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258)
용족.
인류는 이 종족을, 예전에 한 번 만나 본 적이 있었다.
-용족 리허설 게임에 나왔었지?
-ㅇㅇ 맵 진입하자마자 브레스 쏴 댔잖아. 강하긴 강했지.
-그래도 성지한한텐 썰렸잖아.
-그때는 해츨링이었으니까…….
성지한이 개방한 리허설 맵, 혼돈의 전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던 ‘푸른 등의 용족’.
그들은 결국 성지한에게 제압당하긴 했지만, 게임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저런 괴물들과 스페이스 리그에 가면 싸우는 건가, 움츠러들게 만들었던 용족은.
불과 3번째 경기 만에, 인류와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붉은 머리의 용족’. 이들은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입니다.
=2위면, 저희처럼 2경기 모두 승리한 데 이어서 평소 포인트까지 잘 벌어 가고 있는 모양이군요.
=이번에 꼭 이겨서, 랭킹 위치를 뒤바꿔야 하겠습니다.
3경기 상대가 정해지면서, ??로 뜨던 순위 종족 중 하나가 개방되었다.
‘붉은 머리의 용족’은 개중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최정상급의 종족.
성지한은 용족의 순위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아직은 용족이 엘프들을 만나지 못한 모양이군.’
종족 스펙으로만 따진다면, 엘프보다 확실히 뛰어난 용족.
하지만, 그들은 세계수 엘프들에게 매번 약한 모습을 보였다.
차후 리그 내의 모든 종족이 개방되고.
그들의 경기 결과가 나올 때마다, 용족은 단 한 번도 세계수 엘프들을 이긴 적이 없었다.
‘뭐, 용족 말고도 세계수 엘프를 이긴 종족이 없긴 했지만…….’
스페이스 리그, 브론즈 리그에서 1위부터 5위를 차지하던 세계수 엘프.
그들은 자기들끼리 매칭된 경기를 제외하고는, 패배가 없었다.
그래도 아무리 엘프가 강하다 한들, 용족이 한두 경기 정도는 이길 만하건만.
인류가 강등당할 때까지, 세계수 엘프들은 1-5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이번에는, 고착화되었던 상위권 순위를 흔들자.’
저번 생과는 달리.
이번에는, 성지한 자신이 나서서 순위를 뒤흔들겠다고 결심하면서.
그는 양 종족의 감독이 나오는 걸 지켜보았다.
그리고, 화면 속.
=어…….
=이번에는, 테이블이 나오질 않는군요?
=여기…… 구름 위입니까?
양 종족이 서로의 패를 까는 감독실은.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을 하고 있었다.
“음…….”
감독실로 들어서자, 구름 위에 서게 된 데이비스 감독은 눈동자를 굴리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툭. 툭.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도 떨어지는 거 아닌가 걱정됐지만.
‘다행히 이 구름은 밟히긴 하는군…….’
구름은 연기처럼 쑥 꺼지진 않고, 데이비스 감독의 몸을 지탱해 주었다.
데이비스는 안심하면서, 천천히 걸어갔다가.
스으으윽.
갑자기 자기 쪽으로 그림자가 지는 걸 보고는, 시선을 위로 올렸다.
그러자.
[…….]산처럼 거대한 붉은 드래곤이, 전조도 없이 갑자기 그 자리에 나타나 있었다.
=저, 저 상대가. 용족입니까…….
=크군요…… 리허설 때 보았던 용족보다 훨씬 큽니다!
리허설 때, 해츨링보다 몇 배는 더 큰 용족.
데이비스 감독은 그 거대한 생명체를 보자, 왜 감독실이 구름 위로 바뀌었는지를 깨달았다.
예전의 감독실론, 저 거대한 덩치가 들어가지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스으윽…….
붉은 드래곤의 샛노란 눈동자가 움직이며, 데이비스 감독을 내려다보자.
“으……!”
데이비스는 자기도 모르게 구름 위에 주저앉았다.
용의 시선에 특별한 권능이 담긴 것은 아니었고.
또한 담겼다 한들, 감독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배틀넷의 정신 보호가 이를 차단했겠지만.
‘그냥 저 용 자체가 무섭군…….’
단지 거대한 생명체가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데이비스 감독은 본능적인 위협을 느낀 것이다.
-데이비스 왜 쫄았냐 ㅋㅋㅋ 이럼 기세 싸움에서 밀리잖아!
-으, 근데 내가 저기 있었으면 오줌 지렸을 듯…….
-오, 그래도 일어났네. 다리 후들거리긴 하지만.
-ㅇㅇ 밴이랑 셀렉트 해야지.
주저앉았던 데이비스는, 눈앞에 셀렉트와 밴 카드가 떠오르자 어떻게든 일어나서 카드를 쥐었다.
‘일단은, 탐색전을 해야겠지.’
용족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으니.
데이비스 감독은, 밴 카드의 여러 옵션 중 가장 범용적인 옵션.
1-10위 중 랜덤으로 3인을 밴하는 옵션을 골랐다.
‘셀렉트 카드는…… 발할라다.’
인류 플레이어 중에서도, 격이 다른 성지한.
데이비스 감독은 그를 확실히 밀어주기 위해, 전사 맵 발할라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번쩍!
눈앞에서 빛이 터져 나오자,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아…… 카, 카드였군.”
빛이 사라지자 보이는 것은, 상대방이 뽑은 카드 두 장.
그중, 밴카드가 먼저 뒤집어졌다.
=용족, 밴 카드는 데이비스 감독과 동일하군요. 10위권 중 3명을 밴합니다!
[‘붉은 머리의 용족’의 1~10위의 선수 중, 3명이 밴 당합니다.] [1, 3, 5위의 선수가 밴 당했습니다. 1경기에 출전하지 못합니다.] [‘인류’의 1~10위의 선수 중, 3명이 밴당합니다.] [3, 4, 7위의 선수가 밴 당했습니다. 1경기에 출전하지 못합니다.]-오 성지한 살았네!
-거기에 용족 1등도 밴시킴 ㅋㅋㅋㅋ
-확실히 이 감독 밴 잘하는 듯. 운빨이 있어 ㅋㅋ
똑같은 옵션을 골랐지만, 인류에게 유리하게 흘러간 밴 옵션.
데이비스 감독은 이 중에서도, 2위 성지한이 살아남은 걸 보고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제 셀렉트 카드만 잘 통하면 된다……!’
발할라 맵까지만 뽑히면 최상의 결과.
휙!
데이비스 감독은, 상대의 셀렉트 카드가 뒤집어지는 걸 지켜보았다.
=상대의 셀렉트 카드는…… 어. 혼돈의 전장이군요! 이거 리허설 때 치렀던 맵 아니었나요?
=맞습니다. 그때는 10개의 종족이 번갈아 가면서 경기를 진행했는데, 이 맵. 1:1로도 쓰일 수 있나 보군요.
=비행 종족에게 상당히 유리한 맵이었죠. 용족, 자신의 장기를 한껏 살린 맵을 뽑아 든 거 같습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맵을 고른 용족.
하나 데이비스 감독은 이걸 보고는 입가에 슬쩍 미소를 지었다.
‘성지한 선수가 이 맵에서 필승법을 보여 주었지.’
게임에 참가한 플레이어의 숫자가 10퍼센트 이하로 떨어지면 패배했던 혼돈의 전장.
성지한은 인류 플레이어들을 만귀봉신 안에 가두면서, 이 페널티를 이겨 냈다.
‘전사 맵에 걸리는 게 최선이긴 하지만. 혼돈의 전장에 걸려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아.’
데이비스 감독은 그렇게 상대의 카드가 뜬 걸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지만.
[1경기의 맵이 결정되었습니다.] [1경기는 서바이벌 맵, ‘혼돈의 전장’에서 진행됩니다.]대기실에서 맵이 결정된 걸 본 성지한은, 냉정한 얼굴로 게임 결과를 예측했다.
‘1경기는 힘들겠군.’
* * *
혼돈의 전장.
1경기의 시작은, 좋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종족 보정을 받습니다.] [용족 1개체 당, 50명의 플레이어가 등가로 소환됩니다.]리허설 때처럼, 용 한 마리당 인류 50명이 소환되는 혼돈의 전장.
번쩍! 번쩍!
인류 대표팀은, 혼돈의 전장 곳곳에서 모조리 소환되기 시작했다.
“어…… 나도 출전인가?”
“만년 벤치나 달구는 줄 알았더니…….”
대표팀 선수 2천 명이 모조리 모습을 드러낸 전장은.
[종족 대표로 선발된 플레이어가 모두 소환되었습니다.] [3천 명의 플레이어가 더 필요합니다.] [남은 인원이, 랭킹에 따라 소환됩니다.]인원을 채우기 위해,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던 인원까지 지구에서 소환하기 시작했다.
“오. TV보다가 출전하네!”
“저번에 우르크 때도 그러더니…… 은근히 출전할 기회가 많구나!”
“좋아!”
대표팀 2천 명에 들지 않았던 최상위권 플레이어들은 출전 기회를 얻고는 좋아했지만.
=어…… 인류 플레이어 5천 명이나 소환되다니…… 이러면 용족도 100마리라는 이야기인가요?
=맞습니다! 거기에, 저번 리허설 맵 때와는 달리. 인류 플레이어들은 여러 지역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500명씩, 10곳에 배치되어 있어요!
=아. 거기에, 패배 조건도 리허설 때와는 달리. 생존자가 20퍼센트 이하면 지는 것으로 나오는군요……!
경기 상황을 지켜보던 해설자들의 목소리는 심각하게 변해 갔다.
게임의 스타트 상황이 리허설 때와는 달리, 인류에게 불리하게 돌아갔으니까.
-이러면, 생존자가 1000명 이하로 떨어지면 끝인 건가?
-아, 이렇게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으면 성지한이 저번처럼 선수들 가둘 수가 없네 ㅡㅡ;
-ㄹㅇ 그때 다 가둬 놓고 혼자 캐리하는 거 개꿀이었는데…….
-에이 그때랑 지금 선수들은 질이 다르지. 그때는 짐덩이들이었지만, 지금은 인류 대표들인데 성지한 발목을 잡겠어?
리허설 때는 동료 플레이어들의 수준이 낮았지만.
스페이스 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인류 대표들은, 인류 중에서도 최강들만 모였으니.
시청자들은 인원 배치 상황에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인류가 그렇게 쉽게 밀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시청자만 하는 게 아니었다.
“인벤토리.”
혼돈의 전장에 배정받자마자, 성지한은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내 만귀봉신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때,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배런이.
“지한…… 너 설마. 리허설 때처럼 그 검의 진 안에 우릴 가둘 생각은 아니겠지?”
“그럴 건데?”
“안 돼! 그러지 마라!”
그를 황급히 막아섰다.
“우리는 인류의 대표다! 리허설 때처럼, 짐덩이가 아니라고! 우리도, 용과 대적할 수 있다!”
“1천 명은 세이브 해 놔야 한다. 패배 조건, 너도 보지 않았나?”
“우리가 1천 명 아래까지 전사하기 전에, 저놈들을 20퍼센트 이하로 떨어뜨리면 되지 않나! 왜 붙어 보지도 않고 질 거라고 생각하지? 우리들은 인류 최강이다!”
후우.
성지한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 자식. 왜 트롤 안 하나 했다.
그는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래…… 우리라고 용과 싸우지 못할 이유가 있나?”
“드래곤 슬레이어. 이때 아니면 언제 하겠어?”
“저번 리허설 게임 때는 참가하는 플레이어들이 플래티넘이니까 그렇게 밀린 거지!”
많은 플레이어들이 성지한과 배런의 대화를 들으면서, 서로 속닥거리며 배런에게 동조하고 있는 상황.
아무래도 인류의 종족 대표에 뽑힌 선수들이라 그런지, 싸워 보지도 않고 만귀봉신 안에 갇히는 걸 다들 꺼려 하고 있었다.
“인벤토리.”
성지한은 그런 반응을 보고는, 인벤토리를 열어 다시 검을 집어넣었다.
그로서는 저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독재자처럼 만귀봉신을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해도 몇 명 도망가기만 하면 어차피 진다. 그러느니 한번 당해 보는 게 낫겠지.’
어차피 승산이 희박했던 혼돈의 전장 맵.
성지한은 인류 대표팀 플레이어들에게 현실을 깨우쳐주기로 했다.
“그래. 어디 한번, 싸워 봐.”
“오. 좋아! 내 바로 대마법을 사용하지……! 드래곤 놈들. 어디 있지?!”
배런은 성지한이 순순히 검을 집어넣자 신나서 마법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아니. 대마법이고 자시고, 저거나 막아 봐라.”
“뭐…….”
그가 손가락으로 하늘로 가리키자, 금방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레스, 날아오고 있잖아.”
거대한 화염이 하늘 전체를 불태우며.
급격히 이쪽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으니까.
“애. 앱솔루트 실드……!”
배런을 위시한 플레이어들이 황급히 방어 마법을 사용했지만.
화르르르륵!
파이어 브레스는 그대로 플레이어들을 휩쓸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