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331)
자신을 전설적인 투자자라고 말했던, 거대 문어 종족 옥타인.
그는 성지한을 블루칩이라고 부르면서 그에게 대대적인 투자를 할 것처럼 이야기 했었지만.
‘인류에게 성장 한계가 없다는 걸 안 뒤로는, 지분 투자 제안도 철회하고 내뺐지.’
그는 성장 한계가 없는 걸 배틀넷에서 그냥 두고 볼 리 없다면서, 투자는 물론이거니와 정보 제공도 조심하며 잠적했다.
한데 이제 와서 다시 나타나다니…….
‘뭐, 일단 받아 볼까.’
성지한은 후원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오랜만이군. 블루칩. 아니, 이제는 이름이 나오니…… 성지한이라 부르겠다.]“마음대로 해.”
[예전 아레나 영상을 업로드한 걸 보면, 드디어 활동을 개시하는 건가?]“활동 개시라…… 배틀튜브와 관련된 거라면, 뭐 그렇지.”
[후후. 너의 유망함은, 북벽에서 나를 제압할 때 이미 알아보았지…… 비록 지분 투자를 하기엔 걸림돌이 있어 하질 못했지만. 네가 이번에 아레나에 참여한다면, 이번 시즌 가장 큰 수익률을 자랑할 선수가 될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특히 최하급 종족인 것이 오히려 투자자 입장에선 마음에 들어…… 나와 투자가치를 공유하는 집단 여럿에게 널 추천했지만, 모두 최하급 종족 따위에게 어떻게 투자하냐고 관심을 보이지 않더군. 하급만 되어도, 내 추천 덕에 네 구독자가 이미 1000명이 넘었을 텐데. 최하급까지 관심을 보이는 건 얼마 되지 않는구나…….]“어쩐지 활동도 안 했는데 구독자가 100명 넘나 싶더니, 너네 쪽 애들이었나?”
[아니, 우리 쪽은 50명쯤 될 것이다. 나머지는 누가 구독했는지 알 수 없지…….]“흠. 그래?”
남은 50명은 누구야?
성지한은 배틀튜브의 설정을 통해 구독자를 확인해 보려고 했지만.
[비공개된 계정입니다.]몇몇을 빼고는, 죄다 비공개된 계정이었다.
‘그나마 공개된 계정에선, 죽은 별의 성좌나 세계수 엘프 라인이 조금 포함되어 있군.’
성지한에게 머리가 되라면서 집착을 보였던 죽은 별의 성좌나, 그와는 원수지간인 세계수 엘프 라인.
이들은 다 어떤 방식으로든, 성지한과 연이 닿아 있던 구독자였다.
여기에 옥타인의 지인까지 빼고 나면, 그냥 순수하게 유입된 구독자는 거의 없는 수준.
‘하긴, 활동을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구독자가 있는 게 이상하지.’
지금까지 하이드아웃으로 정체를 숨긴 채, 인류 시청자들 상대로만 배틀튜브 활동을 했으니.
굳이 외계의 존재가 여기까지 와서 구독까지 할 일은 없었다.
오히려 저렇게 예전의 인연들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가 어떻게 구독을 했는지 신기할 지경.
성지한은 이제부터 차근차근 모아 가자고 생각하면서, 옥타인과 대화를 나누었다.
“구독자 어떻게 늘리냐?”
[왜 구독자를 늘리려고 하나…… 명성이 높아지면, 견제가 심해진다. 관심을 못 받는 최하급 종족의 특징은 오히려 이 세계에서는 메리트가 되지. 너는, 셀프 베팅을 통해 얼마든지 거액을 챙길 수 있다…….]“지금 나한텐 GP보다 명성이 중요해서.”
[그런가. 하긴, 굳이 그렇게 이름이 드러났다는 건…… 하이드아웃 대신 스포트라이트를 선택한 것인가?]옥타인은 성지한의 이야기를 듣더니, 금방 상황을 파악했다.
“어. 마침 회원권을 업그레이드해서 말이지. 스포트라이트가 메리트가 더 좋더군.”
[뭐? 회원권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마 VIP로…….]“어.”
[……도저히 믿을 수 없군. 그거, 영상으로 찍어서 보여 줄 수 있겠는가? 그럼 1000만 GP를 후원하지.]VIP 회원권에 꽤 관심을 보이는군.
옥타인의 반응을 확인한 성지한이, 눈을 번뜩였다.
“생중계로?”
[그래.]“좋아. 바로 시작하지.”
그렇게 성지한은, 즉석에서 배틀튜브를 틀었다.
* * *
-어…… 게임은 아까 끝냈는데?
-오…… 여기 펜트하우스다! 라이브 방송인가 봐?
-여기 그 거실이네! 성지한 님이 첫 방송 했던!
방금 전 게임을 클리어한 성지한이 방송을 틀자, 몰려오는 시청자들.
-윤세아랑 이하연도 있네.
-얼굴 왜 저럼? ㅋㅋㅋ
-특히 이하연은…… 화장빨이었음…….
화면에서 이하연과 윤세아의 얼굴도 같이 보이자, 한마디씩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시청자들 숫자가 순식간에 불어나자.
두 사람 중, 훨씬 피곤해 보이는 이하연에 대해 코멘트가 더욱 많아졌다.
그녀는 그런 채팅을 즉석에서 확인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이 사람들이 진짜. 화장빨 아니거든요? 요즘 거의 밤을 새워서 그런 거예요.”
“맞아요. 언니랑 같이, 삼촌 계정으로 외계인 방송 봤어요. 재밌는 거 많더라구요.”
“와. 근데 같이 밤새웠는데 세아는 멀쩡하네요…… 이래서 레벨 높은 게 최고구나.”
같이 밤을 새웠는데도, 퀭한 이하연과는 달리 좀 피곤해 보이는 데 그친 윤세아.
그렇게 둘이 서포팅 플레이어와 그냥 플레이어의 차이점을 극명히 보여 주고 있을 때.
“자.”
성지한은 인벤토리에서 천천히 회원권을 꺼냈다.
“이번에 방송할 거는 심플합니다. 스페이스 리그 회원권 인증이에요.”
무지개빛으로 스스로 빛나는 카드, VIP 회원권.
-회원권?
-카드 이쁘네 ㅎㅎ
-저 빛, 저거 알아서 발광하는 거임?
-VIP면 뭐가 좋나?
시청자들은 그걸 보며 그냥 카드 신기하네식의 반응을 보였지만.
[정말…… 이었군. 어떻게, 성좌도 얻기 힘든 VIP 회원권을…….]옥타인은 VIP 카드를 보고 경악하면서.
[구독자 ‘뤼에 인베스트먼트 대표 옥타인’이 10,000,000GP를 후원합니다.]약속을 지켰다.
-?? 천만 GP?
-저거 그때 문어 아님?
-우주큰손 스케일 보소 ㄷㄷ
그냥 성지한 방송 보러 왔다가, 외계에서 거액의 후원이 터진 걸 보고는 경악하는 시청자들.
[이 영상, 업로드하지 말고 지워라. 지운다고 약속하면 일억 GP를 후원하지.]여기서 더 나아가, 옥타인은 일억 GP를 후원한다고까지 이야기했다.
하나.
“아니. 이건 업로드해야지.”
성지한은 이미 옥타인의 반응을 보고는, VIP 회원권의 파급력을 짐작했다.
[……그렇다면 십억을 지원하지.]“됐어.”
그러자 지원액수를 10배로 늘린 옥타인이었지만, 성지한의 대답은 단호했다.
-10억?
-외계큰손 미쳤네 ㄷㄷ
-VIP 인증 영상 내리는 게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거였어?
-그니까 ㅋㅋㅋ 그냥 이쁜 카드에 불과한데 ㅋㅋ
[……그렇게 명성을 원하는가?]“지금은 GP보다 그게 더 중요하거든.”
[스페이스 리그에서 너 자신을 너무 알리려다간, 강자들의 견제를 받게 될 것이다. 특히 너 같은 이레귤러는,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이 많지.]“괜찮다. 지금은 성좌 후보자라서 보호 기간이야.”
그리고 성좌 후보자가 끝나고 나면, 외계의 강자들보다도 먼저 무신 쪽이 문제가 되겠지.
이미 성지한의 상황은 호랑이 등에 탄 형국.
어떻게든 힘을 끌어모을 수 있는 수단은, 깡그리 동원해야 했다.
[허…… 어쩔 수 없군…… ]옥타인은 십억 이상을 부르려 해도 안 넘어오는 성지한을 보고는 딜을 단념할 때.
마침 성지한의 눈에, 밖에 나와 있던 그림자여왕이 들어왔다.
아까와는 달리, 거실 저 구석에 피해 있는 그녀.
성지한은 그쪽을 향해 다가갔다.
“넌 어떻게 생각해? 보호 기간 때, VIP인 걸 널리 알리는 거.”
“좋은 방법이에요. 주인님.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선, VIP 회원권을 소지했다는 걸 널리 알리는 게 효과적이죠.”
성지한의 물음에, 갑자기 예의 바른 태도로 존댓말을 하는 그림자여왕.
“……갑자기 왜 그래? 안 어울리게.”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 아리엘이에요. 항상 이랬잖아요?”
“아리엘도 안 그랬거든?”
“그, 그런가요? 저. 주인님…… 저 그런데 다시 들어가도 될까요?”
사슬을 주렁주렁 단 몸으로 밖에 나와 있다가, 다시 들어가고 싶어 하는 그림자여왕.
그때, 옥타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성지한. 저거, 혹시 그림자여왕이냐?]“왜?”
[……맞군. 세계수 연합에 잡혀갔단 소식을 듣고는, 투자금을 다 날린 줄 알았건만!]아니라고 하진 않는 성지한의 대답에, 바로 그녀의 정체를 확인한 옥타인.
[여왕…… 살아나서 정말로, 다행이로구나. 후후. 그럼 투자금도 갚을 수 있겠지?]“여왕이라니. 착각도 지나치네요. 전 여왕의 그림자분신에 불과한 아리엘이랍니다. 거기에 여왕이 살아 있다 한들, 망했는데 어떻게 갚겠어요?”
[몸으로 갚으면 되지. 뤼에 인베스트먼트 소속 용병으로 뛰어라. 1000년이면 빚은 갚을 터.]“앗, 맞다. 여왕님한테 예전에 들은 게 있는데. 담보로 여왕님 행성을 맡겼다고 들었어요. 그거 집행하면 되잖아요?”
[세계수 연합이 장악한 행성을 어떻게 가져가겠느냐.]“그건 투자자 측에서 알아서 해야죠.”
빚 독촉을 하는 옥타인과,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여왕.
-외계 종족들도 빚지고 야반도주하고 사는 거 다 똑같네…….
-누가 나쁜 거임?
-그걸 모름? 딱 봐도 세계수 엘프지 ㅋㅋ
-ㄹㅇㅋㅋ
-잘 모르겠으면 일단 나쁜 놈은 세계수 연합임 ㅋㅋㅋ
성지한은 둘의 입씨름을 보다가, 손뼉을 한 번 쳤다.
“둘 문제는 나중에 알아서들 하시고. 이만 방송은 끄겠다.”
[성지한…… 그녀를 내게 넘기면, 1조 GP를 주겠다. 그림자여왕이면 용병으로 쓸 만할 테니…… 그래. 수익금도 나눠 주지.]1조 GP에 수익금까지 나눠 준다는 투자사 대표.
성지한이 그림자여왕 쪽으로 고개를 스윽 돌렸다.
“그렇다는데, 어때. 갈래?”
“주인님! 제발! 저 그림자여왕 아닌 거 아시잖아요!”
[제발. 그대여. 저기만은 안 된다!!]육성으로는 주인님이라고 하면서, 성지한에게 내부에서 소리도 같이 내보내는 그림자여왕.
정말로 뤼에 인베스트먼트에는 소속되기 싫은 것 같았다.
성지한은 그녀의 질색하는 반응을 보며 피식 웃었다.
“미안하지만 얘 내 검이라서. 데리고 있으련다.”
[검? 내가 더 좋은 장비를 마련해 주지. 그러니 넘겨달라.]“EX급 아니면 안 받아 줘.”
[EX? 욕심이 과하군…… SSS급 무구까지는 교체가 가능하다. 그러니 생각하고 알려 달라.]성지한의 말에 일단은 물러나는 옥타인.
그래도 마지막까지 여지는 남겼다.
“그럼 여러분.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삑.
그리고 방송이 끝나자, 그림자여왕이 그 자리에서 바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후우…… 큰일 날 뻔했군. 저놈이 튀어나올 줄이야. 그대가 날 넘겼다면, 뤼에 인베스트먼트의 종이 될 뻔했다.”
“거기 소속이 그렇게 힘든가?”
“거기로 끌려가면, 백 년을 생존한 용병이 거의 없다고 하지.”
“백 년이면 오래 사네.”
“……진심인가?”
그림자여왕은 성지한에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원래는 그대를 도와서 게시판에 글도 쓰려고 했지만…… 안 되겠군. 그림자여왕의 이름이 다시 드러나면, 옥타인 같은 투자사 대표들이 나에게 빚 독촉을 하러 대거 몰려들 거야.”
“대체 빚을 얼마나 진 거냐?”
“군림 레벨 8로 오르기 위해, 좀 대대적인 투자를 했을 뿐인데…… 세계수 연합 덕에 모든 게 물거품이 되었지.”
그림자여왕은 이를 갈더니, 성지한에게 제안했다.
“그대라도 정식회원 게시판에 글을 써 봐라. 대부분은 최하급 종족의 광고 글이라고 생각해서 클릭도 하지 않겠지만, VIP 카드 인증하면 그래도 도움이 될 거다.”
“인증된 이가 하면, 더 효과가 있나?”
“아무래도 그렇지. 성좌 출신이면 더더욱. 아이디 옆에 성좌 인증 마크가 있으니까.”
“흠…….”
성지한은 그 말을 듣고는 생각에 잠겼다.
‘내가 직접 글 쓰는 거보다, 성좌가 써 주는 게 효과가 더 좋다 이거지…….’
그리고 마침.
그의 구독자 목록 중, 이런 부탁 하기에 딱 적당한 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