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178)
“탈출한다니? 왜?”
[조금 전 말했던, 방랑하는 무신 때문이다.]전기 벽 속의 푸른 사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나를, 우리를 노린다.]“무신이?”
성지한은 겉으로는 놀란 채 그리 반응했지만.
내심 방랑하는 무신이 뇌신을 언젠가는 노리지 않을까 예측은 하고 있었다.
‘미래에 생겼던 세 가지 신결 중, 천뢰신결이 뇌신의 권능과 흡사했으니까.’
뇌전의 무공을 총망라한 천뢰신결.
그것의 베이스가 되는 게 바로 뇌신들이 지닌 권능이었으니까.
아마 이 시기쯤 해서, 뇌신이 제압당하고 무신이 천뢰신결을 만든 게 아닐까 추측되었다.
[그래. 지금껏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성좌. 성좌를 집어삼키며, 더 강해지는 괴물. 그가, 자신의 별 투성을 이끌고 신왕좌로 날아오고 있지…… 신왕좌를 파괴해서 살펴볼 것이 있다면서.]성지한은 전기벽 너머의 신왕좌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저 거대한 의자에 뭐가 있다고 살펴볼 게 있다는 건지.
하지만 결국 말을 들어 보면, 무신의 목표는 뇌신이라기보다는 신왕좌 그 자체.
“목표가 신왕좌면, 이기지 못할 거면 그냥 피신하면 되지 않겠나?”
[나는 뇌신의 대표지만, 7만 7천 뇌신의 의지를 완전히 거스를 수는 없다. 그리고, 뇌신은 모두 자신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신 중 하나로 군림했지. 그들에게 도전자를 피해 도망친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다.]많은 신화 속에서 신왕으로 군림하던 뇌신.
그들에게, 도전자란 당연히 짓밟고 물리쳐야 할 존재였다.
적을 피해서 왕좌를 버리고 도망치는 건, 뇌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니 대부분의 뇌신이 방랑하는 무신과 기꺼이 맞서 싸우려고 들었다.
“너도 뇌신 아닌가? 용케 피신할 생각을 했군.”
[나는…… 우주의 너머에서, 무신의 힘을 보았다.]뇌신의 목소리는 위엄찼지만, 무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소리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네가 조금 전 사용했던 혼을 빨아들이는 문양. 그것은 좁쌀만 한 크기로도, 원혼벽을 상당히 허물어뜨렸지…….]만귀봉신을 이야기하는 건가.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거리자, 푸른 사자는 머리를 부르르 떨었다.
[무신은, 그걸 행성 전체에 사용했다.]“뭐?”
[그 문양이, 행성 하나를 완전히 뒤덮었단 말이다……! 아무도 거기서 빠져나가질 못했다. 별의 주인인 성좌도 예외가 되지 못했지.]‘무신이 그 정도라고…….’
강할 거라고는 예상을 했다.
그러니까 성좌를 사냥하는 성좌라는 평을 듣겠지.
하지만, 만귀봉신을 행성 전체에 깔아 버리다니.
직접 이를 사용해 봤던 성지한은, 그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를 알 수 있었다.
‘저번 생에서 스킬로 사용할 때에도, 고작 몇 미터 정도가 한계였는데…….’
물론 무혼을 지니고 있는 지금, 더 성장하면 그 범위보다야 훨씬 확장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행성 전체에 만귀봉신을 깔아 버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다.
[그자는…… 거스를 수 없는 재앙적인 존재다. 나는 나머지 뇌신들을 최대한 설득했지만, 이것들은 듣질 않았어. 오히려 계속 그런 소리를 한다면, 대표 자리에서 날 끌어내리겠다고 했지.]“그래서 탈출하겠다는 건가.”
[그렇다. 이대로 가만히 죽을 수는 없으니까……! 하나 지금은 뇌신의 일부분으로 몸이 묶인 상황. 나는 새로운 ‘개념’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래야 저기서 분리가 될 수 있지.]“새로운 개념이라면…….”
[네가 사용한 붉은 뇌전…… 난 거기서 희망을 보았다. 뇌전의 속성을 띄지만, 확연히 구별되는 힘. 원래는 섞일 수 없는 두 힘이 섞였기에, 뇌신의 개념에도 묶이지 않는 힘. 나는 그것이 꼭 필요하다.]적뢰가 그 정도였어?
그냥 봉황이 지닌 불의 힘이랑 천뢰신결을 섞은 것뿐인데.
성지한은 뇌신의 대표라는 이가 적뢰를 이렇게 고평가하는 게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뭐, 저쪽에서 비싸게 쳐준다는데, 안 받을 필요는 없지.’
자기의 패를 다 깐 푸른 사자에게, 최대한 많은 대가를 얻어 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럼 웬만한 건 다 해 주겠군.”
[그래! 뭐가 필요한가. 말만 하라! 나는 뇌신의 대표. 그대가 필요로 하는 건 모두 들어 줄 수 있다!]뭐든 해 줄 수 있다고 자신하는 뇌신.
하지만.
“그럼 지구에서 배틀넷을 없애 버리는 거 가능하냐? 예전의 세계로 되돌리고 싶은데.”
[배틀넷을 없애달라고…… 그런 건 불가능하다. 그건 무신이라도 안 될 거다.]“역시 이건 무리인가. 그럼 내 능력을 강화해 줄 수 있나? 무혼이라고 별의 능력이다만.”
[그, 그것도 불가능하다. 별의 능력이라니…… 그런 걸 어떻게 내가 강화시키나?]“그럼 되는 게 뭐야?”
성지한은 탐탁지 않다는 눈으로 뇌신을 바라보자, 그가 억울하다는 듯이 항변했다.
[애초에 네가 너무 터무니없는 걸 요구하고 있지 않는가……! 무한한 GP, SSS급 스킬, SSS급 기프트……! 이런 건 필요하지 않나?]“글쎄…… SSS는 별로고, EX급이면 괜찮을 거 같네.”
지금은 무명신공의 무공완성이 중요한 상황.
딱히 여기서 SSS급이 하나둘 더 추가된다고, 크게 강해진 게 체감될 거 같지는 않았다.
그보다 높은 단계인 EX는 얻어 줘야지, 뭐 소득이 생겼구나 싶겠지.
[EX라…….]그리고 성지한의 말에 뇌신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호오, 진짜?”
[그래. 다만, 지금 당장 줄 수는 없다. EX급이면 아무리 나라도 준비가 필요하니까.]뇌신은 그러면서, 계약을 청했다.
[‘뇌신의 우두머리’가 계약을 요청합니다.] [‘뇌신의 우두머리’는 플레이어 ‘성지한’에게 EX급의 기프트나 스킬을 제공하고.] [플레이어 성지한은 이에 대한 대가로, ‘완성된 붉은 뇌전’의 개념을 뇌신의 우두머리에게 전수합니다.] [이 계약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주의 – 신의 계약입니다. 약속을 어길 시 강력한 신벌이 떨어집니다.
뇌신이 먼저 EX급의 기프트나 스킬을 제공하고, 성지한이 나중에 개념을 넘겨주는 계약.
‘EX급을 얻을 수 있다면 밑지는 거래는 아니지.’
성지한은 뇌신의 우두머리와 계약을 체결했다.
[좋아…… 그럼, 준비가 끝나는 대로 알려 주겠다. 그러니 너도 얼른 적뢰를 완성해라.]계약이 성사되자 뇌신의 우두머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대한 노력해 보지. 시간이 촉박하긴 하다만.”
[맞다…… 무신이 언제 들이닥칠지를 모르니까. 아. 그래. 내가 이곳에 수련 장소를 준비해 주겠다. 특별 던전 내, 수련실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느릴 것이다.]급한 건 저쪽이라 그런지.
적뢰를 완성시키기 위해, 원래 약속했던 보답 외에도 각종 편의를 봐주는 뇌신.
그는 성지한의 파티원까지도 신경을 썼다.
[아, 그리고 네가 데려온 떨거지들도…… 레벨 업이 필요하다고 했나? 제우스의 허물, 계속 소환해 주지. 이번에는 네 팀원 전멸한 거 같으니, 다음엔 좀 준비해서 와라.]“아, 전멸했어?”
[그래.]신의 허물이라고 해도, 역시 플레티넘이 이기기에는 무리였나.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수련 장소로 보내 줘. 바로 시작하지.”
[좋은 마음가짐이다. 잠시만 기다려라.]그렇게 10분 정도를 기다렸을까.
부우우웅……!
성지한의 눈앞에, 푸른색의 포탈이 생성되었다.
[그 안에서의 10일은, 현실에서의 1일이다.]하루에 10일 치 수련이 가능하다니.
성지한은 눈을 빛내며 물었다.
“일주일에 한 번인 게 아쉽군. 더 특별 던전에 올 수는 없나?”
[그건 배틀넷의 영역이라 불가능하다. 지금도 충분히 무리하고 있다.]“알겠어.”
처음 봤을 때는 전능한 신인 것 같더니, 은근 안 되는 거 투성이군.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면서 포탈 안으로 들어섰다.
* * *
하루 뒤.
집으로 귀환한 성지한은, 거실에 있던 윤세아에게 물었다.
“세아야, 나 들어간 지 며칠 지났어?”
“하루 지났는데?”
“아하, 그래.”
뇌신의 수련실, 효과 좋군.
성지한은 특별 던전에서 얻은 수확 중, 수련실이 가장 값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제우스의 허물이랑은 싸울 만하디?”
“으으…… 세긴 세더라. 다행히 특별 던전이라서 그런가, 죽었다고 레벨 다운은 안 됐는데…….”
윤세아는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요즘 장막 믿고 까불다가, 제대로 교육받은 느낌이야.”
“뇌신이 다음에도 소환은 해 주겠다고 하던데. 어때. 또 도전할래?”
“오, 진짜? 할래할래. 복수해야지!”
또 도전이 가능하다고 하자, 눈을 빛내는 윤세아.
근래 게임 속에서 전사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죽으니까 승부욕이 발동한 것 같았다.
“근데 이번에 레벨 업 못해서, 혼돈의 전장에 참여하기가 좀 그렇겠지…….”
“아니, 괜찮아. 20명 뽑는 건 어디까지나 내 권리니까. 네 자리는 마련되어 있어.”
이제 막 플레티넘으로 승급한 윤세아.
200레벨에 근접한 다른 플레티넘에 비하면, 너무나도 낮은 레벨이라.
그녀를 뽑는다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소리가 100퍼센트 나올 만했다.
그렇지만.
‘세아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도, 저런 성적을 냈으면 뽑아야지.’
현재 지구 플레티넘 플레이어들의 재능은.
다이아나, 아래 골드에 비해서 애매한 수준이었다.
SSS급 기프트를 지닌 사람들은 이미 다이아로 올라간 상태였으며.
SS급도 찾기 힘들 정도였다.
다이아나 골드에 비하면 인재풀이 상당히 안 좋은 상태.
‘내가 선발할 권한을 지닌 20명은, 미래의 기둥이 될 유망주를 뽑는다.’
그리고 윤세아는 그런 기준에 딱 부합하는 플레이어였다.
“일단 너랑 마시드, 소피아는 넣을 거고, 다른 유망주도 포함해서 기회를 주려고.”
“어, 그래? 누구?”
“너도 잘 아는 사람들이지.”
성지한은 길드로 내려가서, 생각했던 사람들을 추려 이하연에게 알려 주었다.
그에게 명단을 받고, 이하연은 눈을 크게 떴다.
“이분들 중에서 뽑으신다구요…….”
“예.”
성지한이 추린 명단은 총 30명.
개중에는 대기 길드 소속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었다.
이하연은 그 명단을 곰곰이 살피더니, 말문을 꺼냈다.
“혼돈의 전장에 참여하는 건 엄청난 기회인데…… 그냥 뽑아주면 너무 아까운데요…….”
“그럼, 기부를 받죠.”
“아하, 알아서 내라구요?”
선수 발탁해 준다고 GP를 따로 책정해서 받느니.
알아서 내라고 하는 게, 남들 보기에도 좋았으니까.
이하연은 성지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명단에서 대기 길드 소속과 아닌 사람들을 구분했다.
“저희 길드 소속부터 연락을 돌려도 될까요? 그래도 길드 메리트는 있어야 할 거 같아서요.”
“좋아요.”
“네! 그럼 바로 연락 돌릴게요.”
이하연은 그렇게 대기 길드 소속 플레이어부터 연락을 돌렸고.
이 일은 금방, 업계에서 크게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 * *
“제기랄…… 얍삽하게 숨어 가지고는……!”
이번 승급전에서 윤세아에게 패배한 배런.
그는 삼촌에 이어 조카에게까지 졌다면서 완전히 절망에 빠진 채, 술독에 빠져 살았다.
“SHIT!”
쨍그랑!
계속해서 승급전 경기를 돌려보면서, 윤세아가 장막 속에 숨는 걸 보고 술병을 깨뜨린 그는.
부르르르…….
핸드폰이 진동하자, 흐리멍텅한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배런님. 대기 길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거기서 왜? 흐흐…… 날 쫓아낸다고 하더냐? 날 견제하기 위해?”
[아뇨. 성지한님께서 혼돈의 전장에 참가할 생각이 없냐고 하십니다.]“……뭐? 날?”
배런은 화들짝 놀라 크게 눈을 떴다.
혼돈의 전장.
스탯 포인트 7을 준다고 해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성지한이랑은 저번에 트러블이 있었기에,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정말인가? 그놈이 날 놀리려고 하는 건 아니고?”
[……놀리긴요. 생각 없으면 다음 순번으로 넘긴다고 합니다. 안 하실 겁니까?]“하, 한다, 해! 할게!”
스탯 +7.
거기에 눈이 안 돌아가는 플레이어는 없었다.
그리고.
“뭐…… 배런이 연락을 받았다고? 그렇게 성지한님에게 까불던 그가?”
“예, 배런이 벌써 별스타에 올렸습니다. ‘성, 이번만은 인정해 주지’……라고요.”
“으으음, 그도 연락받을 정도라니…….”
중국의 천마.
왕린은 배런이 혼돈의 전장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침음을 흘렸다.
“나도 어떻게…… 안 되나?”
“대기 길드 소속 위주로 연락을 돌린다고 합니다만…….”
“아, 그래…….”
한국과 중국이 맞붙었을 때, 길드를 탈퇴하게 된 왕린.
성지한과는 배런보다 잘 지냈지만, 대기 길드 소속이 아닌 그는.
이번에 연락을 받지를 못했다.
“그…… 어떻게 안 되겠나? 다시 가입을 하든지…….”
“저…… 윗선에 말씀을 드려 보겠습니다.”
“스탯 7이야, 7. 이거 정말 중요한 문제네!”
그러니까 그때 길드 탈퇴할 때부터 조짐이 안 좋더라니……!
왕린은 마음이 조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