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72
00172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그래요. 방을 구하기 위해서 부동산 사무실을 오신 것 아닌가요? 이곳에 계시던 사장님은 저기 보이는 것처럼 KG 사랑방에 스카웃 되셔서 그곳에 계십니다. 아주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시는 분이니 걱정 말고 가보세요. 아니. 저도 지금 그곳으로 가는 중이니 같이 가실까요?”
기중은 김우석에게 친절한 말투와 미소를 지은 표정으로 일종의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이 시행하고 있는 사업은 결코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은 아니었고, 혜택을 나누고자 하는 일이긴 했지만, 그 행위 자체는 김우석에게 간파당하고 있었다.
‘음. 요즘은 부동산 업체들도 삐끼를 고용하나 보군.’
기중의 얼굴과 멋들어진 슈트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 김우석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그렇게 오해할 만한 상황이기도 했다. 그 때 기중의 옆으로 석철이 다가왔다. 주차장에 주차를 마치고 오늘 길이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주변을 철저히 경계하면서 기중을 살피는 구호빈도 보이고 있었다.
“사장님. 여기서 뭐 하십니까? 어서 가시지요.”
석철의 말에 기중은 잠시 석철을 바라봤다가, 김우석에게 다시 말을 전했다.
“하하. 그런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지 마시고요. 저는 KG 사랑방의 사장을 맡고 있는 김기중이라고 합니다. 친절하게 모실 테니 상담을 한 번 받아 보시지요?”
기중의 말에 석철은 또 그 오지랖이 나오는 것을 알아채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결코 상대방에게 나쁜 일은 아니기에 말릴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KG 사랑방의 취지를 생각하면, 이렇게 나서는 것이 나쁜 일이라고 할 수 는 없었다. 하지만, 그 좋은 취지를 가진 회사의 사장이 이렇게 직접 나서는 것은 비서 입장과 동생의 입장인 석철은 못 마땅할 수밖에 없었다.
“아닙니다.”
기중이 보기에 남자는 당연히 자신에 대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자신이 같은 입장이라고 해도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리라 생각되었다.
“아쉽네요. 마음에 들 집을 많이 준비하고 있는데요. 혹시나 필요하시면 KG 사랑방 사무실로 연락 주세요.”
* * *
기중의 KG 사랑방 사업은 지금도 계속해서 확장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기존의 주택을 매입하는 과정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했고, 중간에 투기꾼들이 끼어드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돈과 관련되어 있는 일이기 때문에 기중의 물량공세로 인해서 그 문제들이 차츰 해결되어 가고 있었다.
벌써 100여 채의 주택이 개조가 완료되었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 곳의 중심에는 기중이 공사의 관리 감독 총책임자로 위촉한 현진의 집 공사를 맡았던 그 노인이 있었다.
인생 최후의 공사가 될 것을 직감한 노인은 지인들을 모두 끌어들였다. 그리고 공사가 시작되었다. 초반에는 워낙 많은 양이 주어져 있어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하였지만, 노인은 결코 허투루 넘기는 것이 없었다. 자신의 기준에 미흡한 부분들은 어김없이 뜯겨 나갔다.
공사 인부들도 시간과 공사비용을 핑계로 협의 점을 찾으려고 했지만, 노인에게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기중도 노인의 그 행동에 힘을 실어 주기 시작하자, 어쩔 수 없이 변화가 시작되었다. 중간에 어려운 점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보자면 공사는 모두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사 인부들도 전통가옥에 대해서 많은 노하우들을 노인에게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었다. 100여 채의 주택이 마무리가 되고 새로운 주택들의 공사가 시작될 때부터는 노인이 먼저 말하기 전에 여러 가지 제안 사항이나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이 인부들에게서 먼저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현재는 공사가 차근차근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다.
* * *
기중은 아쉬운 마음에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기중에게서 멀어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KG 사랑방의 사무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우석은 방금 만난 기중을 생각하며 다시 걷고 있었다. 기중의 말처럼 서민을 위한 임대사업이라는 것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결코 이 사회는 자신과 같은 약자에게는 매우 험난한 사회였다. 괜히 혹하는 말에 따라 갔다가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는 곳이었다. 더구나 김우석의 기중에 대한 인식은 석철로 인해서 더욱 안 좋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한 덩치하는 석철에 대한 평가이기도 했다.
그때 김우석의 휴대폰의 벨소리가 들렸다.
– 어. 형.
– 그래 우석아. 나다. 어디냐?
– 원룸 좀 구하려고 나와 있어. 근데 형 무슨 일 있어? 목소리가 좋아 보이는데.
– 하하. 그래. 좋은 일이 있다. 일단 지금 서울 올라왔으니 집으로 가마. 아직 거기 살고 있지?
– 어. 형. 나도 바로 집으로 갈게. 근데 정말 무슨 일이야?
– 나 프로축구팀에 입단했다. 어제 계약까지 했어. 며칠 뒤에 바로 전지훈련 떠나기로 되어 있다. 그래서 얼굴이라도 볼 겸 올라왔다.
– 정말? 와! 형. 정말 축하해. 빨리 집으로 와. 내가 음식들 시켜 놓을 테니까. 알았지?
– 그래. 인마.
김우석은 전화를 끊고 환한 얼굴로 형인 김우식의 모습을 상상했다. 어릴 때부터 형은 김우석의 우상과 같은 존재였다. 항상 축구선수로서 엄청난 훈련을 소화하면서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엄두도 못 낼 연습을 하고, 체육특기생으로 항상 최고의 대우를 받아왔었다. 국가대표가 되고, 해외에 진출하는 꿈을 형과 함께 꾸었고, 그렇게 될 줄만 알았지만, 그 꿈은 몇 년 전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한 번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원룸으로 돌아온 김우석은 급하게 배달 음식들을 시키고, 슈퍼에서 소주와 맥주를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형인 김우식이 도착했다.
“형! 정말 축하해!”
“하하. 그래. 고맙다.”
어쩐지 김우식은 웃고는 있지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자신이 운동선수로서 꿈을 버리지 않고, 재활에 목숨을 걸고 있는 상태라서 집안에서 맏아들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부모님이 아직 정정하시긴 하지만, 그것은 김우식에게 항상 걸리는 부분이었고, 하나 뿐인 동생에게도 형으로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미안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완벽한 몸 상태로 비록 규모가 작은 프로축구팀이고, 내년에는 2부 리그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그래도 프로로서 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형제는 술을 마시면서 그동안의 일을 서로 풀어 놓고 있었다. 그 중 김우석은 형의 말에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어쩐지 기억에 남아 있는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형. 근데 KG스포츠의 사장님이 김기중이라고?”
“어. 맞아. 우리 축구단의 구단주이시기도 하지. 왜?”
“아니. 오늘 내가 방을 구하려고 부동산 업체를 찾아가 봤는데, 그 앞에서 만난 사람이랑 이름이 같아서 말이지. 그리고 그 남자가 자신이 KG사랑방의 사장이라고 하더라고.”
“음. 그래? KG사랑방이라… 혹시 그 분 얼굴이 20대로 보이고, 엄청 잘 생기지 않았냐? 그리고 그 옆에 덩치 좋은 남자와 날렵하고 약간은 차가운 인상의 남자는 없었고?”
김우식은 얼핏 들기로 구단주가 여러 방면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축구단도 그 중 하나라고 했었다. 그래서 회사 이름이 비슷하기도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중에 대해서 설명했다.
“어라? 형 아는 사람이야? 맞아 그 남자 짜증날 정도로 잘 생겼더라. 그리고 옆에 덩치만 커다란 남자가 사장님. 사장님. 하더라고. 차가운 인상의 남자는 모르겠고.”
김우석의 말에 김우식은 자신이 알고 있는 구단주 기중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정말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우연으로 만나기 힘든 사람인데, 마치 필연이라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우리 축구팀 구단주님 맞는 것 같은데. 하하. 정말 신기하네. 어떻게 형제인 너랑 내가 거의 동시라고 할 수 있는 시점에서 그 분을 만날 수가 있었던 것인지 말이야.”
“정말? 그 남자가 그럼 사장이 맞는다는 거야? 난 그냥 새로 생긴 부동산 업체의 삐끼라고 생각했었는데. 상당히 어려보이기도 했고, 슈트를 쫙 빼입은 모습이 영락없이 그래 보였거든. 나한테 와서 방 있으니 와서 상담 받아 보라고 했거든.”
“하하. 그랬냐? 하긴 구단주님 성격이 좀 그렇다고 하더라고, 이번에 우리 팀 창설한 것도 그 오지랖 기질 때문에 만들어진 거라고, 프런트에서 농담 식으로 그랬어. 그리고 구단주님이 상당히 어려보이기는 하지만, 30살이나 되셨다고 하더라고, 나보다도 나이가 많아.”
“정말? 말도 안 돼! 정말 세상은 불공평해. 구단주면 돈도 많을 것 아니야? 그런데 그렇게 잘생기고 엄청 동안이야? 젠장. 역시 우리나라는 있는 놈들을 위한 곳이라니까.”
김우석은 자신의 최근 상황 때문에 더욱 감정이 격해지고 있었다. 물론 김우석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기중이 돈 많고, 잘 생기고, 동안이기도 한 것은 사실이었으니 말이었다. 하지만, 기중에게도 김우석보다도 더욱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은 절대로 알 수가 없었으니 이렇게 사회를 욕할 수밖에 없었다.
김우식은 자신이 앞으로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게 될 것이고 그 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동생과 술자리가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물론 운동선수로서의 자각이 굉장히 강한 김우식이기 때문에 술은 별로 마시지 않고, 술에 잔뜩 취해서 힘든 사회생활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꼭 성공해서 동생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커지고 있었다.
김우식이 형의 전화를 받고 빠르게 집으로 향하고 있을 때 기중은 KG 사랑방의 사무실에 들어왔다. 기중은 방금 만났던 남자가 새로운 축구팀의 선수인 김우식의 동생인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당연하게도 이름조차 듣지 못했으니, 연관 지어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 인연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는 일이지만, 지금은 김우석에 대해서는 그냥 안타깝다는 것 정도로만 기억되고 있는 상태였고, 자신의 회사가 그렇게 유명하지 못하다는 것도 아쉬울 뿐이었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이미 기중이 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인지 사무실에 기중이 들어오자 KG 사랑방 사업 본부장이 기중을 맞이하고 있었다. 최근에 들어서는 공사가 완료된 주택들의 임대가 시작되고 있었다. 일부의 주택은 원룸으로 개조가 되었는데, 역시나 미혼의 젊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신선하면서도 값싼 임대료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도 유리벽으로 되어 있는 상담실에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고객들이 있었는지, 살짝 실루엣이 보이고 있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서서히 임대가 증가 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오늘은 그에 격려차 방문한 것입니다.”
“네. 사장님. 회의실로 가셔서 자세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본부장의 말과 함께 기중은 회의실로 가고 있었다. 그때 상담실의 문이 열리며 KG 사랑방의 고문을 맡고 있는 예전 부동산 업체의 사장이 고객과 함께 나오고 있었다. 임대 계약이 잘 이루어진 것인지, 고객은 노인에게 웃음을 짓고 인사를 하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저렴하네요. 원룸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런 좋은 회사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에요.”
“허허.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저도 계약이 성사되어 매우 기분이 좋군요. 젊은이들이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집을 제공하게 되어서 다행이기도 합니다.”
“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사는 다음 주에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 이사 할 때 연락 한 번 주세요.”
인사를 마치고 고객은 사무실을 빠져나갔고, 노인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다가 기중을 발견하고 그 특유의 푸근한 미소와 함께 잰걸음으로 기중에게 다가왔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언제 봐도 고문님의 미소는 정말 마음이 편안해 지네요. 오늘도 또 계약하셨나 보네요?”
“그렇습니다. 젊은이가 아주 착실하게 보이더군요. 예의도 바르고 말이에요. 우리 회사에서 지향하고 있는 방침에 가장 적합한 젊은이였습니다.”
“하하. 고문님께서 이번 주에도 계약 실적에서는 탑을 놓치지 않으시겠군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저도 아주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십 년 이 일을 해오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기분 좋게 계약하는 것도 정말이지 쉬운 일은 아니었지요. 인생 말년에 일을 하면서도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이지 행복합니다.”
노인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거의 자선사업이나 마찬가지인 회사였지만, 여러 가지 우려에 대해서 기중은 더 많은 자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에 대해서 처음에는 걱정되는 마음 뿐 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회사의 방침대로 일하면서도 매일매일이 즐겁기만 했다.
그때 또다시 상담실의 문이 열리며, 상담 직원과 고객이 나오고 있었다. 겉으로는 상담이 잘 진행된 것 같았지만, 기중에게는 뚜렷한 느낌이 전해지고 있었다. 사기를 치려는 사람이라던가,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들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어두운 느낌의 마나였다.
기중은 안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 때문에 마나의 능력을 그 남자에게 사용하고 있었다.
‘역시! 좋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