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56
00056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기중은 아주머니의 황당한 반응에 한순간 자신이 잘못들었는 줄 알았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런 반응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황당함 이후에는 분노였다. 이제는 화가 너무나 지나쳐 그 한계를 벗어났다. 그 때 특이한 기운이 한 번 더 기중을 머릿속에서 작용하고 있었다.
기중은 여전히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화가 너무 지나쳐서 오히려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좀 전부터 똑같은 막무가내 식 반응과 사람을 내려다보는 시선 때문에 상대방이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면, 보험사를 부르던지 경찰을 부르던지 하시지요. 분명 CCTV 에 정확히 찍혔을 테니 나중에 확인될 일이니까요.”
“부르라면 못 부를 줄 알아! 어디서 사기질이야! 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도망가지나 마!”
아주머니는 내심 기중이 차분하게 반응해 오자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 걱정을 날려버리려고 하는지 더욱 큰소리를 치며 삿대질을 했다. 그리고 백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내 아들이 올 때까지 거기서 꼼짝 말고 있어. 여자라고 말도 안되는 돈을 요구하는 것 같은데, 내가 당신 사기죄로 처넣어 버릴 테니까. 사람을 봐가면서 사기를 쳐야지 원. 어디서 감히.”
그렇게 일방적으로 기중에게 통보하듯이 말을 하고 아주머니는 차량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기중은 이 황당한 상황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지체되고 있지만, 그나마 말이라도 통하는 사람이 오길 바랄 뿐이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분한 일이지만, 일단은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20여분이 흐르고 유명 슈퍼카가 기중의 근처의 주차장으로 들어왔고, 슈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문제의 아주머니 차량으로 다가왔다. 남자가 다가온 것을 봤는지, 아주머니는 차에서 내렸고, 남자가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엄마, 무슨 일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사기 당하는 것 같아 불렀어, 아들.”
“뭐라고? 사기? 누가?”
아주머니의 말을 들은 남자도 흥분해서 그런지 목소리가 커졌고, 아주머니가 기중을 바라보자 따라서 바로 옆에 서 있던 기중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 사람이야?”
“맞아. 내가 저 쪽 차를 조금, 아주 조금 부딪쳤는데, 글쎄 수리비용이 2300만원이라고 하잖아. 그게 말이 되니? 무슨 금덩어리로 만든 차도 아니고, 내차만큼 비싸보이지도 않는데, 아들이 확실하게 본 떼를 보여줘. 다시는 사기질 못하도록 말이야. 알았지?”
아주머니는 차에 대해서 단순히 운전만 할 줄 알았고, 자신의 차량 가격만 알 뿐이지 남의 차에 대해서 전혀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했기에 기중의 입장에서 보면 어이없는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 한심한 작태를 바로 앞에서 보고 있자니, 저절로 고개가 흔들어졌다.
자신의 엄마가 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남자는 기중을 째려봤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차량으로 시선을 돌렸고, 최대한 냉정해 보이던 표정이 순간 멍해 보이는 상태로 변화되었고, 눈도 더욱 크게 뜨고서는 기중의 차로 다가왔다. 기중에게는 아무런 말도 없이 잠시 차 주위를 돌며 살피더니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엄마! 진짜 엄마가 저 차에 사고 낸 거야?”
“응. 그런 것 같아. 난 전혀 느낌이 없었는데, 저 사람이 그렇게 말하더라고, 그리고 CCTV까지 확인하자고 하는 걸 보니 내가 한 게 맞는 거 같아. 아들 얼마면 될까? 2300만원이라는 헛소리가 진짜는 아니겠지?”
“흠.”
아주머니의 아들은 기중의 차량을 알고 있었다. 대략적인 가격이 5억 원 이상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차 가격에 비례해서, 범퍼 하나만 해도 그 수리비용이 상당히 높다는 것도 짐작이 갔다. 그래서 표정이 굳어지면서 자신의 엄마에게 조용히 말했다.
“아마도, 저 쪽에서 말한 게 사실일지도 몰라. 저 차 상당히 고급차야.”
“뭐라고? 정말이야? 사기 아니고?”
“어. 이번 일은 어쩔 수 없어. 엄마가 사고 낸 거면, 보험사를 부르는 게 좋을 거야. 내가 부를게.”
남자는 곧바로 보험사를 부르는 통화를 했고, 그 이후에 잠시 아주머니와 대화를 하더니, 기중에게 다가왔다. 남자가 기중을 살짝 살펴보며, 외모를 우선 평가를 하고 있었는데, 차량을 제외하고는 볼품없어 보였다. 그래서 혹시나 저 비싼 차량이 이 남자의 소유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고, 우선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사과는 뒷전이고, 우선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인지 확인하는 절차였다.
“지금 보험사 불렀습니다. 오면 처리하죠.”
“그러죠.”
“근데 혹시, 이 차 본인 차 맞나요?”
“네. 제 차에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기중의 말을 듣고는 남자는 바로 표정을 풀었다. 이제는 미소까지 살짝 보이고 있었다. 이 정도 급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람을 절대로 나쁜 관계로 이끌어 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하. 아니에요. 제가 차에 관심이 많거든요. 이 차 아마 5억 원이 넘죠?”
“6억 원 주고 샀죠.”
그 말을 들은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스러운 표정을 보였고,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주머니는 울상이 되어 버렸다. 차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에 사고처리를 위해서 필요한 수리비에 대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가격이 나왔기에 그렇게 되었다.
“아들! 어떻게 해. 이번에도 사고 내면 네 아버지가 차를 압수한다고 했는데.”
일반적인 사고라면, 현금으로 쥐어주고, 가족들이 모르게 처리라도 할 수가 있는데, 이번 사고는 도저히 가족들 모르게 할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 아무리 돈이 많은 집안이라고 해도, 수천만을 현금으로 처리하기는 아까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보험이었기 때문에 선택은 하나밖에 없었다.
남자는 잠시 엄마를 돌아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워낙에 이런 일이 잦아 이번에는 정말 차를 압수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거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우리 엄마가 워낙 운전이 서툴러서요. 면허 딴지 벌써 4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초보에요. 특히 주차는 정말 못하죠.”
“네.”
아직까지 기분이 좋지 못했지만, 기중은 일단 아들이라는 사람이 와서, 사과하는 말을 했기에 조금은 기분이 풀렸다. 만약 아들까지 아주머니와 같은 반응이었다면, 이렇게 말을 받아주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저는 김기호라고 합니다.”
자신을 김기호라고 밝힌 남자는 기중에게 명함을 하나 내밀었다. 명함에는 대명기업 김기호 실장이라고 적혀있었다. 당연하게도 기중은 알지 못하는 기업이었고, 특별한 생각도 없었다.
“네. 김기중입니다.”
“하하. 저랑 이름이 비슷하시네요.”
김기호는 기중의 차량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구경을 해봐도 괜찮은지 물었고, 기중의 승낙으로 운전석에 앉아 보는 둥 마치 시승식을 하는 것처럼 요모조모 살펴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기중을 단지 고급차를 타고 다닐 정도로 재력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예의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차에 대해서 워낙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어차피 기다리는 시간도 필요했다.
20여 분 후에 보험사 직원이 도착했고, 바로 수리에 대한 안내를 받은 기중은 오늘 당장 보육원에 가야했기에 월요일에 차를 수리 맡기기로 했다. 차량 운행에 안전상으로 크게 문제 되지 않았기에 그렇게 판단했고, 보험사 직원에게 말했다.
“하하. 다시 한 번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명함 한 장 주시겠습니까? 나중에라도 제가 사과의 의미로 한 턱 쏘겠습니다.”
김기호는 넉살이 상당히 좋아 보이는 말투와 행동으로 기중에게 말했고, 이제는 사고처리가 완료되었기에, 나중을 위해서라도 연락처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기중도 명함을 건네줬다.
기중은 마트 내부로 향했다. 작은 사고 때문에 시간을 지체했기에, 빨리 물건을 구입해야 시간 맞춰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 마음이 급해졌다. 빠른 발걸음으로 스포츠 용품 코너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고객님. 무엇을 찾으시나요?”
매장의 직원은 기중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나타나더니 미소와 함께 친절한 말투로 기중을 맞이했다.
“아이들에게 줄 자전거를 사려고 하는데요. 중학생과 초등학생 녀석들이에요. 수량은 20대 정도고요.”
“네. 고객님 자전거 말씀이시군요. 이쪽에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역시 럭셔리 마트답게 고급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왔다. 상당한 가격을 붙이고 있었기에 기중은 고민되었다.
‘아이들에게 너무 비싼 자전거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겠는데. 역시 자전거는 막 타고 다닐 수 있는 게 좋을 텐데 말이야.’
“아이들이 부담 없이 타도 괜찮을 만한 저렴한 자전거가 있나요?”
직원은 기중의 말에 갑자기 표정이 살짝 변했다. 처음 수량을 말할 때만해도 오늘 매상 좀 올리겠거니 생각했지만, 저렴한 것을 찾는 다는 말에 실망스러울 뿐이었다.
“하하. 고객님, 여기는 럭셔리 마트입니다. 싸구려 자전거는 당연히 없죠. 럭셔리 마트 처음오세요?”
기중은 럭셔리 마트에서 처음으로 당해보는 직원의 무시하는 말투가 상당히 거슬렸다. 어떤 매장을 가더라도 항상 친절하게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만 보아왔던 터라 혹시나 잘 못 들어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럭셔리 마트인건 아는데요. 그런데, 싸구려라는 기준이 도대체 뭔가요?”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희 스포츠 용품점에서는 최상급 품질과 명성을 가진 제품들만 취급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서 원하시는 제품은 다른 마트를 찾아보세요. 저는 바빠서 이만.”
한 번 더 황당한 매장 직원의 대답과 행동에 기중은 할 말이 없었다. 이러한 경험은 처음이기도 했고, 직원은 벌써 기중에게서 관심을 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머, 고객님. 안녕하세요.”
기중이 자주 들렸던 전자제품 매장의 허 주임이 기중을 알아보고 인사를 해왔다.
“아. 허 주임님 안녕하세요.”
“제품 구입하시려고 하시나 봐요? 그런데 안내 직원은 아직 안 나왔어요?”
“그게….”
기중은 좀 전의 상황을 짧게 설명했다. 허 주임은 기중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럭셔리 마트에서는 준비할 수 있다고 했었기에, 약간은 하소연 하듯이 말하고 있었다.
“정말이세요? 잠시만요. 제가 알아볼게요.”
허 주임은 바로 매장 안쪽으로 직원들이 대기하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바로 좀 전에 불친절한 직원과 같이 나오고 있었다.
“고객님.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고객님께서 원하시는 물건은 바로 준비해 드릴 테니까, 저희 직원의 실수를 용서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허 주임은 직원과 같이 서서 기중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해왔다.
“아니, 허 주임님이 죄송해 할 것 까지는 없는 일인데요.”
“아닙니다. 고객님, 저희 럭셔리 마트의 직원이 한 잘 못은 저희 직원 모두가 책임질 일입니다.”
허 주임이 단호한 말투로 기중에게 말했고, 긴장된 표정과 딱딱하게 굳은 몸짓으로 같이 고개를 숙이던, 직원도 한마디 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찾으시는 물건은 최대한 빨리 준비하겠습니다.”
허 주임은 얼마 전에도 기중에게 상당한 금액의 제품을 판매 했다. 기중이 새롭게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필요한 각종 전자제품도 기중의 말 한마디로 럭셔리 마트에서 구입하게 되었고, 또한 보육원에서 들어가 있는 제품도 납품을 했었다.
금액으로 따지자면, 수억 원 정도 매출을 기록했기에, 상당히 기중에게 감사한 마음도 가지고 있었고, 계속해서 거래를 유지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던 상태였다. 그랬기에 지금도 비록 다른 매장의 직원이었지만, 같은 회사의 상사로서 부하 직원에게 말을 전했고, 지금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럼, 일단 오늘 바로 배송이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제가 직접 나서서 처리할 테니 고객님께서 아무런 걱정 마십시오.”
허 주임은 끝까지 기중의 말에 미소를 보이며, 대답을 했고, 당연히 준비를 할 생각이었다. 기중은 그 모습에 조금은 기분이 풀렸고, 곧 바로 자전거 구입에 대한 대화를 시작했다.
‘휴. 힘드네.’
기중은 자전거 구입에 대한 일을 마치고, 바로 물품 구입을 진행했다. 마트의 카트로 2개를 꽉 채운 분량으로 화장지와 세제들을 구입했고, 막 차에 싣는 것을 완료했다. 비록 고가의 제품들은 아니지만, 차를 가득 채운 물건들이 기중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