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56
00156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구호빈은 단순히 기중에게 이환모 의원의 사망소식을 전달하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니었다. 그의 사망에 어떠한 내막이 있었는지, 조사가 함께 진행되어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도출해냈다. 그 만큼 구호빈이 속한 조직, 기중의 할아버지가 구성해 놓은 조직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었다.
“석연치 않은 부분이요? 그럼 혹시… 자살이 아니라는 겁니까?”
기중은 구호빈의 말을 듣고,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 어제 이환모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불법정치자금에 대해서 상세한 자료를 기자들에게 공개해 버렸다. 그 일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권력자들이 당연히 있었고, 그들은 어떠한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그 일이 대중에게 퍼지는 것을 막으려고 했을 것이다.
기중도 이미 알고 있듯이,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국정원이 너무나 빠르게 개입을 시작했고, 이환모 의원은 그들에게 끌려갔었다. 그 이후의 일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안 봐도 뻔한 스토리가 진행되었을 것이다.
“이환모 의원이 투신자살한 건물이 국정원이 비밀리에 운영하는 회사 건물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국정원에서는 보안에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는 특성상 국가예산을 사용하면, 그 전부를 공개해야만 했다. 따라서 보안에 취약하기도 하고, 불법적인 일을 하게 되면 그것이 공개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비밀리에 사기업을 운영하면서 그곳에서 나오는 이익을 비밀업무에 사용하고 있었다. 항상 의혹이 있어왔지만,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구호빈이 속한 조직에서는 이미 파악하고 있던 상태였다.
“겉으로는 이환모 의원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가 그 건물에 있기는 하지만, 최근에 그 지인과의 접촉은 거의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해 보면, 타살이라는 의혹이 들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기중은 여전히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한편으로는 자살보다는 타살이라는 말 때문에 안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와 심하게 대립했던 적도 없었고, 오히려 피해를 당해오면서 살아왔었다. 말 그대로 소시민적인 인생을 보내왔기 때문에 이렇게 일이 커졌고, 그 일에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못내 기중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경찰 발표는 자살로 나왔겠군요?”
“그렇습니다. 어제 밤에 그 건물의 구석에 쓰러져 있던 이환모 의원을 건물 경비가 발견했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미 숨을 거둔 상태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조취를 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이례적으로 굉장히 빠르게 오늘 아침 사인은 두부손상으로 인한 뇌출혈이라는 보도 자료를 돌렸습니다.”
“알겠습니다.”
기중은 대답을 하고 눈을 감았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었다. 지금 상황만 놓고 본다면 자살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그 생각이 머릿속에 꽉차 있었다.
보통 때 라면 구호빈은 말없이 인사를 하고 기중의 생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사장실을 나갔을 테지만, 오늘은 달랐다. 역시나 기중의 마음 상태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런 일을 처음 겪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정신적인 공황상태를 보인다. 남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행동을 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굉장히 두려워하고, 심적으로 심한 압박을 느끼는 것이다.
그에 대해서 기중의 상태를 확인해야 했고, 자신이 기중의 보좌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저는 괜찮습니다. 심적으로 걱정되는 부분과 자책감이 들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불행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서 좀 더 세상이 좋아졌으면 좋겠군요.”
여전히 기중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는 구호빈은 기중의 마나를 느껴보려고 애쓰고 있었다. 겉으로 이렇게 말하는 이상 더 이상 대화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마나를 통해서 그나마 기중이 어떤 상황인지 알고 싶었지만, 생각대로 될 리는 없었다. 마나의 능력에 관해서 이제 구호빈은 기중의 마나를 느끼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만큼 기중이 빠르게 그 능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장님. 잠시 휴식을 취하시는 것이 어떠시겠습니까?”
“휴식이요?”
“네. 최근에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쳐 보이십니다.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서 기중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기중 자신은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할아버지가 기중에게 사용했던 정신조작 마법이나, 친구 영탁의 일, 그리고 천국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마나의 능력 상승, 의원에게 과도한 마나의 사용 등 꽤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기중도 구호빈의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에게 지금 당장 스트레스는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일로 정신적인 피로는 있어왔다. 결국 정신조작 마법에 의해서 자신은 인식하지 못할 뿐 실제로는 그것이 쌓여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요. 그것도 좋은 방법이군요. 어디 경치 좋고 조용한 장소라도 알고 계십니까?”
“물론입니다. 어르신께서 사용하시던 곳이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내일부터 일주일 정도 휴가를 가져보죠.”
“알겠습니다. 준비해 놓겠습니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기는 하지만, 결국 구호빈의 제안을 따르기로 했다. 이미 구호빈에 대한 생각은 자신을 항상 챙기고, 무엇보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외면할 수만은 없었고,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호빈이 사장실을 나가고, 기중은 천국을 불렀다. 자신과는 이제는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천국아.] [으. 응.]천국은 기중의 어깨에 축 늘어져서 자고 있다가, 기중의 부름에 졸린 상태로 대답해왔다.
[내가 한 일이 잘못됐던 건가?] [뭐가? 아까 그 이야기 때문에 그래? 기중. 불안해?]천국은 자고 있던 상태에서도 구호빈과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 그리고 이미 기중의 감정이 전해져왔기 때문에 상황을 잘 알고 있었지만, 사람과는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조금 그러네. 내가 마나의 능력을 사용한 것이 잘못된 일이 아닐까 해서.] [기중이 사용한 마나의 능력이 그 사람을 완전하게 지배한 것은 아니야. 상대방을 완전히 자신의 의도대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야. 기중이 사용했던 마나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암시라고 할 수 있지. 결국 그 사람이 생각과 판단이 없이는 행동할 수는 없어.] [천국아. 어떻게 된 거야? 그런 것들을 그렇게 잘 알고 있었어?] [저절로 알게 된 거야. 말했잖아. 마나의 이치는 저절로 깨닫게 되어 있다고. 그건 마나로 이루어진 나뿐만 아니라, 기중에게도 해당되는 이치인걸.] [그래?]천국과의 대화를 통해서 기중은 조금이나마 불안한 마음이 해소되었다. 자신의 잘못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자신으로 인해서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천국과의 대화는 상당히 기중에게는 유익하게 작용되고 있었다.
기중의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 때를 맞춰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
기중의 대답에 문이 열리고 남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조심스럽게 사장실을 살피던 남자는 기중과 눈이 마주치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현승아!”
“하하. 안녕하셨습니까. 사장님!”
오랜 전지훈련을 마치고 어제 귀국한 오현승이었다. 어제는 너무 늦게 한국에 도착했기 때문에 기중에게 인사를 하러 오지 못했고, 누구보다도 빨리 자신이 돌아왔다는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아침부터 기중을 찾아왔다.
“사장님은 무슨, 평소대로 불러라.”
“네. 형님. 하하.”
둘은 악수를 나누고는 자리에 앉았다. 차를 준비해서 들어오는 석철도 오랜만에 본 친구 때문인지 얼굴이 환해 보였다.
“돌쇠도 앉아라.”
“네. 형님. 그러실 줄 알고 차는 3잔 준비해 왔어요.”
비록 회사의 사장실이기는 했지만, 지금의 자리는 개인적인 자리라는 것을 기중이 석철을 부르는 호칭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석철도 기중을 형님으로 부르면서, 자리에 앉았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냐? 물론 열심히 연습만 했겠지?”
“당연합니다. 지옥 같은 훈련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오현승이 농담을 하듯이 가볍게 말했지만, 그의 훈련량은 정말 대단했다. 그 동안 국내는 추운 날씨 탓에 골프대회가 없었고, 그 때문에 호주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당연히 무더운 날씨와도 싸워야 했고, 더구나 훈련량은 그와 같이 행동하고 있는 스텝들도 말릴 정도로 대단했다.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그 만큼 기중이 지원해 주는 많은 것들에 대한 보답을 위해서 정신적으로 확고한 결심으로 훈련에 매진했다.
“얼굴이 이렇게 그을린 것을 보니, 좀 안타깝구나.”
“괜찮습니다. 이 얼굴이 그 동안의 훈련 성과를 나타내주는 지표같은 거라서 저는 오히려 자랑스럽습니다.”
“그래. 그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보니 이제는 자신감이 많이 붙었구나?”
오현승은 골프선수로 활약은 했지만, 최상위권의 선수는 아니었다. 최상위권의 선수들은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고, 그 이후로 프로로 화려하게 데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선수들과 비교해서 오현승은 나이도 많아졌고, 지금까지는 그들에 비하여 초라한 실적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같은 자리에만 있으란 법은 없었다. 오현승은 이번 훈련을 통해서 육체적인 면 뿐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까지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을 도달할 만큼 성장이 이루어졌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회에서 성적을 올리는 것이지만, 자신감만큼은 충분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형님께 받은 은혜는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오현승의 자신감에 찬 말에 옆에서 듣고만 있던 석철이 한소리했다.
“넌 저번에도 그렇게 말하고, 결국 우승을 못했잖아. 이번에도 큰소리만 치는 거 아니야?”
석철의 농담에 현승은 미소만 짓고는 말이 없었지만, 오히려 기중이 석철을 째려보며 말을 이었다.
“돌쇠야. 넌 왜 가만히 있다가 초치는 소리하는 거냐? 엉? 너 때문에 부정타기라도 하면 어쩔래?”
“아니. 형님. 그게 왜 부정탈 소리에요? 지난번에도 현승이가 그렇게 말했다가…”
석철은 항변하듯이 말을 계속해서 이으려다가 기중의 눈빛을 보고는 말을 끊었다. 더 이상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말을 계속했다가는 더욱 잔소리가 날아들 것이 뻔했다.
“쯧쯧. 현승아. 돌쇠 말은 그냥 무시해라. 대회 앞두고 있는 사람 응원을 못해 줄망정 저런 소리나 하고, 저 녀석이랑 친하게 지내지 마라.”
“하하. 형님. 전 괜찮습니다. 석철이가 하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닌데요. 그리고 그 정도의 말에 상처 받거나 사기가 저하될 제가 아닙니다.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걱정 마세요.”
기중은 석철을 바라보던 눈빛과는 다르게 흐뭇한 표정으로 현승을 바라보았다. 물론 그런 모습을 여전히 지켜보고 있는 석철은 얼굴이 구겨지고 있었다.
“그것 보세요. 형님! 현승이도 그렇게 말하잖아요. 제가…”
석철은 또 한 번 말을 끊었다. 아무리 현승이가 자신을 두둔하는 말을 하더라도 결국 기중의 눈빛은 무시하지 못했다. 괜히 여기서 더 말을 꺼내면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 알았다. 당연히 현승이는 믿지. 암. 그렇고 말고. 자자. 오랜만에 왔는데,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오늘 저녁 식사나 할까?”
“알겠습니다. 형님. 그럼 퇴근시간에 맞춰서 다시 오겠습니다.”
“그래. 알았다.”
오현승이 나가고 기중은 석철을 불렀다. 자신이 내일부터 휴가를 갈 예정을 알려주고 미리 준비를 할 생각이었다.
“박 실장. 나 내일부터 일주일간 휴가갈 예정이다.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겠지?”
“사장님께서 휴가를 가신다고요?”
“어. 왜? 문제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