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13)
* * *
-이건 제 선에서 대답할 문제가 아닌 것 같군요. 국장님께 보고 후 답변드리겠습니다. 다만…… 윗선에서는 긍정적인 대답이 나올 겁니다.
박윤식이 떠나간 뒤, 윤세아가 힘없이 말했다.
“삼촌. 나 좀…… 쉬고 있을게.”
고위 공무원과의 대화는 고등학생인 윤세아에게 쉽지 않았던 듯했다.
성지한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좀 자고 있어. 삼촌은 리그 시작할 테니, 나중에 여유 되면 배틀튜브 보러 와.”
“……아빠 커넥터에서 플레이하게?”
“아니. 맨몸으로.”
“으응……? 맨몸?”
성지한은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지만, 윤세아에겐 전혀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였다.
윤세아가 급히 성지한의 팔을 붙잡았다.
“삼촌! 그건 너무 위험해! 배틀넷 플레이는 커넥터에서 해야지! 얼마나 아픈데!”
“뭐 한 대라도 맞아야 아프지. 지금까지 한 대도 안 맞고 있단다.”
“……아저씨. 왜 이렇게 허세가 늘었어요.”
“27살 보고 아저씨라니 섭섭한데.”
성지한은 피식 웃으며, 윤세아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삼촌 잘난 모습 보고, 자극받으세요. 조카님.”
“참나. 강남에서 1등 먹었다고 잘난 척은…… 내가 똑똑히 봐 줄게. 삼촌 약점.”
“그래, 그래. 쉬고 있어.”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 윤세아에게 손을 흔들어 준 성지한은 이내 업적 포인트를 확인했다.
‘45,600점이라. 많이도 쌓였군.’
어떻게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보다 배틀튜브로 방송해서 얻은 게 훨씬 많은지 원.
성지한은 업적 상점을 둘러보았다.
[업적 상점 LV.4]업적 상점 업그레이드 – 50,000P
상태창 확장 LV.1 – 10,000P
클래스 슬롯 추가 LV.1 – 10,000P
인벤토리 확장 LV.1 – 10,000P
칭호 슬롯 추가 LV.1 – 10,000P
긴급 복구(아이템) – 10,000P
업적 상점을 업그레이드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포인트.
하지만 성지한에게 있어 업적 상점의 업그레이드는 나중으로 미뤄도 될 일이었다.
‘클래스를 추가하자.’
새로운 유니크 스탯을 얻기 위해선 클래스가 총 2개가 필요했고.
나중에 결국 워리어 클래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3개가 필요했다.
일단 하나는 추가해 두는 게 좋겠지.
성지한은 업적 상점의 클래스 슬롯 추가 LV.1를 눌렀다.
[클랙스 슬롯 추가 LV.1이 구매되었습니다.] [업적 포인트가 10,000P 차감됩니다.]그 메시지가 뜨고 난 이후, 클래스 슬롯이 하나가 추가되었다.
‘이렇게 쉽다니.’
서포터 클래스 아래에 새로 생긴 칸을 보며, 성지한은 헛웃음을 지었다.
클래스 슬롯 하나 얻는 데 1만 포인트밖에 들지 않았다.
이건 너무 싸잖아.
성지한은 다음 클래스 추가 항목을 확인했다.
[클래스 슬롯 추가 LV.2 – 업적 상점 LV.5가 필요합니다.]클래스를 하나 더 추가하려면, 업적 상점 레벨을 하나 더 올려야 했다.
‘이제부터는 좀 조건이 까다로워지는군.’
상점 업그레이드에 업적 포인트 5만.
거기에 클래스 슬롯 추가 LV.2를 찍으려면 몇만 단위의 업적 포인트가 필요하겠지.
배틀튜브를 통해 얻은 업적 포인트가 아니었으면, 엄두도 내기 힘든 수치였다.
‘방송을 적극 활용해야겠어.’
지금 윤세진이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전 국민의 관심이 여기에 집중되어 있을 때다.
사람들의 시선에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성지한은 추가된 두 번째 클래스 슬롯을 터치했다.
[기본 클래스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전직할 수 있는 클래스는 다음과 같습니다.]-워리어
-아처
-메이지
[클래스를 선택하시겠습니까?]예상대로 전직 창은 서포터 항목만 사라져 있을 뿐 나머지는 그대로였다.
성지한은 그걸 보며, 씩 웃었다.
‘배런. 네가 맨날 자랑하던 걸 가져가마.’
저번 생에서의 세계 랭킹 1위였던 배런 윌리엄스.
아메리칸 퍼스트의 길드장이기도 했던 그는, SSS급의 기프트를 지니고 있었다.
‘내 상태창 2개…… 사기 기프트였지.’
내 상태창 2개.
이 기프트는 이름에 걸맞게 상태창의 모든 항목을 두 개로 만들어 주는 능력이었다.
클래스도, 칭호도. 나중에 나타나는 성좌 칸까지.
거기에 받는 경험치와 GP까지 두 배라, 능력치 포인트도 2개이기 때문에 그 어떤 플레이어도 배런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는 아메리칸 퍼스트 길드를 만든 길드장답게, 미국인 우선주의자였지만.
꼭 길드 파티 때, 위스키를 먹고 취한 날이면 이상하게 성지한을 붙잡았다.
-지한! 이리 와. 나랑 한잔하자고!
-마스터. 저번의 이야기 또 할 거면 미리 사양하겠습니다.
-안 해! 난 그냥, 너와 말하고 싶을 뿐이야!
그래 놓고 맨날 똑같은 소리만 해 댔지.
-지한…… 난. 안타까워. 네가 진정한 아메리칸이 아닌 게.
-……길드 마스터. 그 소리 그만한다고 했잖아요.
-크! 우리 아메리카로 진작 이민하지 그랬나! 2010년 이전에 이민했으면, 내가 더 중용했을 텐데……!
-에휴.
-지한. 내 이야기 좀 들어 봐!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유니크 스탯을 얻은 경위를 친절하게 이야기해 주고는 했다.
-나 배런! 솔직히 브론즈 때만 해도, 스스로에 자신감이 없었어. 내 상태창 2개라는 SSS급 기프트를 얻었지만…… 이게 좋은지도 몰랐지.
-그거 좋은 겁니다, 마스터.
-지금은 알지! 하하! 어쨌든!
-기프트가 좋은지도 몰라서, 그냥 부담 없는 서포터나 해야겠다, 그렇게 마음먹고 신성력을 키우다 갑자기 기연을 얻었다…… 이 이야기 할 거 아닙니까?
-어…… 지한. 어떻게 알았지? 나를 해킹했나?
-그 소리도 5번째입니다.
성지한은 과거를 반추하고는 피식 웃었다.
아메리칸 퍼스트의 길드장, 랭킹 1위 배런.
그는 미국인 우선주의자이기는 했지만, 의외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때 그의 말대로, 지금 미국에 귀화한다면 중용될지도 모르지.’
배런의 우선주의가 차별하는 대상은, 튜토리얼 이후의 이민자로 국한되어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구분법은 눈에 보일 정도로 간단했다.
튜토리얼 이전에 이민한 사람은 배틀넷 상의 국적이 바뀌지만, 그 이후에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나중엔 그게 마치 낙인 같았지.’
성지한은 고개를 젓고는 배런이 알려 준 유니크 스탯 획득 방법을 떠올렸다.
-나는 서포터와 메이지 클래스를 선택했지. 앞에서 싸우는 건 멋이 없어 보였거든.
‘일단, 서포터와 메이지 클래스를 얻는다.’
세계 랭킹 1위였던 배런의 말에 따라, 클래스를 택한 성지한.
이미 서포터는 선택했으니, 이제 선택할 직업은 메이지였다.
[메이지로 전직하셨습니다.] [F급 스킬 ‘파이어’가 추가됩니다.] [F급 스킬 ‘아이스’가 추가됩니다.]무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두 직업을 택한 성지한은 신성력 수치를 확인했다.
‘8이군. 칭호 효과를 빼면 7인가.’
어제 방송으로 인해 얻은 건 업적 포인트뿐만이 아니었다.
방송에 광고를 붙이지 않아 조회 수에 비해선 아쉬웠지만, 그래도 상당량의 GP가 들어와 있었다.
그 GP를 통해 배틀넷 마켓에서 성물을 구매한 성지한은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성물 끌어안고 자기. 효과가 있었어.’
방송으로 번 GP로 성물을 사서 바닥에 깔고 잔 결과, 신성력이 1이나 늘었던 것이다.
‘일단 신성력이 10이 되어야, 배런이 말한 요구 조건에 맞아진다.’
신성력 10.
그것이 유니크 스탯을 얻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었다.
‘무력은 참 쉽게 얻은 거였군.’
한순간의 붓질로 얻은 무력에 비해, 배런의 유니크 스탯은 습득 조건이 까다로웠다.
‘그래도 그만한 가치는 있으니까.’
성지한은 자신의 방에서 구매한 성물들을 챙겼다.
‘그럼, 빨리 다음 게임에서 신성력을 얻어야겠군.’
* * *
[이번 미션은 서바이벌입니다.]둥! 둥! 둥!
사방에서 북소리가 울려 퍼지자, 성지한은 바로 맵을 파악했다.
‘이번에도 콜로세움이군.’
서바이벌 맵 콜로세움.
첫 튜토리얼 때 보았던 맵이다.
맵 자체는 예전과 똑같았지만, 그때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었다.
튜토리얼 때과는 다르게, 본 게임의 콜로세움엔 관객이 존재한다는 것.
‘……이번 관객은 엘프인가.’
성지한은 콜로세움 관객석에 거만하게 앉은 이들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귀 큰 인간형 종족, 엘프.
인간이 봐도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지만.
그 속은 음침하고 음험하기 그지없는 종족이다.
‘엘프 놈들에게 인류가 사기를 많이 당했지.’
인류가 멸망한 데 있어 지분을 따지자면 엘프들의 공이 절반 이상이었지.
절로 이가 갈리는 놈들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저번처럼 되지 않을 거다.’
성지한은 그리 다짐한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튜토리얼 때와는 또 달리, 훨씬 장비가 좋고 강해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성지한이다!”
하루 만에 유명 인사가 된 성지한.
플레이어들은, 경계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틀 전에 튜토리얼을 한 놈이. 어떻게 벌써 나랑 매칭이 되지? 내 레벨은 16인데?’
‘방송에서 신성력 섞인 권기를 썼지? 만만치 않은 놈이야.’
성지한의 겉보기는 너무나도 비루해 보였다.
한 손에는 쇠곤봉, 다른 한 손에는 거대한 식칼을 들고 있어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았으며, 옷도 추리닝 차림이라 방어력은 전무한 수준.
길드에서 지원받은 빵빵한 장비를 갖춘 다른 플레이어에 비해, 누가 보더라도 맛있는 먹잇감이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신중했다.
‘한 대만 맞아도 죽을 거 같은데.’
‘아무래도 기를 쓴 게 마음에 걸려…….’
‘일단 다른 놈과 싸우는 걸 지켜볼까?’
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소환되는 플레이어들을 파악하는 사이.
번쩍!
성지한의 근처에, 한 플레이어가 소환되었다.
금빛으로 빛나는 화려한 장비를 갖춘 남자.
그는 콜로세움에 등장하자마자, 입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배-하! 반갑습니다~ 여러분! BJ금빛입니다. 오늘도 여러분과 함께하는 심해 탐험 시작합니다요! 아이고오오오~ 회장님!! 오늘도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바로 GP 후원 감사드리고요!”
그를 본 플레이어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오. 저 새끼도 나왔네.’
‘아직도 심해 탐험 프로젝트 하고 있었냐?’
BJ금빛.
연예인처럼 잘생긴 외모로 배틀튜브에서 꽤 유명한 BJ로, 몇 달 전만 해도 그는 꽤 촉망받던 골드 리거였다.
하지만.
-골드가 브론즈까지 내려가면, 과연 어떻게 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한 심해 탐험 프로젝트. 시작합니다!
그는 자신의 배틀튜브 채널을 더욱 키우기 위해 어떤 배틀튜버도 시도하지 않았던 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름하야 ‘심해 탐험 프로젝트’였다.
그날 이후, BJ금빛은 고의적인 패배 작업을 시작했다.
-팀원 여러분, 미안해용~ 저 꼴찌 해야 돼서…… 헤헤~ 자살 좀 할게요!
-자, 잠깐…… 미친놈아!
골드에서 실버로, 실버에서 브론즈로 레벨을 내린 BJ 금빛.
그는 레벨 5를 찍고 나서야 패작을 멈췄다.
-이제부터 저 금빛! 계속 1등 찍으며 올라가 보겠습니다~ 스킬이 아깝지 않냐구요? 후후! 날린 스킬은 시청자분들의 ‘사랑’을 받아 다시 복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때부터 BJ금빛의 심해 탐험 방송이 시작됐다.
비록 레벨은 5였지만, 게임 경험도 풍부한 데다 골드 때의 장비를 모조리 지니고 있었으니…….
금빛을 이길 수 있는 브론즈는 존재하지 않았다.
-야레야레…… 이게 강남의 수준입니까?
-쯧. 쯧. 인. 간. 검은 그렇게 휘두르는 게 아니라고요.
발악하는 상대를 농락하는 방송 컨텐츠.
아무리 강남 1 에어리어에 유망주가 모여 있다고 해도.
BJ 금빛은 골드 리그까지 올라간 완성된 플레이어였으니, 그 누구도 금빛을 상대하지 못했다.
‘1등은 물 건너갔네.’
‘저 새끼는 피해서 가자.’
모든 플레이어들이 금빛과 싸우지 않기로 마음먹고, 고개 돌려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을 때.
주변을 둘러보던 BJ금빛의 눈빛이 반짝였다.
“앗…… 아아! 여러분. 제가 뭘 발견했는지 보세요!”
그의 시선을 고정시킨 사람은, 바로 추리닝 차림의 성지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