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251)
“이겼군.”
“고생하셨습니다!”
중국 감독은 코칭스태프들의 축하를 받으며, 웃음을 지었다.
2승 1패로, 4경기 ‘골렘 결투’에 돌입했으니.
이제 승리는 따 놓은 양상이었다.
“3경기가 가장 고비였어. 운이 좋았지.”
발할라 맵이 걸렸거나, 성지한이 밴에서 풀렸다면 패배했을 3경기.
운 좋게 두 변수가 다 중국의 손을 들어줘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거지.
하나라도 어긋났다면, 이번 시리즈는 패배했을지도 몰랐다.
중국 감독은 생각했다.
‘한국이 더 올라오기 전에, 올해 꼭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해야 해.’
성지한의 등장 이후, 급부상한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 팀이 차후 더 강력해질 거라 보았다.
한국에는 성지한 뿐만이 아니라, 그가 만든 대기 길드도 있었으니까.
‘지금이야 각국의 선수들을 다 받아 주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법. 한국인 인재가 또 나오면, 작정하고 밀어 주겠지.’
지금의 한국 대표팀에 윤세진, 윤세아 같은 플레이어가 한 명 더 추가되기라도 한다면.
중국은 지역 리그에서 한국에게 약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오늘 경기도 운이 좋아서, 이렇게 풀렸을 뿐.
맵 뽑기 운이 안 좋았다면, 언제든지 경기 결과가 뒤집어 질 수 있었다.
‘올해 1위는, 우리가 가져간다.’
중국 감독은 팔짱을 낀 채, 게임 화면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무대 양 끝에는.
거대한 강철 골렘이, 10개씩 나란히 서 있었다.
동쪽 끝에 위치한 한국 골렘과, 서쪽 끝에 위치한 중국의 골렘.
경기에 참가하는 서포터들은 무대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들은 ‘골렘 관제실’이라는 독립된 공간에서, 각자 자기 진영의 골렘에게 버프를 주는 업무를 진행했다.
“역시 저희 골렘이 더 큽니다.”
“한국의 서포터는 수준이 낮잖아. 당연한 결과네.”
중국 골렘과 한국 골렘.
둘의 크기는 한눈에 봐도, 중국 쪽이 1.5배에서 2배 정도로 커서.
어른과 어린아이가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서포터가 어떤 버프를 부여하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골렘 크기.
“한국 서포터 수준이 저 정도였나? 예상보다 더 크기 차이가 나는군.”
“이진욱 선수가 밴당한 영향도 클 겁니다. 한국의 서포터 핵심이 그 선수여서요.”
“후후…… 어쨌든, 이번 경기. 승패는 이미 정해졌군 그래.”
골렘 크기를 보자, 중국 감독은 승리를 더욱 확신했다.
“승리 인터뷰 준비나 해야겠어.”
“예. 기자들도 이미 대기하고 있습니다.”
희희낙락하며, 화면에서 시선을 돌린 채 인터뷰 때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던 중국 감독은.
“어. 어……!?”
“가, 감독님. 저, 저거 보십시오.”
“한국의 골렘 하나가…… 이상합니다!”
화면을 보고 화들짝 놀란 코칭스태프들을 보곤,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그러며 고개를 돌린 그의 눈에는.
“……뭐, 뭐야? 저 식물 골렘은…….”
강철 위에, 줄기와 잎이 무성해진 골렘 하나가.
쿵! 쿵!
바닥을 박차며, 돌진해 오는 광경이 보였다.
* * *
-와 졌네…….
-3경기 패배한 게 너무 크다 ㅠㅠ
-발할라 70퍼센트는 안 터지고, 성지한 50퍼센트 밴은 터졌네. 확률 왜 이러냐 진짜 ㅡㅡ
-중국 감독 지독한 거 봐라 이진욱을 밴하네.
-아니 밴 안 해도 니들이 이긴다고…….
4경기로 골렘 결투 맵이 정해지자, 패배를 받아들이는 한국 팬들.
이들은 골렘 관제실의 선수들이 보이기 전.
양국의 골렘 크기 차이를 보고는, 게임을 완전히 포기했다.
-크기 차이 봐라 ㅋㅋㅋ 애랑 어른이랑 싸우는 거 같네.
-서포터 차이 왜 이렇게 심함? 주령령도 안 나왔는데.
-1경기 때 전사들 발리는 거 못 봄? 13억 인구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플레이어들이라 탑급 선수들 제외하곤 기본 수준 차이가 남.
-으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된다…… 소피아 빨리 귀화시켜!
-ㄹㅇ 챔스 우승을 위해서는 소피아 데려와야 함;
4경기의 패배를 눈앞에 두고.
처음엔 농담처럼 시작했던 소피아 귀화 추진을 진지하게 밀기 시작하는 한국 팬들.
하지만, 처음에는 대기 중인 골렘을 보여 주던 화면이, 골렘 관제실로 포커싱이 전환되자.
모두들 채팅창에 물음표를 띄웠다.
-??
-내가 뭘 잘못 본 건가? 성지한 맞지?
-ㅇㅇ; 성지한이 왜 저기 있지?
-어쩐지 아무리 중국이 세도 우리 골렘이 너무 작다 했더니…… 서포터가 한 명 없는 수준이었네 ㅋㅋㅋㅋ
-아니, 4경기라도 출전하고 싶으셨나…….
10인의 서포터 중 하나로, 당당히 참전하게 된 성지한.
“이제 버프와 힐은 저 골렘핵에 주면 됩니까?”
그는 자신에게 배정받은 골렘핵을 보며, 옆에 있는 서포터에게 질문했다.
“네. 맞아요. 저 골렘핵에 버프를 주면 배정받은 골렘이 강해지고. 파손이 심할 경우 힐을 주면 수복돼요.”
“그렇군요. 근데 저희랑 중국, 골렘 크기 차이가 심하네요. 왜 이런 겁니까?”
“서포팅 관련 스킬이랑 능력치, 장비에 따라 초기에 크기가 세팅돼요. 아마…… 그 성지한 선수는 그쪽 관련 능력이 없어서 저희 측 골렘이 작은 것 같은데…….”
여성 서포터는 성지한에게 친절히 설명해 주다가, 말끝을 흐렸다.
성지한이 실험해 볼 게 있다고 하면서 10인의 서포터에 낄 때만 해도.
그가 지닌 놀라운 능력이, 골렘의 기본 베이스를 강화시켜 주나 기대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네.’
오히려 예상과는 반대로, 한국 골렘은 평소보다도 더욱 작고 형편없었다.
성지한의 참전, 결국 결과는 실패로 돌아간 건가?
“알겠습니다. 그럼, 한번 실험을 해 보죠.”
“아. 실험…… 끝난 게 아닌가요?”
“이제부터 시작이죠.”
성지한은 자신의 관할 하에 놓인 골렘핵을 보면서, 이에 손을 가져갔다.
붉은빛의 구형 물체, 골렘핵은 그의 손길이 닿았음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지만.
‘이 상태에서 천수강신을 써 보자.’
5번째 멸신결 천수강신.
동방삭에게 몸이 갈리면서, 사용자에게 엘프처럼 강력한 재생력을 구현하는 것으로 판명난 이 무공을.
성지한은 골렘핵을 쥔 채로 사용했다.
현재의 몸 상태는 정상이라 그런지, 생명의 기운은 성지한의 몸에서 한바탕 돌다가 말았지만.
번쩍!
붉은색의 골렘핵에, 녹색이 번뜩이자.
스으으으……!
강철 골렘의 몸 위에, 초록 잎과 줄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 어…… 고, 골렘이……!”
옆에서 성지한이 하는 걸 지켜보던 서포터는 놀라서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거 잘 통한 건지 모르겠군.’
성지한은 자신의 골렘 외양이 변한 걸 보고도, 고개를 갸웃했다.
천수강신의 효과가 들어간 거 같긴 한데…….
“이거 어떻게 움직입니까?”
“저희는 버프만 줄 수 있고, 컨트롤은 불가능해요. 골렘핵 잡은 채로 돌진 명령을 내리면 그때부터 전투 시작해요. 다른 서포터들이 준비가 끝나면, 그때 다 같이 돌진을 외치는 게 일반적인데…….”
“돌진.”
성지한은 다 같이 해야 한다는 서포터의 말을 흘려듣고.
바로 자신의 골렘에게 돌진을 명령했다.
그러자.
쿵! 쿵!
9기의 골렘과 나란히 서 있던 성지한의 골렘이.
먼저 자리를 박차며 뛰어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쟤 왜 먼저 튀어 나가?”
동시에 돌진하는 게 중요한 전투에서.
골렘 하나가 혼자 돌발 행동을 하니 서포터 한 명이 뭐 하냐며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아…… 저거, 성지한님 골렘이야.”
“그, 그래? 뭐, 돌진할 수도 있지. 와! 겉모습이 특이해졌는데?”
성지한이 조종하는 골렘이라고 하니까, 목청을 높이던 서포터가 금세 톤을 낮추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표팀의 핵심 중 핵심인 성지한에게 감히 왜 진열을 안 갖추냐고 지적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미안하군요. 처음 명령하는 거라, 진열을 갖추질 못했네요.”
“괘, 괜찮습니다! 어차피…….”
진 게임인데요 뭘.
그렇게 말하려던 서포터는, 경기 화면을 보고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쾅!
혼자서 돌진했던 성지한의 골렘이.
중국 골렘 하나를 찌그러뜨린 것이다.
‘저게…… 저렇게 쉽게 부서진다고?’
골렘 결투에서 골렘의 크기가 1.5배에서 2배 크다는 건, 성능도 그만큼 뛰어나다는 뜻.
작은 골렘이 뻗은 주먹질에, 저렇게 몸체가 찌그러지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성지한 선수가 실험하러 들어왔다더니…… 뭔가 효과를 본 건가?’
서포터는 눈을 빛내며, 주변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다들, 돌진 명령 내려!”
쿵. 쿵.
선봉에 선 성지한의 골렘을 따라서, 얼른 중국 진영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하는 한국의 골렘 9기.
버프를 다 부여하고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던 골렘 결투는, 평소보다 이르게 전투를 시작했다.
* * *
=아……! 양국 골렘들의 격돌. 이제 슬슬…… 윤곽이 드러납니다.
=중국 골렘, 5기 파손. 한국은…… 8기 파손되었습니다!
치열하게 치러진 양국의 골렘 결투.
생존한 골렘의 숫자는, 경기 시작 전 예상대로.
중국이 더 많았다.
지금까지의 생존 골렘만 따지면, 결국 전투 승리는 중국에게 돌아갈 것 같았지만.
-와…….
-성지한 골렘. 또 살았네?
막상 상황은 그렇게 원사이드하게 흘러가질 않았다.
“저저…… 빨리 죽여야지! 뭐 하는 거야?”
경기 전 승리 인터뷰를 준비하던 중국 감독은 시뻘게진 얼굴로 화면에 삿대질을 했다.
그가 보고 있는 화면 속에서는.
쾅! 쾅!
5기의 중국 골렘이, 성지한 골렘을 포위해서 일제히 린치를 가하고 있었다.
과지직!
자기보다 두 배 큰 골렘의 맹공에.
줄기와 잎사귀가 그대로 짓밟히며, 성지한 골렘의 몸체가 그대로 찌그러졌지만.
번쩍!
찌그러진 몸통에 녹색의 빛이 반짝이나 싶더니.
성지한 골렘의 몸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와, 또 재생했넼ㅋㅋㅋㅋ
-대체 무슨 버프를 쓰는데 불사신임? ㄷㄷ
아무리 쥐어터져도, 본래의 모습을 수복하는 성지한 골렘.
그 골렘은 그렇게 맞다가도.
휙!
자신에게 발길질을 가하는 중국 골렘의 발을 잡아다 채곤, 같이 땅바닥을 뒹굴며.
진흙탕 싸움을 시작했다.
퍽! 퍽!
사방에서 자신을 두들기든 말든.
중국 골렘의 몸통을 사정없이 가격하는 성지한 골렘.
쾅!
성지한 골렘이 몸 안쪽을 제대로 두들기자.
안에서 골렘핵이 터지며, 중국 골렘의 움직임이 멎었다.
=중국 골렘. 한기 더 파손됩니다!
=저희 측도 하나 더 부서지긴 했습니다만…….
=4:1이지만, 어째,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경기는 졌다고 생각해서 힘이 쭉 빠져 있다가.
경기의 양상이 예상외로 흘러가자, 점점 목소리 톤이 올라가는 해설진.
그들보다 흥분한 건, 단연 한국 팬들이었다.
-1킬 추가욬ㅋㅋㅋㅋ
-그렇게 처맞고도 일어나네 와…….
-와 이러면 골렘 결투도 성지한을 못 막는 거임.
-혼자 다 하네 진짜 ㅋㅋㅋㅋㅋ
-대한민국 챔스 우승 각이 보인다…….
한국 대표팀의 약점, 골렘 결투 맵까지 이렇게 극복하면.
성지한을 막을 수 있는 건 이제 밴밖에 없다.
펑! 펑!
성지한의 골렘이 하나를 더 쓰러뜨리고.
3:1로 숫자가 재편되자 한국 팬들은 더욱 흥분했지만.
‘천수강신…… 이제는 힘이 빠지네.’
막상 골렘핵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던 성지한은, 한계에 봉착했다.
아직 완전하게 파악하지 못한 천수강신을, 자기 자신한테 쓰는 게 아니라 골렘핵에 계속 부여하려다 보니까.
힘에 한도가 있었던 것이다.
=어…….
=나뭇잎이. 사라져 갑니다……!
=줄기도 다시 재생하질 않는군요.
그리고, 2:1까지 온 상황에서.
성지한의 골렘에 있던 나뭇잎이 땅에 스르르 떨어지며.
불사신 같았던 재생력을 잃기 시작했다.
그러자, 크기에 비해 강력했던 성지한의 골렘도 힘을 잃어 갔고.
쾅! 쾅!
중국 골렘은 둘이서 미친 듯이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아…… 어, 어떻게 안 될까요?”
진작에 중국 골렘에 자기 골렘을 제압당하고.
관전자 모드로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서포터가 가슴 졸이며 말했지만.
“안 될 거 같네요. 힘이 빠졌습니다.”
성지한은 냉정히 상황을 판단했다.
천수강신의 효과가 더 이상 발동하지 않는 이상 게임은 끝이다.
‘다음엔 이기겠군.’
천수강신의 숙련도를 더욱 높여서, 다음 게임은 잡아야겠다.
성지한이 그리 결심하고 있을 때.
두득.
두드드득.
맹공을 당한 채, 부서지던 성지한의 골렘이.
기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어…… 저. 다시 재생하는 건가요?”
“아뇨. 잠시.”
“앗. 네.”
성지한은 옆의 서포터를 조용히시킨 후.
자기 골렘이 변형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이족보행 형태를 띠던 강철 골렘의 몸체가 뒤틀리더니.
철컹! 철컹!
그것은 곧, 사슬처럼 변형되었다.
=아니…….
=이건?
어느덧, 성지한의 골렘은 골렘핵만 남았다.
여기와 연결된 기나긴 사슬이 줄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형상으로 변했고.
스르르륵.
스르르르륵!
그 사슬은, 사방으로 뻗어 나가더니.
중국 골렘을 휘감고 더 나아가, 경기장의 하늘과 땅.
전역을 향해 뻗어 나갔다.
‘……뭐야. 저거?’
우드득!
사슬에 감기자, 단번에 우그러지는 중국 골렘.
하나 이는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툭. 툭.
하늘과 땅까지 뻗어 나간 사슬은, 이마저 휘감았고.
쿠르르르……!
하늘과 땅과의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슬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려고 할 때.
[4경기가 종료됩니다.] [한국이 승리합니다.]게임 종료 메시지가 뜨며, 화면이 꺼졌다.
‘이건…….’
2:2로 스코어를 원점으로 돌린, 한국의 승리.
하지만 성지한에겐.
이 승리보다, 조금 전 본 광경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저게…… 천수강신의 진면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