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207)
=러시아가 과연 성지한 선수를 밴할 것이냐, 윤세진 선수를 밴할 것이냐. 갑론을박이 많았습니다만…….
=러시아의 선택은 검왕을 밴하는 것이었군요!
=그리고 맵은…… 어? ‘하나의 다리’에 배정됩니다!
검왕을 밴한 선택까지야 어차피 양자택일이었으니 그렇다 치지만.
그다음 러시아 감독의 선택은 모두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어…… 이 맵, 저희가 셀렉트 한 맵 아니었나요?
=맞습니다. 다리 하나를 두고 양 진영이 맞붙는, 단순한 맵이죠. 여긴 그 어떤 변수도 없이, 정면에서 힘과 힘으로 부딪치는 전장입니다!
=강력한 전사를 지닌 대한민국한테 가장 유리한 맵입니다만…… 이걸 왜 러시아에서 선택했는지 모르겠군요!
=러시아 워리어들을 믿는 걸까요? 하지만 그들은 몇 달 전, 성지한에게 무참히 패배하지 않았습니까!
하나의 다리.
일명 장판파라고 불리는 이 맵은, 튜토리얼에서는 몰려오는 적을 막는 디펜스 맵으로 활용되었지만.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거대한 다리의 양쪽 끝에서 두 팀이 진격해서 승부를 보는 전투 양상을 보였다.
다리 하나에서 전투가 끝나는 맵 상황상, 전사진이 가장 중요한 맵.
이걸 골드인 성지한에게 짓밟혔던, 러시아가 고른다고?
-하나의 다리? 아 장판파?
-러시아 경기 버림? ㅋㅋㅋㅋㅋ
-클린한 3:0 예상합니다 ㅎㅎ
-이쯤 되면 감독이 셀렉트 카드를 밴으로 잘못 안 거 아닐까?
-ㄹㅇ 가능성 있네.
한국 팬들은 이미 경기 다 가져온 양, 축제 분위기.
한편 이런 결정을 한 러시아 감독은 미간을 찌푸리며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다.
‘블라디미르, 젠장할!’
그라고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블라디미르가 있었다.
-1경기 맵은 하나의 다리로 정해라. 안 그러면 출전 안 한다.
비록 기프트 ‘광폭화’때문에 버서커라고 불리지만,
평소에는 성격 좋기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하나 오늘의 그는 달랐다.
언사도 불손했을뿐더러, 감독에게 완전히 명령조였으니까.
하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어…….’
블라디미르가 내뿜는 기세가 워낙 강렬해서, 러시아 감독은 그 앞에서 그저 고개만 연신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만약 1경기 맵을 다른 거로 했다면, 블라디미르의 경기 보이콧이 문제가 아니라.
그가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았다.
‘어디, 그렇게 호언장담했으니…… 두고 보겠다. 블라디미르.’
러시아 감독은 이를 갈면서 게임화면을 바라보았다.
하나의 다리 시작점에서, 진영을 갖추려 하는 러시아 플레이어 100인.
러시아 전사들은 평소 했던 것처럼, 삼각진을 이루고.
[블라디미르님. 삼각진, 안 서십니까?] [맨 앞으로 오십시오!]맨 앞, 꼭지점에는 블라디미르를 앞세우려고 했다.
하지만.
[너희, 굳이 있을 필요 있나?] [예…….]블라디미르가 손을 뒤로 한 번 흔들자.
파아아악!
러시아 선수들의 몸이 일제히 터져 나갔다.
99명의 선수가, 전부 다.
“뭐, 뭐야. 이 미친 새끼가……!”
러시아 감독이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을 때.
블라디미르는, 핏물로 변한 선수들의 자리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수혈.]슈우우우……!
선수들의 몸뚱어리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피만이 남아 일제히 블라디미르에게 빨려 들어갔다.
99명의 피가 집중되자, 그의 형체는 핏물에 감싸져 크게 부풀었다.
=아, 아니…… 뭐, 뭔가요? 블라디미르 선수!
=러, 러시아. 이거 미리 준비한 겁니까?
=그래도 저런 자폭 행위를…….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자국 선수들을 모조리 터뜨린 채, 피의 거인이 되어 버린 블라디미르.
-?? 쟤네 뭐함?
-와, 근데 블라디미르가 저렇게 강했나? 손짓 한 번에 다 터지다니…….
-팀 차원에서 짜고 한 거 아냐?
-별로 그래 보이진 않던데…….
해설자고 시청자고 영문을 몰라 혼란스러워할 때쯤.
[십자검 크라니온이여. 소환에 응하라.]뭉쳤던 혈액이 흩어지며.
블라디미르의 뒤에 거대한 십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피로 이루어진, 십자검 크라니온.
자신을 훌쩍 뛰어넘는, 3미터의 거검을 든 블라디미르는.
[성지한…… 제대로 교육시켜 주지.]다리 너머의 성지한을 바라보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 * *
‘……이상하군. 블라디미르가 저 정도 전사는 아니었는데?’
성지한은 다리 너머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저번 생에서도 전사 랭킹에는 매번 상위권에 있긴 했지만, 기프트 광폭화의 한계에 발목 잡혀 일정 수준 이상에서 더 성장하지는 못하는 선수였다.
그런데 단 한 번의 손짓으로 99명을 터뜨리다니.
게다가 저 거대한 피의 십자검은 뭐란 말인가.
‘뭔가 달라졌어.’
쉽게 봐서는 안 되겠군.
성지한이 검과 창을 꺼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슈욱!
블라디미르의 몸이 핏빛 운무에 잠기더니.
성지한의 눈앞에 순식간에 튀어나왔다.
‘빠르군……!’
엄청난 신체 능력.
조금 전의 움직임은, 인류 최강의 전사라던 검왕을 훌쩍 상회했다.
휙!
그대로 찔러 오는 거대한 십자의 혈검.
그와 동시에 핏방울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성지한을 그대로 포위했다.
펑! 펑!
검과 창이 재빠르게 움직이며, 이 공격을 방어했지만.
핏방울은 허공에 퍼지며, 그의 주변을 계속 포위하듯 맴돌았다.
물리적인 힘만으로는, 방어할 수 없는 적의 공격.
‘그렇다면 이쪽에서 반격한다.’
성지한은 봉황기의 창끝을, 블라디미르에게로 겨냥했다.
무명신공無名神功
천뢰봉염天雷鳳炎
적뢰포赤雷砲
지지지직!
순식간에 피어오르는 거대한 적뢰.
붉은 뇌전은 십자검과, 더 나아가 블라디미르까지 완전히 관통했다.
핏방울은 모조리 증발하여 흩어지고.
블라디미르의 몸뚱어리는 순식간에 타올랐지만.
“후후…… 이 정도는 해 줘야지.”
부글부글…….
주변 대기 속에서, 핏방울이 피어오르더니 블라디미르의 몸에 다시금 달라붙었다.
공허의 수련장에서, 강화된 적뢰를 맞았지만.
블라디미르는 허공에서 계속 핏방울을 만들어 내면서 몸을 재구성했다.
여유가 있는 적.
‘이놈. 날 봐주고 있군.’
성지한의 두 눈이 스산하게 가라앉았다.
어떻게 해서 저리 강해졌는지 모르겠지만, 상대에게 얕잡혀 보이는 건 달갑지 않은 일.
‘전력을 다한다.’
스으으으…….
성지한의 신체 주변에 보랏빛 기운이 피어올랐다가, 그의 신체로 흡수되었다.
죽음의 기운을 자신의 한 갈래로 흡수한, 공허의 힘.
무혼의 제한과는 상관없이 능력을 강화시켜 주는 효과가, 성지한에게 발동하자.
“호오…… 이 힘. 설마.”
블라디미르가 흥미로운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무언가를 아는 것 같은 그의 반응.
성지한은 이를 보면서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공허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극소수인데, 이를 아는 눈치라니?
“위험한 것에 손을 댔구나. 주인께 거역하기 위해, 최후의 발버둥을 치는 것인가?”
“당신…… 블라디미르가 아니군?”
“후후…… 최대한 버티거라. 내가 더, 즐기도록.”
강화된 성지한을 보고도, 여유로운 블라디미르.
“나와라, 크라니온.”
다시 거대한 혈검을 소환한 그는, 성지한을 향해 돌진했다.
펑! 펑!
한 번 충돌할 때마다, 검에서 터져 나오는 핏방울.
그것은 허공에서 송곳처럼 변하여, 성지한을 사방에서 몰아쳤다.
적의 주 공격뿐만이 아니라, 혈검이 터지면서 만들어지는 부산물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
‘귀찮군.’
무명신공無名神功
암영신결暗影神訣
암혼와류暗魂渦流
암검 이클립스의 형태가 무너져, 소용돌이로 변하고.
사방에서 자신을 노려오는 핏빛 송곳을 집어삼켰다.
“좋아. 좋아.”
그걸 보고, 오히려 즐거운 듯 웃는 블라디미르.
쿠르르르……!
창끝에서 몇 번이고 적뢰가 몰아치고, 암검은 성지한을 완벽하게 지켜.
겉으로 보기에는 공수 모두 성지한이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상대…… 또. 부활합니다!
=적색 뇌전이 몸을 분명 모조리 태웠는데……! 블라디미르, 허공에서 자꾸 만들어져요!
=엘프보다 끈질긴 생명력을, 저희 인류에게서 볼 줄은 몰랐군요!
상대, 블라드미르는 몇 번을 불타올라도 죽질 않았다.
블라디미르의 육체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둥둥 떠 있는 피까지 성지한이 모조리 불태워 버렸음에도.
대체 어디서 만들어지는 건지, 허공에서 계속 핏물이 흘러나오며 블라디미르는 육신을 재생했다.
‘어디서 이런 놈이 튀어나온 건지.’
적뢰를 그렇게 처맞고도, 계속 재생해서 튀어나오는 블라디미르.
지금의 대처방법으로는 안 되겠다고 성지한이 생각하고 있을 때.
“……한 번을 안 긁히는군.”
수십 번을 재생한 블라디미르 측도 처음과는 달리, 여유로운 얼굴이 아니었다.
혈검을 통한 주공격 말고도.
대기에 비산하는 핏방울을 통해, 수도 없이 성지한에게 들이쳤건만.
그는 생채기조차 나질 않았다.
‘과연…… 무혼의 선택을 받을 정도는 되는가?’
블라디미르의 몸을 장악하고 있는 롱기누스는 내심 감탄했다.
99명의 국가대표를 터뜨려서 얻은 혈기.
자신의 원래 힘을 다 끌어내기엔 부족해도, 성지한을 압살하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했건만.
아무래도 무혼의 능력을 자신이 너무 간과한 것 같았다.
“좀 더, 힘을 끌어내야겠구나.”
스으으윽…….
17번째 재생된 블라디미르는, 무릎을 굽혀 손바닥을 다리에 가져다 대었다.
“블러디 크로스.”
그러자.
다리가 삽시간에 새빨갛게 물들고, 피의 십자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섬뜩하게 일렁이는 핏방울 속에서 피어오르는, 강렬한 살기.
그것은 성지한보다도.
그의 뒤편에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으. 으으…… 모, 몸에서 피가 나오는데…….”
“최대한 다리에서 벗어나요!”
“범위 밖에서도…… 영향이…… 힐, 힐 좀 주세요!”
몸에 땀 대신, 피가 흐르는 선수들.
블러디 크로스가 그려진 범위 바깥에 있음에도, 그들은 순식간에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어…….
=이게 대체 무슨 광경입니까. 블라다미르 선수……!
=경기를 혼자 완전히 부숴 버리고 있습니다……!
=땀 대신 피를 흘리는 선수들이라니…… 이거, 예전에 성지한 선수도 비슷한 광경을 연출하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그것도 러시아를 상대로 그랬죠! 물론 그때는 십자가의 가로가 강철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만…….
성지한이 썼던 스킬과, 엇비슷한 걸 사용하는 블라디미르.
그에 대한 추측이 분분한 가운데.
성지한은 블러디 크로스를 보고는, 확신을 지녔다.
‘확실하군. 무신이랑 관련이 있는 자다.’
멸신결 철혈십자와 엇비슷한 힘을 사용하는 상대.
철혈십자에 비하면, 강철을 흡수하지는 못했지만.
피를 흡수하는 힘은 훨씬 강력했다.
‘한데 저 힘은…… 뭔가.’
엘프를 뛰어넘는 무한한 재생력에,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혈기.
그간 만났던 상대 중, 롱기누스는 굉장히 까다로운 축에 속하는 적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작정하고 펼친 블러디 크로스는.
지금까지 본 권능 중 가장 강력했지만.
‘가장, 상대하기 쉬워 보인다.’
성지한은 검과 창을 교차했다.
무명신공無名神功
멸신결滅神訣
철혈십자鐵血十字
거대하게 깔린 블러디 크로스에, 들어서는 철혈십자.
하나 그것은 블러디 크로스에 비하면, 너무나도 미약했다.
특히 횡을 이루는 금속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고.
종을 이루는 혈기는, 블러디 크로스에 압도당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철혈십자.
하지만.
스으으으…….
금방이라도 블러디 크로스에 삼켜질 것 같던 철혈십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선명해지고 있었다.
특히 색이 진해진 것은, 세로를 이루는 혈기.
‘역시.’
성지한은 이를 보며 확신했다.
“이거, 철혈십자의 하위호환이군.”
“……네놈.”
성지한의 단정에.
시종일관 여유롭던 블라디미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교육만 시키려고 했는데…… 안 되겠구나.”
“교육? 니가 나한테 배워야겠는데?”
“이 자식이……!”
이 말이 역린을 건드린 것일까.
악귀처럼 일그러진 그의 얼굴에, 빠르게 금이 갔다.
“전력을 다하겠다. 갈기갈기 찢어 주마……!”
지금까지보다, 한층 더 힘을 끌어내려는 블라디미르.
바닥에 깔린 블러디 크로스에서, 강렬한 혈기가 그에게로 다시 응집하고.
신체가 크게 부풀었지만.
펑!
“뭣…….”
풍선처럼 부풀던 블라디미르의 몸이, 더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허공에서 터져 나갔다.
그리고.
[아바타 ‘블라드미르’가 철혈의 힘을 흡수하지 못하고 폭발합니다.] [1경기가 종료됩니다.]롱기누스의 눈앞에, 게임이 종료되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