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137)
요 며칠간 대표팀과 관련된 뉴스는 끊이질 않았다.
성지한의 합류와 연습 때 보인 뛰어난 성과에는 열광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그날 밤에 바로 터진 하유리 폭행 사건으로 인해, 대표 팀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시작했다.
-윤정현 이 미친 새끼가!! 왜 우리 유리를 집어던져??
-성지한 미쳤냐? 뭔 환영회를 연예인 불러다 해!
처음에는 성지한 환영회라고 해서 성지한이 사건에 연루된 줄 알고 그를 비난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ㄴㄴ 성지한 안 갔음 자동문 새끼들이 멋대로 연 거임ㅋㅋㅋㅋ
-연예인들 인터뷰 보니까 성지한 곧 온다고 술 존나 처먹였더만. 그동안 성지한은 배틀넷에서 게임하고 있던데? ㅋㅋㅋㅋ
-ㄹㅇ자동문 새끼들… 인성조차 글러먹었네…
그가 그 시간에 배틀넷을 한 걸 많은 사람이 보고 있었기에, 성지한의 비난 여론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노영준 감독이 이번 사건을 이유로 1군 워리어들을 다 내보내 버리자, 여론은 반반으로 나뉘었다.
-자동문 새끼들 잘됐다 저런 놈들 언제까지 데리고 다니겠냐ㅋㅋ
-아니 근데 1군들 다 자른 건 선 넘었는데? 사고 친 새끼만 쫓아내면 되지
-하연주가 다 안 자르면 자기가 궁수진이랑 다 나가겠다고 날뛰었다는데?
-아 그럼 어쩔 수 없지 궁수들이 그나마 사람 새낀데 ㅇㅇ;
-그래도 워리어 없으면 러시아전 어떻게 하냐?
-그냥 평소처럼 지는 거지ㅋㅋ
-국가대표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닙니다. 던전이 생길지도 모르는 중차대한 일이라고요. 근데 단순한 선수 실수 때문에 1군을 모두 제외하다니… 감독 미친 거 아닙니까? 당장 선수들 복귀시켜야 합니다!
└너 정현이니?
“에이 씨발. 윤정현 그 새낀 구치소에 있다고.”
대표 팀에서 쫓겨난 김동우는 리플을 달다 말고 욕을 내뱉었다.
윤정현 그 새끼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야.
“하연주 걘 진짜 어이가 없네. 윤정현이야 쫓아낸다 쳐도, 우린 뭘 잘못했다고?”
“동생을 끔찍하게 아낀답니다. 하유리가 초고속으로 톱스타 된 것도 하연주가 무명 때부터 엄청 밀어 줘서 된 거라잖아요.”
김동우 집에 온 이윤기는 술상을 세팅하며 소파에 앉았다.
“그럼 2차간 놈들까지만 짜르던가. 아, 성지한이 1군 다 자르라고 했다며? 저 새끼가 제일 나쁜 새끼야.”
김동우는 TV 속에 나오는 성지한의 얼굴을 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그래도 지 환영회라고 성대하게 준비했는데.
어떻게 우리까지 자르라고 할 수가 있어?
형 동생하면서 말이 잘 트여서 친하게 지낼 줄 알았는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그러니까요. 2군 수준 개 발암인데 어디 우리 없이 해 보라죠.”
“여자들은 언제 온대?”
“이제 곧 올 겁니다. 러시아전 발리는 거 보면서 술이나 빨죠.”
며칠 전만 해도 한국 국가대표 팀이었던 그들은 이제 누구보다도 한국의 패배를 기원했다.
어디 우리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깨달아 보라지.
그때.
삑삑-
“오. 왔네.”
여자 넷이 김동우의 집에 들어왔다.
“오빠! 대표 팀 짤렸다며? 이렇게 술 먹고 있어도 돼?”
“시끄러워. 양주나 까 봐.”
“성질은…… 와~ 성지한 멋있다!”
한 여성이 TV에서 러시아전 대비 인터뷰하는 성지한을 보면서 탄사를 내뱉자, 김동우가 표정을 팍 찌푸렸다.
“저 새끼 칭찬할 거면 다시 나가라. 시발…….”
“왜?”
“쟤가 우리 다 쫓아내라 그랬어.”
“풋…… 진짜? 아니, 오빠들 없이 어떻게 싸우려고?”
“그러니까…… 미친 새끼가 말야. 그래서 처발리는 거 구경하려고.”
“흐흥~ 근데 인터뷰 보니 되게 자신 있어 하던데?”
“지한 오빠가 원래 자신감은 넘치잖니.”
“언제 봤다고 오빠야, 넌?”
그렇게 여자들끼리 깔깔대는 걸 애써 무시한 김동우는 TV 속 성지한의 인터뷰를 지켜보았다.
=성지한 선수, 이번에 대표팀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요. 대표 라인업이 상당히 바뀌었는데, 합이 어떻게. 잘 맞겠습니까?
-예. 잘 맞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똑같을 겁니다.
=똑같아요……?
-네. 3:0으로 이기는 건 똑같습니다.
=허……!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3:0으로 이긴다고 확신하는 성지한.
김동우는 그걸 보자 배알이 꼴렸다.
‘3:0은 무슨. 0:3으로 처발려야 정신을 차리지.’
1군 워리어가 다 빠졌는데, 그게 되겠어?
그는 빨리 경기가 열리기만을 기다리며,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 * *
러시아 대표팀은 한국 대표팀에서 일어난 스캔들로 인해 축제 분위기였다.
“쟤네들 1군 워리어 다 잘랐다며? 경기 전에 사고 쳤다고.”
“꼴찌 주제에 이해할 수가 없군. 사고 친 애만 자르면 되지?”
“어차피 못 이길 거, 기강이라도 잡겠다는 거 아니겠어?”
러시아의 워리어진은 이미 경기를 다 잡은 양 기세가 등등했다.
“방심하지 마라. 성지한이 있지 않느냐.”
러시아의 워리어진 리더, 블라디미르 고르시코프가 그런 워리어들에게 주의를 줬지만.
“블라디미르 님. 그놈 하나가 뭘 하겠습니까? 거기에 골드에 불과한데요.”
“맞습니다. 인터뷰로 3:0으로 이길 수 있다고 허언을 지껄이던데, 이번에 제대로 본때를 보여 주죠.”
그들은 이미 게임을 다 이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동북아시아 리그전이 시작합니다.] [1경기는 사우스게이트입니다.]경기가 시작되자.
“디바인 블레스.”
“앱솔루트 실드.”
서포터의 버프를 받은 워리어들은 진형을 꾸렸다.
한국 대표팀이 귀갑진을 꾸린 것과는 달리, 삼각형의 형태로 모인 러시아의 워리어들.
삼각진이라 불리는 이 진형의 선봉에는, 블라디미르가 서 있었다.
=‘버서커’ 블라디미르가 선봉이군요.
SS급 기프트인 ‘광폭화’를 지니고 있는 블라디미르.
광폭화는 사용 시 일정 시간 스탯이 크게 오르는 심플한 기프트였는데, 특히 공격력 쪽이 집중적으로 강화되었다.
=워리어 순위 6위, 공격력에 있어선 그 이상이라고 평가되는 선수입니다.
=삼각진형의 버프는 선봉에 집중되니, 상당한 파괴력을 보이겠어요…….
워리어의 진형 중 하나인 삼각진.
쐐기진이라고도 불리는 이 진형은 맨 앞의 선봉에게 진형 버프가 집중되었다.
광폭화를 지닌 블라디미르를 한층 더 강화시켜서,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상대의 진형을 와해시키는 것이 러시아의 목표였다.
“가자! 조국을 위해!”
“우라아아아아아!”
거대한 도끼를 든 블라디미르를 필두로, 러시아의 워리어들이 모조리 돌진하기 시작했다.
“엘리야부터 노려!”
성벽 위에 있는 한국 대표팀 궁수진 리더, 하연주가 워리어 중 가장 약한 타깃을 지정하고 집중 사격을 지시했지만.
러시아의 다른 포지션 선수들도, 놀고 있지 않고 열심히 화력 지원에 나섰다.
펑! 펑!
십여 미터 위의 성벽 위에서 화력을 퍼붓는 한국과, 아래에서 이에 응대하는 러시아.
마법이 사방에서 터지고, 서포터들이 사용하는 디버프 마법과 방어 마법이 어지럽게 서로 맞부딪쳤다.
치열하게 펼쳐진, 원거리 포지션끼리의 화력 대결.
“큭……!”
“먼저 갑니다!”
극초반의 분위기는 한국의 우세였다.
한국 대표팀의 화력이 러시아보다 강력하여, 적의 방해를 뚫고 러시아의 워리어 몇몇이 쓰러진 것이다.
하지만 하연주의 표정은 어두웠다.
‘겨우 셋인가…….’
성문 안에 파고들기 전에 적 워리어들을 최대한 쓰러뜨려야 했는데, 삼각진을 펼친 러시아의 돌진 속도가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집중 저격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러시아에서 가장 약한 워리어 셋만 쓰러진 상태.
‘성문 안쪽까지 파고들면, 더 이상 저격할 방법이 없어지는데……!’
사우스게이트 맵.
이 맵의 승리 방식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원거리 포지션의 힘겨루기로 결정 나는 방법.
공격 측 워리어들은 성문으로 진입하기보다는, 자기 편 원거리 딜러들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서로가 원거리 공격을 주고받으며, 플레이어 사망자 수를 집계한다.
이런 양상의 전투가 벌어졌을 경우, 게임의 주역은 원거리 딜러가 된다.
이는 두 진영 간의 워리어의 수준이 비슷할 경우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러시아. 역시 전사끼리 붙으면 무조건 이길 거라 생각하네…….’
두 번째 승리 공식은, 성문을 지키는 워리어진을 뚫어 버리는 것.
이는 꽤 리스크가 큰 전술이었다.
전사 숫자는 양측이 똑같고, 성문을 막는 전사들은 성벽 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공격진도 후방에서 화력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성벽 위에서 바로 아래로 쏘는 거에 비하면 아무래도 약할 수밖에 없었다.
성문을 지키는 전사들이 조금만 오래 버티면 공격진의 워리어들은 허물어지기 십상이었으니.
때문에 전사의 수준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은 이상, 다들 첫 번째 승리 방식을 선호했다.
러시아가 저렇게 돌진해 오는 건, 한국 대표팀의 워리어들을 수준 이하라고 보고 있는 것.
그리고 하연주도 사실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리 성지한이 연습 때 놀라운 모습을 보여 주긴 했지만…… 실전은 달라. 맞붙으면 뚫릴 거야. 뚫리기 전에 하나라도 더 쓰러뜨려야 해!’
“다음 타깃은 세르게이! 푸른 갑옷을 노려!”
“네!”
하연주의 첫 발을 필두로 일제사격이 쏟아졌다.
한국 대표팀의 전매특허인 집중 사격.
한 명 한 명을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궁수진은, 확실히 최약체 한국이 지닌 제일 큰 장점이었다.
푹! 푹!
그 결과, 러시아 워리어진이 완전히 성문 앞에 닿기 전에 두 명이 더 쓰러졌다.
“대장. 다섯 명이 죽었습니다!”
“삼각진 효율이 180퍼센트로 떨어졌어요!”
“괜찮다, 이 정도면! 한국 상대로 다섯이면 싸지!”
중년의 전사, 블라디미르는 씨익 웃었다.
시뻘게진 얼굴, 부풀어 오른 근육은 그가 이미 광폭화에 들어섰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블러드 레이지!”
그는 방패를 든 채 한 데 뭉친 적진을 향해 몸을 내던지며 핏빛으로 물든 커다란 도끼를 찍어 눌렀다.
콰아앙!
그러자, 단 일격에 진형을 이룬 한국 대표팀의 라인이 터져 나갔다.
“약하군!”
국가대표라는 것들이, 단 한 방도 버티질 못한단 말인가?
약하디약하다.
이런 주제에 1군 워리어들을 그 정도 사건으로 퇴출시켜?
블라디미르는 비웃음을 머금으며, 도끼를 횡으로 그었다.
촤아아악!
또 일격에 적 워리어들의 몸통이 나무토막처럼 잘려 나가며 순식간에 5명이 전사했다.
숫자는 이제 동등해진 상황.
“크하하하하! 이거 너무 쉽군요!”
“성지한 어디 있어!”
블라디미르를 따르는 전사들이 만면에 잔인한 웃음을 흘리며 한국 대표팀을 도륙해 나갔다.
“귀갑진이 이렇게 쉽게 뚫리다니…… 이 새끼들 왜 나온 거야?”
방어진을 펼친다면서 뭉친 주제에, 이렇게 쉽게 뚫려도 되는 거야?
하지만 블라디미르는 ‘귀갑진’ 이라는 말을 듣고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귀갑진……?’
이게 귀갑진이라고?
방패를 서로 맞대어 방어진을 형성하기는 했지만, 이건 인원 배치가 이상했다.
제대로 된 귀갑진을 이루려면 정사각형에 맞게 숫자를 배치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첫 번째 전열의 전사들은 많았는데.
그 후로는, 전사 숫자가 점점 적어진다.
이건 마치…….
‘……삼각진이 아닌가?’
역삼각진.
블라디미르가 삼각형의 맨 위 꼭지점이라면.
지금 도륙당하고 있는 한국의 1진은, 맨 아래 직선이다.
그럼 한국의 꼭지점.
이 기이한 진형의 모든 버프를 다 받는 이는…….
“왔군.”
한국 대표팀이 와해되자, 성지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최후방에서 삼각진의 버프를 받으며 싱긋 웃고 있었다.
* * *
2군으로 재편된 한국 대표팀.
원래 1군도 약했던 만큼, 이들의 수준은 형편없었다.
-귀갑진의 효율이…… 150퍼센트도 안 나오는군.
-역시 1군과 2군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성지한이 귀갑진의 효율을 크게 끌어올린다고 해도, 나머지 29명이 받쳐 주지 못하니 1군과는 메울 수 없는 격차가 존재했다.
-거기에 모두가 225레벨 이하입니다.
-이대로라면 블라디미르의 일격을 버틸까 모르겠어.
검왕처럼 아예 격이 다른 플레이어를 제외하고는 다른 워리어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진 블라디미르.
그가 광폭화를 써서 도끼를 내려찍으면, 저 수준 낮은 2군 전사들이 얼마나 버티겠나.
코치진은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암담해했다.
그때.
-한번 이렇게 해 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성지한은 이런 결과를 지켜보더니, 귀갑진을 포기할 것을 제안했다.
대신, 그가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삼각진.
선봉의 플레이어를 강화시키는 돌진 진형으로, 적을 방어해야 할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맞지 않는 진형이었다.
하지만 수준 차이가 너무 나는 지금이라면, 차라리 성지한에게 몰빵하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차라리 네가 앞에 서서 막게?
-아뇨. 맨 뒤에 있겠습니다.
-맨 뒤…… 그럼 앞에 있는 전사들이 모두 쓰러지면 버프 효과도 사라질 텐데.
-아뇨. 저 혼자로도 효율이 날 거 같군요.
과연 진형이 무너지고, 학살을 당하는 와중에도.
삼각진의 효율은 떨어질지언정, 110퍼센트까지는 버프 효과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적의 진형이 퍼진 틈을 타, 일격을 노리겠습니다.
-일격으로…… 될까?
-한번 보시죠.
한국 대표팀이 와해되자, 러시아의 워리어들은 이미 게임이 끝났다 생각했는지 킬 포인트를 따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진형이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그 모습을 본 성지한은 창을 들어 올렸다.
“시작하자.”
그와 동시에 성지한에게 강렬한 기세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 힘……!’
심상치 않은 기세에 블라디미르가 잠시 흠칫했지만.
“멍청한……! 혼자서 뭘 하겠다고!”
그는 놀란 자신을 부정하듯, 성지한을 향해 포탄처럼 쏘아져 나갔다.
순식간에 좁혀든 거리.
“블러드 레이지!”
블라디미르의 핏빛 도끼가 대번에 성지한을 쪼갤 듯 강렬한 혈기를 피워 올렸지만.
성지한은 여유롭게, 그간 사용하지 못했던 세 번째 신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