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20
00020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며칠 후 윤 부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기중이 찾던 사람과 약속을 잡자는 내용이었다. 어차피 집에서 뒹굴 거리던 기중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전했고, 바로 시간 약속을 잡았다.
그렇게 약속된 날짜의 정확한 시간에 면접을 보러 온 사람이 기중의 집에 도착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사장님! 면접 보러 온 박석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첫인사부터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말하는 면접자였다. 덩치도 상당히 컸는데, 겉으로 봐서도 꽤나 우람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살짝 보였다. 덩치만큼 목청도 상당히 컸다.
면접을 보러 온 남자가 바로 윤 부장이 소개한 박석철이었다. 인사를 마친 둘은 거실 소파에 자리했다. 바로 면접이 진행되기 시작했고, 기중은 박석철이 가져온 이력서를 보며, 말을 했다.
“박석철씨. 경영학과를 졸업하셨고, 다른 회사에서 1년 근무하셨네요?”
“네. 맞습니다.”
“회사를 그만두신 사유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제가 다녔던 회사의 회사직원들에 대한 처우에 문제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처우에 대한 개선을 앞장서서 요구하다 권고사직 당했습니다.”
당당한 태도로 말하는 박석철은 자신이 권고사직을 당했지만, 결코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그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흠. 그렇군요. 회사에서 주로 했던 업무가 뭔가요?”
“이것저것 다 했습니다. 그리 큰 회사가 아니라,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소속 부서는 인사과였지만, 일손이 부족한 부서에의 업무를 많이 지원했습니다.”
“그렇군요. 어차피 과거 이력을 가지고 당락을 결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과거만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요. 무엇보다 현재의 마음가짐과 능력이 중요하겠죠.”
이것은 기중이 사회생활을 경험하면서 느꼈던 것이었다. 자신이 사회에 막 발을 내 딛을 때 출신학교만 가지고, 서류전형에서 무참히 실패를 겪어 봤고, 막상 입사한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능력보다는 다른 것을 더 우선시하는 차별을 경험했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또한 정당한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세도 중요하죠. 윤 부장님께서 소개 하셔서 저는 믿음이 가네요. 개인적으로 윤 부장님께 소개받은 분은 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실망 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기중은 박석철에게 자신이 앞으로 해야 하는 일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해야 하는 일은 대부분 기중이 시키는 자잘한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럼, 일단 수습으로 일 해보시겠어요? 수습이라고 해도 월급은 그대로 나가고 차이는 별로 없습니다. 한두 달 정도 일해보고 서로에 대해 만족하면 그 때 정식으로 계약 할까요?”
“알겠습니다. 전 상관없습니다.”
기중과 석철은 중요한 월급에 대한 상의를 했다.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제가 생각하는 월급은 월 300만 원입니다. 물론 주5일 근무에 일일 8시간 근무 조건입니다. 식사는 제공되며, 필요하시다면 거주지도 제공 가능합니다. 추가적으로 야간근무나 추가근무, 휴일 근무 시에는 200% 수당이 지급됩니다. 물론 주 근무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추가 근무는 상호 동의하에 진행합니다.”
기중은 예전에 회사 다닐 때 겪었다. 강도 높은 업무와 비교하여 부족한 급여에 불만이었다. 당연히 자신이 고용한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대우를 해줄 생각이다.
“그 정도면 만족합니다. 예전에 일할 때와는 차원이 다르네요. 하하”
“아직 끝이 아닙니다. 추후에 정식으로 일하게 되면, 성과에 따라 언제든지 월급 인상이 이루어집니다.”
“알겠습니다.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그럼 호칭부터 정리하죠. 박석철씨의 직책은 비서입니다.”
“저는 사장님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나이가 한참 어린 것 같으니 사장님께서는 편안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그게 저는 편할 것 같습니다.”
“나이가 한참 어리다니요? 박석철씨 생년월일을 보니까 27살이네요? 저는 29살입니다. 겨우 두 살 차이밖에 안 나네요.”
“네? 사장님께서 20대 라고요?”
“허허. 뭐가 잘 못 됐나요?”
살짝 기분이 상한 기중은 굳을 표정으로 석철을 바라보았다. 내심 듣기 좋은 소리가 나오기를 바랐지만, 석철의 성격상 그것은 힘든 일이었따.
“그게, 이런 말씀 기분 나쁘실지 모르지만, 제가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라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 사장님을 봤을 때 30대 후반 쯤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거든요.”
– 헉.
“아니 정말 그렇게 생각했어요? 정말?”
“네.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하세요. 어차피 저보다는 연장자 시고, 저도 그게 빨리 적응 될 거 같네요.”
“음. 그래. 내가 좀 노안 인가봐. 다들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 근데 박 비서도 딱 보니 돌쇠 스타일이네?”
“하하. 제가 그렇게 보이죠? 마님~ 할 것 같은 모습이긴 하죠. 그래도 이 스타일이 여자들한테는 잘 먹혀요.”
“뭐라고? 돌쇠 스타일은 7, 80년대 스타일 아닌가?”
“제 여자 친구도 듬직하다고 좋아하는데요.”
“여자 친구 있어?”
“물론이죠. 이번에는 1년 정도 만났어요. 과거의 여자 친구들 보다 지금의 여자 친구가 제일 괜찮은 거 같아요.”
기중은 풀이 죽었다. 자신은 항상 노안으로 보여 진다. 누구나 똑 같이 말하는 것을 보니 이제는 슬슬 자신도 인정하고 있었다.
근데 딱 보면 돌쇠 스타일이라 생각할만한 석철이 여자 친구를 꽤 사귄 듯 보인다. 뭔가 자신이 초라한 것 같았다.
“그건 넘어가고, 박 비서 업무적으로는 박 비서라 호칭하고 개인적으로는 돌쇠라 부를게.”
“에이, 사장님, 아니 형님. 제 이름은 석철입니다. 이름으로 불러주시죠.”
어느 사이 사장인 기중에게 형님 소리를 하면서 살갑게 구는 석철이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 석철이네. ‘돌 석’ 자에 ‘쇠 철’ ? 진짜 돌쇠구나.’
“그래 이름이 석철이니까. 돌쇠 맞네.”
“형님, 저 한자는 다른데요. ‘아낄 석’ 에 ‘밝을 철’입니다.”
“그냥 넘어가자. 딱 봐도 돌쇠인데 그냥 돌쇠로 하지.”
지방에서 올라온 돌쇠는 면접을 보러 왔기에 아직 거주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기중은 당분간 편안하게 기중의 집에서 머물러도 좋다고 했다. 돌쇠, 석철의 방은 현관 쪽에 있는 방이었다.
“우선 여기서 지내. 불편하면 따로 원룸이나 오피스텔 구해 줄 테니까. 아무래도 사장이랑 같이 사는 게 꺼림칙할 수도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저도 여기서 지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집도 정말 좋기도 하고요. 비서는 원래 사장님 옆에서 항상 있는 게 좋기도 하잖아요.”
기중은 석철이 점점 마음에 들었다. 말하는 게 기중을 예우해 주면서도 친한 동생처럼 구는 모양새가 동생이 생긴 기분이었다.
“아. 그리고 우리 집에 다른 식구들은 내일 소개할게.”
“오늘은 안 들어오세요? 다들 여행이라도 가셨어요?”
“뭐 어차피 알게 될 테니깐. 간단하게 설명하지. 나는 고아라고 할까. 친 가족은 아무도 없어. 대신에 새로운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 있지. 내일 소개할 사람들은 나를 도와주는 내 가족 같은 사람들이야.”
“그렇군요. 사장님 제가 괜한 소리를 한 것 같아 죄송하네요.”
“아니야. 이제 그런 걸로 슬퍼할 나이는 지났지. 오래전 일이니까.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들이 매끼니 준비 해주시니깐 집에 있을 때는 식사 문제는 없고 밖에 나가게 되면 내가 맛난 것들로 사줄 테니 그리 알고 있어. 그리고 내일 오전에 아주머니들 오실 테니까 내가 미리 연락할게. 집에 들어왔는데, 곰 같은 녀석이 떡하니 있으면 놀랄 테니까. 돌쇠 같은 녀석 보면 잘 좀 대해 달라고 연락할게.”
“네….”
돌쇠는 아니 석철은 학창시절 한 번도 빠짐없이 돌쇠라는 별명이 붙었다. 석철 자신도 어느 사이 인정했다.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학창시절 별명이 붙는 친구들 대부분이 이름과 관련되거나 외모로 인해서 별명이 생겨난다. 석철은 이름과 외모 둘 다 돌쇠에 딱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키도 크고 덩치도 좋다. 더구나 석철의 취미가 헬스다. 근육이 꽤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돌쇠라는 별명이 붙을 만 한 것이다.
기중은 묘하게도 석철에게 금방 친숙함을 느꼈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상댕하는 것에서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기중이었지만, 석철에게만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기중에게 특별한 일이 발생되고 나서 변했다고 할 수 있었다. 통장에 돈이 들어왔던 날을 기준으로 해서 기중의 성격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었다.
기중은 도우미 아주머니 두 분께 문자를 보냈다.
– 직원 한명 채용했어요. 내일 오시면 ‘돌쇠’가 한명 보일 거예요. 놀라지 마시라고요.
이 씨 아주머니는 그 시간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문자가 온 소리에 확인을 해보니 김 사장이 보낸 문자였다. 문자 내용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엄마, 뭔데?”
옆에 있던 수진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사장님이 직원 채용했대. 근데 ‘돌쇠’ 라네?”
“푸후후, 돌쇠 그거 옛날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거 아냐?”
“글쎄다. 뭔지 모르겠네.”
“내일 우리도 같이 가.”
수진도 흥미가 생겼는지, 우진이와 같이 엄마를 따라 가기로 했다. 그 시각 김 씨 아주머니네 집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아주머니들과 아이들이 현관에 들어섰다.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돌쇠는 현관에서 마중을 했다.
“안녕하세요. 박석철입니다.”
“그래요. 반가워요. 돌쇠 총각. 푸훗.”
아주머니들의 반응도 당연했다. 보는 순간 어제 김 사장이 돌쇠를 언급한 것이 정말 정확한 설명이란 것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네. 잘 부탁드려요.”
“돌쇠 아저씨 안녕하세요~오.”
우진과 미희도 동시에 합창을 하듯이 돌쇠에게 인사했다. 우진은 어디서 들었는지, ‘마님~ 마님~’ 하면서 돌쇠 흉내를 냈다. 수진이도 인사를 해왔다.
“돌쇠 아저씨네. 정말 돌쇠구나. 안녕하세요.”
“그래 어서 와라. 만나서 반갑다.”
석철에 대한 호칭 정리는 끝났다. 당연히 돌쇠가 되었다.
거실에서 다 모여 과일 먹으며, 좀 더 자세하게 자신들에 대해서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근데 우진과 미희는 그들과 좀 떨어져서 꼭 붙어서 뭔가를 하는 듯 했다.
“아주머니, 우진이랑 미희가 사이가 좋네요. 어라? 손도 잡고 있어요!”
“요즘 우진이랑 미희가 자주 놀다 보니 사이가 많이 좋아졌나보네.”
“우진아, 미희야 이리로 와봐.”
기중이 아이들을 불렀다. 둘은 계속 손을 꼭 붙잡고 기중에게 다가왔다. 뭔가 심상치 않은 관계인 것 같았다.
“우진아. 너희는 무슨 사이야? 혹시 우진아. 미희 좋아하니?”
요즘 아이들은 조숙하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들 사이에서도 좋아하는 사이가 생겨나기도 하고 자기들끼리는 애인이라고 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네~! 미희는 제 각시에요.”
“뭐라고? 하하하.”
“각시가 무슨 뜻 인줄이나 알아?”
“각시는~ 미희고요. 저는 신랑이에요.”
“원래 신랑과 각시는 막 뽀뽀도 하고 그러던데?”
기중이 우진에게 짓궂게 농담 삼아 말했다.
“미희야!”
우진이 미희를 바라보며 불렀다.
“어, 우진아!”
미희도 대답을 하며 우진을 바라봤다. 그리고 둘은 자연스럽게 다음 행동을 이어 나갔다.
아이들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갑작스런 둘의 행동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특히나 기중이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겨우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 여자 친구니 남자 친구니 하고 있고, 어른들이나 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한편으론 부러운 장면이다.
– 쪽~!
“너 이놈 우진아. 어린놈이 벌써 발랑 까져가지고 뭐하는 짓이야!”
이 씨 아주머니가 대뜸 우진의 팔을 잡아채서 미희와 떨어트려 놓았다. 김 씨 아주머니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미희에게 달려들었다.
기중은 슬슬 눈치를 보며, 자리를 피하기로 했다. 어찌 보면 방금 일어난 사단의 주모자라고 볼 수 있는 기중이다.
“박 비서, 우린 사업에 대해서 회의 할게 있으니 서재로 가자고.”
“네, 사장님 빨리 가시죠.”
아주머니들이 아이들을 상대로 혼을 내고 있었다. 사이좋게 지내는 것까지야 좋은 일이지만, 어린 것들이 벌써부터 어른들 흉내 내는 것이 부모의 눈에는 역시 안 좋게 보인 것이다.
일단 자리를 피해서 서재로 숨어든 둘은 진짜 사업 계획을 얘기하고 있었다. 기중이 오늘은 웬일인지 사람이 달라 보이려고 한다.
“돌쇠야. 아주머니들도 너를 좋게 보시는 것 같다. 그냥 확실하게 고용계약하자.”
우선 고용계약을 해서 확실하게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놓기로 했다.
“앞으로 추진할 몇 가지 사업 내용에 대해서 설명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