속에 있는 마나가 기중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벌어진 일이었다.
“헉. 헉.”
기중은 조용하게 거친 숨을 잠재우고 있었다. 의원과 상당히 가까운 거리였고, 정원에는 그들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조심하는 행동이었다.
“괜찮으십니까?”
구호빈이 나직하게 물어왔다. 그의 표정은 상당히 불안한 눈빛이 섞여 있었다. 심호흡을 깊게 한 기중은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중은 몸에 힘이 많이 빠졌다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지금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재차 마나에 집중했다.
의원은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최부식이 5분이 넘도록 오지 않고 있어, 다소 불만이 섞인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오늘 밤을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끔 최부식과 만날 때는 거액의 자금과 그날 밤의 일정까지 책임져 주기 때문에 그 만남을 은연중에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기중의 마나가 의원의 머릿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기중은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몸에 있는 마나를 모두 사용할 정도로 강하게 집중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또다시 5분이 흐른 뒤에 기중은 자신의 의도대로 의원의 머릿속에 굉장히 강력한 암시를 심어주었다. 그 작업이 끝나자마자 기중은 쓰러지듯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의원이 충분히 들릴만한 소리가 났기 때문에 구호빈은 주저앉는 기중을 부축하면서도 시선을 의원에게 향했는데, 의원은 멍하니 달빛만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잠시 그렇게 있던 의원은 밖으로 발길을 향했다.
기중과 구호빈이도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서 떠나고 난 뒤 최부식이 정원에 나타났다.
“의원님! 의원님!”
그 자리에서 보이지 않자 자신이 너무 오래 시간을 끌어 의원이 기분이라도 상한 것이 아닌지 걱정하며, 의원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향했지만, 결국 의원과 만나지 못했고, 전화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구호빈의 부축을 받아 집에 돌아온 기중은 이제 어느 정도 몸을 가눌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몸에 힘이 많이 빠져 있었다. 마나의 능력을 가지게 된 이후로 이렇게 몸에 힘이 하나도 없을 정도의 상태가 된 것은 처음이었다. 걱정하는 구호빈에게 힘겹게 말을 이었다.
“전 괜찮아요. 다소 힘이 빠졌을 뿐이에요. 걱정 마시고, 돌아가세요.”
“사장님.”
걱정하는 얼굴이 된 구호빈에게 한차례 힘겨운 미소를 억지로 지어보이고, 기중은 재차 구호빈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쉬고 싶다고 말하고 침실로 들어와 누웠다.
“천국아.”
기중이 천국을 불렀지만,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움직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천국의 대답이 없어서 불길한 마음에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재차 천국을 불러보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설마?’
기중은 의원에게 마나를 사용하고 나서 쓰러지기 직전에, 천국의 모습을 봤었다. 어두운 곳이었지만, 평소보다 더욱 흐릿하게 보였던 천국이었기에 점점 불안감이 커져갔다. 호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거실로 나왔다. 거실의 소파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앉아 있는 구호빈이 보였다.
“사장님. 필요한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제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기중이 괜찮다고 가보라고 했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에 대기하고 있던 구호빈이 기중에게 다가오면 말했다.
“아닙니다. 잠시 확인할 것이 있어서 나왔습니다.”
기중은 바로 현관을 빠져나와 은행나무 앞까지 최대한 빨리 움직였다. 아직까지 다리에도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지만, 급한 마음에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은행나무 앞에 선 기중은 천국을 재차 불렀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설마 하는 생각이 기중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천국아.”
기중은 은행나무에 손을 대고 떨리는 음성으로 천국을 불러보았지만, 여전히 대답이 없었고, 은행나무에서도 천국의 마나가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그 때 기중의 몸 주위로 마나의 소용돌이가 작은 파문을 일으키면서 생겨나기 시작했고, 금세 그 양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기중을 따라 나온 구호빈도 그 마나를 느끼고 기중에게 다가서 보았지만, 웬일인지 마나의 장막으로 인해서 더 이상의 접근이 불가능했다. 자신의 마나를 모두 동원해 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 상태에서 구호빈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여전히 마나의 소용돌이 안에 있던 기중은 조금씩 마나가 차오르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 한 줌의 마나도 느껴지지 않았던, 은행나무에서 기중의 손을 통해서 마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마나의 소용돌이가 최고점에 이르렀는지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오히려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마나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크기가 줄어들면서 점점 마나의 농도가 압축되고 진하게 변하고 있었고, 끝내 기중의 몸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사장님.”
이제는 접근이 가능해진 구호빈이 기중에게 다가와 다급하게 말했다. 여전히 은행나무에 한 손을 짚고 미동도 없던 기중 때문에 불안한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네. 구실장님. 전 괜찮습니다.”
기중은 말과 동시에 눈을 떴다. 그 순간 기중의 눈에서 빛이 반짝였다고 구호빈은 생각하고 있었다.
[천국아.] [응.] [무사하구나. 다행이다.]이미 기중은 천국을 부르기 전에 천국의 존재를 알아채고 있었다. 어찌 된 일이지 모르지만, 이전보다 마나에 대한 감각이 훨씬 높아졌고, 몸속에 들어 있는 마나의 양 또한 증가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까지와는 다른 감각이 새로 생성되어 느껴지는 것 같았지만, 전혀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감각을 사용할 수 있었다.
[기중. 변했네? 좀 더 마나가 짙어 졌어.] [그래? 그렇구나. 나도 이제는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 마나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야.] [응. 그리고 이제 기중도 마나를 사용한 대화를 길게 할 수 있는 것 같아.]기중은 천국과 대화를 하면서 씩 웃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 상태였지만, 지금은 너무나 충만한 느낌이었다. 전보다 수십 배는 마나가 많아진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사장님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
“하하. 정말 괜찮습니다. 지금이라면 어쩐지 구 실장님과 겨뤄도 지지 않은 자신도 있는 걸요.”
“네?”
구호빈은 여전히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분명 마나의 장막이 갑작스럽게 나타났고, 그 이후로 마나가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안에 있는 기중이 이유는 모르겠지만, 조금 전까지 제대로 가누지도 못했던 상태에서 지금은 너무나 멀쩡하게 변해 있었다.
마나를 느낄 수 있는 구호빈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마나에 의한 현상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회복한다는 것은 처음 보는 현상이라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이러한 현상은 기중에게 있어서 한 번의 경험이 있었다. 그 때는 영탁을 치료하느라 온몸에 있던 마나의 거의 사용하기만 했지, 제대로 된 보충을 하기 위해서 시간이 걸렸다. 그러니 이번에는 달랐다. 마나를 품고 있던 은행나무와 마찬가지로 천국이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그 시일이 엄청나게 단축이 되었다. 어찌 보면 또 한 번의 기연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할 수 있었다.
구호빈은 끝까지 걱정하는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다. 기중도 그에 대해서 고마운 마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구 실장님 오늘은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셔서 푹 쉬세요. 내일도 할 일이 많을 것 같네요.”
“네. 알겠습니다.”
구호빈은 기중이 겪은 일을 빨리 어르신께 알리고 싶었다. 물론 실시간으로 연락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보고서를 작성해서 연락을 할 생각이었다. 아직까지 기중에 대한 걱정은 남아있었지만, 지금의 기중의 상태를 보고서 그 걱정도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구호빈이 돌아가고 침실에 들어온 기중은 천국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럼 이제 은행나무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응. 그럴 수밖에 없어. 이제 내가 깃들어 있던 나무는 이제 더 이상 마나를 품지 못하거든.]천국은 기중에게 몇 가지를 설명했다. 자신이 태어나서 계속해서 깃들어 있던 은행나무에서 이제는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쩐지 천국의 표정은 그 이야기를 전하면서 슬퍼보였다. 그리고 그 다음 설명으로 기중은 알 수 있었다. 은행나무에는 더 이상 마나가 모이지 않는 다는 것을, 그리고 그 이유는 자신 때문이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미안하다. 천국아. 나 때문에.”
[기중. 아니야. 세상이 퍼져 있는 마나가 한곳에 모이는 이유가 있어. 그것을 사용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세상이 정한 이치라고 할 수 있어.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아직까지 완전히 마나에 대해서 깨닫지 못했지만, 난 그렇게 느끼고 있어.]“그러고 보니 천국이 조금 성장한 거 아냐?”
[응. 기중에게 마나가 늘어난 만큼 나도 성장했어. 기중 고마워.]천국이 기중에게 감사를 표하면 품으로 파고들었다. 기중도 그런 천국에게 조용히 말하며, 눈을 감고 있었다.
“나도 고마워. 천국아.”
다음날 회사로 출근한 기중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뉴스 사이트를 확인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특별히 어제 일과 관련된 일은 보도되지 않고 있었다. 출근길에 찾아온 구호빈에게도 물어봤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이슈가 발생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아직은 아닌 건가? 아니면 내 능력이 부족했던 건가?’
하루라도 빨리 그런 비리정치인들을 몰아내고 싶지만, 너무 서두른다고 될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만약에 기중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그들을 찾아서 법의 심판대에 올린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은 느긋하게 생각하고 하나하나 바꿔야하는 일이었다.
이미 석철에게 지시해 놓은 임대사업 관련해서는 회사 내부에서 사내공고가 진행 중이었다. 기중이 말한 바와 같이 화시 직원들 중에 임대사업부서로 옮기길 희망하는 직원들을 뽑기 위함이었다. 잘 되면 좋기는 하겠지만, 이미 업무에 적응되어 한 참 일하는 직원들 중에 희망하는 사람이 나오게 될지 약간은 회의적인 생각이었다.
오후에 오랜만에 S자동차의 노민준 이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슈퍼카를 만들어달라고 농담처럼 투자금을 보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빨리도 지나가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노민준 이사님.
– 안녕하세요. 김기중 사장님.
처음은 잘 지냈는지에 대한 의례적인 인사말이 오갔다. 그리고 바로 본론을 말하는 노민준 이사의 말이 이어졌다.
– 김 사장님, 어째 섭섭합니다. 저희에게 투자금만 보내시고, 한 번도 연락이 없으셨습니다.
– 하하. 그게 개인적으로 일도 있었고, 요즘도 한창 새로운 사업 때문에 바쁘게 지내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 네? 김 사장님께서 또 새로운 사업을 하시는 겁니까? 대단하십니다. 저희는 달랑 하나 있는 회사 운영도 정말 힘든 상황인데요.
– 하하. 그게 뭐. 제가 능력이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일만 잔뜩 벌여놓고 있습니다. 밑에 있는 직원들이 항상 고생이죠. 그런데, 이사님께서 연락을 주신 것을 보니 뭔가 나온 것이 있나 보죠?
– 맞습니다.
– 설마 벌써 차가 완성되었나요?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제 초기 디자인이 나왔습니다. 김 사장님께 보여드리라고, 저희 아버지, 아니 저희 사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한 번 들려주시겠습니까?
– 오늘 가볼까요?
– 네. 언제든지 저희는 가능합니다. 미리 준비해 놓고 있겠습니다.
– 번거롭게 해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견학하는 것으로 해 주세요. 제가 뭐 디자인을 본다는 아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 하하. 알겠습니다. 천천히 오십시오. 저는 회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기중은 통화를 마치고 바로 석철을 호출했다. 오후에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지 재차 확인하고 바로 S자동차로 석철과 구호빈과 함께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