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298)
만귀봉신에 들어갔다가, 튀어나온 새하얀 장갑.
그것은 한눈에 봐도 강렬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지만.
‘아이템 설명 같은 건 안 나오는군.’
배틀넷에서 아이템으로 분류가 되지는 않는 건지, 딱히 설명이 나오진 않았다.
‘남 주긴 위험해 보이니, 장착해 볼까.’
성지한을 꽤 위협했던 성좌의 파편.
그에게서 나온 물건이니만큼, 다른 인류에게 이 물건을 주기란 위험부담이 있었다.
성지한은 새하얀 장갑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인간의 손과는 크기가 맞지 않는 물건이었지만.
슈우우우…….
성지한이 손을 집어넣자, 그것은 그의 손에 맞게 크기가 변화하더니 그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더니.
[무신…… 이랬으면, 그를 이겼을까?]하나의 장면이 성지한의 뇌리에서 펼쳐졌다.
조금 전 싸웠던, 머리와 손 3개를 지녔던 상대.
그가 무신과 격돌했던 전투를 곱씹으며, 그의 일격을 어떻게 막을 수 있었을까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과 경험이.
성지한에게도 간접적으로 체험이 되었다.
‘이건…… 인간이랑은 정말 완전히 다르군.’
성지한과 싸웠던 성좌의 원형은, 하반신 없이 상반신에 팔 6개 달린 이종족.
그가 자신의 기운을 다루는 방식은, 인간과는 궤를 달리했다.
인간이 자신에게 없는 날개 운용법을 알 수 없듯이.
팔 6개 달린 성좌의 힘 사용법도, 성지한에게는 전혀 공감이 안 되는 것이었지만.
[클래스 이종무해異種武解의 특성이 발동합니다.]예전에 전직하고, 써먹을 일이 없었던 이종무해가.
여기서 발동되었다.
[이종족의 권능을 자신의 종에 맞게 연구하고 흡수합니다.] [성좌의 권능입니다. 단편적인 면만 이해합니다.]여섯 손이 움직이는 불가해 한 힘의 운용.
하나 이종무해 클래스는 이걸, 단편적이라 할지라도 성지한에게 맞게 이해시켜 주었고.
[공허가 5 오릅니다.] [무혼이 5 오릅니다.]더 나아가, 장갑 안의 힘을 몸에 맞게 흡수하며 두 능력치를 5씩 올려 주었다.
‘이거 꽤 쏠쏠한 보너스군.’
능력치가 오른 것뿐만 아니라.
팔 6개 쓰던 경험을, 인류에 맞게 바꿔서 자신의 무예에 덧붙이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아직은 이 경험을 다 흡수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만 한다면, 적잖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성지한은 장갑이 사라진 손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예전에 서큐버스 퀸 분신한테 만귀봉신 쓸 때는 이런 효과가 없었는데…… 상대가 성좌급이라 그런가. 그럼 투성에 있는 성좌의 무구들도, 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것일지도.’
한데 무신은 그 많은 성좌의 무구를 왜 그냥 하늘의 별처럼 진열만 하고 있는 거지?
성지한은 그런 의문이 들었으나.
게임에서 로그아웃이 되자, 일단은 이에 대한 생각을 멈추었다.
지금은, 길드 미션 종료로 인한 보상을 정리해야 할 때였으니까.
* * *
스페셜 디펜스 맵, 북벽.
성지한은 여기서 개인 미션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길드 보상 추가를 노리고 길드 미션으로 게임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인류 랭커들과 성지한의 격차가 워낙 심해서, 미션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옥타인의 정보가 쓸 만했지.’
뤼에 인베스트먼트의 옥타인이 제공한 정보, ‘능력 공유’ 덕분에.
대기 길드는 큰 어려움 없이 마지막 라운드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길드 미션에서 1위를 달성했습니다.] [길드 포인트를 10 얻습니다.] [길드 전용 칭호, ‘북벽의 수호자’를 얻습니다.]비록 성지한이 망자의 안식처에서 버프를 계속 벌어다 주지는 못했지만.
능력 공유 덕에 팀원 전체가 꽤 오래 버텼던 것인지 맵에서 1위를 차지한 인류.
대기 길드는 포인트 10을 번 것 외에도, 길드 칭호까지 추가되었다.
[북벽의 수호자]-북벽 맵에서 1등을 한 길드에게 주어지는 칭호.
-길드의 모든 옵션 레벨을 +5 올려 줍니다.
‘이거 상당히 쓸 만하군.’
평상시 얻기가 상당히 힘들었던 길드 포인트.
길드 미션은 이걸 단숨에 보충해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보상은 대기 길드에게만 적용된 것이 아니었다.
“와, 삼촌. 이번에 참여해서 잔여 능력치 +5 받았어!”
“오, 그래?”
“응. 다른 길드원들도 최소 +3은 받았더라. 거기에 경험치도 엄청 받아서 레벨 업 하고…… 다들 참여하길 잘했다면서 좋아하던데?”
“결과가 좋아서, 계약서에 작성해 두었던 추가 GP를 더 받아도 될 거 같아요!”
길드 미션 때문에 랭커들을 모집할 때, 일정 GP를 받았던 길드 마스터 이하연.
그녀는 계약서에, 길드 미션의 보상으로 예상보다 가치 있는 게 나올 시 추가 GP를 받기로 협의한 상태였다.
“이 정도면 돈을 더 받아도 될 정도입니까?”
“그럼요! 잔여 능력치 얻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겨우 +3에서 5밖에 안 되는데도?”
“그게 엄청난 거예요…… 오너님.”
“삼촌…… 그 발언, 재벌이 버스비 모르는 거 같아.”
장갑 하나 흡수해서 스탯을 +10 올린 성지한으로서는 실감이 안 나는 잔여 포인트의 가치.
윤세아는 성지한에게 눈을 흘기면서, 물어보았다.
“그런 삼촌은 미션에서 보상 뭐 줬어?”
“일단 길드 보상 위주고. 개인 보상은…….”
성지한은 마지막 메시지를 살펴보았다.
320레벨이 된 데다가, 잔여 포인트도 10 얻게 된 이번 미션 보상.
성지한은 영 만족스럽지 않은 기색으로 말문을 열었다.
“레벨 +10, 잔여 포인트 +10. 애매한데.”
“……10이 애매?”
“아무래도 그간 미션에서 받아 온 게 있었으니까.”
매번 미션을 할 때마다 에픽 퀘스트가 뜨면서 보상을 쏠쏠하게 줬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안 떠서 그런지, 다른 플레이어에 비해 보상을 2배밖에 더 받질 못했다.
‘잔여 포인트로 적이나 올려 봐야겠군.’
성지한은 이번에 받은 잔여 포인트로 가장 수치가 낮은 스탯 적에 몰빵했지만.
20개를 투자하자, 스탯 적은 1개만 올랐다.
예전에도 포인트 투자했던 걸 생각하면, 엄청나게 투자 효율이 떨어지는 무등급 스탯.
‘포인트 먹는 게 심하네.’
성지한은 13이 된 스탯 적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스탯들도 안 오르긴 마찬가지였지만, 얘는 좀 더 심한데.
“수련이나 하러 가야겠군.”
“수련? 조금 있으면 조 추첨하는데, 그거 안 봐?”
“무슨 조 추첨?”
“월드 챔피언스 리그 말이야.”
“아, 벌써 그런 시즌인가?”
6월에 들어서면서, 세계 각지 지역 리그의 순위는 다 정해졌다.
동북아시아리그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출전하게 된 월드 챔피언스 리그 본선.
32강으로 편성된 챔피언스 리그 본선 조 추첨에서는.
각기 조마다 4개의 국가를 뽑아, 8조를 편성했다.
“우리나라 1시드 됐어. 역대 최초래!”
“뭐, 올해 다 이겼는데 당연한 거 아니냐.”
“으, 삼촌 뭔가 심드렁하네…….”
“배틀넷 본 게임에 들어선 이후, 챔피언스 리그의 의미가 많이 축소됐으니까.”
“그건 그래요. 아무래도 다들 스페이스 리그에 관심이 많이 집중되어 있죠.”
펜트 하우스에 보고 겸 와 있던 이하연이 성지한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는 인류 유일의 스포츠인 배틀넷의 챔피언스 리그가 전 세계적인 축제였다면.
지금은 스페이스 리그의 경기가 그 화제성을 대신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챔피언스 리그는 국가 간의 서열을 세우는 거라면.
스페이스 리그는 각 경기의 결과에 따라 인류 전체의 흥망이 걸려 있었으니까.
예전이라면 전 언론에 대서특필될 조 추첨 내용도.
이번에는 성지한의 길드 미션 결과에 맞물리며, 뉴스를 양분하고 있었다.
“그럼 삼촌, 안 보고 수련 가려고? 피자랑 치킨 시켰는데.”
“……그걸 뭐 벌써부터 시켜?”
“조 추첨 2시간 전에 안 시키면 안 와~ 아무리 인기 떨어진 챔스라고 해도 아직은 흥행 1순위라구.”
“그래요, 오너님. 식사하시고 가세요. 근데 수련실 안에선 뭐 드세요?”
“그냥 굶는데요.”
“헐, 진짜?”
“응, 이젠 음식 안 먹어도 지장 없어서.”
생명의 기운을 얻게 된 이후로, 음식 섭취를 안 해도 되는 몸으로 변한 성지한.
“그럼 가서 계속 굶을 텐데, 이번에 먹고 가~ 입 심심하지 않아?”
“알았어. 먹고 갈게.”
그는 윤세아의 계속된 권유에 피식 웃고는 소파에 앉았다.
“와, 오너님. 근데 길드의 옵션 포인트가 갑자기 엄청 늘었네요?”
“길드 미션의 보상이 주어졌거든요.”
“성장률이 또 엄청나게 올랐네…… 길드원들에게 GP 더 받아야겠는데요?”
“그래야죠. 칭호로 인해 인원 정원도 늘었으니까, GP 많이 수금해 주십시오.”
“네! 연락 돌리라고 할게요.”
이하연이 크게 강화된 길드 옵션에 고무되어, 대기 길드 직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있는 사이.
“삼촌, 아까 그 큐브 구경해 봐도 돼?”
“셀레스티얼 큐브?”
“어, 인류의 한계를 늘려 준다는 게 신기해서.”
성지한은 윤세아의 부탁에 인벤토리를 열었다.
인류의 한계가 설정되지 않은 덕에, 쓸모가 없어진 셀레스티얼 큐브.
그것은 성지한의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자리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반짝이는 큐브인데…….”
성지한의 손 위에 있는 큐브를 이리저리 살펴보는 윤세아.
그러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여기 이상한 문양이 있네?”
“그래?”
성지한은 윤세아의 말에 큐브를 살펴보았다.
‘진짜네.’
길드 미션 때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현실 세계로 오니까, 미세하게 드러나는 문양.
90%는 새하얀색이었지만, 10%는 미묘하게 적색을 띄고 있었다.
‘흠…… 여기 적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성지한이 그 문양을 매만지자.
번쩍!
큐브에서 미세하게 빛이 나오더니, 문양에서 강렬한 적의 기운이 성지한의 가슴팍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건 비록 작은 큐브에서 나온 기운이었지만.
화신의 잔재가 지닌 기운을 수거했을 때보다 훨씬 강렬했다.
‘이거, 다 못 가져가겠네.’
적의 문양에 힘이 가득 차고.
[스탯 ‘적’이 1 오릅니다.]잔여 포인트를 20 넘게 투자했을 때 1 올랐던 스탯이.
큐브를 만진 것만으로도 1이 더 올랐다.
큐브에 가득한 적의 기운이 계속 들어왔으면, 스탯이 오르는 게 아니라 가슴이 폭발했을지도 몰랐지만.
한도는 딱 지켜 주는 셀레스티얼 큐브.
‘……종의 한계를 늘려 주는 것 말고도, 다른 기능이 있었나.’
스탯 올려 준 거야 고맙지만.
성지한이 미심쩍은 눈으로 흰빛의 큐브를 바라보고 있을 때.
스으윽.
큐브의 문양 틈새로, 메시지창이 불쑥 튀어나왔다.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퀘스트를 부여합니다…….]‘퀘스트를…… 준다고?’
* * *
=올해의 챔피언스 리그 본선 조 추첨식. 드디어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는 자랑스럽게도 올해 1시드에 배정이 되었죠! 이렇게 된 데에는, 성지한 선수의 역할이 가장 컸습니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둘러싼 도박사 배당률, 우리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2위라고 하는군요! 저희가 중국마저 제쳤습니다!
시작된 챔피언스 리그 조 추첨식.
윤세아는 때맞춰 온 배달 음식을 세팅하며, 소파에 앉아 있는 성지한에게 말했다.
“삼촌, 일단 먹자!”
“아, 그래…… 근데 뭐 이렇게 많이 시켰냐? 누구 더 와?”
피자 4판에 치킨 5마리.
성지한은 소파 앞 탁상에 가득 찬 음식을 보며 윤세아에게 물었다.
“언니들에 소피아까지 여럿 오기로 했어.”
“그래도 좀 많은 거 아냐?”
“플레이어들이 소모하는 칼로리가 얼만데. 이 정도는 먹어 줘야 산다고.”
윤세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했지만.
“세아, 거짓말은 안 되지. 오너님, 세아가 저기서 반은 혼자 먹습니다.”
“아니, 무슨. 언니도 장난 아니면서! 치킨은 언니가 시켜 달라며!”
트레이닝 룸에서 나온 임가영의 이야기에, 진실이 금방 드러났다.
성지한은 둘이 티격태격하는 걸 보고 피식 웃으며.
“부족하면 더 시켜. 나 먼저 먹는다.”
피자를 집어 입에 가져갔다.
이러는 동안에도, 그의 눈앞에는.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퀘스트를 부여합니다…….]조금 전 큐브의 틈새에서 나온 메시지가 계속 ……만 갱신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퀘스트를 준다기에 반가웠지만.
‘안 줄 거면 그냥 메시지창 치우지?’
준다고 하고 한 시간이 넘게 지났는데도, 계속 떠 있기만 하는 메시지창.
성지한은 눈앞에서 멀리 드래그해도, 다시 중앙으로 돌아오는 붉은 메시지창을 보면서 눈썹을 찌푸렸다.
줄 거면 빨리 줄 것이지 뭐 이리 민폐야.
그때.
=아, 우리나라는 B조에 배정됩니다!
=2시드 팀으로는…… 영국이 들어오는군요!
한국이 B조에 배치되고, 상대 국가가 차례로 배정되자.
……만 뜨던 메시지창이 드디어 바뀌었다.
[사용자에게 적합한 퀘스트가 부여됩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세요.] [보상 : 성좌 후보자 지정]‘챔피언스 리그 우승…… 이게 내 상황에 맞는 퀘스트라고?’
성지한은 뜻밖의 퀘스트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