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9
00019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석태는 이 아저씨가 정말 막나가는 것 같았다.
게임단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자신도 정확히는 알고 있지 못하지만, 게임단의 운영은 돈이 많이 들어간다. 선수들 연봉에 감독과 코치진 나머지 운영진들의 월급도 줘야하고, 게임연습을 할 연습장과 숙소도 제공한다. 당연히 성적이 좋지 못하면, 운영이 어려워진다.
최근에도 게임단 하나가 해체 되었다. 성적을 제대로 내지 못한 게임단의 스폰서가 지원을 끊으면서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웠던 것이다.
“농담하지 마세요. 저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석태는 기중의 말이 충격적이었지만, 사실 기업 후원이 없는 게임단은 오래 유지하기 힘든 현실을 알고 있었다.
이 아저씨가 꽤 부자인 것은 알겠는데, 게임단을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렇구나.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거구나?”
“엄마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제 힘으로 게임단에 입단하게 되면 말씀드릴 거예요.”
“알았다. 대신 내가 스카우트 제의는 해도 되지?”
“정말 게임단 만들 거예요?”
“우선 계획을 세워볼 테니, 구체적으로 결정이 되면 스카웃 제의 하마. 하하.”
석태는 가슴이 뛰고 있었다. 현재의 목표가 프로게이머가 되어서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다. 어쩌면 꿈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농담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은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할 거야. 네 엄마 잘 설득해야 할 거다.”
“그 때 되면 설득 할 테니 그건 걱정 마세요. 우선 게임단이나 만들고 말씀하세요.”
기중은 충분히 게임단을 운영할 능력이 되었다. 스폰서도 필요 없다. 그냥 취미처럼, 자신의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다만,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있으니깐, 여러 가지 가능성은 충분할 것 같았다.
며칠 뒤 기중은 메트로 은행을 방문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3번 창구를 바라봤다. 연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객을 상대하고 있었다. 일하는 중이라 인사를 건네지는 못하고, 잠시 바라보기만 하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기중은 이미 메트로 은행에 잘 알려진 유명 인사였다. 당연하게도 은행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경비에게 인사를 받고 안내를 받았다. 윤 부장과는 미리 약속을 잡아놨기에, 기중은 바로 VIP실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김기중 고객님.”
“안녕하셨어요? 윤 부장님.”
기중과 윤 부장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다. 당연히 서로 미소를 지으며 간단한 인사말을 전하며 상담을 시작했다.
“윤 부장님 추가로 투자를 하고 싶어요. 천억 원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객님께서 투자금을 이렇게나 늘려주시면, 전 아무래도 승진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그래요? 승진을 하시면 다른 곳으로 가시기도 하나요? 전 윤 부장님이 계속 담당을 해주셨으면 하는데요.”
“하하. 걱정 마십시오. 제가 만약 본점으로 올라가게 되더라도 김기중 고객님은 끝까지 담당하겠습니다. 언제든 부르시면 달려가겠습니다.”
기중이 투자금을 늘리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보험 성격이다. 막대한 금액이 여전히 입금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 이외의 수입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보통예금의 이자는 거의 0%에 가깝다. 메트로 은행에서 보통예금은 0.5%의 이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천억 원을 예금하면, 1년에 5억 원이 이자로 발생되며, 여기에 각종 세금을 제하고 나면 3억 원정도 이자로 받게 된다.
이자만 해도 엄청나다고 볼 수 있지만, 투자를 통하여 5% 정도만 수익을 거두게 되도 연 50억 원이다.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고객님 한 변호사에게 이야기 들었습니다. 대단하신 결정입니다. 한 변호사 얼굴에서 웃음을 보는 게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그 녀석 정말 기뻐하더군요.”
“그래요? 저도 여태까지 한 변호사님의 얼굴은 무슨 강철마스크 인줄 알았다니까요.”
“허허, 그 녀석 별명도 알고 계시네요?”
“한 변호사님 별명이 강철마스크에요?”
“고객님도 아시다시피 한 변 그 친구가 평소에 항상 표정이 거의 없는 얼굴이잖아요. 어릴 때부터 봐 왔는데, 평소에 자신의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이에요. 더구나 변호사를 하게 되면서 감정표현이 거의 없어지다 시피해서 붙여진 별명이죠. 본인은 싫어하지만, 별명을 들어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싫어하는지도 모른다니까요. 하하.”
“정말 그래요. 사람이 웃고 살아야지.”
“그래도 앞으로는 한 변도 많이 웃을 것 같네요. 김기중 고객님께서 그렇게 지원을 해주신다고 하니 여태까지 웅크리고 있는 녀석이 아마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정말 다행이네요. 저도 한 변호사님 일 잘 됐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투자건 말고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어요.”
“말씀만 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부탁을 꼭 드려야겠는데요? 하하하.”
로펌도 준비되고 있고, 앞으로는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옆에서 일을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물론 신뢰를 가질 수 있고, 어떤 일이든 잘 처리할 수 있는 만능비서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 조건이라면, 좀 찾아봐야겠네요. 흠, 딱 생각나는 사람이 한명 있긴 한데.”
“누군데요?”
“제가 잘 아는 녀석이죠. 제 고향 후배인데 붙임성이 워낙 좋아요. 아마도 김기중 고객님이 원하시는 역할에 맡는 녀석일 겁니다.”
“부탁드려요.”
“우선 후배에게 연락해보고 고객님께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윤 부장도 인맥이 상당한 것 같다. 기중이 사람이 필요하다면, 바로바로 구해주다니, 지난번 한변호사를 소개 해 준 것도 결과적으로 기중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이번에도 왠지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연희도 고객님께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네? 갑자기 연희씨 얘기가 여기서 왜 나오죠?”
평소 3번 창구의 한연희를 몰래 훔쳐보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기중에게 윤 부장의 말은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관심을 보여? 혹시 나한테? 설마 아니겠지?’
기중은 연희의 관심이라는 게 자신에게 반했다던가 아니면 돈이 많은 고객이니 그 것 때문에 관심을 보인 것이라던가 하는 잡생각을 했다.
“혹시 모르셨습니까? 연희가 한 변 동생이에요.”
‘헐 그 강철마스크가 연희씨의 오빠라고? 가만 보자 한 변호사가 얼굴이 영화배우 뺨치는 수준이고, 연희씨도 그러하긴 하지. 흠, 역시 우수한 유전자군.’
“고객님?”
“아. 네. 잠시 생각 좀 했네요. 진짜 연희씨가 한 변호사 동생이에요? 친동생?”
“네. 맞습니다. 연희가 저한테 물어보더군요. 한 변이 집에서 갑자기 이상해졌다고요.”
한 변호사는 부모님, 연희와 같이 살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무뚝뚝하고 말이 많지 않았다. 변호사 일을 하면서 그 증세가 더 심해졌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식사를 하면서 웃음을 띠거나 방에서 크게 웃기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심해서 일부러 그러는가 싶기도 해서, 연희는 한 변호사에게 그 이유를 물었지만, 딱히 대답을 해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윤 부장에게 혹시나 하고 물어봤고,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다.
“연희가, 아 제가 한 변 집안과 잘 알고 지네서요. 연희와 연호는 어릴 때부터 많이 봐 왔습니다. 거의 삼촌과 조카 사이가 됐어요. 아무튼 연희가 저한테 한 변에 대해 물어봤고 김기중 고객님의 도움에 대해서 연희가 알게 된 상황입니다. 그래서 연희가 고객님께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그 강철마스크 오빠를 웃게 한 게 신기한가 봐요.”
“그렇군요.”
기중은 다소 씁쓸한 표정이었다. 관심이라는 게 이성간의 관심이 아닌 신기한 것에 대한 관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았다. 괜히 설렜던 자신만 우스운 꼴이 된 것 같았다.
‘그래도 한 변호사가 연희 씨 오빠라니. 한 변호사님께 이번에 점수 좀 땄으니까. 살짝 이야기 해봐야겠다.’
한 변호사가 서류를 잔뜩 들고 기중의 집에 방문했다. 10분전에 기중에게 전화를 하고 딱 10분이 되니 초인종이 울렸다.
‘이 사람은 정말 시간이 정확하군. 어떻게 그렇게 살지? 신기한데.’
시간약속 하나는 칼인 한 변호사가 기중은 살짝 부담스러웠다. 특히나 연희의 친오빠라는 것 때문에 가뜩이나 대하기가 껄끄러운 데 그 성격도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로펌 설립에 필요한 자료들입니다. 김기중 사장님께서 계약에 사인을 해 주셔야 할 것 들입니다.”
“네. 어차피 한 변호사님이 다 검토하셨을 테니 전 사인만 하면 되겠네요.”
“그래도 검토해보시고 사인해 주셔야합니다.”
“이걸 언제 다 검토해요. 어차피 검토한다고 해도 전 잘 모르는 일인데요.”
‘아차 한 변호사님한테 이런 식으로 나가면 안 되는데, 지금도 미묘하게 인상을 찌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검토하고 사인하겠습니다. 일단 거기에 두세요.”
“이번에 인권변호사 선배님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다섯 분 정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사무실도 우선 몇 군데 확인해 놨습니다.”
“그러면 계약하시죠. 수임료가 없을 테니 넉넉하게 연봉을 정해야겠네요?”
“그게 좀 민감한 부분입니다. 워낙에 인권변호사로 오랫동안 활동해 오신 분들이라, 저 같은 초짜 변호사가 감히 연봉에 대해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네요.”
“그럼 그냥 제가 제안해볼까요? 우선 변호사님들과 직원 분들 포함해서 업계 최고 대우를 해주세요. 인건비로 지출되는 금액의 최대 상한선은 100억 원으로 잡고요. 나머지 100억 원으로 인건비 이외의 지출을 하시면 될 것 같은데. 간단하네요.”
“그렇게 간단하게만 생각할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모시기로 한 변호사님들은 인권변호사에 대한 확신이 있으신 분들이라 돈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들입니다. 자칫 연봉에 대한 말씀을 잘 못 드렸다가는 오히려 화를 내실 수도 있습니다.”
“어렵네요. 그러면 변호사님들과 상의 해보세요. 조심스럽게요.”
“네. 그건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답변 주신 변호사님들께서 김 사장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로펌에 대한 취지를 직접 설명 듣고자 하십니다. 워낙에 흉흉한 세상이잖습니까? 의심할 만한 상황이기도 하고요.”
“그래요. 약속 잡아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곧 연락드리겠습니다.”
자신의 업무를 마친 한 변호사는 설명을 위해 꺼내 놓았던 서류를 챙기더니 나가려고 했다.
그 때 기중이 말했다.
“저 혹시 한 변호사님 동생 분이 진짜 메트로 은행에서 일하시는 한연희씨에요?”
“제 동생을 알고 계세요? 하긴 윤 부장님과 같은 은행에서 일하니 아실 수도 있겠네요.”
“좀 뜬금없는 말이긴 하지만, 제가 혹시 한 변호사님을 형님으로 모시면 안 될까요?”
“네? 갑자기 형님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한 변호사님과 이제 같은 배를 타게 되기도 했고, 앞으로 자주 볼 사이잖아요. 변호사님은 저보다 한 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형님으로 모시고 싶네요.”
“어차피 업무적인 관계입니다. 지금처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업무적으로는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 역시 쉽지 않구나.’
명석한 두뇌를 가진 한 변호사는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자신의 동생인 연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다. 잘 표현은 안하지만 연희의 웃는 모습을 가장 좋아했다. 동생의 미모는 말할 것도 없고 집안내력에 따라 현명하고 바른 마음을 가진 연희에 대해서 김기중 사장이 관심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이건 김 사장님의 변호사가 아닌 연희의 오빠로서 드리는 말씀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네. 말씀하세요.”
기중은 더 긴장됨을 느꼈다. 과연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우리 연희는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우리 연희에게 찝쩍대는 녀석들을 정리하는 게 제 일이였습니다. 연희의 연애까지 관여할 생각은 없지만, 우리 연희가 싫어하는 대도 자꾸 주위에서 얼쩡거리면, 그 누구라도 제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넵!”
“다만, 연희가 원하는 상대라면 인정해주겠습니다. 김 사장님이 우리 연희의 마음에 들지는 의문이지만 말입니다.”
기중에게 비수를 꽂아 넣는 한 변호사의 말이 이어졌다.
‘과연 연희 씨의 마음에 들 수 있을까?’
기중은 걱정스러웠다.
“알겠습니다. 형님.”
“형님이란 호칭 인정 못합니다. 전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것 굉장히 싫어합니다. 여기까지가 연희의 오빠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럼, 김 사장님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가보겠습니다.”
“네. 살펴가세요. 형님! 아차, 죄송합니다. 변호사님.”
기중의 형님이란 소리에 거의 표정이 없던 얼굴이 확연하게 변하는 것을 보고 얼른 호칭을 정정했다. 아무래도 한 변호사에게 오히려 점수가 떨어진 것 같았다.
‘휴. 힘들구나. 역시 연애는 어려운 세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