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38
00038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물론 알죠. 그거 일반적인 꽃 화환이 아니라, 쌀로 하는 거잖아요. 받는 사람 이름으로 나중에 기부하게 되는 거 그거 맞죠?”
“오! 돌쇠가 잘 알고 있구나. 그거 연락해서 한 2천만 원 정도 준비해라. 주소는 여기로 하고.”
기중은 미리 준비해온 주소가 적힌 쪽지를 내밀었다. 쪽지에는 화환에 적히게 될 문구도 있었다. 어제 기중이 고심해서 준비한 문구인데, 특별할 것은 없었다. 그냥 평범한 화환 문구였다.
– 2집 차트 올킬 기원! KG 삼촌팬
“이게 뭐에요? 2집? 혹시 가수 음반 말하는 거예요?”
“어. 맞다.”
“설마. 요즘 자주 말씀하신 밀크는 아니겠죠?”
“아니긴, 밀크 맞다. 오늘 2집 팬사인회 한다고 하더라, 오늘 거기 가야돼.”
석철은 허탈했다. 기중이 한심하게 보이는 것은 둘째 치고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해놓고 그게 가수 팬사인회라고 하다니 도저히 기중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형님. 도대체 형님 나이가 몇인데 걸그룹 팬사인회에 가요? 정신 차리세요.”
“돌쇠야. 넌 하나만 알고 역시 둘은 모르는 구나.”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석철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중이 좀 특이한 부분이 있었기는 했지만, 상식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남을 돕는 일에도 신경을 쓰는 부분도 있어 꽤나 존경할 만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건 아니었다. 용납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꼭 말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형님. 회사에 신경 쓸 시간은 없고, 걸그룹에 신경 쓸 시간은 있으신 거예요? 이건 아니잖아요.”
“돌쇠야. 잘 생각해봐라. 내가 하는 말을 듣고도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내가 네 말대로 하마.”
“어쩐 일이세요? 당연히 제 생각은 바뀔 일이 없을 겁니다. 포기하세요.”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있던 석철은 팔짱을 끼며, 기중이 당연히 포기하게 될 거라 생각했다.
“밀크가 어디 소속이냐? 내가 인수하려고 하는 회사 가수 아니냐? 당연히 2집을 내고 반응이 좋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게 아직 인수가 확정된 것도 아니잖아요. 왜 벌써 걱정하세요?”
“돌쇠야. 돌쇠야. 내가 직접 가서 팬들의 반응도 살펴보고 하는 게 좋지 않겠냐? 이왕이면 이슈가 될 만한 일들도 만들어 주면 좋고. 아무래도 잘나가는 가수가 있는 회사가 더 좋지 않겠냐?”
“쌀화환이 이슈가 돼요? 형님이랑 저랑 둘이 더 간다고 이슈가 돼요? 이해 못해요.”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말이다. 인터넷에 기사 하나라도 올라오거나 팬들이 직접 찍은 사진이 올라오면 그 만큼 가치는 있지 않겠냐? 그리고 직접 가서 보고 회사를 인수할지 말지 결정 하려고 한다.”
석철은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이다. 이런 일은 전문가들에게 맡겨서 상황을 파악하면 된다. 사장이 직접 가서 본다고 얼마나 더 알게 되는지는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기중이 마냥 장난식으로 하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직접 가서 보고서 회사 인수를 없던 일로 만들어야겠다.’
기중의 계획이 무모하게 보였던 석철은 이번 기회에 계획이 무모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를 바랐다. 그래서 일단 기중이 하자는 대로 하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사장님. 그러면 지시하신대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래 4시부터 팬사인회이니깐 시간 맞추라고.”
석철은 쌀화환 업체로 전화해서 주문사항을 말했고, 기중은 직접 계좌이체로 비용을 지불했다. 쌀화환은 20kg 당 10만원이었기에 기중이 보낼 쌀은 2천만 원 어치로 무려 4톤에 달한다. 물론 실제 쌀은 아니고 모형으로 배송되긴 하지만, 꽤나 많은 양으로 팬사인회를 빛낼 정도는 될 것이다.
기중은 시간이 되기 전까지 팬사인회 장소인 소극장 근처의 카페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쌀화한 업체로부터 배송이 완료됐다는 전화가 석철에게 왔다. 기중은 뿌듯한 표정으로 앞에 있는 주스를 마시고 있었다.
팬사인회 장소의 입장은 30분 전부터 이루어지기에 시간에 맞춰 카페를 나왔다. 그리고 인근의 주차장에 주차된 차에 가서 장비를 꺼냈다. 오전에 럭셔리 마트에서 구입한 카메라 세트의 가방을 꺼내 석철이 들었다. 카메라 본체와 렌즈, 그리고 삼각대 등등 꽤나 짐이 많았다.
기중은 카페에 오기 전에 구입했던 밀크의 2집 앨범 박스에서 몇 장을 꺼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라고 한 박스를 구입했던 것이다. 준비를 마친 기중과 석철은 소극장 로비 쪽으로 이동했다.
로비에는 팬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아직 입장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다들 기다리고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화환들이 놓여 있었고, 그 중앙에는 기중이 보낸 쌀화환이 널찍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기중은 뿌듯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야. 저거 봐라 누가 쌀을 4톤이나 보냈네. 대단하네.”
“그러게 말이야. 밀크팬들이야 거의 학생들 아니냐? 그래서 저렇게 까지는 온 적이 없었는데.”
“삼촌팬이라고 써있네. 돈 많은 덕후 아저씨 아닐까?”
“덕후 아저씨는 좀 그렇다. 밀크한테 보여주는 정성은 좋지만, 왠지 소름 돋는데?”
“크크.”
기중의 옆에서 서 있던 남학생들로 보이는 두 명이 기중이 보낸 화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졸지에 덕후 아저씨가 된 기중은 인상이 팍 찌그러졌다. 왠지 덕후라는 소리가 기분 나빴다.
‘난 일 때문에 온 거라고, 덕후가 아니야.’
속으로만 소심하게 외치는 기중이다.
팬들도 카메라를 들고 찍기도 하고 가까이 다가가서 구경하기도 했다. 원체 기중이 보낸 양이 장난이 아니어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가수에게 좋은 일이기 때문에 팬들의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았다.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는 팬들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저마다 응원도구나 카메라를 들고 있는 팬들이 꽤 보였다. 대략 100여명이 좀 안 되는 인원으로 보였다.
기중은 사람들이 전부 입장하기를 기다렸다가 마지막으로 입구를 향했다. 물론 옆에는 짐을 잔뜩 들고 있는 석철도 함께였다.
안에는 이미 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무대와 가까운 쪽의 자리는 거의 다 차 있었다. 작은 규모의 장소라 그런지 그것만으로도 반은 찬 상태가 되었다.
기중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의 맨 끝으로 자리를 잡았다. 왠지 팬들 사이로 들어가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고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하기에 여유가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석철은 가방에서 주섬주섬 카메라와 기타 장비를 꺼내기 시작했다. 렌즈를 조립하고 삼각대를 세우기도 하고, 준비를 했다.
“형님, 준비 다 됐어요. 여기.”
석철에게서 카메라를 넘겨받은 기중은 그 묵직한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으로 사진을 찍어보는 기회가 마냥 설레기도 하고, 그 대상이 걸그룹이었기에 더더욱 기대가 되었다.
카메라에 연결된 스트랩을 목에 걸고 사진촬영 자세를 잡아보는 기중은 신나했다. 옆에서는 여전히 좋지 못한 표정을 보이는 석철은 꾹 입을 다물고 있었다.
망원렌즈까지 연결해서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하여 무대에 마련된 테이블 쪽으로 시험 촬영을 해봤다. 간단한 사용 설명을 좀 전에 들었기에 대충 그림이 나오는 듯 해 보였다.
그렇게 한참이나 들떠서 이것저것 찍어보던 기중에게 두 명의 남자들이 다가왔다. 역시나 목에 카메라를 걸고 가방을 두 개씩이나 들고 있던 후덕한 인상의 중년 남자들이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처음 오셨어요?”
그 중에 한명의 남자가 기중에게 웃음을 지으며, 인사해왔다.
“네. 오늘 처음입니다. 하하.”
두 명의 남자는 기중보다는 기중이 가지고 있던 카메라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인사는 대충 마무리하고 카메라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끼리 뭔가를 이야기했다.
“저거 그거 맞지? 네가 매일 보고 있던 그 모델인거 같은데.”
“맞아. 확실해. 내가 꿈에도 그리던 그 모델이 확실해. 저 망원렌즈까지 진짜 짱이다.”
기중도 그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웃음이 더욱 진해졌다. 역시 남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통해서 우월감을 느끼는 족속이었다.
“저기, 실례지만 카메라 좀 구경해도 될까요? 제가 정말 꿈에도 그리던 모델이라서요. 하하.”
기중은 이미 우월감에 빠져들어, 흔쾌히 수락했다. 이것이야 말로 가진자의 여유라고나 할까 싶다.
“뭐 별거 아니지만, 보고 싶으시다면 천천히 보세요.”
밀크의 행사모습을 주로 찍으러 다니던 두 명의 남자는 기중의 허락에 기쁜 표정을 지으며, 카메라를 들어보고 모델을 확인하고, 또 사진촬영도 해보면서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기중은 아직까지 카메라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도대체 뭐가 좋은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이 사람들이 좋다고 연신 말하는 것을 보고 좋기는 좋은가 보다 라고 생각할 뿐이다.
구경을 마친 남자들은 아직 시작시간이 남았기에 좀 더 자세하게 자신들에 대해서 소개했다. 이름은 임호경과 육종태라 했고, 나이는 둘 다 34살이라고 했다. 둘 다 밀크의 데뷔 때부터 팬이 되어서 지금까지 행사들을 쫓아다니면서 사진이나 동영상들을 찍어 팬사이트에 올리고 있다고 했다.
꽤나 밀크에 대한 팬심이 높은 두 명에게 기중은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서 질문했다.
“요즘 밀크 소속사가 어때요? 꽤 어려운 편이라고 하던데요.”
“그게 말이죠.”
기중의 질문에 임호경은 자세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카메라 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라고 소개를 했었고, 자신이 혼자 작은 규모의 가게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자유로워 이렇게 2년째 밀크를 따라 다닐 수 있다고 자신에 대해서 말했다.
임호경의 말을 들어보니, 최근에 밀크의 소속사에서 신인 가수를 데뷔시키려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꽤나 자금이 많이 필요해졌다고 했다. 가수가 데뷔하기 전까지는 말 그대로 회사에서 투자를 하는 시기인 것이다.
그런데 결국 신인가수의 데뷔가 불발되고 다른 회사에 가서 연습생이 되었다고 한다. 가수업계도 최근에 꽤 불황이라고 했다.
“그런데 밀크는 2집까지 냈네요.”
“그렇죠. 그 회사에는 이제 밀크 밖에 없잖아요. 회사 사정이 어려워도 하나 뿐인 가수가 새로운 노래 없이 계속 활동하기는 힘들어요. 밀크도 이번에 잘 되어야 할 텐데요.”
옆에서 듣고만 있던 자신을 영업직에 종사한다고 소개했던 육종태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부연설명을 했다.
“솔직히 밀크 같은 아직 신인들은 팬사인회를 이런 소강당에서는 못해요. 보통은 대형 음반판매 매장에서 하죠.”
“그래요. 이번에는 밀크 소속사에서도 사활을 거는 느낌이에요. 이번에 팬들도 꽤 많이 온 것 같고요. 그리고 혹시 밖에 쌀화환 봤어요? 내가 2년 동안 밀크 쫓아다니면서 그렇게 많은 양을 보내 온건 처음 봤어요. 대박이에요.”
두 명의 남자는 밀크에 대해서 이런 저런 걱정도 하고, 꽤나 골수팬처럼 보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괜찮아 보였다. 그래서 좀 더 친해지기로 마음먹었다. 나중에 밀크가 소속된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충분히 도움이 될 팬이라 판단했다.
기중은 불우한 환경 탓인지 남들을 쉽게 믿지 않았고, 친구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원래 이렇게 타인과 쉽게 친하게 지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그 생각이 많이 변화되었다. 조금 더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마인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것 역시 기중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특별한 기운의 작용이고 볼 수 있었다.
“두 분을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저도 밀크의 팬으로서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하하.”
임호경과 육종태도 제대로 장비를 갖춰서 찾아온 같은 밀크의 팬으로 기중을 받아들였다. 셋은 곧바로 연락처까지 교환하고 형님 아우 사이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석철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들의 일행으로 포함시켜 버렸다.
“기중 아우, 카메라라는 건 말이지. 비싼 장비라고 해서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게 아니야. 찍는 사람이 중요하지. 언제 우리 가게 한번 나와. 내가 지도를 제대로 해줄게.”
임호경은 카메라 전문점을 운영하는 만큼 카메라에 대한 지식이 확실히 다르게 느껴졌다. 찍는 곳의 밝기나 구조, 그리고 대상의 동선, 각도 등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지만, 기중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야. 호경아 그래가지고 기중이가 알아 듣겠냐? 그런 건 천천히 설명하고 준비해. 이제 시작할 시간이다.”
드디어 밀크가 등장했다. 팬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기중도 다른 팬들과 마찬가지로 열렬히 박수를 치고 있었다. 물론 석철을 살짝 째려보며 박수 칠 것을 종용했다. 석철도 마지못해 솥뚜껑처럼 큰 손으로 박수를 쳐댔다. 꽤나 큰 소리가 들려왔다.
옆에 있던 두 명의 남자들은 계속해서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댔다. 사진 촬영에 완전히 몰입한 모습이다. 기중도 그들을 따라 사진을 찍었다. 망원렌즈를 이용하여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크게 밀크의 모습을 담아 가고 있었다.
밀크는 팬들에게 인사하며, 자신들의 소개를 했고, 이번에 나온 신곡을 불렀다. 춤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팬들은 벌써부터 따라 부르며 호응을 해줬다.
이어서 사인회가 시작되었다. 옆에 있는 남자들은 계속해서 찍기에 바빴다. 사인회에 와서 사인은 안 받을 것처럼 사진 찍기만 주구장창 하고 있었다. 기중은 둘을 두고 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사인을 받기 위해서 서 있던 팬들의 숫자가 거의 줄었을 때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중아 가자. 사인 받아야지. 앨범은 구입했겠지?”
“물론이죠. 형님 한 박스 구입했어요.”
기중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팬이라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예전 같았으면 분명 앨범 구입은 고사하고 음원 다운로드하는 돈도 아까워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앨범이 아니라 밀크의 소속사 자체를 사려고 준비 중인 것이다.
“오호? 정말? 대단한데.”
그들은 기중의 말에 기쁨을 표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사인 받는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던 기중에게도 차례가 다가왔다. 영상을 통해서 봐왔었고, 오늘 실물을 멀리서만 바라보던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앉고 차례차례 사인을 받았다. 정신이 없어 밀크의 멤버들이 뭐라고 하는지 통 들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처음 연예인 사인을 받아본 기중은 자리로 돌아와서 사인을 받은 앨범 자켓을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밀크의 마지막 인사가 진행되었고, 한시간정도의 사인회가 밀크의 퇴장과 함께 끝이 났다.
“기중아 뭐 하냐? 장비 챙겨라 나가자.”
“네. 형님.”
일행은 장비를 모두 챙겨서 로비로 나왔다. 기중은 저녁이라도 같이 하자고 했지만, 두 명은 일이 아직 남아서 빨리 가봐야 한다고 했고, 나중에 연락하자고만 하고 바쁘게 떠나갔다.
기중과 석철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어떠냐? 저런 팬들만 있다면, 회사 운영 괜찮을 거 같지 않냐?”
“글쎄요. 골수팬 몇 명 있다고 해서 회사에 큰 이익이 되는 건 아니지 않나요?”
석철은 아직까지는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회사 운영이 기중처럼 장난식으로 해서는 안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석철에게는 기중이 아직도 이해 불가한 모습이 보였다.
“좋게 좋게 생각하자. 최소한 망하지는 않겠지?”
너무나 긍적적으로만 생각하는 기중이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연예기획사들이 한해에도 수십개씩 새로 설립되고 폐업되고 있는 현실이었다. 그러나 기중은 망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대신 계속 적자를 자신의 돈으로 메꾸는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