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216)
성지한이 중간보스룸이 거주한 지 어느덧 7일째.
그는 그동안 한 번도 로그아웃하지 않고, 계속 중간보스룸에서 적과 싸워 왔다.
-와…… 아직도 게임해?
-7일 연속 실화냐 ㄷㄷ
-한숨 자고 왔습니다. 그새 순위 올랐네요? 2등 ㄷㄷㄷ
-이러다 지한 님 쓰러지시는 거 아니에요? ㅠㅠ
-그러기엔 너무 쌩썡한데…….
-ㄹㅇ 또 일검에 쓸어버림 ㅋㅋㅋㅋ
7일동안 풀로 시청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잠을 잤다가 다시 채널에 들어오면서, 성지한의 게임을 편안하게 지켜보았지만.
-이 레이어…… 강하다.
-지금까지 공격 한 번을 방어해 낸 종족이 없어……!
-우리는…… 통로 ‘다이아 20개 있어요’의 난이도를 최상으로 격상하고, 공략을 포기한다.
외계 종족은 ‘다이아 10개 있어요’에서 20개로 상향된 성지한의 보스룸 공략을, 하나둘씩 포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왔니?”
휙!
성지한이 창칼을 한 번씩 휘두를 때마다.
[방어. 불가능.] [이것도 뚫리다니……!]중간보스룸에 진입하던 종족들이 모두 반으로 갈라져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력한 방어태세를 준비해도, 일격을 막지 못하는 외계의 종족.
[안 되겠다. 협조하자.] [동시에 진입하면, 저 조그마한 놈도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성지한에게 먼저 당해 본 종족들은, 그의 강력함을 뼈저리게 깨닫고 서로 연계했지만.
“이번엔 좀 준비했네.”
스윽.
검 대신 봉황기를 겨눈 성지한이 적뢰포를 쏘아 내자.
지지직……!
그 한 방을 막아 내지 못하고 모두가 깡그리 전멸했다.
-……이자. 이번 중간보스 중 가장 강력한 것 같군.
-아르트무가 아니면 상대할 수 없겠어.
-우리도 철수한다. 보상이 다이아 20개든, 100개든 얻을 수가 없어.
-‘인류’의 하이드아웃 플레이어…… 기억해 두겠다.
나름대로 연대를 준비해서 진입한 플레이어들이 전멸하자.
전의를 잃은 외계 종족은 성지한의 통로를 포기하고, 채팅방을 나섰다.
-아, 손님 갔네…….
-어디 가요 계속 쳐들어와야지 ㅠㅠ
-이번 공격은 나름 준비한 거 같은데, 한 방에 끝나 버려서 그런 듯
-이러다 1등 못 하는 거 아냐?
시청자들은 그렇게 외계 종족이 채팅창을 떠나는 걸 보면서 아쉬워했지만.
우주는 넓었다.
-다이아 20개 방, 이름만 그런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니……!
-스탯 +100이라니…… 어떤 함정이 있어도 공략해야 한다.
-혼자 있다고? 무모한 플레이어군!
-자살하려고 저러는 건가?
어그로성이 짙은 공개 보스룸을 보고 유입해 오는 외계 종족 조사단.
-하나 방비가 전혀 없는데도 2위…… 녹록한 플레이어는 아닐 것이다.
-스코어 성장 속도가 엄청나다. 수많은 플레이어가 여기서 죽어 나갔겠지.
-하지만, 그래도 다이아 20개는 확보해야 한다.
처음에 들어왔던 조사단과는 달리, 어느덧 2위가 된 성지한의 스코어를 보고는 경계심을 늦추지는 않았지만.
그들도 다이아 20개를 보고는, 어쨌거나 진입을 결정했다.
-오, 손님 오셨네. 또 한 방 컷? ㅋㅋㅋ
-그런 채팅 ㄴㄴㄴ 손님들이 놀라 달아나실까.
-ㄹㅇ 입조심하세여 우주 손님들 방 나가시면 안 됨 ㅠㅠ
그리고 시청자들이 자체 입단속하는 사이.
쿠르르르……!
보스룸이 열리며.
[진짜 다이아다!]성지한의 힘을 모르는 신입 침입자들이, 제대로 방비도 하지 않은 채 쳐들어왔다.
대부분 성지한보다 덩치가 큰, 괴수 종족.
“반갑습니다.”
치이이익!
성지한은 가볍게 검을 움직여, 그들을 반토막 낸 후.
[레벨 업 했습니다.]떠오른 시스템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레벨은…… 241인가.’
215로 시작해서, 7일간 고속성장한 레벨.
원래 배틀넷 게임은 게임 종료 후, 정산되는 경험치가 더 컸지만.
이번 맵은, 스페셜 던전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워낙 많은 침공자들을 제거해서 그런지, 레벨 업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1위와의 격차도 상당히 줄었군.’
성지한은 스코어 보드를 열어 보았다.
1위 – 아르트무 군단(아르트무) – 322,140 [공개]
2위 – 다이아 20개 있어요 – 287,220
처음에는 19만 차이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약 3만 5천까지 좁힌 1등과의 격차.
이 속도로 계속 순항하면, 1등 탈환은 금방일 것 같았다.
“우주 종족들. 생각보다 약하군.”
성지한이 횡소천군 한 방을 못 버티는 적들을 보며 싱겁다는 듯 그리 말하자.
[……저들도 다 중상위급 이상은 되는 종족들이다. 주인이 말도 안 되는 힘을 지닌 거지.]성지한의 검이 되어, 적을 일검에 썰어 버렸던 아리엘이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수를 썼기에 거기서 더 강해진 건가? 정말 성장 속도가 경이적이군.]“공허를 얻은 게 좀 쓸 만했지.”
[공허…… 강력하긴 하군. 하나 너무나도 위험한 힘이다. 나중을 위해서는, 가까이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뭐, 먼 미래는 지금 생각하지 않으려고.”
수명을 제한한다지만, 지금 당장은 무신과의 전투를 대비하기 위해 공허가 필요했다.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해야지.
그때.
쿠르르르……!
[질리도록 오는구나.]또다시 보스룸의 문이 열리자, 아리엘은 또냐는 듯 중얼거렸다.
다이아 20개의 어그로 효과가 워낙 좋아서.
성지한에게 일격에 깨지고도, 찾아오는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질리긴. 이제 며칠 안 남았는데, 손님 오면 반겨야지.”
2월 초부터 게임을 스타트하지 않고, 중순에 난입했던 스페셜 던전.
이 맵의 플레이 기한은 24일까지였다.
1등과의 격차는 다이아 유인책으로 빠르게 따라잡긴 했지만.
아직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다.
“어서 오세요~”
웃는 얼굴로 적을 맞이하는 성지한.
그러자 저 너머에서 열린 문 속에서, 각양각색의 종족이 쏟아져 나왔다.
걸어다니는 커다란 나무에서부터, 불로 이루어진 정령족에 작은 소인족까지.
서로 섞이기 힘들어 보이는 종족들이 공조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엔 협조가 빠르군.’
원래는 서로 다이아에 눈이 돌아가서 자기가 먼저 가려고 하고.
제대로 된 단합은 하지 못하는 외계 족들이었는데.
이번에는, 마치 한 팀인 것처럼 질서가 정연했다.
‘근데, 말이 없네.’
스탯 다이아만 보면 일단 다들 눈이 돌아가서 한마디씩 외쳤는데.
지금의 연합군단은, 말 한마디도 없이 성지한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성지한 뒤편에서 찬란하게 빛을 내뿜고 있는 다이아에도 딱히 시선을 주지 않고.
오로지 중간보스 룸의 보스에게만 적의를 드러내는 상대.
‘뭔가 수상하군.’
성지한은 그런 적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고는, 일단 빠르게 저들을 제거하기로 했다.
지지지직…….
봉황기의 창끝에 붉은 전류가 피어오르고.
무명신공無名神功
천뢰봉염天雷鳳炎
적뢰포赤雷砲
뇌전이 순식간에 전방을 가득 꿰뚫었다.
치지지직……!
금방, 시체조차 남지 않고 사라지는 상대.
하지만 죽는 와중에도, 저들은 신음 소리 하나 내질 않았다.
‘어째 상대가 마치 언데드 같군…….’
각양각색의 종족이 보이는 똑같은 반응에, 성지한은 긴장을 풀지 않고 감각을 크게 확장시켰다.
그러자.
스으으윽…….
던전의 천장 위로 흐르는 미묘한 움직임이 그의 감각에 잡혔다.
그것은 은밀하고 빠르게, 다이아가 있는 곳을 향해 접근해 오고 있었다.
‘하마터면 놓칠 뻔했어.’
적의 행동이 수상하지 않았다면, 놓쳤을 움직임.
휙!
성지한은 그리로 빠르게 날아가, 검을 꽂았다.
[으으윽……!]은밀한 움직임이 멈추며, 비명이 터져 나오고.
스으으으…….
검이 꽂힌 곳에서 붉은빛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예민한 놈이로구나…….]곧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거대한 날개를 지닌, 뿔이 달린 여인의 모습.
그녀의 얼굴은, 성지한에게.
-어…….
-저 여자. 설마…….
-이토 시즈루?
-쟤 살아 있었어??
아니, 이 게임을 보고 있는 시청자 모두에게 익숙한 얼굴이었다.
2020년에 큰 파란을 일으켰던 이토 시즈루.
세상을 뒤흔들었던 절세의 미녀와, 지금 연기 속에서 나온 여인은 완전히 판박이었다.
“너…… 서큐버스 퀸이냐?”
“호오,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 아. 넌…….”
성지한이 자신을 알아보자 신기해하던 서큐버스 퀸은.
그를 자세히 바라보고, 깜짝 놀랐다.
“내 분신을 제압했던, 그놈이구나……!”
* * *
-서큐버스 퀸이라니…….
-이토 시즈루랑 왜 얼굴이 똑같지?
-와, 다시 보니 이쁘긴 하다…….
-옷이 거의 없는 수준이네 ㅋㅋㅋㅋㅋ
-그래서 더 좋음 ㅎㅎㅎㅎ
서큐버스 퀸이 등장하자 아수라장이 된 채팅창.
대부분이 이토 시즈루와의 유사성에 신기해하면서, 그녀의 미모를 찬양했다.
이토 시즈루의 영혼을 회수하려다가, 만귀봉신에 의해 빨려들어 갔던 서큐버스 퀸.
‘그때 그건 본체가 아니었군.’
만귀봉신이 강력하긴 하지만, 종말의 사도라고 불리던 존재가 너무 쉽게 제압당했다 싶었는데.
역시 분신이었나.
“여긴 어쩐 일이지?”
“후후. 하이드아웃 된 플레이어가 다이아를 내걸기에 궁금해서 와 봤노라.”
“다이아 강탈하려고 수 쓴 거 아니고?”
“그런 의도도 있었지…….”
그 말을 딱히 부인하지 않은 서큐버스 퀸은.
성지한을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때도 싹수 있는 아이라고 보긴 했다만. 스페이스 4에 배정될 정도로 성장할 줄은 몰랐구나. 이 정도면, 격이 어느 정도 맞겠어…….”
번쩍!
그 말과 함께, 분홍빛으로 변하는 서큐버스 퀸의 눈.
안 그래도 매력적이던 그녀가, 더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려고 했다.
‘이런, 즉발로 매혹인가……!’
성지한은 재빨리 심법을 운용했다.
무명신공無名神功
심법心法
유심소조唯心所造
저번 생에서, 서큐버스 퀸을 제압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유심소조.
성지한은 순식간에 매혹을 풀면서, 대번에 검으로 그녀를 쓸었다.
찌이익!
서큐버스 퀸의 몸이 반으로 갈라졌지만.
“흐흥…… 좋아, 좋아. 저항하다니. 더 가지고 싶구나.”
그녀의 몸은 다시 연기처럼 변해, 토막난 몸을 붙이고는.
성지한을 향해 분홍 눈을 다시금 반짝였다.
“환락이여. 피어오르거라.”
스으으으으…….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땅바닥에서 피어오르는 분홍빛 연기.
매혹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는, 환락의 운무였다.
유심소조를 운용하던 성지한은, 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거…… 저번 생에서보다 훨씬 강하군!’
저번 생에서 지구에 소환된 서큐버스 퀸은, 완전체가 아니었던 건가.
이미 성지한의 수준은 저번 생을 넘어섰지만.
매혹 효과는 계속해서 그를 압박하고 있었다.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성지한은 매혹에 저항하며, 땅에 검을 급히 꽂았다.
푹!
무명신공無名神功
멸신결滅神訣
만귀봉신萬鬼封神
순식간에 땅바닥으로 퍼지는 만귀봉신의 문양.
“설마…… 그건 저번의…….”
“빨리 들어가라.”
“자, 잠깐. 뭐 이리 커졌단 말이냐!”
슈우우우!
서큐버스 퀸의 발끝이 연기로 변하면서.
만귀봉신의 문양에 끌려들어 가기 시작했다.
“에잇…… 이까짓 것……!”
지구에 소환된 분신 때와는 달리.
나름대로 만귀봉신에 저항하던 그녀였지만.
“이거…… 말도 안 돼! 반칙 아니냐!”
스으으으…….
어느덧 발과 다리가 사라지고.
상체만 남아서,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귀신에게는 절대적인 효과를 보이는 만귀봉신.
서큐버스 퀸도 오래 버티지는 못해 보였다.
“으. 지, 진짜 빨려들어 가겠어……!”
“흠, 본체니까 레벨 업은 하겠지?”
“뭐? 레, 레벨 업?”
그렇게 얼굴이 일그러진 서큐버스 퀸에게, 성지한이 승기를 잡고 태연히 레벨 업 소리를 하고 있을 때.
[잠깐……! 멈춰. 지한아.]그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과거에 익숙했던.
지금은 듣지 못하는 목소리가.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