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337)
‘일단, 대처한다.’
시간을 1분 전으로 되돌린 회광반조.
이 무공에 대해선 의문점이 많았지만, 성지한은 일단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했다.
태양왕의 글자가 가슴의 문양에 닿기 전, 전력으로 이를 저지하자.
치이이익……!
성지한의 가슴에 쓰이던 문자가,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야, 저걸 버티네? ㄷㄷ
-대성좌의 낙인마저 이겨 내다니…….
-어…… 저놈 고엘프 맞네! 가면 쓰고 있어!
-고엘프가 자기 출신 행성을 속이진 않음. 저거 인류 출신 맞어.
아까 가면 쓴 것을 분명 봤는데도, 성지한이 고엘프라는 이야기를 또 하는 채팅창.
외계의 채팅창은 참고차 켜 뒀던 성지한은 그 글들을 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조금 전 올라온 채팅도 1분 안의 것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내 배틀튜브를 보는 시청자들은 우주 여러 곳에 위치해 있을 텐데. 설마 그들의 시간도 모두 1분 전으로 돌아갔단 말인가…….’
무공이라기보다는, 특정 권능을 모아둔 것 같은 멸신결.
그중에서도, 회광반조의 보여 준 힘은 가장 독보적이었다.
시간을 1분 전으로 돌린다니.
이거 제대로 다루기만 하면, 완전 무적이겠는데?
‘딱히 힘의 소모도 없는 것 같고.’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시간역행을 누군가가 플레이어 대신 사용했습니다.] [봉인된 권능의 사용을 중개한 대가로, 스탯 적이 6 소모됩니다.]“뭐? 6? 상태창!”
성지한은 메시지를 보면서 본능적으로 상태창을 열었다.
거기에는, 17이었던 스탯 적이 11로 깎인 상태였다.
‘아니 미친…….’
스탯 적.
그 올리기 힘든 능력치가, 1분 시간 회귀했다고 6이나 소모되었다고?
권능을 사용한 것도 아니고, 중개한 대가가 이렇게 크다니.
‘……물론 시간을 거스르는 건 놀라운 효과이긴 했지만, 너무 출혈이 크군.’
성지한은 스탯 적에 지금까지 투자했던 잔여 포인트를 생각하며, 허탈한 한숨을 흘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태양왕한테 보고하게 놔둘 걸 그랬나?
왜 하필 그때.
전혀 상황과 맞지도 않는데, 회광반조를 쓰고 싶었던 건지.
‘뭔가에 홀린 것 같았지…….’
성지한은 11로 떨어진 적을 보며, 왜 그때 그런 선택을 했는지 후회했다.
메시지를 보면 ‘누군가’가 시간역행을 대신 사용했다고 하는데.
회광반조가 이를 중개한 꼴이 된 건가.
‘그럼 내가 그 타이밍에 회광반조를 쓰고 싶었던 것도, 그 누군가가 의도한 바일 수도 있겠군.’
대체 어떤 존재가 그렇게 영향을 미친 거지?
성지한이 날아간 적 스탯 6을 아까워하면서, 그렇게 추리하고 있을 무렵.
[멸신결의 다섯 구결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벽을 뚫습니다.] [무혼이 10 오릅니다.]299에서 멈춰있던 무혼이 309로 껑충 뛰어올랐다.
300 위로 넘어가는 조건이, 멸신결을 모두 사용해 보는 것이었나.
세 번째 구결 회광반조는 스스로 사용했다기보다는, 사용당한 것에 가깝긴 했지만.
어쨌든 간에, 정체가 뚫린 건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나마 이게 위안이 되는군.’
이러면 무혼 10과, 적 6을 교환한 꼴이 되는 건가.
둘을 비교하면, 솔직히 적 날린 게 더 아깝긴 하지만.
성지한은 능력치의 숫자 자체보다는, 벽을 뚫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로 했다.
그때.
스으으…….
빛으로 변했던 경기장 안에서 검은 소용돌이가 치더니.
[……방금, 무언가 하셨습니까?]거기서 우주 얼굴을 한, 아레나의 주인이 튀어나왔다.
“무언가라니?”
[잠깐, 거대한 흐름을 느꼈습니다만…….]번쩍!
우주 얼굴 안의 별빛이 반짝이자.
소태양의 폭발로 사라졌던 결승전 경기장은, 금방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이상하군요. 분명히 이곳이었던 것 같은데.]“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성지한은 굳이 회광반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아레나의 주인이 그에게 우호적인 편이긴 하지만, 그도 공허의 존재.
굳이 시간을 역행했단 이야기를 해 줄 필요야 없겠지.
[그렇습니까…… 착각이었나.]아레나의 주인은 주변을 살피다, 결국 단서를 잡지 못했는지 탐색을 포기했다.
그러고는.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을 내시지요.]스으윽.
그 말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끝이 안 났다고?’
태양왕의 소환물.
자폭하면서 끝장난 거 아니었나.
성지한은 주변을 바라보았다.
아레나의 주인이 다시 복원한 세계에는, 소태양의 흔적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이놈…… 어디 숨어 있는 거지?
‘힘이 증폭된 상태인데도, 지금의 감각으로는 못 찾겠군.’
성지한은 자신의 오감으로 소태양을 찾는 건 포기하고.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무공을 사용했다.
스으으으…….
성지한의 팔에서 소환되자마자 얼어붙은 이클립스.
혼원신공混元神功
멸신결滅神訣
빙천검우氷天劍雨
그것은 위로 솟구치더니, 성지한의 위쪽 세상을 모조리 얼려 버렸다.
힘이 증폭되자, 훨씬 강력해진 빙천검우.
거기서 거대한 얼음의 검이 사방에서 튀어나오며.
슈우우욱!
대지가 아니라, 하늘 위로 검이 일제히 날아갔다.
검이 목표로 하는 곳은, 하늘의 한 지점.
‘위로 튀었나.’
성지한은 검우를 따라갔다.
하늘 높은 곳.
얼음검이 목표로 한 지점에는, 손가락만 한 크기의 붉은 보석이 위치했다.
높은 고도에서, 태양의 빛을 흡수하고 있는 물체.
성지한은 거기에서, 소태양이 지녔던 힘이 서서히 충전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완충되게 놔둘 순 없지.’
콰직!
성지한은 붉은 보석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러자,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적색의 태양핵 조각’을 얻었습니다.] [스탯 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흡수가 가능합니다.] [‘적색의 태양핵 조각’을 흡수하시겠습니까?]흡수가 가능하다고?
태양왕의 물건을 먹어치우는 게 살짝 걸리긴 했지만.
‘이놈 때문에 스탯 날린 게 얼만데.’
성지한은 날아간 스탯 6 때문에라도, 이걸 흡수하기로 했다.
‘다만 지금은 말고.’
외계의 종족들도 보는 배틀튜브.
여기서 태양핵 조각을 흡수하는 모습을 만천하에 보여 주기엔 그랬다.
스탯 적.
이건 최대한 숨기는 게, 신상에 이롭다는 걸 이번 소태양과의 전투를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벤토리.”
그는 일단 인벤토리를 열어, 태양핵 조각을 집어넣었다.
그렇게 수납이 끝나자.
[결승전 종료] [승자, 성지한]결승전이, 드디어 종료되었다.
* * *
-아아아아악! 내 GP!!
-진짜 끝? 진짜 끝이야? 이대로…….
-아니…… 어떻게 최하급한테 대성좌의 소환물이 질 수가 있지? 이거 진짜 실화냐…….
-태양왕의 소환물을 저렇게 꿀꺽해? 성지한은 후환이 두렵지도 않나!!
-에이, 저거 조각 하나 때문에 잠적한 태양왕이 튀어나오겠어? 잘 먹어치운 거지.
-성지한 덕에 재기하고, 성지한 때문에 몰락하네…….
절망에 빠진 외계의 채팅창.
당연히 태양왕 쪽이 이길 거라고 믿으며 풀베팅을 했던 외계 종족들은, 모두 이게 말이 되냐면서 울부짖고 있었다.
그리고.
-꺼어어억!
-외계인 행님들 GP 잘 먹겠습니다!
-아레나 2, 3경기부터 배당 짜게 주더니 ㅋㅋㅋㅋㅋ 결승전에서 10배 미쳤네 ㅋㅋㅋㅋㅋㅋ
-흐, 성지한 믿었지만 타오를 땐 좀 쫄렸다…….
-인류 주제에 아직도 성지한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구만 ㅎㅎㅎ
-ㄹㅇ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성지한 이름 나오면 걸어 그게 인생역전하는 길임 ㅇㅇ
인류의 채팅창은 분위기가 정반대로, 환호 일색이었다.
1, 2경기에서 성지한이 압도적인 힘을 보여 준 이후로, 준결승전까지는 그의 배당률이 쭉 떨어졌었지만.
막판 10배가 많은 사람들에게 대박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진행되는 다음 스텝.
[우승자 시상식이 진행됩니다.]번쩍!
성지한의 육신은 경기장에서, 어디론가로 소환되었다.
보랏빛 연기가 자욱한 장소.
성지한의 발을 지지하는 바닥에는, 수많은 종족들의 뼈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만이 뼈의 산 위에 서 있자.
지이이잉…….
성지한의 눈앞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별을 담은 우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또 뵙는군요.]이제는 여러 번 봐서 익숙해진 아레나의 주인 얼굴.
[이번 마스터 아레나 우승자에겐, 아레나의 주인인 제가 직접 시상을 하겠습니다.]그가 그렇게 공표하자.
-아레나의 주인이 마스터 우승자 따위에게 직접 시상을 해 줘?
-이거 편애가 너무 심한데…….
-성지한 대체 공허랑 무슨 관계냐! 해명해라!
-이상 GP를 다 꼴은 패배자들의 아우성을 보고 계십니다
-불만이 그렇게 많으면 채널 주인에게 베팅하지 그랬음 ㅋㅋㅋㅋ
외계의 시청자들이 둘이 대체 무슨 관계냐며 들고 일어났다.
준결승전까지 성지한이 돈을 따 줄 때만 해도 그를 칭찬하던 이들은.
결승전에서 대거 빈털터리가 된 이후, 성지한에게 악만 남은 상태였다.
“편애라…… 그래서요?”
하나 성지한은 그런 시청자들의 말에 피식 웃고는.
“상, 잘 챙겨 주시죠.”
여유 있게 아레나의 주인에게 응대했다.
[좋습니다. 마스터 리그 우승자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은, 5조 GP와 아레나의 보물이 담긴 큐브를 1개 뽑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만…… 당신은 특별히 5조 GP를 대신하여, 큐브를 1개 더 뽑을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그러자 성지한에게 선택지를 주는 아레나의 주인.
그렇게 5조 GP냐, 보물 큐브 뽑기냐를 두고.
-당연히 이건 뽑기지.
-그러니까. 설마 시시하게 GP 받을 생각은 아니겠지? 당연히 뽑기 가야지.
-이야~ ‘그’ 큐브 뽑는 게 5조 가치였어? 개 비싸네ㅋㅋㅋㅋ
-어허 쉿! 그 큐브라니 저기서 얼마나 좋은 보상이 많이 나오는데 ^^
-ㄹㅇ 운 좋으면 종족 진화 보상도 나오잖아 거기서 ^-^
외계의 시청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뽑기를 외쳤다.
-쟤들이 저러는 거 보니 그냥 GP 받는 게 맞겠는데?
-ㄹㅇ 성지한 때문에 돈 다 꼴아서 악밖에 없는 애들임 ㅋㅋㅋ
-아니 지들이 베팅 잘못한 게 왜 우리 지한 님 잘못인가요? ㅡㅡ
-그러니까. 아 근데 종족 진화 보너스 나오는 건 좀 탐나긴 하네…….
-5조 GP 지구에서 마련해 주고 뽑기 가면 안 되나요?
외계인들의 스탠스를 보면 반대로만 가도 본전은 찾겠지만.
종족 진화 보너스가 보물 큐브에 들어 있다는 말에,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5조 GP냐, 뽑기권 1회 추가냐.
‘GP야 이번에 셀프 베팅으로 많이 벌었으니.’
성지한은 후자를 선택했다.
“뽑기로 가겠습니다.”
성지한의 대답에.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그럼, 큐브를 드리겠습니다.]스으윽.
우주 배경의 얼굴에서, 하나둘씩 큐브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이래서 뽑기인가? 좀 나오네.’
우주 배경에서 정육면체의 황금빛 큐브가 10개 나올 때만 해도 그러려니 하던 성지한은.
이게 100개.
더 나아가, 500개가 넘어가자, 미간을 찌푸렸다.
“……이거, 언제까지 나옵니까?”
[마스터 리그는 1000개까지군요.]그렇게 소환된 1000개의 큐브.
[자. 그러면 우승자시여. 보상을 2개, 골라 주십시오.]1000개의 큐브에서 일제히 아레나의 주인의 음성이 튀어나왔다.
-ㅋㅋㅋㅋㅋㅋ 종족 진화에 낚였죠?
-이야 1000개에서 2개 뽑는 거면 확률 좋네~
-꽝이 저기서 95퍼센트였던가? ㅋㅋㅋㅋ
-아오, 이놈 당하는 걸 보니 속이 후련하다~
-내가 GP 다 꼴았는데 니가 5조 GP 가져가게 하겠니? ^-^
1000개의 큐브를 보고 그 어느 때보다 신나 하는 외계의 채팅창.
‘95퍼센트가 꽝이라…….’
성지한은 채팅창의 메시지를 보고는, 아레나의 주인에게 물었다.
“이거, 쓸 만한 거 찾기 위해서 힘 좀 써도 됩니까?”
[그러시죠. 다만 외부에 충격이 크게 가해지면, 보물이 담겼든 안 담겼든 큐브가 깨지는 건 똑같습니다.]“당연히, 부술 생각은 없습니다.”
스으으으……!
성지한의 왼팔에서 이클립스가 나오고, 검이 순식간에 얼어붙기 시작했다.
“검으로 찾을 뿐이죠.”
그리고.
얼음의 검이 순식간에, 몇몇 큐브를 향해 집중적으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