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263)
뉴욕에 위치한, 세계 배틀넷 연맹 빌딩.
그곳의 지하 3층에 위치한 한 회의실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배틀넷 협회 수뇌부가 모여 있었다.
“배틀넷 시스템에게 메시지를 받은 나라는, 총 8국입니까…….”
“전년도 국가 랭킹 8위까지 뽑힌다 했더니. 정말 그렇군요.”
“모두, 비밀은 잘 지키셨는지요?”
미국의 배틀넷 협회 대표는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자.
여러 나라의 대표들이 모두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당연하죠.”
“정부 측에는 보고했습니다만, 거기서 더 입조심하더군요.”
“물론 그래야죠. 괜히 ‘보너스’에 대한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가는, 피곤해질 수 있으니까요.”
각국의 협회 대표들은 그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며칠 전의 일을 떠올렸다.
인류 대표팀이 용족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리그 3승을 기분 좋게 거머쥔 그날.
[스페이스 리그에서의 초반 세 경기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모든 종족에게 수월한 리그 진행을 위한, 보너스가 주어집니다.]사람들은 이러한 시스템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두 줄 내용만 본 일반인과는 달리.
[보너스 항목을 선택하세요.] [보너스 항목 선택 권한은, 전년도 챔피언스 리그 랭킹 1위~8위 국가에게 주어집니다.]보너스 항목을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추가로 협회장들에게 떠올랐다.
‘작년에 성적 내길 잘했어.’
‘엄청난 권한이군.’
‘작년에 검왕 덕에 챔피언스 리그에서 순항해서 다행이야.’
매번 1, 2등을 다투는 미국, 중국을 비롯하여.
2021년 들어서는 성적을 잘 내지 못하던 일본의 배틀넷 협회장도 기준이 전년도 성적이라 이 비밀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어디, 보너스 항목 좀 보셨습니까?”
“물론이죠.”
“좋은 게 참 많더군요.”
“플레이어 경험치 추가 증가나, 기프트 생성 확률 증가…… 모두 우리 인류를 위해 필요한 항목이더군요.”
“하지만…….”
8국의 협회장들은 서로를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러한 항목은, 역시 효율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보너스 항목은, 아무래도 효율이 떨어지더군요.”
“배틀넷은 결국, 소수의 정예를 선발하여 진행되는 게임. 이러한 보너스도 선택과 집중이 필수죠.”
인류에게 적용될, 보너스 항목 선택 권한.
배틀넷에게서 협회장들에게 주어진 옵션은, 십 수 가지가 넘었다.
그중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옵션은 경험치 보너스 +30퍼센트나, 기프트 생성 확률 10퍼센트 증가같이.
있으면 물론 좋지만, 플레이어들을 크게 발전시킬 만한 조건은 아니었다.
“맞아요. 그런 것보다는, ‘국가 보너스 강화’가 가장 괜찮은 것 같습니다만…….”
“선두 국가에서, 계속 인류를 이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보다 8국의 협회장들이 주목한 건, 국가 소속 보너스 강화 옵션.
국가의 랭킹에 따라, 나라 소속 플레이어들에게 차등적으로 보너스가 주어지는 이 옵션은.
경험치와 GP 획득률을 증가시키는 건 물론이거니와, 그 외에도 여러 혜택이 주어졌다.
“그렇습니다. 계산해 보니, 상위 20위권의 국가까지는, 크게 이득이더군요.”
“아. 그런데, 일본 대표께서는 좀 그러시려나요? 올해 지나면 순위가 안 좋아지실 텐데 말입니다. 검왕이 간 후, 요즘 성적도 저조하지 않습니까.”
“허허……! 중국 대표께서는 말씀이 지나치시군요. 성적이야 좋았다 나빴다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저희가 최근 어려워도, 세계 랭킹 20위권은 지킬 수 있습니다.”
“아하. 그렇습니까? 그럼 다행이구요.”
중국 협회장의 이죽거림에, 발끈하는 일본 협회장.
그래도 국가 보너스 강화에 있어서는, 다들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흠흠. 그러면 어느 정도 의견이 모였군요.”
“국가 보너스 강화에…… 모두 이견 없으십니까?”
“예. 그렇습니다.”
8명의 대표는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회의장에 들어오기 전, 어느 정도 사전 조율을 한 상태라 그런지 빠르게 결정된 옵션.
하지만.
“그럼…… 그를 기다려야겠군요.”
비밀회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류 전체에게 적용될 보너스 항목.
[상위 구역, ‘스페이스 4’ 에어리어에 소속된 플레이어가 있습니다.] [플레이어 ‘성지한’에게도, 추가 선택 옵션이 주어집니다.] [수월한 리그 진행을 위해, 보너스 항목을 선택하세요!]이것의 선택 권한은, 성지한에게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곧.
똑똑.
“제가 제일 늦었군요.”
회의실의 문이 열리며, 성지한이 안으로 들어섰다.
* * *
‘배틀넷 본 게임 이후, 국가 보너스가 왜 이렇게 강화되었나 했더니…….’
그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
성지한은 저번 생에서, 미국의 실질적인 에이스였음에도 랭킹 7위로 마감했던 일을 떠올렸다.
랭킹 1위었던 배런이야 상태창 2개 기프트 때문에 이기기 힘들었지만.
그 아래 랭커들은 성지한의 실적이라면 이길 법도 했는데, 예전 국적 때문에 이기질 못했지.
그때만 해도, 아무리 활약해도 랭킹이 올라가질 못하는 걸 보면서 이것 참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입장이 달라졌군.’
저번 생에서는 순위가 꼬꾸라지다가, 결국 던전 포탈로 인해 망해 버린 한국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번 생, 2021년의 한국은 멸망의 위기에 처하긴커녕.
배틀넷 세계 랭킹 3-4위를 바라볼 수 있을 거라고 여겨지는, 초강대국이었다.
‘국가 보너스 강화’에 피해자가 아닌, 수혜자가 될 한국.
그리고 이렇게 된 원인은.
“성지한 선수. 오셨습니까?!”
역시, 성지한에게 있었다.
그가 들어오자, 일제히 회의장에서 일어나는 8국의 협회장.
“저번 경기에서 드래곤을 제압한 맹활약…… 정말 감명 깊었습니다.”
“스페이스 리그 3연승, 성지한 플레이어 덕분입니다.”
“보너스 옵션, 살펴보셨습니까? 성지한 선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들은 성지한에게 다가와, 만면에 가득 미소를 지은 채 인사했다.
이는 그간 그와 불편한 기류가 있었던 일본이나 중국 협회장들도 마찬가지여서.
마치 그가 협회장들의 윗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
‘성지한은 플레이어로서 경쟁할 수가 없어. 초월적인 존재다.’
‘무조건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줘야 해.’
‘드래곤까지 그렇게 일방적으로 때려잡다니……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지?’
이렇게 저자세로 나오게 된 원인은, 저번 경기의 여파가 컸다.
1경기에서 인류 팀을 대번에 전멸시킨 용족을, 4경기에서 일방적으로 제압해 버린 성지한.
그때 그가 보여 주었던 힘은, 사람들에게 있어 그를 더 이상 경쟁상대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논외의 대상으로, 경외하게 만들었다.
성지한은 그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보너스 옵션에 대해서, 협회장분들께서 미리 의견 나누신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만.”
“아. 예. 저희끼리 이야기 나눈 것이 있긴 했습니다.”
“그…… ‘국가 보너스 강화 옵션’이 가장 괜찮아 보이더군요.”
“국가 보너스라…… 다른 옵션보다 그게 낫습니까?”
스윽.
성지한이 협회장들을 둘러보자.
국가 보너스로 혜택을 가장 많이 볼 미국과 중국 대표가 얼른 입을 열었다.
“물론 옵션 중, 최상위권 선수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보너스도 있긴 했지만…… 계산해 보면 상위 20개국이 받는 국가 보너스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성지한 선수가 소속된, 한국도 올해 순위가 대폭 오르지 않겠습니까? 올해 랭킹 선정이 다시 끝나면, 국가 보너스의 효과를 크게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국가 보너스는,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선택이 될 겁니다!”
평소에는 으르렁거리는 두 국가 대표가, 합심해서 성지한을 설득하는 모습.
이건 기득권을 지닌 국가들이 담합해서, 이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기도 했지만.
‘막상 옵션을 고를 입장이 되어 보니 알겠군. 다른 것에 비해, 국가 보너스 효율이 너무 좋아.’
국가 보너스는 비록 상위권 국가에게 혜택이 집중되었지만.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보면, 효율이 가장 좋았다.
거기에 저번 생에서 한국은 수혜를 받지 못하는 나라였지만.
성지한이 있는 지금의 한국은 국가 보너스의 혜택을 한껏 누릴 수 있었으니까.
여기서 이들과 함께 의견을 같이해도, 저번처럼 손해 볼일은 없고.
오히려 국가 보너스로 이득 볼 일만 남았다.
하지만.
“이번 옵션 선택, 공개회의로 결정했으면 좋겠군요.”
보너스 옵션 선택 권한을 지닌 성지한은, 밀실에서의 합의보다는 공개를 선택했다.
“공개회의…… 말입니까?”
“예.”
“그, 그건 좀……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최선의 효율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순위가 낮은 나라에서, 국가 보너스로 결정하는 걸 분명히 반대할 텐데요……!”
성지한의 말에 우려를 나타내는 협회장들.
그도 그럴 것이, 국가 보너스 혜택을 누리는 국가는 최대 20개국뿐.
나머지 나라는 다른 보너스 옵션에 비해 손해였다.
그런데 공개회의로 들어가서 이런 옵션 조건을 보여 주고, 국가 보너스 강화를 선택한다고 하면.
다른 나라가 가만히 있겠는가.
‘대체 왜 이 권한을 공개하려고 하는 거야?’
‘이해할 수가 없군. 한국도, 성지한 자신도 분명히 이득을 보는 제안인데…….’
‘최상위권 집중 강화 옵션을 하려고 하나? 그것도 다수결에 붙이면, 통과되기 힘들 텐데.’
협회장들은 겉으로는 웃는 얼굴로 성지한을 부드럽게 설득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최상위권의 지도자들끼리 현명한 선택을 해야지.
공개했다가는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효율이 낮은 보너스를 선택할 게 분명한데…….
왜 저러는 거야?
“전 세계에 공개되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옵션을 선택하자고 할 것입니다.”
“기프트 등장 확률 10퍼센트 업이나 경험치 추가 증가…… 이런 건, 국가 보너스에 비해 효율이 너무 낮습니다. 성지한 선수께서 이제 랭킹 1위가 돼서 밴을 당하게 되면, 다른 인류 플레이어도 얼른 성장하여 제 역할을 해 줘야 하는데…… 그런 옵션을 고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금은 이런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아무도 모릅니다. 저희끼리 합의하고 넘어가면, 문제 될 일이 없어요.”
그들은 그렇게 열심히 성지한에게 호소했지만.
“그럼 이 자리에서 배틀튜브 틀까요?”
“아, 아니. 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이건 저희만 위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 보너스야말로 스페이스 리그를 가장 효율적으로 헤쳐 나가기 위한 옵션이에요!”
“압니다. 그렇지만, 공개로 하죠.”
“아, 아니…….”
성지한의 태도는 확고했다.
‘나도, 비행기 타기 전까지는 국가 보너스를 고르려고 했지.’
저번 생에서는 국가 보너스로 손해 본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이득이었으니, 처음엔 이걸 고르려고 했던 성지한.
-아. 성지한 님. 메시지 보여요?
하지만 그는 비행기 안에서.
-저번에 예언 공짜로 해 주기로 한 거. 당신은 그냥 넘어갔지만, 저로서는 그냥 지나칠 순 없죠.
무신의 종, 피티아의 예언을 듣고는 생각을 바꾸었다.
-이번에 받은 보너스 옵션 항목, 전 세계로 공유하세요. 그럼 새로운 선택지가 나올 거예요.
-그리고 그게…… 당신을 나중에 살릴 거랍니다.
‘보너스가…… 나를 살린다고?’
대체 무슨 옵션이 나오기에, 목숨을 구해 준다는 거지?
호기심이 생긴 성지한은, 국가 보너스로 밀실 합의를 하는 대신.
“공개로 갑시다.”
공개회의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리고 결국, 8국의 협회장들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서로를 바라보다가.
“……알겠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그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