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65
00065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그 때 코스로 다시 한 번 차량이 등장했다.
기중은 지금 코스로 들어서는 차량을 보고 의아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인 스포츠카의 형태가 아닌 정말 레이싱 대회에나 나올법한 모양새를 가진 차량이었기 때문이다.
“킹이 나왔나 보네요. 오늘은 얼마나 기록 단축 가능한지 기대되는데요.”
주행을 마치고 관람석으로 들어온 김기호가 기중에게 설명을 했다.
“아. 기호 씨 정말 대단해요. 1위로 올라섰잖아요.”
“하하. 고마워요. 그래도 역시 킹한테는 안 되죠. 일단 주행을 지켜볼까요?”
막 주행을 시작하는 킹의 차량은 정말 다른 차와는 급이 다른 듯이 보였다. 가속도가 기중에게도 느껴질 정도로 맹렬한 질주를 하고 있었다.
“킹의 차량은 솔직히 사기나 다름없죠.”
“네? 사기요?”
“그래요. 우리들이 몰고 있는 자동차는 일반도로까지 주행을 하기 때문에 스피드에 있어서는 손해 보는 부분이 있어요. 그러나 킹의 차량, 즉 F1 머신은 정말 달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차라고 할 수 있죠.”
김기호의 설명을 듣는 기중은 이제야 지금 코스를 주행하고 차량이 그 유명한 F1 머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몇 가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바로 이어지는 김기호의 말에 그 의문은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었다.
“F1 머신은 지상에서 가장 빠른 차로 인식이 되어 있죠. 실제로 최고 시속으로만 따지자면 최고는 아니지만, 곡선 구간과 직선 구간이 존재하는 레이싱 코스를 주행하는 차량에서는 단연 최고라 할 수 있어요.”
“그렇군요. 그런데, F1 머신을 일반인이 구매할 수도 있는 건가요?”
“물론 현 세대의 차량은 불가능하겠죠. 몇 년에 한 번씩 새로운 엔진과 디자인이 변경된 F1 머신이 나오면 그 이전의 구세대 차량은 암암리에 판매가 되고 있나 봐요. 아마도 레이싱 광이라고 할 수 있는 킹은 그 쪽이랑 선이 닿아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략적으로 그렇게 알고 있어요.”
“그래도 가격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흠. 아마도 현 세대의 F1 머신들의 차 가격만 따지고 들면 가뿐히 100억 원은 넘어갈 거예요.”
“우와. 정말 대단하군요.”
“킹이 구입한 구세대 머신도 꽤나 고가 일 거예요. 정확한 금액은 언급을 안 해서 모르겠네요.”
“그렇군요.”
김기호의 설명을 들으면서 눈은 계속해서 코스를 보고 있던 기중은 이제 막 타임 어택을 시작하는 F1 머신을 볼 수 있었다. 연습 주행보다도 조금 더 빨리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째 점점 빨리지는 것 같네요.”
“하하. F1 머신은 여기 앞 직선 구간에서 시속 300km를 가뿐히 넘기죠.”
“정말 대단하군요.”
“하긴 F1 머신도 대단하지만, 솔직히 전 킹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나이도 꽤 많으신 데도 불구하고, 저희보다도 스킬과 체력이 뛰어나지요. F1 머신은 전 무섭고 힘들어서 도저히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하하.”
어느 사이 벌써 한 바퀴 타임 어택을 끝낸 킹의 기록이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었다. 현재까지 1위였던 김기호의 기록과는 5초 이상의 차이를 벌리며 당당하게 1위로 올라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할 말이 없게 만드는 군요. 5초 이상이나 벌어지다니.”
“저희야 매번 겪는 일이라 별 신경 쓰지 않아요. 어차피 기록은 킹을 제외하고 순위를 매기거든요. 킹의 F1 머신과 운전 실력이 다들 사기라고 생각해서 아예 킹은 번외로 치부하고 있죠. 하하.”
다들 관람석을 벗어나 차량들이 대기하는 장소로 이동하고 있었다. 김기호의 말로는 간단한 시상식이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김기호에게 작은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우승컵을 건네주는 킹의 모습에 회원들이 저마다 환호성과 박수를 치고 있었다. 기중도 왠지 뿌듯한 느낌을 받으며, 열렬히 박수 부대에 합류하고 있었다.
그렇게 간단한 수상식이 끝나고 다들 간단한 다과와 음료수를 마시며, 오늘 주행에 대해서 열을 올리며, 대화를 하고 있었고, 기중도 김기호와 대화를 나누던 중에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다가왔다.
“오늘은 내가 아깝게 졌지만, 다음에는 절대지지 않는다.”
표정으로 봤을 때는 정말 분한 듯 보이는 선글라스의 남성은 김기호에게 제법 큰소리로 말했다. 그랬기에 다른 회원들도 시선이 기중이 있는 곳으로 몰렸다.
“그래. 그래라.”
김기호의 시큰둥한 반응 때문인지 선글라스의 남성은 더 분개를 하는 듯 보였지만, 더 이상 말을 하지는 않고 혼자서 분을 삭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김기호를 바라보는 듯 하다가 이내 돌아서서 자신의 차를 타고 사라져버렸다.
“신경 쓰지 마세요. 매번 겪는 일입니다. 하하.”
김기호는 기중에게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몸짓과 말을 하며, 웃어보였다.
뒤풀이가 있다는 김기호의 말을 듣기는 했지만, 기중은 오늘은 이만 가보겠다고 사양을 했고, 바로 킹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집으로 가기 위해서 차에 올라탔다.
‘정말 대단하구나, 돈 많은 사람들은 취미 생활도 정말 다르구나.’
기중 자신도 그들의 상황과 현재는 비슷하다고 아니 그들보다 오히려 한 단계 위급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그들처럼 태어날 때부터 가진 부를 누리며 살아온 사람들과는 같은 생각과 입장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들이 즐기는 취미는 자신도 꽤나 흥미가 생기는 마음이었다. 앞으로 동호회에 가입해 볼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기중은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 검색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흠, 꽤나 비싸긴 하네.’
F사 슈퍼카를 시작으로 L사, B사 모델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일반적인 승용차와는 디자인에서부터 확연하게 다른 슈퍼카들의 모습에 기중은 빠져들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몇 개의 모델을 골라보고 계속해서 비교해 보고 있었다.
‘이것 보다는 이게 좋은데. 근데 이게 디자인은 더 멋진데 말이야. 뭘로 선택해야할지 모르겠구나.’
기중의 고민은 한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결국은 결론에 거의 도달했다.
‘에잇. 다 사버려?’
기중은 슈퍼카를 몰고 지난번처럼 나희를 태우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얼마나 폼이 날지 상상하면서 실실 웃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멍한 표정으로 입을 헤 벌리고 그렇게 상상하던 기중은 전화벨을 들었다.
– 여보세요.
약간 정신이 빠져 있던 상태라 수신자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받아 든 기중에게 전화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나다. 기중아. 잘 지냈냐?
기중은 정신을 차리고 전화기의 화면을 살펴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 네. 이사님 오랜만이네요? 혹시 준비가 되신 거예요?
– 그래. 이제 준비가 되었다. 오늘 저녁에 시간되면 한 번 봤으면 하는데, 어떠냐?
– 당연히 가능하죠. 어디로 갈까요?
기중은 흔쾌히 약속을 잡았고, 바로 외출 준비를 서둘렀다.
기중이 도착한 곳은 예정에 정 이사와 같이 자주 가던 삽겹살 구이 가게였다. 작은 규모였지만, 꽤나 자주 다녀서 그런지 주인 아주머니와도 반갑게 인사를 하던 곳이었다.
“정 이사님, 안녕하세요.”
먼저 와 있던 정 이사에게 기중은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이모! 여기 삼겹살 2인분 주세요.”
기중은 앉자마자 바로 주문을 했고, 곧바로 테이블이 세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삽겹살을 굽고 소주를 몇 잔 기울이며, 그 간의 일에 대해서 대화를 시작했다.
“그럼, 이제 준비가 되신 거죠?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거네요?”
“그래. 이제 시작이구나.”
“앞으로 이사님의 앞날에 성공만이 가득하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건배 한 번 하죠.”
기중과 이사는 벌써 소주를 3병이나 비웠고, 사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보다는 그간에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정 이사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그 사장놈이 얼마나 지랄을 떨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기중은 조금 통쾌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기중아.”
술이 많이 취했던 두 사람은 이제 거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를 못하는 상태였다. 그래서 정 이사의 부름에도 기중은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거의 숙이고 눈을 감고 있는 상태였다.
“고맙다. 내 평생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고맙다.”
정 이사는 기중에게 정말로 고마워하며, 눈가가 조금 붉게 물들어 있었다. 자신이 잘 챙겨주지도 못했고,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했던, 기중에게 이렇게 도움을 받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단계에 와 있다는 것에 어쩐지 마음이 짠해졌다.
“에이. 이사님 한잔 더 해야죠. 자 가시죠. 2차는 제가 쏘겠습니다. 하하.”
기중은 정 이사의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왠지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술에 취해서 못들은 척 하며, 2차 하러 가자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요일 오전에 늦게 일어난 기중은 한가하게 TV를 보며 소파에 몸을 편안히 기대고 있었다. 일요일이기 때문에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들도 오지 않아 조용하게 집에 혼자 있었다.
최근에 바쁜 나날을 보냈던 탓인지 이렇게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혼자서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나 뒹굴 거리던 기중은 다소 외로움이 느껴졌다.
‘아. 오늘 같은 날에 연락할 곳도 없네. 예전이랑 다를 게 없구나.’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을 가지고는 있지만, 빈털터리였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휴일 이었다.
하염없이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던 기중은 딱히 연락할 곳도 없었다. 문득 운동이나 하러 갈까 생각하다가 지난달에 등록만 해 놓고 가지 않고 있던 헬스클럽이 생각났다.
신규 모집행사로 평생회원을 등록하면 30% 할인을 해 준다는 광고를 보고 무작정 등록을 했지만, 여차저차 자신에게 핑계를 대고 운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2억 원이나 내고 등록했는데, 안가면 손해잖아. 오늘 운동이나 해보자.’
기중은 간단하게 씻고, 운동복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기중이 등록했던 헬스클럽은 럭셔리 매장의 3층에 위치한 곳으로 당연히 부유층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었다. 그 만큼 시설도 훌륭하고, 친절했다.
헬스클럽으로 들어선 기중은 일단 안내데스크로 향했다. 헬스강사의 지도를 받아서 운동을 해 볼 요량이었다.
“어서 오세요. 고객님.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강사님 지도를 받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고객님 카드를 주시겠습니까?”
기중은 주머니에서 고객카드를 꺼내서 내밀었다.
“아. 김기중 회원님이셨군요. VIP 셨네요. 바로 트레이너 호출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이 헬스클럽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더 높은 등급으로 등록을 한 회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기중이 등록한 등급이 VIP 였기에 어느 시간대에 오더라도 대부분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었다. 기중은 잘 모르고 있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할 뿐이었다.
“안녕하십니까. 회원님. 트레이너 소지석입니다. 자 시작할까요?”
트레이너라고 소개한 남성은 꽤나 덩치가 컸다. 헬스클럽의 트레이너답게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듯 서 있는 모습이 석철보다도 더 커 보였다. 기중은 겉모습으로만 보자면 자신도 저렇게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가게 보였다.
“네. 뭐부터 시작할까요?”
기중은 트레이너의 지시에 따라서 스트레칭부터 시작했다. 워낙 운동을 하지 않았던 몸이라, 여기저기서 뚝뚝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트레이너의 지시에 따른 동작을 하자니 정말 마음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는 현상을 겪고 있었다.
“처음에는 다 그렇습니다.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죠.”
트레이너는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기중의 동작들을 봐주면서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었다. 스트레칭이 마무리 되자, 트레이너는 기중을 각종 운동기구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고, 그 사이로 기중도 합류했다.
“근력운동은 1세트에 15회 3세트로 진행하겠습니다. 힘들더라도 중간에 너무 오래 쉬면 운동효과가 떨어집니다. 오늘은 처음 이신 것 같으니, 강도는 약하게 하겠습니다.”
트레이너의 말을 듣고 기중은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운동기구였기에 1세트 만에 기중은 근육들이 딱딱하게 굳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어서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처음 오자마자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기에 트레이너의 구령에 맞추어 인상을 찡그리며, 젖 먹던 힘까지 쓰고 있었다.
그렇게 겨우 3세트를 마치고, 기중은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정말 힘드네요. 운동은 역시 꾸준히 해야겠네요.”
“그럼요. 회원님도 매일 꾸준히 나오세요. 제가 책임지고 몸짱으로 만들어 드릴 테니까요. 하하.”
트레이너는 럭셔리 매장에 있는 헬스클럽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회원들이 대부분 부유층이라는 점도 있지만, 최신의 운동기구와 언제든지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바로 지원해주는 헬스클럽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기중처럼 처음 오는 회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또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해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 했다.
“네. 정말 그래야 겠네요. 저도 트레이너님처럼 그런 근육까지는 안 바라고, 그냥 조금 봐줄만할 정도만 됐으면 좋겠네요.”
기중은 잠시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운동에 돌입했다. 여전히 트레이너는 미소를 지으며, 구령을 붙이고 있었고, 기중은 좀 전에 자신이 한 말도 있고 해서, 힘들지만, 계속적으로 그에 따르고 있었다. 역시 운동은 혼자 하는 것보다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는 것이 전문성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의지가 약한 사람에게는 확실히 효과적으로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