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307)
=게임…… 종료?
=끔찍했던 5경기, 한국의 승리로 끝납니다!
=다행…… 이라고 해야 할까요?
=더 이상 올리버나 배런이 머리만 남아 둥둥 떠다니는 꼴은 안 봐도 되겠군요.
태초의 왕에 의해 변질되었던 5경기.
비록 해설자들의 조국인 미국이 패배하긴 했지만.
양국의 랭커들이 보였던 추태를 생각하면, 여기서 게임이 종료된 게 차라리 나은 거 아니냐고 해설자들은 이야기했다.
-와…… 갑자기 왜 날아가나 했더니 하늘 위에 무기 잡고 게임이 끝나네 ㄷㄷ
-길가메시, 보물을 애초에 저기 숨겨 뒀던 거임? 아니 붕대 구체가 태초의 보물이라매 ㅅㅂ
-그니까 이 새낀 뭐 입만 열면 구라야 ㅋㅋㅋㅋ 바벨탑 최상층도 없었고, 태초의 보물도 저딴 곳에 숨겨 두고
-이래야…… 왕?
그리고 그 짧은 순간,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 길가메시에 대해 성토하는 시청자들.
이것은 한미 양국의 시청자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감정이었다.
그리고.
-어쨌든 이럼…… 한국이 우승인가?
-ㅇㅇ 챔스에서 최초로 우승한 거지!
-아, 좋긴 좋은데 마지막 경기 때문에 찝찝한 기분이네 ㅋㅋㅋㅋ
-머리만 남은 선수들 괜찮은 거 맞나…… 괜히 현실에서도 여파가 올까 걱정이네
-게임 속에서 당한 거니까 괜찮지 않겠어…….
5경기에서 결국 승리한 건 한국 대표팀이었기에, 우승을 거머쥔 것은 한국이었지만.
마지막 경기의 충격이 워낙 커서 그런지, 축제 분위기가 크게 연출되지는 않았다.
그것보다 대중의 관심을 끈 것은, 바벨탑에 흡수되었던 사람들.
이들이 현실 세계에서 정상적으로 복귀할지, 의문이었던 것이다.
한편.
[태초의 보물 위치를 어떻게 알았지?]성지한의 뒤를 따라오던 붕대 구체는, 게임이 끝났음에도 여유로운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맵이 완전히 검게 변했는데, 하늘의 무구들은 그대로인 게 이상하잖아? 그래서 와 봤지.”
[그래? 여기까지 시야가 닿아 있다니…… 여유가 있었구나.]게임에서 패배했음에도, 오히려 만족스럽다는 듯 말하는 길가메시.
구체의 붕대 한 줄이 풀리며, 모양이 마치 손처럼 변했다.
[그럼 태초의 보물, 다시 건네주겠나?]길가메시는 물건을 맡겨 놓은 것처럼, 단검을 뻔뻔하게 다시 달라고 하자.
“인벤토리.”
성지한은 그에게 대꾸도 하지 않고, 이걸 바로 인벤토리에 넣어 버렸다.
[후후…… 감당할 수 있겠느냐? 그걸 지구에 가져가면, 한바탕 난리가 날 텐데.]“이 단검이 뭔데?”
[지구의 세계수와 연관이 있는 물건이다. 그게 지구에서 모습을 드러내면, 겨우 없앴던 세계수가 다시 재생할 수도 있어.]세계수와 연관이 있다는 단검.
성지한은 그 말에 공허의 수련장을 떠올렸다.
거기야 지구도 아니니까, 소환해도 상관없겠지.
“괜찮다. 내가 알아서 하지.”
[정말로 나에게 돌려주지 않을 텐가? 그럼, 나에게 복종한 인류의 랭커들이 너를 적대할 것이야.]“하든가.”
[지구로 돌아가면, 거긴 더 이상 게임이 아니다. 랭커들이 너와 적대해서 부딪치다가 죽으면 어쩔 것인가?]여기서 성지한과 부딪치면 죽는 쪽은 당연히 랭커 측.
길가메시는 자신에게 복종한 랭커의 생명을 가지고, 성지한을 압박하고 있었다.
“사람 목숨으로 협박이냐?”
[협박이라니, 권유다. 나에게 충성을 바치는 랭커들…… 인류가 스페이스 리그를 헤쳐 나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할 터.]성지한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인류가 스페이스 리그를 헤쳐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나다. 한미 랭커 100명이 아니라.”
[호오…… 광오한 자신감이구나.]“거기에 네놈 말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바벨탑 최상층도 거짓말.
태초의 보물도 거짓말.
성지한에게 길가메시는 결코 믿을 수 없는 부류였다.
한데 그의 협박에 넘어가, 단검을 건네주기라도 하면.
길가메시는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랭커들 목숨을 이걸 가지고 계속 성지한을 쥐고 흔들려 하겠지.
그 꼴은 절대 볼 수 없었다.
[이런, 상당히 신뢰를 잃었구나.]“너한테 신뢰는 이제 없는 수준이지.”
[그럼 이번에는 말을 지켜야겠군…… 기대하거라.]그 말을 끝으로 서서히 투명해지는 붕대의 구체.
그리고 그가 완전히 사라지자.
[로그아웃됩니다.]성지한은 이 맵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어…… 나왔다!”
“사, 삼촌! 왔구나!”
배틀넷 센터로 돌아온 그에게, 윤세아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달려오더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다…….”
“왜, 무슨 일 있어?”
성지한이 의아한 얼굴로 묻자, 윤세아가 손가락을 뒤편으로 가리켰다.
“오, 성지한 선수는 귀환했습니다!”
“다행이군…… 다른 선수는?”
“그것이…… 커넥터로 접속한 선수들은, 아직도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리 로그아웃했던 윤세아와 소피아.
그리고 게임을 끝낸 성지한을 제외하고는, 선수들은 모두 커넥터에 갇혀 있었다.
‘이게 길가메시가 기대하란 거였나.’
이런 건 거짓말을 안 하는군.
성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 * *
[대한민국 대표팀, 배틀넷 챔피언스 리그에서 최초로 우승! 하지만, 샴페인은 터뜨리지 못하다.] [배틀넷 커넥터에 갇힌 선수들의 건강 상태는? 커넥터 외부 화면에 드러난 자료에 따르면, 아직까진 건강하다고 알려져] [미국 대표팀에게도 들이닥친 이번 사태, 태초의 왕 길가메시의 술수인가?] [태초의 왕을 성좌로 모시는 플레이어, 성지한이 ‘태초의 보물’을 반납해야 이번 사태가 해결될 거라고 말하다.]올해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한 한국.
원래라면 믿기지 않는 우승을 서로 축하하고 즐겨야 할 시간이었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질 않았다.
-아니, 이제 스페이스 리그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임?
-그나마 성지한은 살긴 했는데…… 미국 대표팀 선수들이 이렇게 커넥터에 갇혀 있으면 인류 대표팀 전력 엄청 감소하지 않나.
-ㅇㅇ…… 미국 선수들이 전력의 거의 30%는 차지했던 거 같은데
-거기에 검왕도 없음…… 성지한 밴당할 시 공백 메워 줘야 할 사람이 검왕이랑 미국 대표팀 선수들인데.
-길가메시 진짜 ㅡㅡ 끝까지 발목을 잡네.
-아니, 지구 출신 성좌가 왜 이러는 거임?
-태초의 보물 내놓으래잖아 ㅅㅂ ㅋㅋㅋㅋ
“아, 진짜 그 성좌 미친 거 아니야?”
평소 험한 말을 잘 안 쓰던 윤세아는, 길가메시를 향해 말을 격하게 하더니 나중엔 욕설까지 내뱉었다.
“미국에서 태초의 왕을 모시는 랭커들이 모여서 규탄 성명을 낸다는데요? 왕의 물건을 함부로 탐하지 말고, 빨리 반납하라나…….”
“뭔 성좌란 새끼가! 자기가 맵 보상으로 줘 놓고 사람 목숨 가지고 인질극을 해……!”
소피아가 핸드폰으로 미국 현지의 뉴스를 보며 말하자, 윤세아는 화를 버럭 냈다.
성좌가 행했다고 하기엔, 너무 급 낮은 협박 행위.
하지만 그만큼 묶인 선수들의 가치가 워낙 커서 그런지.
협박의 효과는 굉장했다.
“오너님…… 그, 미국 협회 측에서 직접 요청이 왔습니다. 태초의 보물 아이템, 등급에 맞게 정부 쪽에서 보상을 해 줄 테니까 성좌에게 넘겨주는 게 어떻겠냐구요.”
배틀넷 센터에 급히 뛰어온 이하연은 난처한 얼굴로 미국 쪽의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
상위 랭커 50명이 한 번에 커넥터에 갇히자, 패닉 상태에 빠진 미국 협회는.
길가메시가 내건 조건을 일단 들어주자는 입장이었다.
“태초의 보물 등급이 뭔진 어떻게 알구요?”
“일단 SSS급 아이템 3개를 최소한으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거기에 백지수표를 줄 테니, 원하는 GP를 쓰시라고…….”
“거긴 참 백지수표 좋아해.”
성지한은 그리 말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음…… 이거, 커졌네.’
원래는 인벤토리 한 칸을 차지하고 있던 단검 ‘태초의 보물’.
하나 성지한이 이번 사태에 대응책을 찾아보고 있는 사이.
태초의 보물은 어느새 인벤토리 4칸을 차지하는 긴 검으로 변해 있었다.
“어떻게 할까요?”
“일단, 수련장에서 한번 이 물건 보고 오겠습니다. 시상식은 패스하죠.”
“그래, 삼촌. 어차피 시상식 없을 분위긴데. 갔다 오는 게 낫겠어.”
미국에 비하면 3명 건지긴 했지만, 한국 대표팀도 47명이 커넥터에 갇힌 상황.
이런 심각한 때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했다고 시상식을 진행할 리가 없었다.
“갔다 올게.”
그렇게 공허의 수련장으로 간 성지한은, 인벤토리에서 태초의 보물을 꺼냈다.
분명 넣었을 때는 녹색의 빛을 띠던 작은 크기의 단검이었는데.
‘……뭐 이리 커졌어?’
인벤토리에서 물건을 꺼내자, 단검은 성지한보다 세 배는 큰 기다란 목검으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녹색의 빛을 품은 검은, 성지한이 인벤토리에서 꺼내자.
쿠르르르…….
땅바닥에 검 끝이 꽂힌 채, 서서히 자라나기 시작했다.
이대로 놔두기만 하면 계속해서 커질 것 같은 태초의 보물.
그런 성지한에게, 눈앞에 아이템 설명이 떠올랐다.
[개조된 세계수의 뿌리 가닥]등급 : FFF
녹색의 관리자가 지정한 금지 물건입니다.
‘이게 뿌리 가닥이라고?’
어쩐지 생명의 기운이 범상치 않더라니.
지닌 힘만 봐도, 이 정도면 SSS급은 그냥 뛰어넘을 아이템 같은데.
금지 물건이라 그런지, 등급이 FFF로 매겨진 것 같았다.
그리고.
[대상은 ‘관리자의 금지 물건’입니다.] [관리자에게 이 물건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물건을 신고하여 반납할 시, 관리자 측에서 막대한 보상이 주어집니다.]시스템에서 녹색의 관리자에게 이 물건을 신고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그놈들에게 반납하긴 그렇지.’
굳이 막대한 보상을 준다고 시스템 메시지가 뜨는 걸 보면, 이거 녹색의 관리자나 세계수 연합 측에서도 꽤 중요한 아이템인 거 같은데.
이걸 그들에게 넘겨줄 수야 없었다.
‘일단, 내 나름대로 이걸 분석해 볼까.’
성지한은 무럭무럭 자라나는 세계수의 뿌리 가닥을 만져 보았다.
그가 지금까지 흡수해 왔던 생명의 기운과, 미지의 힘이 그 안에 동시에 공존하고 있었다.
“흠…….”
캉!
거대 목검을 무기로 쳐 보기도 하고.
용뢰를 쏴 보기도 하며, 성지한은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 보았다.
‘재생력은 세계수 라인답게 끝내주는군.’
아무리 자르고 불태워도, 계속해서 재생하는 거대 목검.
그렇게 계속된 테스트로 생명의 기운에 대해서는 판별했지만.
‘뭔가가 하나 더 있는데…….’
그 안에 숨겨진, 또 하나의 힘에 대해서는 분석이 되질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수련했을까.
[공허의 존재가 ‘금지 물건’을 감지합니다.] [그가 확인을 위해, 플레이어에게 공허의 수련장을 열라고 요구합니다.] [수련장을 공개하겠습니까?]성지한에게 또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공허까지 튀어나왔네.’
어느새 수련장 하늘 위까지 뻗어 버린 거대 목검.
아니, 이제 그건 목검이라기보다는 하늘과 땅을 지탱하는 기둥에 가까웠다.
이렇게까지 커져서, 공허의 존재에게도 감지가 된 건가?
개조된 세계수의 뿌리 가닥.
인기가 넘쳐 나는군.
‘슬슬 마지막 테스트를 해야겠어.’
성지한은 나무 기둥 앞에서, 길가메시의 권능을 사용했다.
혼원신공混元神功
멸신결滅神訣
천수강신天樹降神
성지한의 몸에서, 기둥을 향해 뻗어 가는 사슬.
처음에 성지한은 천수강신의 사슬을, 단지 나무 기둥에 닿게 하려 했지만.
철컹! 철컹!
천수강신의 사슬은 하늘 위와 땅까지 끊임없이 뻗어가더니.
‘……어디까지 커져?’
세계수의 뿌리 가닥을 그대로 감아 갔다.
그리고.
스르르륵!
사슬은 역으로, 성지한을 끌어당겨.
“음…….”
세계수의 뿌리 안으로 그를 집어넣었다.
그렇게 기둥 안으로 빨려 들어간 성지한에게.
번쩍!
새로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