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375)
-이그드라실이 직접 제안을 한다고…….
-세계수 연합의 태양이 직접 나설 줄은 몰랐군.
-이그드라실이 녹색의 관리자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활동 자체는 따로 할걸? 그래도 사실은 같은 존재라는 소문이 돌긴 하지.
우주수 이그드라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 세계수 연합을 이끄는 존재로.
세간에는 ‘녹색의 관리자’의 진정한 정체가 ‘우주수 이그드라실’이라는 풍문이 돌 정도였다.
그만큼 성지한의 채팅창에 참여한 외계의 존재 중에선, 격이 다른 이.
그의 메시지가 올라오자, 지금까지 엘프들을 욕하던 외계인들은 침묵했으며.
-이그드라실이 있어? 그거 그냥 엘프 행성계의 나무 모양 태양 아니었음?
-진짜 이그드라실이라는 게 실체가 있는 존재였네?
-와, 이건 봐야지 ㄷㄷ
고엘프 폭사 영상 때도 오지 않던, 구경꾼들이 급증했다.
예전에 스타 버프가 발동했을 때보다도 많은 시청자 수에.
[종합시청자 수치가 기준치를 돌파합니다.] [‘스타’ 버프가 업그레이드됩니다.] [종합시청자 평가치가 ‘이름을 조금 알린’ 등급입니다.] [스타 버프 발동 시, 모든 능력치가 40% 증폭됩니다.]종합시청자 평가치가 올라가서, 스타 버프 효과가 20%에서 40%로 증가함은 물론.
[일반 업적, ‘우주의 화제 (1)’을 달성했습니다.] [성좌 명성이 20,000 오릅니다.]‘2만이라니, 쏠쏠하네.’
외계인 시청자 숫자로만 클리어 가능한, 우주의 화제 업적을 클리어해서 명성치까지 크게 상승했다.
지금까지는 이그드라실의 등장 자체가, 성지한에게 큰 득이 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그가 녹색의 관리자일지도 모른다라…….’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고, 성지한은 이그드라실에 대한 주의를 더욱 끌어올렸다.
녹색의 관리자와 우주수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그가 관리자 그 자체라면, 배틀넷의 최상위 존재에게 주목을 받는 꼴이겠군.
“적의 굴레는 뭐지?”
지이이잉.
그 말에 성지한 채널 위에 화면이 저절로 떠올랐다.
왼쪽 위에, 세계수 마크가 새겨진 녹색 배경의 화면.
거기서 인간의 모습이 재생되었다.
[인류 종족이 진화함에 따라,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던 ‘적색의 관리자’의 흔적이 미세하게 포착되었습니다.]이번 진화로, 몇몇 개체에 신체적 변화가 조금씩 있었던 인류.
거기엔 엘프처럼 귀가 나온 사람도 있었고, 송곳니가 튀어나온 이도 있었다.
고대, 적의 일족이 인류에게 감행했던 실험.
우주수 이그드라실은 인류의 진화상을 지켜보고, 이를 알아낸 건가.
성지한은 옛날의 일을 알고 있음에도 모르는 척, 그에게 물어보았다.
“인류에서 엘프처럼 귀 나온 건, 너희의 흔적 아닌가? 적색의 관리자랑 이게 무슨 상관이지?”
[세상의 모든 종족은, 진화에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계가 설정되지 않은 종족은 인류가 유일합니다.] [지금껏 이를 설계한 것은 적의 일족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종의 진화로 인해 적색의 관리자가 개입한 흔적이 미세하게 드러났습니다.]스으으으…….
화면 속 인류의 모습이 투명해지더니, 겉모습이 사라지고 이들은 희끄무레한 영체의 형태로 변했다.
그리고, 영체 사이에서 번뜩이는 붉은빛.
그것은 매우 작아 빛이 반짝이지 않았으면, 보기 힘들 정도였다.
[이것이 적의 굴레. 이것은 인류의 혼에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이게 뭐가 문제지?”
[적의 굴레가 있는 이상, 인류는 적색의 관리자와 협력한 상태라고 간주됩니다.] [적색의 관리자는 임기가 끝났음에도 권한을 놓지 않은, 배틀넷의 반역자.] [인류도 협력의 정도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다만.]혼에 붙은 붉은빛을 가지고, 한껏 인류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거라고 협박하던 이그드라실은.
[성지한 당신이 우리와 함께한다면, 인류종은 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이제 회유에 들어섰다.
[당신은 이그드라실의 일족이 될 것입니다.]번쩍!
화면 속에 드러났던 성지한의 모습이 찬란한 빛에 잠기더니.
귀가 길게 나온, 엘프의 모습으로 변했다.
성지한의 외형 특징은 유지했지만, 거기서 더 미적으로 발전한 엘프 진화형.
-오…… 엘프 성지한 ㄷㄷ
-일반 엘프 복사본이랑은 다른데 모습이?
-성지한님은 특별하니까!
-이건 소장각이다 ㅋㅋㅋ
인류 시청자들이 그 모습을 보면서 신기해하고 있을 때.
화면 속에선, 일반 인류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고 인류는 엘프가 될 것입니다.]번쩍!
인류 중, 살짝 귀 나온 인류의 귀는 확 늘어나고.
나머지 평범한 인류들은, 귀가 조금씩 튀어나오는 데 그쳤다.
그래도 모두가 엘프와 비슷하게 바뀐, 진화 양상.
-오오…… 엘프화…….
-일반 엘프처럼 공장에서 찍어 낸 거 같이 생긴 것도 아니고 좋은 거 아님?
-넌 세계수를 믿냐? ㅋㅋㅋㅋ
-ㄹㅇ 저래 놓고 세계수 연합에 세뇌돼서 노예될 각임.
엘프화를 보고 관심을 보인 인류 시청자들도 몇 있었지만.
대부분은 세계수 연합에 대한 불신 때문에 그들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성지한도 세계수 연합을 신뢰하지 않는 축에 속했으니.
“됐어. 너희 노예가 되라는 거 아니야 결국.”
[자치권을 1만 년 부여하겠다고 우주수 이그드라실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겠습니다.]“만 년 뒤 후손은 노예 확정이군.”
그는 손을 흔들며 이를 거절했다.
솔직히 만 년 뒤 후손이야 어떻게 사는지 그에게 고려 대상은 아니었지만.
‘만 년 자치권 준다는 말 자체를 못 믿지.’
그가 아는 세계수 연합은 언제든지 말을 뒤집을 수 있는 상대였다.
약속의 상대가 우주수 이그드라실이라고 한들.
아랫것들도 그렇게 신의가 없는데, 위에는 오죽할까.
성지한의 거절에, 우주수 이그드라실은 메시지를 보냈다.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이 제안은 언제나 유효하다고 말합니다.] [다만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행동을 할 시, 제안은 언제든지 철회될 수 있다고 합니다.]그러면서 녹색의 화면에 잠깐 떴다 사라지는, 반가면의 형상.
이거.
공허처리장 공개하지 말라는 이야기지?
“신뢰 관계라…… 잘 알겠어. 그럼 여러분.”
성지한은 가면을 쓰윽 들었다.
“고엘프의 아이템, 공허처리장에 대해 알아보실까요?”
그러자.
[‘아레나의 주인’이 당신의 선택을 환영합니다.] [그가 당신에게 분석 도구를 제공하려 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이번엔 공허 측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 * *
-아레나의 주인까지 나와…… 뭐야 이 채널 ㄷㄷ
-하급 종족이 어쩌다 화제의 채널 된 게 아니었던 건가?
-적색의 관리자에, 녹색에다 아레나의 주인…… 와. 어디까지 엮여 있는 거냐?
-이쯤 되면 인류라는 종 자체를 주목해야겠는데.
뭐 이리 컨텐츠가 없냐고 불평하던 외계인 시청자들은.
이번 방송을 통해, 태도가 180도 바뀐 상태였다.
우주수 이그드라실에, 아레나의 주인.
거기에 관리자 권한을 반납하지 않고 행방불명된 적색의 관리자의 흔적까지.
배틀넷 세계에서 풀리지 않았던 미스테리가 여기에 상당수 모여 있었으니까.
한편 성지한은.
“이렇게 하면 됩니까?”
아레나의 주인이 분석하라면서 제공한, ‘공허의 돋보기’를 든 채.
공허처리장을 주시하고 있었다.
지이이잉…….
보랏빛이 뿜어져 나오는 돋보기.
그것은 계속해서 반가면을 스캔해 갔다.
‘분석 도구라더니 그냥 비추기만 하네.’
성지한 몸에서 소량의 공허를 뽑아다 쓰긴 했지만.
이 정도야 뭐, 새 발의 피에 그치는 수준.
그로서는 오히려 더 뽑아 갔으면 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얼마나 스캔했을까.
[종합시청자 수치가 기준치를 돌파합니다.] [‘스타’ 버프가 업그레이드됩니다.] [종합시청자 평가치가 ‘인지도가 생긴’ 등급입니다.] [스타 버프 발동 시, 모든 능력치가 60% 증폭됩니다.]성지한은 그저 돋보기만 들고 있었지만.
이 채널에 우주적 존재들이 출몰했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이 몰려들며 다음 단계의 채널 업적이 클리어되고 있었다.
[일반 업적, ‘우주의 화제 (2)’를 달성했습니다.] [성좌 명성이 60,000 오릅니다.]‘이것만으로도 오늘 방송은 대성공이군.’
이그드라실에 아레나의 주인.
두 존재가 등장해 준 덕에, 고엘프 폭사 영상이나 재생하면서 소소하게 채널 시청자를 늘리려던 성지한은 대번에 스타 버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분석이 완료되었습니다.] [공허처리장이 4단계로 판명되었습니다.] [새로운 단계가 등장했습니다.]-4단계? 이게 대단한 거임?
-몰라, 저 가면이 공허처리장인 것도 처음 알았는데 ㅋㅋㅋ
외계의 시청자들도 아는 게 없는 공허처리장.
슈우우우…….
성지한은 저절로 불타는 공허의 돋보기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곧.
[이는 명백한 협정 위반입니다.] [아레나의 주인이 우주수 이그드라실에게 협정 위반에 대한 대가를 치르라고 요구합니다.]아레나의 주인이 성지한의 채널에서 이그드라실에게 대가를 치르라고 요구했다.
공허의 대성좌와 세계수 연합의 최고 지도자가 대립하는 판국.
‘이거 원 고래 싸움에 새우가 된 격인가.’
그나마 틈새에 낀 새우는 아니고, 멀리서 지켜보는 새우구만.
성지한은 일이 어떻게 될지, 채팅창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협정 위반을 인정합니다.] [자신이 직접 대가를 치르겠다고 말합니다.]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소멸합니다.]‘뭐?’
채팅창에서 홀로 녹색 빛으로 번쩍이고 있던 우주수 이그드라실의 아이디.
그것이 글자가 깨져나가더니, 순식간에 소멸했다.
그리고 그렇게 이그드라실이 사라지자, 성지한에게 했던 제안도 모두 채팅창에서 자동 삭제되었다.
-헐…….
-뭐야. 이그드라실 죽었어??
-이렇게 죽어? 협정이 뭐라고?
-와, 오늘 별걸 다 보네 ㅋㅋㅋㅋ
-누가 여기 노잼이라 했냐 ㅋㅋㅋㅋㅋ
-고엘프 죽는 거 보러 왔다가 우주수 죽는 걸 보네 ^오^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죽자 채팅창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그만큼 세계수 연합에 대한 반감이 컸던 외계인들.
-이제 그럼 세계수 연합도 해체되는 거임?
-녹색의 관리자는 사라지지 않는 걸 보니 동일인은 아닌가 봐.
-대빵 죽었다고 사라지겠어…… 그냥 좀 약해지겠지.
그들은 이그드라실이 사라진 걸 보고 향후 어떻게 세력이 개편될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주수 이그드라실 – 2’가 채팅창에 들어옵니다.] [‘녹색의 관리자’가 관리자 권한으로, 상대의 이름을 바꿉니다.] [‘우주수 이그드라실 – 2’가 ‘우주수 이그드라실’로 이름이 변경됩니다.]-??
-?? 뭐 하냐 지금?
-아니 뭔…….
-장난해?
-관리자가 이렇게 나와도 되는 거야?
소멸한 지 1분도 되지 않아서, 이그드라실 2가 원래의 이그드라실이 되어 버린 상황.
녹색의 관리자와 우주수와의 밀월 관계만 확실히 드러난 꼴이 되었다.
[아레나의 주인이 상대가 대가를 치렀다고 인정합니다.] [이번에는 이렇게 넘어가지만, 다음 버전이 나오면 공허의 의지가 직접 깨어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이를 받아들입니다.]그래도 이그드라실 1이 사라진 게, 세계수 연합에 있어 타격인 없는 건 아니었는지.
아레나의 주인은 이런 상황을 인정하며 넘어갔다.
[‘아레나의 주인’이 당신에게 추후 이번 일에 대한 보답을 하겠다고 말하며 떠납니다.]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자치권은 1천 년으로 축소되었지만,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하며 떠납니다.]“아, 예.”
그놈의 자치권 타령은.
성지한은 피식 웃으며 가볍게 대꾸했다.
“큰 손님 두 분이 모두 가셨군요.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삑.
성지한이 방송을 종료하자.
멀리서 이를 보고 있던 이하연이 핼쑥한 얼굴로 다가왔다.
“얼굴이 왜 그래요?”
“적의 굴레니, 관리자니 뭐니 하면서 엄청난 존재들이 와서요…….”
“뭐 어때요. 자기들끼리 싸우다 채널만 키워 줬구만.”
“그러게요…… 역시 채널이 급성장하려면 게스트가 중요한가 봐요.”
“게스트라.”
“지구로 따지면 뭐, 미국 대통령이랑 중국 주석이 채널에 나와서 책임자 처벌한 꼴 아니겠어요?”
공허와 세계수 연합을 그렇게 치환하니까, 이해하긴 쉽네.
“그렇게 둘이 싸운 것 치곤 손님이 덜 온 편이군요.”
“아! 방송 시간이 너무 짧아서 그런가 봐요. 좀만 더 싸워 주지…… 대신 이번 거 잘 편집해 볼게요!”
“네. 부탁 좀 하겠습니다.”
금방 의지에 불타는 이하연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은 성지한은.
‘음?’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며 금세 표정이 심각해졌다.
[자네. 구궁팔괘도로 오게.]메시지를 보낸 상대가, 동방삭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