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85
00085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승민아 너도 그렇게 느끼지 않았냐? 솔직히 그런 구석에 어찌 그런 대단한 미인이 있는지 정말 신비롭기까지 했다니까.”
기중도 대충 유만호가 말하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연히 들른 카페에 여사장이 눈부신 미모를 가진 여성이었고, 여행 중의 꽤나 기억에 남을 추억으로 이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래? 그렇게 대단한 미인이라. 나도 관심이 생기는데.”
“하하. 역시 형님도 그렇죠? 그 카페에서 보이는 절경도 대단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그 분의 아름다움이 정말 대단해요. 카페에 가보시길 강추합니다.”
두 학생의 여행기를 들으면서 시간이 꽤나 흘렀다. 일단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식당에서 나왔다. 그리고 기중은 둘에게 물었다.
“계속 여행하는 거야?”
“네. 아직 2~3일 정도 더 돌아보려고요. 우리야 도보로 다니다 보니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많네요.”
“이렇게 헤어지는 것도 좀 아쉬운데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하하. 저희도 아쉽긴 하네요. 이런 날은 한잔해야 되는데요.”
“그럼 하면 되지. 오늘은 내가 있는 호텔로 가지. 방이 남아 있으니 편히 쉴 수 있을 거야.”
“호텔에 방이 남아요? 무슨 말이에요?”
유만호는 기중의 말이 이상한 것을 느꼈는지 물음을 표했다.
“가보면 알겠지. 타라.”
기중은 일행을 태우고 바로 호텔로 향했다. 배부르게 먹었던 탓도 있고, 여행의 피로가 많이 쌓여 있는 두 명이 굉장히 피곤해 보였기에 일단 호텔에서 쉴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었다.
기중을 따라온 두 명은 호텔방의 문을 열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놀라서 행동이 멈춰 있었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린 우승민이 기중에게 말했다.
“여기가 형님이 묵는 호텔방이에요?”
“어. 저 쪽은 내가 쓰는 방이니까 다른 방을 편하게 사용해. 나도 좀 씻고 한 숨 자야겠다. 저녁 먹을 때 보자고.”
기중은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남아 있는 우승민과 유만호는 아직도 상황파악이 확실히 되지 않은 듯 움직일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승민아. 아무래도 저 형님 재벌2세 이런 분 아닐까?”
“글쎄다. 이런 호텔방은 나도 처음 들어왔는데, 하루 숙박료가 장난 아닐 텐데.”
둘은 다소 분위기에 눌려 있었다. 호텔방 이야기를 할 때 이런 곳으로 올 줄 예상하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 모르겠다. 방주인이 허락했으니까. 난 좀 씻어야겠다. 아주 머리가 간지러워 미치겠다.”
둘은 다른 방으로 들어갔고, 한 동안 분주히 움직이더니 어느새 잠이 들어 조용해졌다.
몇 시간 후에 우승민과 유만호는 잠에서 깨어났다. 점심에 배터지게 먹었던 고기는 벌써 소화가 완료됐고, 저녁때가 되었기에 배고픔을 느꼈다.
“벌써 저녁인가. 배고프네.”
“넌 항상 배고프지. 안 그러냐?”
“하하. 그렇긴 하지.”
둘은 간단히 씻고 거실로 나왔다. 그 때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던 기중을 볼 수 있었다.
“형님 벌써 일어나 계셨어요?”
“그래. 잘 잤냐? 벌써 저녁시간이네. 간단하게 저녁이나 먹으러 갈까?”
“좋죠.”
셋은 그렇게 호텔방을 나와 호텔식당으로 향했다. 기중은 고급 양식을 먹어볼까 했지만, 나머지 두 명은 계속해서 기중에게 도움을 받는 게 조금 미안했던지 한식당으로 가자고 했고, 셋은 비빔밥을 먹었다.
“아. 맛있네. 호텔 식당이라 그런지 더 맛있는 거 같아.”
“너한테 맛없는 음식이란 게 존재하긴 하냐?”
여전히 우승민과 유만호는 티격태격 대면서 식당을 나섰고, 그 뒤로 기중은 계산을 마치고 나왔다.
“형님. 잘 먹었습니다.”
둘은 동시에 기중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기중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말을 이었다.
“배도 부른데 이제 한 잔 해야지. 이 호텔 지하에 바가 있다고 하니 가자.”
셋은 다시 이동했고, 술자리를 시작했다. 어느덧 술잔이 몇 차례 돌았고, 다들 취기가 느껴질 쯤 되었다. 술기운 탓이었던지 별로 말이 없던 우승민도 기중에게 이것저것 말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너무 힘들어요. 학비도 너무 많이 올랐고, 그 덕분에 계속 알바를 해도 등록금은 커녕 겨우 생활비만 충당할 뿐이에요.”
우승민과 유만호는 이번에 대학 졸업반이었다. 다음 달이면 졸업식이 있을 예정이라 지금 시기에는 이미 취업이 되어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하는 시기였지만, 둘은 아직까지 취직이 되지 않아 그 스트레스를 풀고 새롭게 마음을 다 잡고자 이렇게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취업을 해도 문제에요. 그 동안 등록금 대출 받은 걸 갚아 나가는 것도 힘들죠. 선배들 보면 대부분 그런 문제 때문에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하더라고요.”
“너는 그래도 나보다는 낫지 않냐? 난 3류 대학에 별 볼일 없는 과라서 더 힘들더라. 내가 지금까지 이력서만 몇 장을 썼는지 알지?”
유만호도 불만이 많아 보였다. 사실 우승민은 그래도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대학에 나름 인기 있는 학과에 다녔지만, 유만호는 소위 말하는 3류 대학에 정말 인기 없는 학과에 다녔다. 인기가 없다는 것은 그 만큼 취업이 힘들고, 연봉도 많이 떨어지는 학과라는 의미였다.
“만호야. 그래도 넌 네가 하려는 일에 대해서는 확고하잖아. 난 그런 것도 아니고.”
둘은 술에 취해서 그런지 자신들의 신세 한탄을 하는 자리로 변하고 있었다. 기중도 예전에는 많이 느꼈던 문제들이었고, 그들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었다.
“만호는 무슨 일은 하고 싶은 건데.”
셋은 거의 비슷한 양의 술을 마셨지만, 기중은 둘에 비해서 멀쩡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전혀 술에 취한 모습이 아니었다. 그리고 승민이 말한 만호가 하려는 일에 대해서 궁금함을 표했다.
“만호는 말이죠. 학생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죠.”
만호가 말하기 전에 승민이 먼저 말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둘은 서로를 잘 알고 있었고, 승민은 만호가 가지고 있는 신념에 대해서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유만호는 우연한 기회에 대학 총학생회에 들어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학생들의 권익을 위한 학생회라고 생각했기에 별 거부감이 없었고, 나름대로 자신이 큰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라나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위한 일을 한다기 보다는 학교의 이익을 위한 단체에 불과했었다. 학교에서 등록금을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힐 때는 겉으로는 반대하는 모습을 잠깐 보여주어 학생들의 반발을 무마시키고 결국은 인상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유만호는 그 모습을 보고 뭔가 잘 못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나름대로 혼자 조사를 해서 학생회와 학교 재단의 비리를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그 때는 정말 많은 협박과 회유가 있기도 했지만, 결국 언론사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총학생회 전원 사퇴와 학교 재단 이사장의 교체까지 이루어지는 등의 쇄신이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언론이 잠잠해지자, 하나 둘 이전의 사람들이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그 전과 동일하거나 더욱 심하게 비리가 이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혼자서 싸우는 것에 한계를 느꼈고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졸업반이 되었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대단하구나. 힘들었을텐데.”
승민이 말한 만호는 기중이 느끼기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핑계이긴 하지만, 자신은 학생이었을 때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벅찼었다.
계속해서 만호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기중은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부를 이용해서 이런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여행에서 만난 청년들을 보면서 기중은 새로운 사업을 결심했다.
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아침에 해장국까지 룸서비스를 받아 편안하게 먹고 나서 기중은 넌지시 이야기했다.
“나중에 서울 가면 연락해. 다시 한 잔 해야지.”
“네. 형님.”
기중은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그리고 두 명의 전화번호를 받아서 핸드폰에 입력했다.
“오. 형님. 사장님 이셨네요. 역시 뭔가 있어 보이셨다니까요.”
여전히 호들을 떠는 유만호의 모습을 보고 기중은 유쾌한 기분을 느꼈다. 겉으로는 조금 방정맞은 모습이었지만, 가지고 있는 생각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감성까지 가지고 있는 청년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꼭 연락해. 할 말이 있기도 하니까. 둘 다 알았지?”
“뭔데요? 지금 말해 주세요.”
“하하. 서울에서 이야기 하자고, 여행지에서 너무 심각할 필요는 없잖아?”
기중의 말에 둘은 더 이상의 물음은 없었다. 어차피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했고,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었기에 그렇게 아쉬움 없이 호텔방을 나섰다. 앞으로 몇 곳 더 둘러보고 서울로 향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눴다.
기중은 혼자 다시 호텔방으로 들어왔고, 몇 가지 소지품을 챙기고 다시 호텔을 나섰다. 이야기 들었던 여행 코스를 가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만호가 그렇게 칭찬했던 카페도 가볼 생각에 다소 기대감에 부풀었다.
KG 스포츠의 다른 회사들보다 길었던 연말휴가가 끝났다. 기중도 아침 일찍 회사로 출근했다. 오전 중에는 다음 주로 다가온 LOG 게임대회에 대한 보고가 이어졌다.
“이 정도 준비면 충분하겠는데요.”
“만전을 다하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더욱 보완하겠습니다.”
언제 들어도 믿음직스러운 최 본부장은 기중에게 대답했다.
오후가 되어 기중에게 석철이 다가와 보고서 하나를 내밀었다.
“뭐냐 이게?”
기중은 보고서를 아직 열어보지 않고 석철에게 물었다.
“형님 절 믿으시죠?”
“갑자기 뭔 소리냐?”
“믿으시죠?”
석철은 심각한 표정으로 재차 기중에게 질문했다. 그러나 기중은 그다지 석철의 행동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아니. 별로 안 믿는데.”
“헐. 형님 진짜요?”
“아 뭔데 그러냐? 그냥 편하게 말해 인마. 내가 널 안 믿으면 누굴 믿냐?”
“역시 형님은 그러실 줄 알았어요.”
석철은 다소 긴장했다가 그 긴장이 풀리며, 표정도 풀렸다. 그러나 다시금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조금 굳은 표정을 보였다.
“형님 운동 친구라는 분 있잖아요. 얼마 전에 현금가방 전달해 준 여자요.”
“그 이야기가 왜 갑자기 나와? 보고서가 나희 씨와 관련된 거냐?”
“네.”
석철은 보고서를 준비는 했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는 자신이 직접 말하고 싶었다. 물론 기중에게는 미안한 생각은 있었다. 기중 모르게 나희에 대해서 조사를 했던 것은 솔직히 자신이 과하게 행동하고 있었다는 알고 있었다.
“안나희라는 여자 분 본명은 안미자입니다.”
“엥? 본명이 아니냐?”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여자가 사기 전과가 있는 소위 말하는 꽃뱀이라는 사실입니다.”
기중은 이야기를 듣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아무리 여자를 만나 본적이 없지만, TV에서나 나올법한 꽃뱀이었다니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설마. 나희 씨가.”
석철은 기중이 당연히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보고서의 첫 장을 넘겼다. 그 곳에는 기중이 안나희로 알고 있는 안미자의 인적사항이 적혀있었다.
석철은 기중이 다니는 헬스클럽을 당연히 알고 있었고, 기중이 운동 친구라고 말한 것을 토대로 헬스클럽부터 조사를 하도록 민간조사원에게 연락했다. 그랬기에 어느 정도 조사가 빠른 시일 내로 정리될 수 있었고, 며칠 전 휴가 중에 보고서를 받아놨었다.
기중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직접 이야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기중은 보고서를 살펴보며 점점 얼굴이 구겨지고 있었다. 자신이 진정으로 걱정했던 나희의 부모님은 사고를 당하지 않았고, 지금도 지방 어느 곳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는 내용을 막 읽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나희에게 아니 안미자라는 여자에게 속아서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쇠야. 이거 나희 씨는 모르고 있겠지?”
“그럴 겁니다. 민간조사원 솜씨 아시잖아요.”
“그래 알았다. 이번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으마.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식으로 조사하지 말고, 나한테 직접 말해라. 알았냐?”
기중은 석철의 이번 조사를 한 행동에 대해서는 용서했다. 그러나 이처럼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자신 주변에 대해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용납할 생각은 없었다.
“감사합니다. 형님. 다시는 이런 식으로 일처리 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형님한테 위험한일이 있거나, 형님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절대 제가 가만두지 않습니다.”
기중도 석철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을 위해서 한 행동이고, 석철은 앞으로도 그럴 것이었다. 어차피 평생 같이 갈 사람으로 생각했기에 더 이상 말을 꺼낼 필요도 없었다.
그나저나 나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에 잠겼다. 진실을 알게 되니 그간 수술비를 요구할 때 현금으로 달라고 했던 이유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그 돈에 대해서 그다지 돌려받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기에 차용증을 작성하지도 않았다.
법적인 문제로 키우게 되어 봤자 증거도 없기에 아마도 처벌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기중은 의식적으로 나희에 대한 생각을 지우려고 했다.
그랬기에 회사 업무에 관심을 집중하려고 했다. 때마침 석철이 사장실로 다시 들어왔다.
“사장님. G게임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결론이 뭐래?”
석철은 G게임에서 전해온 말을 기중에게 보고했다. G게임은 기중의 제안이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에 다시금 협의를 해보자는 말이었다. 더구나 직원들 업무시간에 대한 것은 회사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에 그 것에 대해서는 일단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뭐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G게임 말고 다른 게임회사 알아봐라.”
“그럴 줄 알고 이미 준비해놨습니다. 여기 보고서입니다. F게임이라는 업체입니다.”
“역시 박 실장은 내 오른팔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