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61
00061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이미 석철은 내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기중이 요구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투자자가 직접 업체의 제안을 듣고 투자의 여부를 결정할 수가 있는 상황으로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다. 이미 2곳의 업체들은 투자 제안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빠른 시간 내에 회의가 결정될 것이었다.
회의실로 향하고 있는 기중은 이미 밀크 멤버들의 대답을 예상할 수 있었다. 오전에 연지가 기중에게 언급하기도 했고, 상황상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었다. 특히나 기중의 제안은 밀크 멤버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고, 기중의 회사에서 거의 대부분의 소요비용을 지불하는 형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럼, 모두 저의 제안을 받아들여 주시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밀크 멤버들의 부모님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기중에게 동의를 표했다.
“그럼 바로 소송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저희 로펌에서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한 변호사의 말을 모두가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법정 싸움이 그렇게 깔끔하다고는 할 수 없다. 시일도 오래 걸리고, 쌍방간의 이해득실까지 따지다 보니,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느낌이 들게 했다.
“그리고 밀크의 전 소속사와 깨끗하게 일이 끝나고 나서 멤버들과 계약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그 때까지 저희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편안하게 언제든지 연습실 사용에 대해서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계약하시죠. 이미 저희끼리 협의했어요.”
“그 부분은 제가 설명을 드리죠.”
한 변호사는 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기중에게 양해를 구하고 직접 설명을 시작했다. 오늘 멤버들의 동의를 받아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되면, 늦어도 한 달 안에 그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그 이후에 계약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도록 했다.
매끄럽게 회의가 진행되어 모두가 미소를 지으며 마무리가 되었다. 본격적으로 소송이 시작되었기에 모두들 각오를 다지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기중도 회의실을 나와 사장실로 돌아와 계속해서 보고서를 살피고 있었다. 한 동안 머리가 복잡한 일을 겪어서 그런지 집중이 되지 않아 잠시 차를 한잔 하면서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석철의 안내를 받아 밀크의 멤버들이 사장실로 들어왔다.
“어서 와요. 할 말이 있나요?”
기중은 미소를 보여주며, 멤버들을 맞이했고, 아직까지는 어색한 모습들로 기중에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일단 앉죠.”
멤버들은 자리에 앉아서도 말을 시작하지 못하고 쭈뼛거리고 있었다. 기중도 멤버들과 이런 자리에서 앉아 있는 것에 대해 조금은 들뜨는 마음이 들었는지, 시선을 제대로 두지 못하고 찻잔에만 머물고 있었다.
“사장님,”
분위기상 멤버들이 말을 못하고 있자, 리더인 연지가 나섰다.
“네. 말하세요.”
기중도 연지가 그나마 편한 입장이라 연지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저희 멤버 모두 사장님께 감사인사를 전해 드리려고 왔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멤버들 모두 합창하듯이 말을 이었고, 기중은 다시 한 번 뿌듯한 기분이 되었다.
“앞으로 힘들겠지만, 조금만 참고 버텨 봐요. 알았죠?”
“네!”
멤버들도 조금은 안심이 되는 상태였고, 기중의 행동들에 대해서 연지에게 들었기에 나름대로 기대를 하는 부분도 있었다. 기중과 멤버는 별 다른 말을 아직은 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어색한 상태로 인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늦은 오후가 되어 기중은 육종태의 전화를 받았다.
– 종태 형님, 안녕하세요. 하하.
– 그래. 기중 아우 잘 지냈어? 계약했던 차량이 출고가 되어서 이렇게 전화를 했어.
– 정말요? 일찍 나왔네요.
– 내가 특별히 기중 아우를 위해서 힘 좀 썼지. 하하.
– 감사해요. 형님.
– 내가 더 고맙지. 내가 회사로 차량들을 가지고 갈까? 지금 탁송차에 그대로 실려 있으니 바로 이동이 가능해.
– 그래요? 그럼 회사로 부탁드릴게요.
전화통화를 끝낸 기중은 조금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이용할 차는 아니지만, 회사의 중역들에게 지급할 차량이기 때문이었다. 고생하는 임원들에게 편안함과 안전을 보장해주는 고가의 차량을 지급하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1시간 후에 기중이 계약했던 차량 4대가 모두 주차장에 들어왔다. 기중은 석철에게 연락해서 본부장들과 고 이사를 호출했다. 현승에게는 따로 연락해서 오도록 했다.
잠시 후에 모두가 주차장으로 모였다. 현승은 아직 연습이 끝나지 않아 나중에 오기로 했고, 이유를 알지 못하고 사장의 호출이라는 말만 듣고 내려와 있는 본부장들과 고 이사는 궁금한 얼굴들이었다. 회의를 주차장에서 할 턱이 없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와 있었다.
“자. 받으세요.”
기중은 잠시 뒤에 임원들이 놀랄 표정을 상상하며, 조금은 음흉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차량용 스마트키 전했다.
“이게 뭔가요?”
기중에게 전달을 받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뭘 의도하고 있는지 궁금한 표정으로 고 이사가 기중에게 의문을 표했다.
“자 각자 받으신 키의 버튼을 눌러보세요.”
각자 기중이 말하는 대로 자신에게 전해진 키를 조금의 간격을 두고 눌렀다. 바로 옆에 서 있는 근사한 차량에서 각기 경쾌한 알림음이 나오고 있었다.
“사장님. 혹시.”
“아마도 상상하고 계시는 게 맞을 거예요. 지난번에 물어봤었던 색으로 준비를 해 봤어요. 하하.”
다들 얼떨떨한 마음이 되어 기중과 차량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기중이 말한 의도를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들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하하. 정말 감사합니다. 사장님.”
“일단 업무용 차량으로 회사 소유로 되어있기는 하지만, 제가 드리는 보너스라고 생각하세요. 특히나 고 이사님은 업무 때문에 워낙 출장이 많기도 하잖아요. 나머지 본부장님들도 마찬가지고요.”
기중이 회사 소유로 차를 준비해준 것은 개인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회사에서 그들에 대한 예우 차원이기도 했다.
“그런데, 사장님.”
고 이사가 기중에게 다가오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네. 고 이사님. 말씀하세요.”
“제가 지난번에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차량 색이 빨간색인건 좀 부담스럽게 보이네요.”
“그러세요? 전 깜짝 놀라는 이벤트로 준비한 거라 차에 대한 말하기가 어려웠어요. 지금이라도 바꿔드릴까요?”
기중은 정말 단순하게 바꿔줄 생각도 가지고 있었기에 그렇게 대답을 했다. 그러나 대답을 듣는 고 이사는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정해져 있는 색을 바꾼다는 것은 새로 차량을 구입해야 한다는 뜻이었으므로 차마 그렇게까지 해 달라고는 할 수가 없었다.
“아닙니다. 사장님. 빨간색도 좋은 걸요. 여기에 우리 KG엔터테인먼트 스티커를 부착하면, 돌아다니는 광고판이 될 수도 있겠네요. 대중들 눈에도 잘 띠고 말이에요.”
고 이사는 좋게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벌써 출고를 받은 상태이기도 하고, 기분 좋게 웃고 있는 기중의 심기를 괜히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다행이네요. 그래도 혹시나 나중에 색깔 때문에 불편하시면 말씀하세요. 알았죠?”
“네.”
최 본부장과 이 본부장도 각기 자신이 원했던 색깔의 차량에 올라타 보기도 하고 외관을 살펴보면서 서로 웃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완전히 동일한 모델이었고, 차량 색만 다른 상태였기에 둘은 똑같은 대우를 받는 상태였다. 그래서 위화감이 느껴질 꺼리는 전혀 없었다.
“사장님, 정말 제가 타고 다녀도 되는 건가요?”
최 본부장은 다시 한 번 확인 차 기중에게 물었다.
“당연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의미의 선물이니 본부장님 개인 차량으로 생각하시고 타고 다니세요.”
기중에게 재차 확인까지 받은 최 본부장과 이 본부장은 연신 기중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각기 시승을 해보고자 일단 차를 타고 주차장을 벗어났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기중은 석철과 같이 사장실로 올라왔다.
“너도 새 차 필요하냐?”
어째 석철의 표정이 뚱한 모습이었기에 기중은 내심 석철이 부러워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아니에요. 사장님. 일개 비서가 어찌 본부장님들이나 이사님과 같은 차를 바라겠어요?”
기중이 생각하고 있던 것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석철은 부러워하는 티를 내면서도 말로는 아니라고 하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기중은 장난끼가 생겼다.
“그럼, 당연하지. 일개 비서가 저런 외제차를 끌고 다니면 욕먹지. 암.”
“에이. 형님!”
“인마, 너는 나중에 조카가 태어나면 그 때 기대하라고, 지금은 그냥 네 차타고 다녀. 돈 아껴 야지 안 그러냐?”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 부럽네요. 남자는 역시 차가 좋아야 자신감이 붙는 건데.”
“쯧쯧.”
“원하는 차 있으면 생각해 놔라.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너도 한 대 사주마. 이제 됐냐?”
“넵! 형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어서 들어가시죠. 제가 맛있는 차 한 잔 타 드릴 테니까요. 하하.”
기중의 대답에 기분이 다시 바뀐 석철은 깍듯한 자세와 표정으로 기중을 상대했고, 둘은 다시금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며칠 뒤 기중은 약속시간에 맞춰 고급 일식집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서울 외각 지역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시간이 걸려서 왔지만, 아직 약속시간 10분 전 이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예약자의 이름을 대고 정원이 바로 보이는 풍경 좋은 룸으로 안내를 받아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김 사장님.”
“안녕하세요. 김 실장님.”
기중이 인사하고 있는 김 실장은 얼마 전 차사고 때문에 알게 된 대명기업의 김기호 실장이었다. 기중의 차 수리 때문에 지금 입고 상태에 있었고, 그랬기에 상대방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김기호는 어제 기중에게 연락해서 약속을 겨우 잡았다.
처음에 기중은 그다지 내키지 않아 거절을 했지만, 김기호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잡고 이 자리에 나오게 된 것이었다. 첫 만남 자체가 그다지 유쾌하지도 않았고, 차 사고를 낸 상대방이라 그러했다. 그런데 사과의 의미를 계속해서 얘기하자 결국 거절하지 못했다.
“김 사장님, 차 수리는 문제없지요?”
“네. 수리업체에서 일주일 정도 걸릴 거라고 하더군요.”
둘은 그렇게 인사를 끝내고, 식사를 시작했다. 특별히 말할 대화 내용이 많지 않아, 그저 김기호가 말하는 내용을 기중은 들어주는 형태로 식사가 진행되었다.
“그럼, 지금은 렌트카 타고 다니시겠네요?”
“네. 그렇죠. 이왕 렌트하는 김에 F사 스포츠카를 렌트했어요. 오늘도 타고 오는데 정말 달리는 맛이 있더군요.”
“오호. 정말요? 모델이 어떤 거죠?”
“글쎄요. 모델까지는 제가 잘 모르겠네요. 최신 모델이라고만 들었는데.”
기중은 구입한 차도 아니고, 렌트한 차이기 때문에 자세한 모델까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렌트 업체에서 듣기는 한 것 같은데, 그 설명에 그리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서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다.
“제가 스포츠카에 취미가 있거든요. 주말에는 동호회 사람들이랑 스피드를 즐기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에 나가고 있어요.”
“그러시군요.”
기중은 지금까지 크게 관심을 두는 분야가 아니었기에 그냥 흘려들었다. 어차피 오늘 보고 더 이상 그다지 관계가 될 일이 없었기에, 그냥 예의상 대화 상대가 되어줄 뿐이었다.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 김기호의 스포츠카들에 대한 이야기와 동호회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게 이어졌다. 기중도 조금씩 호기심이 동했기에 질문하는 말이 늘어나고 있었다.
“정말요? 가격이 그 정도나 해요?”
김기호가 방금 말한 내용에 대해서 기중도 호기심을 많이 보였기에, 김기호는 더욱 신나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그렇죠. 30억 원이면 정말 비싼 편이죠. 물론 더 고가 모델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보통 한정판으로 나와서 구입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죠. 그리고 가격도 부담되기도 하죠.”
“그렇군요. 그럼 대회를 열기도 하는 거예요?”
“대회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고요. 저희 동호회 사람들끼리 그냥 즐기는 차원이죠.”
“일반 도로에서는 문제가 될 텐데요.”
“물론이죠. 저희도 그 정도는 생각하고 있죠. 일반 도로에서 그렇게 하면, 완전 폭주족이죠. 저희는 레이싱 파크의 대회가 없는 날에 임대해서 하니까요.”
“그렇군요. 저도 조금 관심이 생기네요. TV에서만 보던 일이라 꽉꽉 막힌 도로를 달리다 보면 정말 가끔은 원 없이 달려보고 싶기도 했거든요.”
“그럼 김 사장님도 한 번 나와 보실래요? 마침 이 번 주 주말 오전이 동호회 모임이거든요.”
“글쎄요. 제가 가도 되는 자리인지 모르겠네요.”
“하하. 물론 괜찮습니다. 제가 이래봬도 동호회 부회장이거든요. 충분히 괜찮습니다. 하하.”
기중은 그저 호기심에 한 번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계속적인 김기호의 부추김에 약속을 했고, 장소와 시간까지 들었다. 그리고 둘은 기분 좋게 이야기를 끝냈고, 오늘의 만남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