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233)
-뭐, 뭐야 저 공격?
-일본에 저런 선수가 있었어?
-ㄴㄴ일본 애들 반응 보니까, 쟤들도 모르던데?
-미즈하라 아오이 선수라는데…… 서포터래 저 사람
-서포터가 저런 공격을 한다고?
한국의 승리를 당연시하던 시청자들에게, 갑자기 등장한 일본 선수가 사용한 스킬은 충격적이었다.
불의 마차가 대지를 강타하자, 순식간에 땅이 불지옥으로 변하며, 타오르는 선수들.
한국의 전사들은 나름 버티려고 했지만.
“미. 미친……!”
하나둘씩, 불길에 잠겨 재가 되어 사라졌다.
-하여간 저 자동문들
-성지한이랑 검왕 없으면 한국이 그냥 전사 최하위임 ㅋㅋㅋ
-ㄹㅇㅋㅋ
-그래도 우린 성지한이 있잖아?
전사들이 그렇게 전사했음에도, 시청자들은 맨 앞에서 굳건히 서 있는 성지한을 보고 안심했지만.
슈욱……!
성지한의 모습이 번쩍이며 사라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엇…… 성지한 선수가……!
=저 불의 신전에 빨려 들어가, 사라졌습니다!
=어…… 성벽 위에 있던 아오이 선수도 사라집니다!
=미즈하라 아오이 선수, 분명히 라인업에는 서포터로 등록이 되어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스킬을 쓰는 거죠?
굳건히 전방을 지키는 성지한이 아오이와 함께 사라지고.
불의 신전이 불꽃을 마지막으로 강하게 피어 올렸다가 없어지자.
전장에는, 앞라인 전사를 비롯하여 전력 반 이상이 상실된 한국 대표팀과.
아오이 한 명만 사라진 일본 대표팀이 대치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대체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성벽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미즈하라가 했대! 이거.”
“미즈하라? 서포터 아니었어요?”
일본 대표팀 선수들은 현 상황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들도 잔뼈가 굵은 프로.
금세 전황을 파악했다.
“성지한 없을 때 진격해야 합니다!”
“쟤들 반도 안 남았어요!”
“성지한 돌아오면 끝입니다. 그 전에 게임 끝내야 해요!”
화염신전으로 인해, 앞라인이 사라진 한국 대표팀.
일본 선수들은 수성하는 입장임에도, 적극적인 공세를 가하기로 했다.
“진형 바꿔!”
귀갑진에서 쐐기진으로 돌진진형으로 바꾼 일본 전사들이 먼저 진격하고.
성벽 위에서 하나둘씩 내려오는 일본의 궁수와 마법사들.
이에 반해.
“으 이거 앞 라인이 싹 다 사라졌는데…….”
“일단 성지한 선수 다시 복귀할 때까지, 후퇴해요!”
전력 반을 잃어버린 한국 대표팀은 뒤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공수가 완전히 뒤집힌 상황.
하지만.
=이런…… 성지한 선수, 빨리 복귀하질 않는군요.
=한국 대표팀, 사우스게이트 맵 끝까지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어요!
=아니, 이렇게 1경기가 끝나나요……?
사우스게이트는 성문에서의 전투가 주를 이루는 소형 맵이라.
공격 측이 도망치려고 해도, 한계선이 존재했다.
검은 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맵의 끝.
“아…….”
“이거, 망했네…….”
“성지한 선수…… 올 줄 알았는데.”
전사가 사라진 한국 대표팀은 그 끝까지 도달한 후,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니, 쉽게 갈 줄 알았던 게임이.
어떻게 이렇게 된 거야?
“됐다. 코너에 몰렸어!”
“성지한 오기 전에 전멸시켜!”
한편 일본 대표팀은 득의양양한 채, 한국의 진형을 포위했다.
전력은 2배 차이.
거기에 한국 쪽은 전사가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다.
-아니 뭐야 이거 잠깐만! 시발 나 3:0에 전재산 베팅했다고!
-1% 벌라고 왜 그런 미친짓을 ㄷㄷ
-안전자산인 줄 알았지 아아악!
채팅창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을 때.
저벅. 저벅.
경장갑옷을 입은 윤세아가 맨 앞으로 나섰다.
“보이드 애로우.”
텅 빈 활시위에 보랏빛이 일렁이더니.
핑!
시위가 튕기며.
“컥……!”
“뭐, 뭐야 갑자기……!”
순식간에 일본 전사 여럿이 쓰러졌다.
“삼촌…… 데뷔전 잘 치르라고 잠깐 쉬러 갔나 보네.”
국가대표급에게도 잘 통하는 보이드 애로우.
윤세아는 웃는 얼굴로, 옆쪽을 바라보았다.
“엄호 부탁해, 아카리 언니.”
“네, 세아님.”
그렇게 성지한의 실종으로, 잠시 희망찼던 일본 대표팀에게.
새로운 절망이 찾아왔다.
* * *
한편.
[성역의 주인에 의해, 배틀튜브가 꺼집니다.] [배틀튜브를 다시 키겠습니까? 그럴 경우, 성역에 입장할 수 없습니다.]“아니.”
성지한이 그리 답하자, 어두컴컴하던 세상이 변했다.
‘여긴…… 불지옥 같군.’
떨어진 아폴론의 성역.
이곳은, 사방이 불길로 가득했다.
쾅! 쾅!
하늘 위에는, 타오르는 운석이 여기저기에 떨어져 땅을 흔들고 있었고.
땅에서는 몇 번이고 용암이 치솟아 오르며, 세기말을 연출했다.
‘하나 나한텐 아무런 해가 없어.’
하지만 이 강렬한 불길도, 성지한에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마치 세상이 완전히 그와 분리된 것 같은 상황.
그가 주변을 바라보고 있자니, 불길 속에서 적발의 여인이 걸어왔다.
“오셨군요.”
“당신이 진짜 피티아인가?”
“네. 신안도 있잖아요.”
푸른 눈의 여인은, 두 눈을 감았다.
그러자 아름다운 이목구비 위 이마에, 번쩍이는 빛.
빛이 동그랗게 뭉쳐, 마치 눈동자처럼 움직이자.
성지한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누나에게서 본 것이로군. 그거.”
“공허의 마녀 말인가요? 신안이 있으니 마녀로 선택을 받았겠죠.”
“그거, 역할이 뭐지?”
“이거요? 기능 많아요. 미래도 보고, 세상도 널리 지켜볼 수 있고, 종말을 주관할 수도 있죠.”
그러면서 피티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세상, 어때 보이시나요?”
“불지옥 같군.”
“그래요. 지옥 소환, 종말구현. 전 지금껏, 이게 제 권능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니었죠.”
번쩍!
신안이 빛을 발하자.
주변의 불길이 저절로 꺼지며.
그 자리를, 얼음이 대신했다.
스으으윽……!
그리고 성지한과 피티아가 있던 자리에, 생기는 얼음 책상과 의자.
그녀는 손가락으로 성지한 쪽 의자를 가리켰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앉아서 이야기해요.”
“그래.”
털썩.
성지한이 자리에 앉자, 피티아는 본론을 꺼냈다.
“그때 제가 드린 힌트로, 권능에 대해 좀 알아내셨나요?”
“아니. 빙천검우 중, 검우에 대해 알아내질 못했다. 검이 영 나오질 않더군.”
“검우…… 지금 한 번, 사용해 보실래요? 저 하늘에.”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클립스를 꺼냈다.
후두두둑……
순식간에 얼어붙는 그림자검.
그는 그걸, 익숙한 손으로 하늘 위에 내던졌다.
혼원신공混元神功.
멸신결滅神訣.
빙천검우氷天劍雨.
그러자 운석이 떨어지는 하늘이, 순식간에 얼어붙나 싶더니.
빙천이 넓어지기도 전에, 하늘에서 거대한 검이 피티아에게로 떨어져 내렸다.
공허의 수련장에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는데, 여기선 단번에 튀어나오는 검우.
“멈추렴.”
하나 피티아의 신안이 반짝이자, 검우는 끝까지 떨어지지 못하고 허공에서 멈췄다.
그녀는 멈춘 칼끝이 자신에게 향하는 걸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저 검이, 탐색 역할을 하는 게 맞군요.”
“……저게 왜 널 타겟으로 삼았지?”
“제가, 자연의 섭리를 거슬렀으니까요.”
“자연의 섭리?”
“네. 무신에게, 영생을 받았잖아요.”
피티아는 그러며, 검에서 시선을 떼고는 성지한을 바라보았다.
“배틀넷에 왜 종족이 초대되는지 아시나요?”
“아르트무에게 들었다. 종의 한계를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존재가 있을 때 생긴다며?”
아르트무의 말에 따르면, 배틀넷의 초대장은 에러를 탐지하는 역할을 했다.
종의 한계를 뛰어넘는 존재 중, 압도적으로 강력한 이가 포착되면.
배틀넷이 그 종족에게 초대장을 보내서, 데스매치의 장으로 불러들인다고 했지.
“네. 맞아요. 그리고 종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판단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수명입니다.”
“수명이라…….”
“네. 종의 한계수명을 얼마나 뛰어넘었느냐. 그것이 초대장이 오냐 안 오냐의 첫 번째 기준이 되죠. 그리고…… 빙천검우에서의 검우도, 그 역할을 한답니다.”
“……그래서 탐색 역할을 하는 건가?”
성지한은 피티아에게 칼끝을 겨누는 검우를 바라보다 의문을 표했다.
“한데 우르크 무리한테는 왜 저게 꽂힌 거지? 그들이 다 영생을 사는 게 아닐 텐데.”
“그는 특수한 의식을 통해, 자신의 전사들에게 힘을 빼앗았죠. 거기서 그가 가져간 건, 힘만이 아니라 생명력도 포함됩니다. 검우는, 그런 생명의 원천을 겨눈 거죠.”
우르크 중 특출 나게 강했던 대족장.
그가 그렇게 강하게 된 원인은 동족의 힘을 빼앗아서였다.
근데 그게 힘뿐만이 아니라, 수명까지 가져가는 거였나.
확실히 그럼, 에러라고 할 만하군.
“그리고 이렇게…….”
스르르르.
피티아의 몸에서, 물의 검이 튀어나왔다.
검우를 작게 축소한 것 같은, 이 검은.
엿처럼 휘면서 자신을 만들었던 피티아에게로 칼끝을 겨누었다.
“탐색 능력을 지닌 검우는, 저뿐만이 아니라 무신도 겨누었습니다.”
“무신을? 그는 신족이라고 들었는데…….”
성지한은 아르트무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왜 지구에 배틀넷 초대장이 갔냐를 가지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성지한이 무신 때문이 아니냐고 하니까, 그는 이를 비웃으며 반박했지.
[그는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해 온 무신이다. 그 정도 되었으면 너희 종족 인류가 아니라, 신족 취급을 받지. 애초에 그가 문제였으면 예전에 배틀넷의 초대장을 받았을 거다.]확실히, 그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무신 때문에 초대장이 갈 거면 진작 갔겠지, 왜 21세기에 왔겠는가?
그래서 성지한은 어쩌면, 배틀넷 초대장이 온 원인이 자신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당연히 그가 신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저희에게 영생을 살 수 있는 능력을 주었고. 그 자신도 무신으로 오랜 세월 우주에서 군림했죠. 한데…… 검우가 그를 겨누다니.”
“그러면 무신이 인간이라는 이야기인가?”
“신족이 아닌 건 분명합니다. 그리고, 인류에 배틀넷 초대장이 날아왔으니…… 아마 인간이겠죠.”
수천 년을 넘게 우주에서 공포의 존재로 군림해 온 방랑하는 무신.
그가 인간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납득하기에는, 아르트무의 반박 논리가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거면 왜 배틀넷은 지금까지 지구에서 열리지 않았던 거지?”
“저도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검 끝이 그를 겨눈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흠…….”
배틀넷 초대장처럼 에러를 탐지하는 검우.
그리고 이것은, 무신을 겨눴다.
배틀넷에서 인정받은 ‘신족’의 경우, 검이 그를 가리키지 않았을 테니.
그가 인간일 거라는 추측은 일견 맞는 말 같았다.
하지만.
왜 초대장이 21세기에 왔는가에 대한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아서.
‘아직은 추측 단계라고 봐야겠군.’
성지한은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그때. 피티아가 돌연 신안을 번쩍였다.
그러자, 성지한과 그녀 주위로, 푸른 얼음 배리어가 생겨나며.
외부와의 시야를 차단했다.
“혹시 당신…… 세 번째 종과, 다섯 번째 종도 깨울 수 있나요?”
“글쎄. 무공을 더 수련하면 언젠가는 가능하겠지.”
“그럼 세 번째보다, 다섯 번째를 먼저 완성하는 건 가능할까요?”
“다섯 번째 멸신결 말인가?”
성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섯 번째 멸신결.
목 속성을 지닌 그 무공은, 과거보다 훨씬 강해진 그로서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머지 4개에 비해서 이 멸신결은, 확실히 급이 달랐으니까.
“그건 금방 완성할 자신은 없군. 마지막 권능이라.”
“네 번째 빙천검우는 어떻게 먼저 하신 거죠?”
“그건, 네가 저번에 냉기를 뿜는 걸 보고 감을 잡아서 가능했지. 그전엔 엄두도 내질 못했어.”
“그럼…… 이번에도 감을 잡도록, 다섯 번째 종의 이름을 알려 줄게요.”
피티아는 그러면서, 더욱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는…… 에레크의 왕. 길가메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