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58
00158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기중에게 뭔가를 듣고는 알았다고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막말남이 직원의 앞으로 향했다. 직원은 아직까지 자신에게 사과를 받으려고 한다고 생각했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다시 무릎을 꿇으려고 했지만, 막말남에게서 나온 말 때문에 몸이 굳어졌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거짓말 했습니다. 저 흠집은 원래 있던 겁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폭력을 행사했던 것도 정말 잘못했습니다. 치료비는 제가 모두 지불하겠습니다.”
막말남은 직원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네.”
직원은 황당한 행동을 보고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막말남을 연신 저자세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면서, 지갑에서 꺼냈던 수백만 원이나 되는 수표를 직원에게 쥐어 주었다.
“이것으로 일단 치료비 하십시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제게 연락 주시고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급한 일이 있어,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명함까지 전달하고, 재차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막말남은 차에 올라탔다. 일행이었던 여자들이 타기도 전에 출발해 버렸다. 멍한 표정으로 떠나가는 차를 바라보는 여자들만 남아 있었다.
기중은 직원에게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뒤로 돌았다.
“잠시만요. 고객님.”
직원은 기중이 나서준 것에 대해서 지금까지 워낙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서 어리둥절한 상태였는데, 마무리가 된 지금 상황에서는 기중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서라면 인상을 찌푸리고 지나치기 마련인데, 기중은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지만, 막말을 하던 남자에게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더니 완전 다른 사람을 만들어 버렸다.
그 모습에 울컥했던 감정들이 많이 희석되었고, 기중이 무엇보다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었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직원도 남자인 이상, 그 자존심이 상당히 중요했다. 남 앞에서 무릎을 꿇어다는 단순한 행동이지만, 그것이 외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된 인간의 존엄성에 훼손을 주는 일이었기에 더욱 비참한 심정이었다.
“네.”
“정말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기중은 씩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 직원의 감사를 받는 것도 쑥쓰러운 일이기도 했고, 그 자리에 오래 있어봤자, 서로 간에 어색한 상황만 될 것 같아서 바로 음식점을 떠났다. 구호빈도 이미 도착해서 기중이 했던 행동을 봤는지, 얼굴에는 옅은 미소를 짓고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형님, 정말 멋지십니다.”
현승도 기중에게 엄지를 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현승아. 우리 형님 멋진거야 다들 알고 있잖아? 뭘 새삼스럽게 그러냐? 하하.”
석철은 앞좌석에서 현승에게 한소리하고 있었다. 자신도 현승과 같은 마음을 먼저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현승이 선수를 치는 바람에 막 말을 하려다가, 삼키고 현승을 타박하고 있었다.
“뭘 그 정도 가지고 그러냐?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 쪽 팔린다.”
기중도 좋은 기분으로 대화를 끝냈다. 조금 전의 상황에서 자신의 마나 능력으로 일을 쉽게 해결했다는 것이 뿌듯한 기분이었다. 마나의 능력 때문에 오전에는 상당히 저조한 기분이었는데, 그렇다고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자신이 어떻게 사용하는냐에 따라서 그 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날 기중은 간편한 차림으로 집을 나서고 있었다.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휴가를 보낼 예정이었다. 어제 저녁 음식점 앞에서의 일로 인해 그나마 좋아진 기분이라서 아침 공기가 더욱 상쾌하게 느껴졌다. 집을 나서자 이미 대기하고 있던 구호빈이 기중에게 인사를 전해왔다.
“사장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출발하시겠습니까?”
“구 실장님 수고가 많으셨네요. 우선 회사에 잠깐 들렸다가 가야겠군요.”
기중은 회사에 도착했다. 이미 기중이 휴가를 떠날 것으로 알고 있던, 석철은 의아한 얼굴로 기중에게 인사했다.
“사장님, 오늘부터 휴가 아니셨어요?”
“어. 그렇긴 한데, 몇 가지 할 일이 있어서 나왔다. 잠깐 일 좀하고 가려고.”
“어제도 충분히 말씀하셨으면서 오늘도 회사 걱정에 나오신 거군요? 하하.”
“하긴 내가 널 믿지 못하니 어쩔 수 없구나.”
기중은 석철의 말에 장난으로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석철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서 기중을 바라봤다. 자신을 정말 믿지 못하는 것인지 하는 애처로운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남들이 봤을 때는 여전히 표정으로는 짐작하지 못할 정도로 평상시의 모습이었다.
“그만해라. 곧 현승이가 출전하는 대회도 있으니, 격려 한 번 해주고 휴가 떠나려고 회사에 나왔다. 회의실로 소집해라.”
기중은 스포츠 본부장 이하 직원들에게 우선 지금까지 열성을 다해서 업무에 매진하여 왔고,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던 것에 대해서는 격려했다. 그리고 골프대회 준비상황과 현승에 대한 확인을 하며, 마지막까지 지원을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직원들도 모두 이번만은 KG스포츠의 간판선수인 오현승에 대해서 기대를 무척 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회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였고, 추후에 스포츠 분야로 성장해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예정이었다.
게임단 선수들은 아직까지 프로리그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창단 시기와 새로운 프로시즌이 일정이 어긋나면서 다음시즌에서 도전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오현승은 KG스포츠의 첫 프로선수라고 할 수 있었다. 그 만큼 회사 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고, 일방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원을 받고 있었다.
그런 심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현승에게는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골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정신적 훈련까지 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현승에게 있어서 기중은 은인이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는 생각 뿐 이라는 점이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휴가를 마칠 때쯤에 오현승 선수의 대회 마지막 날이겠군요. 그 날은 저도 대회 장소에 직접 나가도록 하죠.”
기중의 말이 끝나고, 모두들 기대에 찬 얼굴로 회의를 마쳤다.
기중은 석철에게 몇 가지 당부를 잊지 않고, 잔소리를 섞어서 이야기 하고 로비로 나왔다. 로비에는 이미 구호빈이 기다리고 있었고, 기중이 승강기에서 내리자마자 핑크의 멤버 연지가 기중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오늘도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기중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연지는 손에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연지 양. 잘 지냈어요? 요즘 연습 많이 힘들죠?”
“아니에요. 사장님. 데뷔가 2주 앞으로 다가와서 다들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렇군요.”
기중의 말이 끝나고 잠시 연지는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자신이 들고 온 쇼핑백 속에는 기중에게 줄 도시락이 들어 있었다. 기중이 휴가를 떠난 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새벽부터 준비한 도시락이었다. 그런데 비서실에 확인해보니 오늘은 기중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실망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기중이 아침에 출근했다는 말을 듣고 로비로 내려와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기중의 앞에 서니 가슴이 더욱 콩닥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말을 제대로 하기도 어려웠다. 기중의 얼굴을 바라보기도 힘든지 시선은 아래로 향해 있었다.
“연지 양? 더 할 말이 있어요?”
기중은 부드러운 음성으로 미소를 보이며 연지에게 말했다.
“이거 도시락이에요. 휴가 가신다고 전해 듣고 가시는 길에 드시라고, 준비해봤어요. 맛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 그래요? 정말 고마워요. 마침 아침도 거르고 나왔는데, 잘 됐네요. 잘 먹을게요.”
기중은 쇼핑백을 받아들었다. 그런데 계속 연지가 머뭇거리는 행동을 보이자, 기중은 궁금해졌다. 연지가 자신에게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이전 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는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만약 자신이 상상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곤란한 부분이 상당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자신이 예전부터 꿈꾸어오던 것들 중 하나가 실현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마나의 능력을 아주 조금만 써보기로 했다.
기중은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음. 시간은 괜찮은데 차라도 한잔 할까요? 도시락에 대한 보답으로 차는 제가 준비해 드리죠.”
휴게실로 다시 올라온 기중은 직접 차를 준비해서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연습의 상황이나 힘든 점에 대해서 사장으로서의 질문을 하면서 마나를 연지에게 슬며시 보내고 있었다.
기중의 질문에 조근 조근 대답하면서, 슬쩍슬쩍 기중의 얼굴을 살피는 연지가 기중은 귀엽게 보였다. 여자라기보다는 여 동생의 느낌이었다. 그런 연지의 머릿속에서 전해져오는 것은 생각이라기보다는 어떤 장면들이었다.
자신이 연지를 술집에서 구해주는 장면, 전 소속사의 이사에게 폭행을 당해서 기중을 찾아왔을 때의 장면, 그리고 멤버들을 위해서 전 소속사와 같이 싸워주겠다는 장면, 그리고 회사에서 인사할 때의 장면들이었다. 연지에게는 그것이 상당히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었고, 지금도 그 장면 장면이 생각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감정까지 전해져왔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기중에 대한 마음이었다. 거기까지 살펴보고 기중은 마나에 집중하던 것을 풀었다. 천천히 마나가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기중은 조금 들뜨는 기분을 느끼는 동시에, 걱정도 들었다.
“연지 양은 아직 젊잖아요?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을 거예요. 가수로서 아직도 성장하고 있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도 성장하는 단계죠. 지금의 상황에서 겪는 모든 것들이 처음인 것도 있겠죠?”
“네…”
기중의 말이 여러 가지로 해석 될 수도 있었다. 연지가 느끼기에는 자신이 기중에게 보이는 관심에 대해서 말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표정이 어두워졌다.
“계속해서 많은 기회가 있을 거예요. 그 기회들을 모두 성공으로 이끌 수는 없겠지만, 연지 양이라면 가능성이 많을 거예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 회사의 소속의 유일한 걸그룹 가수로서 많은 좋은 모습 기대할게요.”
“…”
연지에게는 기중의 말이 가수와 사장 이외의 관계는 없다고 못 박는 것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기중도 마찬가지로 연지가 더 이상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아직 너무나 어리고 사회 경험이 적었다. 가수로서 활동은 했지만, 그것은 사회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는 극히 작은 범위였다. 더욱 많은 경험을 해보고 나이도 들어감에 따라 사람은 변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의 감정 때문에 자신의 기회를 저버리는 일만은 없기를 바랐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연습은 쉬엄쉬엄 하세요. 데뷔하기 전에 휴식도 중요하니까요. 저도 그 휴식을 위해서 가보겠습니다.”
기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지만, 연지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없었다. 성격이 굳센 편이라 잘 이겨내리라 생각은 했지만, 걱정이 없을 수는 없었다.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에 구호빈과 함께 휴가를 보내 곳으로 출발했다.
한 시간을 이동해서 도착한 곳은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별장이었다. 구호빈에 의해서 안내를 받아왔는데, 이곳은 기중의 할아버지가 가끔씩 쉬는 곳이라는 말을 들었다. 상당히 넒은 부지에 아담한 건물이 한 채 서 있었다. 겉으로 봤을 때는 통나무집처럼 보였다. 건물 자체가 상당히 단출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할아버지의 성격상 건물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현대식 건물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고, 그 덕분에 주위의 자연 경관과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건물 앞에 서서 바라보고 있던 기중도 상쾌한 공기와 통나무집에 대한 느낌 때문이진 기분이 좋아졌다. 보고 있기만 해도 정말로 한적한 곳에 휴가를 온 느낌이 들었다. 주위에 소음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나 주위의 산에서 산동물들이나 풀벌레들이 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아주 좋군요. 정말 마음이 편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