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43
00043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흠. 최소 50억 원이면 생각해 본다고 했지. 매각 한다고는 하지 않았소. 우리도 회의를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내일 다시 하시죠?”
이사는 교묘하게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서 언급하며, 시간을 벌고자 했다. 순간적으로 더 부를 것을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우선 자신의 사장과 협의를 해야 할 사안이었다. 처음 회의에 나올 때는 당연히 거부하려고 왔고, 그렇게 지시를 받았기에 문제될 것이 전혀 없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판단으로 결정할 수는 없었다.
“어째 처음이랑 말이 다르네요? 모든 결정이 가능하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한순간 말문이 막힌 이사와 그를 바라보며 질책을 하는 기중의 표정이 서로 반대가 되었다. 똥 십은 표정으로 변해버린 이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옆에 있는 실장에게 눈치를 줬다.
“사장님, 그게 저희도 시간이 필요한 사안인 것 같습니다.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내일은 저희 쪽에서도 사장님께서 회의에 참석하실 겁니다.”
이사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만 있었고, 곧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참 끝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행동이었다.
기중과 일행도 바로 밀크 소속사에서 나왔다. 바로 옆에 있던 컨설팅 업체 담당자가 기중에게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사장님, 50억 원이라니요. 그건 너무 많습니다. 차라리 다른 회사를 알아보시는 게 어떠신지요?”
“아닙니다. 50억 원에 인수가 가능하다면 그대로 처리 하겠습니다.”
옆에서 듣고만 있던 석철은 좀 전의 일을 생각했다. 처음부터 거만한 표정과 행동을 보이던 이사가 기중의 폭탄 제안에 안색이 변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는 것을 보고 꽤나 통쾌하게 생각했다. 그 순간에는 정말 기중이 존경스러워 보였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너무 과하기도 했다. 현재 가치의 2.5배나 되는 금액이었고, 상대편에서는 또 어떤 트집을 잡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컨설팅 업체 담당자를 먼저 보내고 기중과 석철은 차에 올랐다.
“돌쇠야. 이 쪽 주소로 가자.”
기중은 지난 번 밀크 사인회에서 만났던, 카메라 전문점을 한다고 했던 임호경의 명함을 석철에게 내밀었다. 석철도 명함을 보고 누구인지 대략 짐작을 했고, 바로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출발했다.
기중이 도착한 곳은 유명한 전자상가 지역이었다. 주변 상가 건물들의 간판이 대부분 전자제품과 관련되어 있었다. 그 중에 커다랗게 군집을 이루고 있는 상가건물의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흠. B동 2102호라.”
주차장에서 보이는 안내판을 따라서 이동해 상가 건물의 2층으로 올라왔다. 승강기에서 내리자마자 매장들이 쭉 이어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중앙의 통로를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각종 전자제품 매장들이 100미터 이상 이어져 있었다.
승강기와 가까운 매장을 보니 2001호라는 매장 표시 번호가 보였다. 그 다음으로 2002호가 보였다. 기중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통로를 따라서 쭉 걸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기중과 석철은 통로를 따라 걸으며 매장들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럭셔리 마트에서 대부분의 제품들을 구매해서 인지 오랜만에 나오기도 했고, 신기하게 보이기도 했다.
매장들에서 보이는 각종 할인 판매 문구와 가격이 적혀있는 화려한 포스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사람들이 붐빌 시간이 아닌지라 매장들은 한산해 보였다. 또한 요즘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더더욱 없어 보였다.
PC 부품을 파는 매장들이 쭉 이어져 있었고, 기중과 석철이 보이자 매장 직원들은 호객을 하려고 하다가 고급 정장을 입고 있는 기중과 그 옆에 덩치가 커다란 석철이 있어 다가오지 못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그 때 과감하게 한 매장의 직원이 기중에게 다가왔다. 상당히 젊어 보이는 청년으로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법한 얼굴이었다. 아마도 매장에 갓 들어온 신입직원이거나 아르바이트 학생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기중에게 의욕을 내보이며, 다가왔다.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저희 매장은 인터넷 최저가보다 싸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구경하고 가세요.”
서글서글하게 웃는 모습에 기중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저 청년 나이에는 저렇게 열심히 일하던 때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옆에 있던 석철이 앞으로 나서며 제지하려고 했지만, 기중이 말렸다.
“그래요? 정말 싸요?”
기중은 스마트폰을 꺼내며 최저가 검색 사이트를 열었다.
“여기 사이트에서 나오는 것보다 싸면 한 번 구경하죠.”
매장 직원은 한 순간 긴장하는 듯 했지만, 곧 바로 웃는 모습을 유지한 채 매장으로 안내하려고 했다.
“물론입니다. 저희 매장은 정말 싸게 판매하거든요. 일단 들어와 보세요.”
최근에는 온라인 판매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 만큼 가격 경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대부분의 오프라인 매장의 판매가격은 온라인 판매가 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매장 직원은 단호하게 싸다고 말하고 있는 것에 기중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래요? 그럼 한번 둘러보죠.”
기중은 PC 부품 매장을 보는 순간 보육원 아이들에게 보내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매장 직원의 호객 행위에 응해준 것이다.
매장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잘 정리되어 있었고, 매장 중간의 테이블에 일단 앉았다.
“우선 찾으시는 제품이나 기종이 있으신가요?”
“흠.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이들이 사용할만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제품이 있을까요? 수량은 10대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요.”
매장 직원은 기중의 말을 듣고 말을 걸기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시간에는 보통 매장 정리를 하거나 창고 관리를 하는 게 보통인 시간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던 차에 손님을 받은 것이다. 그것도 개인이 구매하는 것 치고 많은 수량이었다.
“물론입니다. 저희 매장에서는 어떤 것이든 판매가 가능합니다. 우선 이 표를 보시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매장 직원은 매장에서 준비하고 있던 컴퓨터의 사양과 금액에 대해서 모델별로 설명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사용할 만한 성능을 소개하기도 했다. 보통 아이들이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를 위해서 컴퓨터가 필요하기도 하고, 간단한 게임이나 웹서핑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보육원에는 원장 사무실에만 컴퓨터가 있었기 때문에 보육원 아이들이 상당히 불편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렇군요.”
기중은 열심히 설명하는 매장 직원에게 좋은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일을 열성적으로 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그래서 크게 문제없는 것 같아 구입하기로 했다.
“여기 이 데스크톱 세트 5대와 노트북 5대 구입하겠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비용과 세팅 비용까지 같이 지불할 테니 사용에 문제없도록 준비해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사장님.”
기중의 구입 의사 표현에 매장 직원은 더욱 기쁜 표정이 되었다. 최근에 나온 신제품으로 소개를 했고, 그래서 그런지 총 금액이 천만 원을 훌쩍 넘었다. 매장 직원은 기중이 시원시원하게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보고 역시나 말 걸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 그리고 주소를 알려드릴 테니 설치까지 부탁드립니다. 물론 배달 및 설치비도 지불하죠.”
기중은 보육원의 주소를 메모지에 적어 매장 직원에게 줬다. 그리고 곧 결제를 진행했다. 제품 비용과 추가금까지 넉넉하게 지불하여 빠른 시일 내로 마무리 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렇게 단 20분 만에 모든 것을 처리하고 기중과 석철은 매장을 나왔다. 그리고 다시 원래의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갔다.
목적한 카메라 매장에 도착한 기중은 주변의 매장들이 모두 카메라 전문 매장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들은 모여 있었다. 좀 전의 컴퓨터 매장도 그러했고, 중간에 핸드폰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기중이 찾아가고 있는 매장 앞에 도착했다. 임호경은 손님을 앞에 두고 열심히 설명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다른 매장들과 다르게 손님이 있는 것으로 보아 장사가 잘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내 손님은 매장을 나왔고, 임호경의 얼굴이 찡그러졌다. 아마도 판매에 실패한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기중과 석철은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매장을 지나쳐 화장실 쪽으로 가서 5분 뒤에 다시 매장으로 돌아와 보니, 매장에는 임호경 혼자 앉아있었다.
“안녕하세요. 형님.”
기중은 좀 전의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는 거처럼 웃으며 임호경에게 인사했다.
“아니. 이게 누구야? 기중이 아냐?”
임호경은 역시나 사람들을 상대하는 매장을 하는 만큼 확실히 표정의 변화가 빨랐다. 좀 전에 거의 판매가 되는가 싶었는데, 결국 실패하고 약간은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지만, 기중을 보는 순간 얼굴이 활짝 폈다.
“네. 형님. 볼일이 있어 들렸습니다.”
“그래. 이 근처에 일이 있었나 보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옷이 아주 멋진데? 어느 회사 사장님인줄 알겠어?”
기중은 임호경과 처음 만나서 연락처를 주고받을 때 명함을 받기만 하고 주지는 않았었다. 명함을 항상 챙기고 다니지 못하기도 했고, 어쩌다 보니 전화번호와 이름만 알려주게 되었다. 그래서 기중이 KG 스포츠의 사장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하하. 그래보이나요? 오늘 일이 있어서 옷에 힘 좀 주고 나왔습니다.”
기중과 같이 온 석철도 임호경에게 인사를 하고 매장에 있는 테이블에 같이 앉았다. 임호경은 자신의 매장까지 찾아와 준 게 고맙다고 하며, 특별히 맛있는 커피를 타주겠다고 요란을 떨었다. 기중은 그 모습이 참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형님, 제가 카메라를 좀 사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일부러 여기까지 온 거야? 안 그래도 되는데 말이야.”
임호경은 기중의 말을 듣고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작은 인연일 뿐이지만, 소홀히 여기지 않고 찾아와준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서 찾아왔다고 하니 기중이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당연하죠. 안 그래도 지난번에 들고 갔던 카메라도 형님을 미리 알았다면, 형님 매장에서 샀을 겁니다. 하하.”
“그래 말이라도 고마워. 어떤 제품을 생각하고 있는데? 지난 번 자네 카메라 같은 제품은 우리 매장에 없어서 말이야.”
임호경은 기중이 가지고 있던 카메라에 대해서 기억을 떠올렸다. 상당히 고가품이라 자신의 매장에서는 판매가 될 일이 없어 아예 들여 놓지를 않은 제품이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사용할 만한 제품을 찾고 있어요.”
“그래? 어디보자 그러면, 작고 가볍고, 조작하기 쉬운 제품이 어울리겠는데?”
아이들이 사용할 만한 제품에 대해서 임호경은 직접 몇 가지 모델을 들고 와서 보여주고 있었다. 최신 모델답게 반응속도도 빠르다고 하며, 간단한 사진을 찍는데 편리하다는 설명을 덧 붙였다.
“이 모델들도 괜찮은데요. 그리고 아이들이 사진을 취미로 사용할 만한 좀 더 전문적인 카메라는 어떨까요?”
기중은 보육원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점차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다양한 취미를 가지기를 바랐고, 그 중에 사진도 좋은 취미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또한 보육원 주변 환경도 사진을 찍기에 괜찮은 곳임이 떠올랐다.
“어디보자, 아이들이라 초등학생 애들은 힘들 테지만, 중학생 정도라면 어느 정도 가능하겠지.”
임호경은 이번에도 몇 가지 모델을 가져왔다. 고가의 제품은 아니지만, 유명 브랜드 제품이고, 또한 튼튼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진 모델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잔고장이 없는 제품이 아이들이 사용하기 좋다는 설명을 이었다.
“그럼, 형님이 추천해 주신 제품들 모두 구입할게요.”
기중의 말에 임호경은 깜짝 놀랐다. 지금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제품은 컴팩트형 카메라 3대와 DSLR 카메라 3대였다. 보통의 손님들은 1대를 구입하는 것이 보통이고, 그나마 1대를 판매하기 까지도 상당한 설명을 곁들여야 겨우 가능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간단한 설명만 듣고 구입하겠다고 한 말에 의문이 들었다.
“어디에 쓰려고 그렇게나 많이 살려고 그래?”
“하하. 제가 쓸 것들은 아니고요. 제 조카 녀석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하거든요. 그리고 제 조카가 꽤 많아요.”
보육원 아이들을 떠올리며, 기중은 조카라고 말했다. 아이들 전부에게 사주는 것보다 공용으로 쓰게 하는 게 아이들이나 원장님께서 덜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생각해서 수량을 조절했다.
“그렇구나. 그럼 내가 좋은 제품으로 예쁘게 포장해 줄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임호경은 오랜만에 얼굴이 활짝 펴져 신나게 제품을 세세하게 확인하며, 포장에 열을 올렸다. 기중은 주변 기기까지 넉넉하게 구입해서 넣어달라고 말했고, 임호경은 더욱 미소가 짙어지며, 더 빠르게 포장을 진행했다.
기중은 포장이 끝나자 신용카드로 계산을 했다. 총 금액이 800만 원 이 나왔고, 당연히 일시불로 계산을 완료했다.
“정말 고마워. 기중아. 내가 A/S 는 확실하게 해 줄 테니까. 문제 생기면 내 매장으로 전화하라고 조카들한테도 말하고 알았지?”
“물론이죠. 조카들에게 선물 줄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좋아지네요.”
그렇게 서로가 기분 좋은 얼굴로 포장된 카메라 박스를 옆에 두고 이번엔 녹차를 마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다.
“형님. 혹시 밀크 소속사에 대해서 좀 아세요?”
기중은 드디어 임호경을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 언급했다. 사실 기중은 임호경에게 밀크 소속사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용이 있는지 묻기 위해서 왔다. 그런데 좀 전의 상황도 있고, 기중의 즉흥적인 행동으로 PC도 구입하고, 카메라까지 구입하게 된 것이다.
“글쎄? 소문이야 여러 가지가 있긴 하지만, 사실인지는 정확히 모르는데. 왜?”
“소문이라도 좋으니 알고 계신점이 있으시면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형님.”
임호경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몇 가지 소문에 대해서 기중에게 말했다. 소문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실제 밀크 소속사에서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은 것들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밀크가 2년 전 데뷔할 때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소속사에서 공들여 준비를 했고, 방송사와 신문사에서도 우호적으로 대해왔다. 요즘 몇 년 동안 계속적인 추세가 섹시 걸그룹이었으므로, 귀여운 여동생 콘셉트를 지향하는 밀크는 다른 그룹들과 차별화 전략이 먹혀들었다.
그런데 1년 전부터 사장이 바뀌고 임원급이 교체되면서, 사정이 바뀌었다고 했다. 밀크의 신곡에 대한 투자가 많이 줄어들었고, 그래서 2년 동안 신곡도 발표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겨우 발표한 신곡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더욱 좋지 못한 소문은 밀크의 소속사에서 밀크를 상대로 개인 스폰서를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그게 정말이에요?”
“밀크 팬 사이트에 잠깐 올라왔다가 바로 삭제된 글이기는 하지만, 회원 대부분이 그 글을 확인했지. 어떤 회원이 게시글이 삭제되기 전에 미리 스크린 샷까지 찍어놨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