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156)
* * *
=저, 저건……!?
=성지한 선수가 그간 사용해 왔던 스킬과 흡사합니다! 하늘의 창이 제우스의 것이었나요?
=다만 제우스의 기술이 훨씬 더 크고 화려하군요! 사방으로 뇌전의 폭풍우가 휘몰아칩니다!
제우스의 번개, 아스트라페.
그건 성지한이 쓰던 스킬과 흡사하지만, 보다 더 화려한 임팩트를 자랑했다.
성지한의 천주심판은 창이 내리찍고 끝나는 데 반해, 아스트라페는 빛의 공간 속에서 벼락을 비처럼 내리며 같이 떨어졌으니까.
대중들의 시선에서 본다면, 천주심판은 아스트라페의 아류, 혹은 하위호환 같아 보일 정도.
=살아…… 있겠죠?
=화면 안에서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만…….
=창이 닿기 직전, 성의 몸이 먼저 새하얗게 빛났습니다. 그라면 무슨 방도를 찾았을 겁니다!
해설진은 애써 희망차게 코멘트를 날렸지만.
내심 성지한의 전사를 가정하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신, 제우스였으니까.
하지만.
슈우우우-
벼락을 몰고 오며, 대지에 박힌 아스트라페 앞에.
전류로 몸이 휘감긴 성지한이 아무렇지도 않게 섰다.
“신기하군. 이거. 정말 비슷해.”
천뢰신결 뇌신雷身을 사용한 그는 온몸이 뇌전과 일체화되어 있었다.
아스트라페의 주변으로 벼락이 폭풍우처럼 몰아치는데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 심지어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거기에 천주심판과 약점도 같은데?’
같은 속성의 적에게는 피해가 먹히지 않는다는 약점을 지닌 천주심판.
제우스의 아스트라페를 보고 곧바로 이를 떠올린 성지한은 뇌신을 쓴 것만으로도 이 공격을 쉽게 파훼할 수 있었다.
‘천뢰신이 제우스였나? 하지만 그러기에는…….’
뭔가 약한데.
성지한은 아스트라페 너머의 제우스를 바라보았다.
스스로 상반신만 남겨 두었던 그는, 어느새 몸을 전부 재생시킨 상태였다.
하나 제우스는 성지한을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네놈…… 그 몸 상태는! 인드라의 화신이었나!”
“이게 인드라랑 무슨 상관인데?”
“허.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다니! 인드라가 아니면 누가 그리 완벽한 뇌화를 구현할 수 있겠나. 인드라! 어떻게 봉인에서 풀려나 아바타를 만들었지?”
제우스는 뇌신雷身을 보고는 성지한을 인드라로 단정했는지, 온갖 질문을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게다가 같은 뇌신 계열이라 그런지, 조금 전과는 달리 적의가 많이 옅어진 모습.
‘천뢰신결에 포함되어 있는 뇌신이 인드라의 것이라…….’
암영신결은 그림자 여왕의 힘과 흡사했다면.
천뢰신결은 지구 출신 뇌신들의 기술을 모아 둔 건가.
“그럼 이건 누구 거냐?”
무명신공無名神功
천뢰신결天雷神訣
벽력섬뢰霹靂閃雷
성지한의 봉황기에서 한 줄기 벼락이 튀어나오자.
제우스는 눈을 부릅떴다.
“아. 아니. 토르의…….”
“네 것도 있어.”
번쩍!
성지한이 창을 하늘 위로 던지자.
제우스처럼, 하늘 위에 균열이 생겼다.
그러고는 아스트라페 옆으로 떨어지는, 거대한 빛의 창 천주심판.
아스트라페가 대지를 강타할 때에 비하면 벼락의 폭풍우가 치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이펙트가 심플했지만.
“아…… 아스트라페! 아니다. 이건……!”
천주심판의 위력을 목도한 제우스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적뢰에 꿰뚫렸을 때보다 더한 동요를 보이고 있을까.
그도 그럴 것이.
“한층 더 발전했군…….”
천주심판과 아스트라페.
시청자들이 시선에서는 제우스의 아스트라페가 화려한 이펙트를 뽐냈기에 더 강력해 보였지만.
이 힘을 직접 사용하는 제우스는 일반인과는 관점이 완전히 달랐다.
아스트라페를 펼칠 때 딸려 오는 뇌전은 힘을 완전히 한 곳에 갈무리해지 못한 결과다.
반면에 저 인간이 사용한 기술은 창 안에 뇌기가 완벽하게 뭉쳐 있었다.
이것은 현재의 아스트라페를 두 번, 세 번은 발전시켜야 가능한 경지였다.
“그러고 보니, 인드라의 뇌화나 토르의 천둥 벼락도……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르구나. 더 진화했어. 너 설마! 그 괴물과 연관이 있는 건가…….”
‘괴물’을 언급하는 제우스의 얼굴엔 두려움마저 깃들어 있었다.
성지한은 그 괴물의 정체가 방랑하는 무신임을 짐작했지만.
짐짓 모르는 척 물어보았다.
“괴물이 누구지?”
“이놈, 알면서 왜 물어보느냐! 죽음을 초월한, 그…….”
제우스가 뭐라고 입을 열려고 할 때.
스으으으-
그의 가슴팍에, 흰색과 검은색의 무늬가 떠오르더니, 서로 교차하기 시작했다.
성지한도 본 적이 있는 태극의 문양.
무의 극치에 다다른 동방삭의 태극이었다.
“아니. 왜 금제가 발동되지……!? 너, 괴물의 관계자 아니었나!”
“음. 관계자는 맞는데.”
“강상! 난 진짜 몰랐다! 너희 관계자인 줄 알았어! 이건 금제를 어긴 게 아니잖아!”
[아니. 금제의 내용은 어떤 경우에서든 무신을 감히 거론하지 말라는 것이오. 당신은 이를 완벽히 어겼소.]“이익……!”
[가시오.]휘이이익!
그 말과 함께, 제우스의 몸이 태극의 문양 안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강대한 신격을 자랑하던 올림푸스의 신왕은 동방삭의 태극에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너무나도 쉽게 허물어졌다.
[허허. 이거 본의 아니게 도와주게 됐구먼. 자네, 내 덕을 봤으니…… 다음 클래스 선택 때는 6번째 종자로 오게.]“괜찮습니다.”
[쯧쯧! 젊으니 패기만 넘쳐서…… 클래스 변경은 아껴 뒀다가, 정 안 되겠으면 언제든 종자로 전직하게! 내 후임을 따스히 맞아 줌세.]슈우우-
그 말을 끝으로, 동방삭의 태극이 사라졌다.
‘무신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아쉽군. 단서라고는 죽음을 초월한…… 이것 하나인가.’
죽음을 초월한 존재.
이건 지금 당장 별 단서가 되질 못했다.
지금 태극을 사용한 동방삭만 해도 죽음을 초월한 존재가 아니던가.
‘일단은 게임에 집중하자.’
성지한은 눈앞에 펼쳐진 벼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발밑에는 강렬한 전기가 피어오르고.
쿠르르르-!
하늘 위에서는 거대한 번개가 사방에 내리꽂혔지만.
‘뇌신 상태라, 감이 오네.’
성지한은 이를 요리조리 잘 피해 다녔다.
사실 제우스 때처럼 뇌신화한 상태라면 벼락을 맞아도 어느 정도는 흡수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이건 아스트라페와 결이 달라.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약점을 확실히 알던 제우스의 힘과는 달리, 저 거대 번개는 한층 더 강력한 권능을 발하고 있었으니까.
성지한은 이를 최대한 피하면서, 길을 걸어갔다.
그리고.
[뇌인이 2 상승합니다.]‘오…….’
뇌전의 길을 걸어가면서 저절로 흡수하게 된 뇌기 덕에, 스탯 ‘뇌인’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니까 레어 스탯에 잔여 포인트를 투자할 필요가 없다니까.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이왕 빠는 꿀.
바닥까지 긁어먹기로 했다.
“뇌운 소환.”
구름창 운뢰의 인정을 받아, 얻은 스킬 뇌운 소환.
성지한이 이를 사용하자, 그의 눈앞에 노란빛이 슬쩍 감도는 구름이 생성되었다.
본래는 탑승용으로 사용되는 스킬이었지만.
“저기 가서 뇌기 채워 와.”
성지한은 뇌운을 커다란 벼락이 떨어지는 곳으로 보내버렸다.
지직. 지지직-!
그러자 순식간에 벼락을 맞고 샛노랗게 변하는 구름.
단 한 방에 뇌기가 넘쳐흘러 터져 버릴 것 같은 상태가 되자, 성지한은 구름을 다시 회수했다.
[뇌인이 1 상승합니다.]‘직접 흡수하는 것에 비하면 효율이 약하긴 하군.’
그래도 저 거대 벼락에 직격당하는 것보다는 낫지.
아무리 능력치가 소중하다고 해도, 유니크도 아닌 레어 스탯에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나아갔을까.
‘스탯이 20이나 올랐군.’
뇌인 스탯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
[오늘은 더 이상 뇌운을 소환할 수 없습니다.]거대 벼락 몇 번 맞더니 터져 버린 뇌운은, 소환이 불가능해질 정도.
이렇게 얻어 가는 건 많았지만.
‘어째 끝이 안 보이는데.’
뇌전의 길을 꽤 빠른 속도로 주파했음에도, 신왕좌와의 거리는 전혀 좁혀지질 않았다.
눈에는 분명 황금빛의 왕좌가 보이는데, 아무리 경공을 쓴다고 해도 도무지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지를 않았다.
‘그렇다고 길을 벗어나려고 해도 꺼림칙해.’
뇌전의 길 바깥, 어두컴컴한 공간은 아예 이 세계와는 단절된 구역이었다.
저곳도 길은 아니다.
그럼 대체 어디로 가야 신왕좌로 갈 수 있는 거지?
성지한이 그리 고민하고 있을 때.
[3명의 플레이어가 사망했습니다.] [길을 찾지 못한 7인이 남았습니다.] [‘신왕좌에 도달’ 미션에 실패합니다.] [남은 생존자들은 신전에 떨어집니다.]시스템 메시지가, 실패를 알렸다.
* * *
=오. 성지한. 역시 생존했습니다! 끄떡없어요!
=번개 인간이 돼서 회피를 했군요!
=제우스 옆에 똑같은 창을 떨어뜨리는 성지한! 한데 제우스는 오히려 저걸 더 높게 평가합니다!?
=아니, 거기에 지금까지 성이 사용했던 기술…… 모두 뇌신과 연관이 있던 거였습니까?
모두 생 라이브로 중계되던 성지한과 제우스의 대화.
하지만 그런 대사에서 필터링이 생긴 건, 제우스가 ‘괴물’을 거론하고 나서부터였다.
=어…… 갑자기 둘의 대화가 들리지 않습니다!
=뭐죠? 분명히 입은 뻥긋거립니다만. 방송 사고인가요?
=어, 갑자기 제우스가…… 사라집니다!
=가슴에 새겨진 저 문양은…… 아. 동양의 태극 마크 아닌가요?
둘의 대화를 듣지 못하니, 시청자들은 성지한이 태극의 힘으로 제우스를 제거한 줄 알았다.
-성지한 따거의 사문을 알았다! 그는 무당파였어!
-태극 마크 하나 가지고 뭔 무당파야? 온갖 벼락 쏟아 내는 거 못 봤냐?
-ㄹㅇ 백팔나한진도 깨졌는데 왜 자꾸 사문에 집착하냐 쟤네는 ㅋㅋㅋㅋ
-결국 제우스를 잡은 건 태극이다. 성지한은 무당파의 무공을 지녔음을, 무당의 제자임을 인정해야 한다!
-뭐래 진짜 ㅋㅋㅋㅋㅋ 중국이랑 연관 좀 시키지 마라
-됐고 빨리 보상이나 얻어 달라는wwww 나 기프트 얻고 싶어요~ww
태극을 보고 불탄 한중 시청자들의 키보드 배틀이 한참 이루어지고 있을 때.
“머리야! 살아 있었구나! 그래그래. 믿고 있었다구! 근데 와…… 왜 이렇게 멀쩡해??”
새로이 소환된 공간.
순백의 대리석으로 지어진 신전에서, 칼레인이 성지한을 반겼다.
로브 여기저기가 찢겨지고 온몸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는 한 눈에 봐도 꽤 격전을 치르고 온 모습이었다.
“혹시 난이도 하 걸렸어? 아닌데…… 너네 세계, 종이 나약해서 뇌신은 꽤 급이 높을 텐데?”
“그런 게 있다.”
“히야. 역시 우리 머리! 능력 있구나? 역시 나랑 합체할 자격이 있어!”
“근데 신왕좌에 아무리 걸어가도 도달할 수가 없던데. 이거 클리어는 되는 건가?”
“글쎄다? 뇌신이 소환될 때는 신왕좌에 플레이어가 도달한 케이스가 없었을걸? 다른 신들은 그래도 맞이해 주기 하는데 말이지.”
뇌신 혼자서 유별나다며 투덜거리던 칼레인은 바닥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그래도 말이지, 이번 미션…… 깨는 방법은 있어.”
“5인이 살아남는 것 말인가?”
“그래. 어쨌든 서바이벌 맵은 살면 그만이잖아? 이제 곧 나머지 애들도 더 와서, 여기서 지지고 볶을 거야.”
슈우우우-
칼레인의 찢겨진 로브에서, 연기가 더 강렬하게 피어올랐다.
검은 로브에 억눌러졌던 칼레인의 몸뚱이가 점점 부풀어 오르고.
그 안에서, 수많은 왕의 원혼이 뿜어져 나왔다.
-킬…… 더…… 킹…….
-또다시 희생자가 추가되는가…….
-머리라고? 저자가…… 안타깝군…….
각자가 고통스러운 음색을 내뱉는 유령 무리.
“그러니까 게임이 끝나기 전에, 우리 합체해야 하지 않겠니?”
어둠으로 가려진 칼레인의 얼굴에, 희끄무레한 연기가 피어오르며 호선이 그어졌다.
지구로의 잠입이 거부된 칼레인.
그가 머리로 찜한 성지한과 합체하기 위해서는, 지금 같은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자. 머리야. 간다!”
스으으으-
유령이 사방에서 피어오르자.
성지한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이클립스와 봉황기를 들었다.
‘오히려 잘됐네.’
하도 헛소리를 지껄이다 보니, 언젠가 한 방 먹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저놈의 부캐, 없애 버려야겠다.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며 기운을 끌어올리고 있을 때.
“어머니! 제가 원호하겠습니다!”
둘의 대치를 깨는 목소리가 신전에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푹!
한 목검이 칼레인의 로브를 꿰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