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70
00070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저희 회사가 아직은 중소기업이라 개발에 많은 투자를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10년, 아니 5년만 있으면, 그들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다시 운전대를 잡은 노민석은 기중에게 말했다.
“조금 더 즐겨보시겠어요?”
“또 다른 것도 남았나요?”
기중에게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노민석은 주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한 공터로 들어왔다. 외각 도로를 타고 있던 중이라 시외에 있는 폐공장 부지로 오래 걸리지 않고 들어 올 수 있었다.
“제가 가끔 스트레스 풀려고 오는 곳이에요. 좀 과격한 운전이 될지 모르니깐 꽉 잡으세요.”
노민석은 꽤나 즐거운 표정이었다. 기중에게 말하는 내내 생동감이 넘쳐흘렀고, 눈빛이 더욱 진지하게 보였다.
“네.”
기중은 간단히 답을 하고 무엇을 보여줄지 조금의 기대를 해 보았다. 그리고 곧 후회를 하게 되었다.
노민석은 꽤나 넓은 폐공장 부지에서 갖가지 묘기라고 할 수 있는 운전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갑자기 가속을 하더니 90도를 꺾어 드리프트하기도 하고, 곧장 또 가속을 하더니 턴을 하고 있었다.
옆에 앉아 있는 기중은 그 속도감으로 인해 자꾸만 옆으로 쏠리는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였고, 연신 계속되는 주행에 정신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기중은 제대로 보지는 못하지만, 노민석은 집중을 하면서 자신이 연습했던 모든 것들을 보여주고 있었고, 계속해서 운전에 빠져들어 기중에게 보여준다는 생각은 이미 없는 상태로 혼자만의 세계에 몰입하고 있었다.
10여분 정도 주행을 마치고 드디어 차가 멈춰 서자 기중은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은 도저히 상상도 해 보지 못한 차량의 주행과 정말 죽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속도감으로 인해서 제정신을 차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어떠세요?”
“이거 정말 힘드네요. 그리고 좀 겁나는데요.”
“우리 회사 차량도 이정도 수준까지 가능합니다. 제가 지금 했던 주행은 급가속과 급제동 그리고 주행의 안전성 등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렇군요. 정신이 없어서 별로 느낀 게 없네요. 휴우.”
기중은 한숨을 내쉬고는 노민석에게 솔직한 심정으로 말했다.
“제가 더 보여드리고 싶지만, 김 사장님께서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아서 멈췄네요. 하하.”
노민석은 기분이 좋은지 연신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기중은 질린 표정으로 노민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은 아직도 어질어질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잠시간의 주행을 마치고 매장으로 돌아왔다.
“김기중 사장님.”
“아. 네. 노민준 이사님.”
노민준은 지금 매장으로 들어오는 기중과 노민석을 천천히 살펴봤다. 아무래도 노민석이 뭔가 일을 낸 모양새가 그려졌다.
“민석아. 너 또 했냐?”
“에이. 형 아니 이사님 내가 뭘.”
노민석도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노민준이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모른 척 하면서 어깨를 으쓱해 보일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김 사장님. 제 동생 녀석이 사고를 친 것 같네요.”
노민준은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기중에게 사과를 전했다. 이미 기중이 겪었던 일을 알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아닙니다. 사고라니요. 오늘 정말 체험 하나는 확실히 했습니다. 차 성능 좋던데요. 하하.”
기중도 분위기상 노민준에 대해서 변명을 해 주었고, 실제로 차에 대해서는 괜찮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제 동생 녀석은 따끔하게 혼을 낼 테니, 너무 언짢게는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아니에요. 정말 괜찮아요. 자 그럼 차량 계약을 해볼까요?”
기중은 연신 죄송해 하는 노민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계약이요?”
“네. 물론이죠. 여기 계시는 노민석씨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들었고, 체험까지 확실히 했으니, 이제 계약만 남았네요.”
“감사합니다. 우선 상담실로 가시죠.”
노민준은 기중에게는 미소를 보이고 있었지만, 살짝 돌아서면서 남아있던 노민석에게는 눈을 치켜뜨며 고개짓을 했다. 마치 손님 가시면 두고 보자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에 대해서 노민준은 시선을 돌리며, 못 들은 척을 하고 있었다.
“역작이라고 하시던 그 모델 계약하죠. 당연히 풀옵션으로 색은 빨간색으로 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기중이 계약한 차량은 금액으로는 2억 원이 조금 안됐고, 특별한 옵션은 없었다. 아직까지도 중소기업인지라 옵션의 다양화를 이루지는 못했고, 성능상의 변화가 아닌 단순 인테리어에 대한 옵션 뿐 이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해외의 유명한 차량과는 한단계 아래급으로 취급되고 있기도 했다.
“차량은 언제까지 출고가 될까요?”
“이번 신모델은 저희가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고객님의 요구에 맞춰드리고 있습니다.”
“저야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네요.”
“흠. 그러면 제가 일주일 안으로 책임지고 출고 시키겠습니다.”
“그렇게나 빨리요?”
기중은 대략 한 달 정도 쯤 생각하고 방문을 했고, 계약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노민준 이사는 생각지도 못한 기일을 말하는 것을 보니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조금 빠듯하기는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정입니다.”
실상 노민준 이사의 장담은 기본적인 출고시기를 반 이상 줄인 것이라 볼 수 있었다. 대략 3주에서 4주 정도를 통상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신차 출고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노민준은 급한 마음에 기중에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고, 제작을 하는 직원들이 조금 더 고생을 하면 가능한 일정이었다.
“네. 그럼 부탁드려요.”
기중은 노민준 이사와 같이 상담실을 나왔다. 여전히 매장의 안내데스크에 앉아 있는 노민석을 볼 수 있었다.
“아. 제가 소개를 안 시켜 드렸네요. 저기 있는 녀석이 제 친동생입니다. 회사에서는 개발실에서 일하고 있죠. 유난히도 차를 좋아하는 녀석이죠.”
“그렇군요.”
노민석은 기중과 노민준이 나오는 것을 보더니 약간은 뻘쭘한 표정으로 둘에게 다가왔다.
“김 사장님이 우리 신모델 계약하셨다.”
노민준은 웃으며 노민석에게 말했고, 노민석도 그제야 표정이 조금 풀리며, 기중을 바라보았다.
“다음에도 부탁드립니다. 조금 전에 보여 주셨던 그 운전기술도 좀 알려주시고요. 하하.”
“그럼요. 당연하죠.”
노민석은 기중의 말을 듣고, 운전을 할 때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으로 다시 변했고, 조금 들뜬 기분을 기중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분위기 좋게 다들 미소를 지었고 기중은 매장을 나왔다.
시간이 이미 퇴근시간이 되었기에 석철에게 바로 퇴근한다고 전했고, 기중은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 도착해서 차고 쪽으로 이동하던 기중은 한 남자를 보았다. 얼핏 보기에는 어제 집 앞에서 만났던 사람으로 보였다. 기중의 차에 발길질을 했던 남자였다.
기중의 차가 멈춰 서자 남자는 차 옆으로 걸어왔다. 기중은 차창을 내리고 남자에게 말했다.
“오늘은 또 무슨 용건입니까?”
“일단 내려.”
기중은 이 남자의 태도에 정말 화가 났다. 어제 일은 그냥 속으로 화를 꾹꾹 참으며, 상대를 했고, 솔직히 겁이 나기도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어쩐지 참고만 있기에는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열이 받은 상태로 당당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렸다.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차에서 내린 기중의 멱살을 잡더니 벽 쪽으로 기중을 밀었다. 그 쪽은 CCTV 에 거의 찍히지 않는 위치였고, 남자는 미리 확인을 했는지 망설임이 없었다.
“너 이 새끼 꼴에 대단한 배경이라도 있었냐?”
남자는 기중에게 비웃음을 지으며 멱살을 더욱 세게 틀어쥐었다. 꽤나 완력이 강했기에 기중은 저항을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뭐 하는 짓입니까. 당장 놓으세요.”
남자는 기중의 말을 무시하며, 벽에 기중을 여러 번 밀쳤다. 기중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기분 나쁜 일을 당하고 있었고, 억울함 심정이 되었다.
“너 때문에 내가 모시 분이 곤란해 지셨다. 넌 벌을 받아야겠어.”
남자는 멱살을 놓는가 싶더니 한 손으로 몇 번이나 기중의 복부를 후려쳤다. 기중은 어떻게든 맞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남자의 재빠른 동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맞는 순간 몸을 움츠리면서 고통을 줄여보려고 했지만, 이미 복부를 맞고 있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다. 분명 상당히 아플 것이라고 순간적으로 생각이 들었지만, 몸을 미는 느낌만 올 뿐 아프다는 느낌이 없었다.
너무 세게 맞아서 신경반응이 느린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할 정도로 여유로운 상황 때문에 더욱 당황스러웠다.
남자는 기중의 복부를 후려치면서 조금씩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아마도 기중을 가격하는 손에 통증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고, 치면 칠수록 그 아픔이 커져가는 것으로 보였다.
“이 새끼 뭐야. 몸에 철판이라도 두르고 다니는 거냐?”
크게 소리친 남자는 기중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버렸다. 얼굴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라 보호할 만한 도구가 아무것도 없는 것을 알고 있었고, 화가 난 상태였기에 일부러 때리지 않으려던 얼굴을 쳐 버렸다.
“헉.”
갑자기 남자가 기중의 멱살을 놓고는 오른 손을 감싸 쥐면서 뒤로 물러섰다. 손에 부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보였고, 기중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소리쳤다.
“뭐야. 정말 뭐냐고!”
기중은 영문을 알 수 없는 남자의 행동이 정신 나간 사람처럼 느껴졌다. 맞은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었는데 마치 남자가 당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에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나 방금 얼굴에 감각이 분명이 있었고, 똑똑히 눈으로 주먹이 날아오는 것 까지 봤지만, 아무런 고통이 없는 얼굴을 문질러 보고 있었다. 그리고 빠르게 마음이 진정되었고, 어제 봤던 무리를 떠올렸다.
“당신 어제 날 협박했던 무리의 일행인가.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이는 거지?”
“이 새끼 끝까지 모르는 척 하는 거냐? 너 때문에 그 분이 곤란하게 되었단 말이다. 지금 무슨 수로 날 이렇게 만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너는 가만두지 않는다.”
남자는 품에서 무언인가를 꺼내더니 오른손으로 쥐려고 하다가 고통스러운 표정과 신음을 내더니 왼손으로 그러쥐고는 휘둘렀다. 꺼낸 것이 3단 봉이었던지 촤르륵 소리를 내며 물건이 길어졌다.
그 때 마침 싸이렌 소리가 울리며, 경찰차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남자는 황급히 검은색 차량의 뒤 좌석으로 올라탔고, 차량은 급가속을 하며 경찰차의 반대편으로 쏜살같이 움직였다.
경찰은 기중에게 다가와 지금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 물었고, 기중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했다. 경찰은 바로 무전을 하며, 도주한 차량에 대해서 추격을 요청하는 것이 보였다. 경찰의 몇 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하고는 집으로 들어왔다.
약간은 멍한 상태를 보이던 기중은 조금 전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가장 의심스러운 부분은 자신이 폭행을 당했지만, 전혀 고통도 없었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문제가 생긴 부분이었다.
슈트 재킷을 벗어 두고서는 셔츠를 걷어 복부를 살펴봤지만, 아무런 흔적도 없었고, 거울로 얼굴을 확인했지만 마찬가지였다. 그 남자의 주먹이 솜주먹이었나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말도 안 되는 일이라 넘겨버렸다. 그러나 더욱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남았다.
‘내가 강철 인간이라도 되는 거냐? 그 남자 분명 몸에 철판이라도 두른 거냐고 물었는데.’
주먹을 쥐고는 잠시 살펴보던 기중은 살짝 테이블을 내리쳐 봤다. 너무 세게 하면 혹시나 아픔이 있을지 모른다는 보호본능 때문이었던지 강도가 약했다.
‘이 정도는 원래도 안 아플라나?’
기중은 조금 더 세게 내리쳤다. 고통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탓인지 인상은 찡그러졌고, 고개를 살짝 돌리는 자세로 테이블을 가격했다.
“윽”
조금 더 묵직한 소리가 났고, 혹시나 하던 기대는 주먹에서 전해져 오는 고통스러운 감각 때문에 산산이 부서졌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파하는 기중은 조금 더 살살 할 것을 하며 후회하고 있었다.
아픈 감각이 조금씩 사라져가자 기중은 남자에게 당할 때와는 분명 다르게 고통을 느끼게 된 것에 대해 골똘히 생각에 몰두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고, 마치 꿈을 꿨던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에이 정말 모르겠네. 분명 꿈은 아닌데. 이상하네. 아 답답하다.’
기중은 그 답답한 심정으로 밥을 먹을 때도 샤워를 할 때도 그리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할 때 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는 고민이었다.
다음날 출근해서도 하루 종일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만 있던 기중은 도저히 더 이상 고민 해봤자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일단 생각을 접기로 했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 보다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헬스클럽으로 향했다.
아직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 되기 전 오후 시간이었던 터라 헬스클럽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막 도착한 기중은 트레이너에게 미리 연락을 했기에 바로 준비운동에 들어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었다.
문득 기중은 안나희를 떠올렸다. 나희의 미모와 완벽한 몸매 덕분에 등록비용까지 지불했건만 검찰의 조사를 받느라고 헬스클럽에 올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나희 씨가 이 시간에 있을라나?’
두리번거리며 헬스클럽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기중에게 트레이너가 물었다.
“누구 찾으시는 분 있으세요?”
“흠. 그게. 혹시 말이죠. 나희 씨라고 꽤 미모의 여성분이신데 아세요?”
기중은 계속해서 헬스클럽 내부를 바라보면서 트레이너에게 질문했다.
“아. 그 분요? 물론이죠. 저희 헬스클럽 2대 미녀로 벌써 소문나신 분인데요.”
“그래요? 흠. 나희 씨 정도의 미녀가 또 있다는 말씀이네요. 하하.”
기중도 역시나 남자였던지라 미녀가 있다는 말에 흥미를 느꼈는지 트레이너에게 시선을 보내며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트레이너는 차마 말을 못하지만, 여자보다는 운동에 신경 써 줬으면 하는 표정이 겉으로도 보였다.
“그 미녀 중 한명인 나희 씨와는 같이 운동하는 친구 하기로 했거든요.”
기중은 자랑스러운 듯이 말했다. 남자라면 미녀와 아는 사이라는 것만으로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시군요. 며칠 동안은 오후 6시쯤에 나오셨으니까. 아직은 안 온 것 같은데요.”
“그래요? 그럼 저도 6시부터 해야겠네요. 친구를 두고 혼자 하기는 뭐하네요.”
“그러시겠어요? 그럼 저는 6시에 다시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