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44
00044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게시판에 올라왔던 글은 작성자가 밀크의 소속사에서 일하는 스텝이 사용하는 아이디였다. 그 스텝은 얼마 전 퇴사를 하기는 했지만, 팬 사이트의 회원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최근까지 밀크의 로드매니저로 일했고, 밀크의 일정이 있을 때마다 팬들의 응원을 부탁한다고 하며, 글을 자주 올렸던 사람이었다.
그 게시글에서는 최근 밀크가 신곡을 발표하고 활동하는 것은 개인 스폰서에게 인지도를 더욱 올리려고 하는 회사의 계획 하에 진행된 것이라는 폭로가 주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밀크 멤버 중에 가장 인기가 있는 연지를 개인 스폰서와의 미팅에 강제로 끌고 갔었다는 내용까지 포함이 되어있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라 대중매체에까지 퍼지지는 않았고, 팬 사이트 회원들도 자체적으로 언론에 노출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생겨나 아직까지 뉴스화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허허. 어쩐지 그 이사가 심상치 않게 보이던데.”
기중은 혼자말로 중얼거렸지만, 임호경은 바로 앞에 앉아 있어서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이사라니?”
“아. 아닙니다. 그냥 딴 생각 좀 했어요. 하하.”
기중은 아직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인수에 대해서 임호경에게 알리지 않기로 했다. 인수가 확정된 이후에나 알려줄 생각이었다. 오늘 이 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는 석철도 꽤나 화가 나 있는 것처럼 주먹을 꽉 쥐고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형님, 그럼 다음에 저녁한번 하시죠. 제가 크게 한 턱 내겠습니다.”
“무슨 소리야. 당연히 이 형님이 쏴야지. 오늘 물건도 많이 구입해줬는데.”
“하하. 아니에요. 제가 오늘 좋은 제품도 구입했고, 형님이 해주신 말씀도 잘 들었으니 제가 쏴야죠. 기대하세요.”
기중은 인사를 할 때는 밀크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임호경과 웃으며 악수를 했다. 그리고 매장을 빠져나왔다. 주차장까지 짐을 들어준다는 임호경의 말을 정중히 사양하며, 석철과 기중은 카메라 박스를 담은 큰 쇼핑백을 양손에 들고서 천천히 움직였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짐들을 트렁크에 옮겨 싣고 차에 올라탄 기중과 석철은 다시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돌쇠야. 우리가 꼭 회사 인수해야겠다.”
“네. 형님 제발 인수해주세요. 그런 회사에 그 어린 아가씨들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겠네요.”
이제 석철도 확실하게 기중의 노선으로 변경했다. 이미 반 이상 기울어져 있던 생각에 오늘 들은 내용 때문에 완전히 기울어지게 되었고, 어쩌면 기중보다도 더욱 화가 나 있는 석철이었다. 정말 생각 같아서는 당장 쳐들어가서 한 대 갈겨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석철은 원래 성격이 불의는 절대 못 참는 성격 때문이기도 했다.
“우선 컨설팅 업체에 연락해서 좀 전에 들었던 내용에 대해서 넌지시 얘기를 해봐. 절대로 밀크가 당한 거 말하지 말고, 알지? 잘 돌려서 물어봐. 요즘 그런 일 많이 일어나잖아.”
“당연하죠. 형님. 저도 그 정도 주변머리는 있어요. 걱정 마세요.”
“그래 믿어보마.”
둘은 그렇게 계속 심각한 표정을 풀지 못하고, 악의 구렁텅이에서 밀크를 꼭 구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음날 오전이 되어 기중은 석철이 집에 오자마자 바로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오늘은 밀크 소속사와 인수 협의가 오후에 예정되어 있고 오전부터는 컨설팅 업체의 담당자인 최 팀장과 KG스포츠에서 사전 회의가 약속되어 있어 아침부터 기중은 바빴다.
기중이 회사에 도착했을 때 비서실에는 골프선수인 오현승이 기다리고 있었다.
“형님.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하하.”
“어라! 현승이 아니냐?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전지훈련 끝난 거냐?”
KG스포츠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는 현승은 최근까지 두 달간 호주로 훈련을 위해서 스텝들과 같이 호주에서 머물고 있었다. 자연환경으로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고, 한국과는 정반대의 날씨를 보이기도 해서, 겨울에 접어드는 현재는 최고의 훈련장소 이기도 했다. 그래서 기중의 지시대로 훈련을 하고 있었다.
“네. 형님. 내일부터 시작되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어제 귀국했습니다.”
“아참 그렇지. 얼마 전에 보고를 받았는데. 깜박하고 있었다. 미안하다.”
기중의 사장실에 기중과 석철, 현승은 차를 마시면서 그 동안의 훈련에 대해서 현승에게 들으며, 기분 좋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럼 이번에는 우승하는 거냐?”
석철이 현승에게 농담조로 물어왔다.
“이번에는 꼭 해야지. 그래서 프로대회 초청선수로 데뷔할거다. 준비도 완벽하고.”
현승은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었다.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연습을 KG스포츠의 후원으로 제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도 있었고, 그 만큼 실력도 늘어 있었다.
“그럼 다행이고, 꼭 우승해라. 하하.”
기중과 석철도 현승에게 응원의 말을 전하며, 대회를 잘 치르기를 바랐다.
“현승아. 이번에 우승하면, 이 형님이 크게 보너스 주마. 꼭 우승해라.”
“하하. 형님 지금까지 후원해주시는 것을 보답하기 위해서 꼭 우승할 겁니다. 우승컵을 받게 되면 형님께 드리겠습니다.”
현승은 이미 기중의 추종자에 가까웠다. 자신에게 엄청난 후원을 해 줄 뿐 아니라, 부모님의 건강 문제가 호전되는 것에 막대한 도움을 받았다.
현승은 속으로는 기중을 평생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은 지 오래되었다. 특히나 최근에는 현승의 어머니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지셔서 이미 퇴원하여, 통원 치료를 받으며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었다.
아직 현승의 아버지는 의식이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병원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만큼 조금씩 몸 상태가 회복 되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현승과의 응원과 잡담이 30분정도 이루어졌고, 현승은 대회 준비를 위해서 제주도로 오늘 이동한다며, 기중에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기중은 현승을 담당하고 있는 이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본부장님 김기중입니다.
– 네. 사장님 이대철 본부장입니다.
– 다름이 아니라, 내일부터 현승이 대회가 진행되네요? 준비는 어떤지 궁금해서요.
– 제가 바로 사장님께 올라가겠습니다.
이 본부장이 기중에게 와서 준비 상황에 대해서 보고했다. 숙소나 기타 준비 상황은 이미 전부 준비 되었다고 했다. 물론 기중이 걱정할 만한 사항은 아무것도 없었다. 역시 이 본부장 또한 철두철미하게 일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역시 본부장님 일처리는 끝내줍니다. 대회 일정 동안 현승이를 최대한 지원해 주세요. 작은 것부터 선수에게 민감하게 반응할만한 것들은 미리 조심하시고요. 다시 한 번 만전을 기해주세요. 하하.”
“네. 알겠습니다. 사장님.”
이 본부장의 보고를 받고 나서 컨설팅 업체의 담당자가 도착했다고 석철이 보고했다. 기중은 바로 회의실로 이동하였다.
컨설팅 업체의 최 팀장은 어제 석철이 요청했던 사안에 대해서 브리핑을 시작했다.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는 자료를 제시하며, 설명을 이었다.
“어제 회의에 참석했던, 이사와 실장 그리고 사장에 대해서 조금 더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어제 같이 회의에 참석을 했기 때문인지, 최 팀장도 기중과 마찬가지의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사와 실장이라는 사람들의 태도와 말투가 상당히 거슬렸고, 또한 석철에게 따로 전화를 받을 상황이라서 자신의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밀크의 소속사에 대해서 소문을 수집했다.
“우선 밀크 소속사의 사장과 이사, 그리고 실장이 친척사이라고 합니다. 1년 전에 사장이 바뀌게 되었는데, 현재 사장의 부친이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그 아들이 사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최 팀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 중 중요한 내용은 현재의 사장이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소속사의 자금사정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아마도 공금 횡령이 원인으로 짐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사와 실장은 가수 소속사의 임원급 지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전혀 관련 없는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들로 사장이 데려온 낙하산 인사라는 것이었다. 결국 사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서 수장이 교체되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라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냈다.
최 팀장은 밀크 멤버의 개인 스폰서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며, 시간이 촉박하여 완벽하게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을 끝냈다.
‘다행이구나. 소문이 나지는 않았구나.’
기중은 속으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에게 좋지 못한 스캔들 기사가 나게 되면, 걸그룹 같은 경우에는 더욱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죽하면, 최정상급 아이돌이 스캔들 기사가 나면 사실이건 아니건 무조건 부인을 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었다.
기중과 일행은 점심 식사를 같이하고, 카페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며, 회의를 준비하고 밀크 소속사에 도착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건물에 들어왔고, 직원의 안내를 받아 회의실로 들어왔다.
어제와는 많이 다른 회의실이었다. 외부 손님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꾸며놨는지, 밀크의 홍보용 포스터도 보이고, 꽤나 고급스런 모습이었다. 기중의 폭탄선언으로 인해서 밀크 소속사에서도 기중에 대한 예우가 바뀐 것이었다.
그리고 기중이 도착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밀크 소속사의 사장과 이사, 실장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기중이 밀크 소속사 사장을 보고 느낀 첫 인상은 능구렁이 같다는 느낌이었다. 이미 나쁜 선입관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얼굴에 개기름이 번들거리고 있어, 느끼한 웃음을 보인다고 생각했다. 우선 간단한 소개를 하고 자리에 앉아서 직원이 차를 준비해 주는 동안 간단한 인사말이 오갔다.
“그럼 회사 인수에 대해서 다시 협의를 시작해 볼까요? 어제 제가 50억 원을 제시했는데, 여기 계시는 이사님께서는 결정을 못하시더군요. 이제는 사장님도 나오셨고, 결정이 되었습니까?”
이미 그에 대해서 어제 늦게까지 요모조모 따져보았던 밀크 소속사 사장과 이사는 느긋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있었고 옆에 있는 실장이 기중의 말에 대답했다.
“저희 회사는 50억 원에 회사를 매각할 의사가 없음을 전해 드립니다.”
실장은 자신이 마치 사장이나 된 것처럼 거드름을 피우며 말을 전했다. 물론 옆에 앉아 있는 사장의 지시로 인한 행동이었다. 최대한 상대편에게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을 하도록 이미 사전에 말이 오갔고, 그것은 일종의 계략이었다.
기중에게 좀 더 높은 금액으로 회사를 매각하기 위함이었다. 어제 막무가내 식으로 가격을 올려버렸던 기중의 행동으로 그러한 결론에 이르렀다.
실장은 생긴 것도 쥐상이고 말하는 것도 간사하게 들려 그러한 일에 적합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 앞에서 듣고 있는 기중의 얼굴만 봐도 그들의 모의가 성공적으로 보였다.
“그럼 도대체 얼마를 원하시는 겁니까?”
그들의 의도대로 기중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석철은 자신의 화를 꾹꾹 눌러대기에 바빴다.
그렇게 잠시간의 정적이 흐르는 상태에서 간사하게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편안하게 앉아 있던 밀크 소속사 사장의 말이 이어졌다.
“우리 회사의 평가 가치가 잘못 되어 있습니다. 잠재적으로 아주 뛰어난 연습생도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번에 뛰어난 작곡가도 영입이 거의 완료단계에 있습니다. 말을 안 해도 아실 테지만, 밀크는 국내 최정상급 걸그룹입니다. 어떻게 겨우 그 금액으로 평가를 하는 건지 도대체 그렇게들 판단을 못하는 건지 궁금하군요.”
사장은 기중과 컨설팅 업체의 최 팀장을 쳐다보며 말을 했고, 마지막은 최 팀장을 뚫어지게 보면 말을 끝냈다. 컨설팅 업체의 평가 금액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최 팀장은 냉정한 표정이 되었다. 자신은 이런 일에 경험이 매우 많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었다.
“김 사장님 저쪽에서 하는 말을 신경 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대게의 경우 매각을 하려는 업체는 당연히 자신들의 가치가 높다고 변명을 합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밀크 소속사에 대해서 완벽하게 분석을 했고, 특히나 이쪽 업계의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정확한 기업 가치를 산정하였습니다.”
최 팀장은 기중에게 주요 쟁점에 대해서 간결하게 설명을 했다. 기중도 최 팀장의 말에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이미 전해 받았던 자료가 증명을 해주는 상황이었다.
‘그래. 이거 좀 더 받아보자고 이러는 것이겠군.’
기중은 상대편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50억 원이라는 금액도 상당히 부풀려진 금액이었는데 상대는 그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기업 가치가 얼마나 된다고 판단하시는 겁니까?”
기중은 밀크 소속사 사장을 바라보며, 다소 여유를 찾고 질문을 했다.
“흠. 우리 판단으로는 최소 70억 원 이상입니다. 물론 실무자까지 인수 대상으로 하신다면 더 올라가겠지요.”
기업의 인수 대상에서는 임원은 제외되고 실무자들은 포함이 되는 것이 통례였다.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이 아니라면,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인수금액에 포함이 되는 것이지 따로 옵션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밀크 소속사 사장은 태연하게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요? 그럼 임원들 제외하고 직원들 포함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한 10억 원이라도 추가하시려고요?”
“당연한 말씀입니다. 가수를 만들기 위한 노하우도 당연히 값어치가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편하게 말씀드리죠. 저희가 제시하는 인수금액은 최종적으로 80억 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