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76
00176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김 감독은 트레이너들 중에서 상당히 경력이 화려하고, 팀장을 맡고 있는 박수호 트레이너를 불렀다. 그는 의아한 마음으로 김 감독과 그 옆에 있는 외국인 선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박수호는 국내에서 한의사로 활동하다가 축구의 매력에 뒤 늦게 빠져들어 어쩌다보니 이렇게 축구선수를 지원하는 트레이너가 되어 있었다. 팀 닥터는 따로 있기는 했지만, 한방의학의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박수호는 팀 닥터와 동급으로 선수단에서는 대접을 받고 있었다.
감독이 외국 선수를 데리고 와서 자신에게 부탁을 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한 표정이었다. 물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돕고 싶었다. 여건이 허락하면, 축구선수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그 자신에게도 상당히 보람된 일이기도 하고, 그것이 감독이나 선수들에게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된다면 자신도 만족할 수 있는 일이었다.
“네. 감독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 드리지요.”
김 감독은 그렇게 박수호와 대화를 나누다가 옆에서 안마를 받으며 앉아 있는 기중을 뒤 늦게 보았다. 그리고 기중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구단주님. 저 친구가 우리 트레이너에게 침술을 받고 싶어 하는 군요.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어디선가 이야기를 듣고 온 모양입니다. 에드먼드가 간곡하게 부탁하는데, 도움을 줘도 되겠습니까?”
기중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기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온화한 표정으로 미소 짓고는 감독에게 말했다.
“하하. 감독님. 여기 계시는 분들 중에 감독님의 부탁을 거절할 사람은 없다는 것은 아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팀 트레이너가 축구 선수에게 도움을 준다면 그 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선수들도 모두 마사지가 끝난 것도 같으니, 감독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하세요.”
“감사합니다.”
김 감독은 에드먼드 선수와 박수호에게 다가가 침술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했다. 김 감독의 통역으로 허벅지에 대한 통증에 대해서 말했다. 축구선수에게 상당히 흔한 부상이라고 할 수 있는 햄 스트링에 대한 문제였다. 이미 에드먼드는 햄 스트링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았던 경력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것이 더욱 재발했는지, 몸이 위축되고 통증도 느껴지는 것 같아, 플레이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었다.
햄 스트링은 허벅지 부위의 근육을 통칭하는 데, 축구선수 중에 특히나 강력한 슛을 날리는 공격수에게는 상당한 문제로 작용하고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면 그만큼 위축이 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골 기회를 날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자신을 위해서 팀을 위해서 어떻게든 경기에 출전하고 있었지만, 상태가 전혀 호전 되지 않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기중은 에드먼드와 전에 만났을 때 바로 자신의 팀을 찾아오라는 암시를 그에게 마나를 통해서 심어 놓았다. 어떻게든 찾아와서 치료를 받게 하고, 그 사이 자신이 마나를 통해서 에드먼드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치료할 생각이었다. 이미 팀에 합류한 김우식 선수를 통해서도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침상에 엎드려 누운 에드먼드는 조금 긴장한 눈빛이었다. 자신이 왜 이 곳에 와 있는지 생각하면 조금은 의아했다. 자신의 의지로 와 있기는 하지만, 동양의 의술 그것도 침을 몸에 꽂아 넣는 침술에 대해서는 애초에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김 감독을 만나고 나서 생각이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김 감독과 함께 온 스텝 중에서 침술에 능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몇 가지 경로를 통해서 전해 들었다. 이전이라면 아예 생각도 못했던 일을 에드먼드는 정말 자신을 치료할 수 있는 신 의료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듯이 열과 성을 다해서 찾아보았고, 그렇게 해서 김 감독을 찾아와 이렇게 침상에 누워있게 되었다.
기중이 암시를 걸었던 마나가 빠져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에드먼드는 그렇게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지금 침술을 받기 직전인데, 못하겠다고 할 정도 까지는 아니었다. 그렇게 치료가 시작되고 있었다.
박수호는 우선 허벅지를 눌러보면서 통증 부위를 찾기 시작했고, 세심하게 혈 자리를 찾아서 침술을 시술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던 기중은 조금씩 가까이 움직여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서 그 모습을 본격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기중의 몸에서 마나가 빠져나가서 에드먼드의 몸으로 향했다. 우선 가장 중요한 허벅지에 마나를 보냈다.
한동안 눈을 감고 마나에 의해서 허벅지를 살펴보던 기중은 고개를 갸웃 거리면서 눈을 슬며시 떴다. 그리고 어깨에 앉아 있는 천국을 바라보았다.
[천국아. 이상한데? 허벅지에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말이야. 다른 다리와 상태가 별 다른 게 없어.] [응? 그래? 기중이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사실일 거야. 이제는 기중도 나와 거의 비슷한 감각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야.]기중은 한동안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허벅지의 통증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실제 상황이 되어 확인해 보니 그것이 아니었기에, 뾰족한 해결책이 떠오르지가 않았다. 이런 경험이 많았다면, 다른 부분도 확인을 해 보겠지만, 경험이 거의 없었기에 더욱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럼 할 수 없지 일단 기억을 읽어보자고, 뭔가 단서가 나오겠지? 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말이야.’
기중은 다시 집중을 시작했다. 지금 침술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한동안 그 상태로 움직이지 않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중에게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침술을 받고 있는 동안 에드먼드 선수는 그대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할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었다.
기중은 재차 집중에 들어갔고, 마나를 다시 보내고 있었다. 에드먼드의 생각이 천천히 읽혀지고 있었다.
[과연 침술을 받는다고 내 다리가 멀쩡해질까? 괜히 온 거 아닌가 모르겠네. 이렇게 침술을 받고 있지만, 별 다른 느낌이 드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지금 막 에드먼드가 하는 생각을 읽기 시작한 기중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서 기억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 기억은 대부분 축구와 관련되어 있었다. 경기를 하면서 골 찬스를 아쉽게 놓쳤을 때, 반대로 어렵게 골을 성공 시켰을 때의 그 감동도 기중에게 읽혀지고 있었다. 실제로 그 감동을 느끼는 당사자에 비해서 당연히 감동의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간접 체험으로 본다면 상당히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기분 좋은 표정으로 계속해서 집중하는 기중에게 새로운 기억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쩐지 조금은 어두운 느낌으로 시작이 되었는데, 에드먼드의 허벅지에 통증이 시작되는 장면이었다. 경기 중에 힘차게 달려서 상대편 골대 근처에 있었다. 패스가 날아오는 것을 잡기 직전이었고, 제대로 트래핑만 된다면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그때, 갑자기 에드먼드는 극도의 고통을 느끼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결국 그 경기에서 교체되고 병원으로 향했고, 수술 진단이 떨어졌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가혹한 결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일은 작년에 일어났고, 거의 시즌 초반에 시즌 아웃을 당한 에드먼드는 수술 후 재활에 전념했고, 시즌 막바지에 들어서 다시 경기에 출장을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 수술 이전의 몸 상태를 완전히 되찾을 수는 없었다. 의사의 정밀한 진단이 수차례 이어졌지만,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정상적인 상태라는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에드먼드는 여전히 허벅지에 고통이 느껴졌다. 결국 그런 상태로 시즌을 보내고 있었지만, 자신의 플레이에 절대로 만족하지 못했고, 그것은 감독이나 팀도 알고 있었다. 팬들은 나이가 들어서 예전 기량을 되찾지 못하는 에드먼드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하고, 응원을 보내주기도 했지만, 모두가 점차 에드먼드의 노쇠를 인정하는 상태가 되어가고 있었다.
기억을 읽은 기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으로 운동선수라면 부상은 거의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마련이었다. 수술 후 재활은 많은 선수들이 경험했던 일이고, 오히려 수술 이후에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선수도 많았다. 에드먼드의 나이도 아직 충분히 현역으로 뛸 수 있는 나이이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기중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것을 느낀 천국에게서 말이 들려왔다.
[기중! 다시 집중해서 그 기억을 살펴봐봐. 뭔가 좋지 못한 것이 보이는 것 같아.]천국도 기중이 하는 일에 도움이 되고자, 같이 집중을 하고 있었던 터라, 기중이 읽고 있는 기억을 동시에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단서를 발견했는지, 집중이 약해진 기중에게 다시 시도하라고 했다.
[알았어. 미안. 다시 집중할게.]기중은 다시금 집중에 들어갔고, 더욱 많은 마나가 몸에서 빠져나와 에드먼드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조금 전의 기억을 더욱 세밀히 살피고 있었다. 천국이 말해준 바로 그 장면이었다. 수술 후 첫 시합이었고, 재기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관문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수술 전처럼 활발하게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결국 수비의 강력한 태클이 자신에게 다가왔고, 에드먼드는 급작스럽게 부상에 대한 기억이 본능적으로 몸을 사리게 만들었다. 한번 그러한 경험을 하고 나서부터는 눈에 띄게 동작이 줄어들었다. 번번이 수비에 막히고, 공간 침투나 과감한 돌파는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 그것인가? 입스!]입스는 운동선수에게 가끔 나타나는 정신적인 불안 증세였다. 머리로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었을 때는 몸이 본능적으로 멈춰버리는 증세라고도 할 수 있었다. 흔한 경우로 보자면, 야구 투수가 타자에게 위험한 데드볼을 던지고 나서 몸 쪽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거나,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 실수를 범해서 자신의 속한 팀이 그 원인으로 패배했을 때 입스를 겪기도 했다.
[입스?] [어. 그것 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하지?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암시를 최대한 주는 수밖에 없는 걸.]결국 기중이 할 수 있는 것은 다리의 부상이 완치되어 있는 상태였고, 최상의 컨디션이라는 것을 에드먼드 선수에게 주입 시기는 것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너무나 강한 암시를 주게 되면 실제로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기중은 그렇게 생각을 마치고, 암시를 주기 시작했다. 컨디션이 좋다는 것과 침술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해서 고통이 줄어들고 있다는 암시를 마나를 사용해서 주입시키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모든 침술 치료를 마치고 에드먼드는 감사를 표하면서 돌아갔다.
에드먼드는 겉으로는 굉장히 미안해하면서 감사하는 미소를 보이고 있었지만, 속마음으로는 여전히 못 믿고 있었고, 괜히 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기중의 암시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태였기도 하고, 충분히 작용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기중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최소한 내일까지는 기다려봐야 그 결과가 나올 것임을 잘 알기 때문에 기다리기로 했다.
다음날이 되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지났건만, 에드먼드에게서는 연락이 없어 보였다. 기중은 이제나 저제나 에드먼드가 오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장님. 누구 기다리는 사람 있어요?”
석철이 그런 기중의 모습을 보고 의문을 담아 말했다.
“아. 뭐. 그냥 나와 있었다. 선수들 불편한 것은 없지?”
“하하. 물론입니다. 선수단에서도 아주 만족해하고 있어요. 그리고 열기가 아주 뜨겁습니다. 내일 연습게임이 잡혀 있잖아요. 유럽의 선수들과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전술 체크하느라 다들 열심히더군요.”
“그렇군. 그래. 알았다. 나도 이제 룸으로 올라가봐야겠다.”
기중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서 기다리는 동안 천국에게서 말이 들려왔다.
[기중! 왔어! 왔다고!]이미 기중이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천국은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기중이 원하는 일이 드디어 이루어질 것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기중의 표정도 동시에 밝아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