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389)
‘보랏빛 메시지창이면 공허에서 메시지를 보낸 건가.’
뇌신이 온전한 모습으로 나오려면, 아무래도 상대의 동의가 있어야 하나 보군.
성지한은 눈앞에 뜬 메시지창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 재산을 베팅했는데…… 내가 리스크를 짊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 겁나는 것이냐?]파지지직!
그 말에 성지한의 손을 떠나, 빠르게 날아가는 봉황기.
불꽃을 머금은 창은, 거대 사자의 몸통을 그대로 꿰뚫었다.
[이, 이놈…… 뭐냐, 이건. 적뢰도 아니고……!]“본체로 와 봤자 치욕만 당할 텐데. 그냥 여기서 죽는 게 낫지 않겠어?”
[고, 공허여…… 뭐 하는가! 빨리, 본신을 모두 소환하게 해 다오! 뇌신의 이름으로 약속하겠다. 이놈을 죽이고, 소멸을 받아들이겠다!]“나 죽여 봤자 어차피 여기 게임이라, 멀쩡하게 돌아가는데.”
[큭…… 그거야 나도 안다. 그래도, 죽이고 싶다. 네놈 때문에, 공허로 끌려들어 갔으니……!]성지한은 분노를 표출하는 사자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애초에 뇌신이 몰락한 건 방랑하는 무신이 쳐들어와서 그런 건데.
그놈한테는 어떻게 반항할 수가 없으니, 엄한 나한테 화풀이하네.
[뇌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그때, 또 한 번 보랏빛의 메시지창이 떴다.
“저놈 본체 오면 뭐 줄 건데.”
안 그래도 에픽 퀘스트도 보상 칸에 내용이 없어 찜찜했는데.
이거까지 보상도 안 보고 수락할 수는 없지.
성지한의 말에, 메시지 아래에 내용이 추가되었다.
[뇌신의 제안에 응할 시, 종족 보너스가 2개 부여됩니다.] [더 나아가 뇌신을 제압할 시, 종족 보너스가 2개 더 추가됩니다.]부르기만 해도 2개를 주고, 제압하면 총 4개라.
‘그러고 보니 아레나에서 종족 보너스를 많이 줬었지.’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
“종족 보너스라…… 좋네. 불러.”
성지한의 허락이 떨어지자.
스으으으으…….
보랏빛 소용돌이가 크게 확장하더니.
[‘뇌신’이 플레이어 성지한의 경기장으로 집중됩니다.]지지지지직!
그 안에서 수천, 수만의 벼락이 치며 사자의 몸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어…….
-다른 쪽 뇌신은 사라졌는데?
-이쪽으로 다 집중됐나 봐 ㄷㄷ
뇌신에게 한참 밀리고 있던, 다른 경기장에서는 보스가 다 사라져 버렸다.
경쟁 플레이어 입장에선, 6경기를 꽁으로 먹게 된 셈.
-야야야야야야 뭐 해!!
-지금 압도적 1등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미쳤어?? 왜 뇌신이랑 싸워??
-종족 보너스를 주나 본데? 그러면 보상 나쁘진 않은데…….
-종족 보너스? 아니 성지한 이놈도 자신한테 지 돈 걸었잖아! 인류 같은 하급 종족 업그레이드시켜 준다고 GP를 포기할 셈이냐??
-GP 얼마 안 걸었나 보지. 종족 보너스 확실히 받을 수 있으면 그게 이득 아님?
“전 재산 다 걸었는데요.”
채팅을 보며 성지한이 대꾸하자, 그에게 GP를 건 외계인들이 더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한편.
-헐, 종족 보너스를 위해 전 재산을 포기한 거임? ㄷㄷ
-와…… 대체 어디까지 인류를 케어해 주시는 겁니까…….
-진짜 각 나라 수도에 성지한 동상 세워야 한다.
-ㄹㅇㅋㅋ 지금 수명 늘어나 몸도 건강해져 순위도 상위권이야 인류가 대체 혜택받은 게 몇 개야.
-동상 뿐이냐, 지금 GP 잃은 것도 각 나라에서 보충해 줘야지.
인류 시청자들은 성지한이 종족 보너스를 위해 전 재산을 포기했다고 여기곤, 채팅이 찬양 일변도로 변하고 있었다.
거기에 그에게 당연히 GP를 보상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냔 의견까지 대세가 되어 가는 상황.
“왜 다들 질 거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네.”
성지한이 채팅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하자.
[당연하지……!]지지지직…….
거대 사자의 모습을 한 뇌신이, 전류를 번쩍이며 강렬하게 빛을 뿜어내었다.
다른 곳에 파견되었던 19개체가 더 합류한 뇌신의 모습은 공허의 소용돌이를 완전히 가릴 정도로 크고 화려하여.
그저 게임 내의 ‘보스’라고 보기보다는, 거대한 자연 자해 와도 같은 느낌을 주었다.
[뇌신이 진정한 힘을 찾았으니, 누가 네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겠나!]파직, 파직……!
전류가 번뜩이는 거대한 사자.
하나 그 몸뚱어리의 일부에는, 공허의 기운이 짙게 물들어 있어 색이 통일되어 있지를 않았다.
마치 신체 이곳저곳에 커다란 점이 박힌 것 같은 뇌신의 상태.
[게임 종료 후, 인류에게 종족 보너스가 2개 부여됩니다.]이게 뇌신의 전력인 건지.
게임 끝나고 종족 보너스를 주겠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 정도면 10단계 이상 아닌가…….
-그럴 걸? 애초에 뇌신이면 신 중에서도 강한 존재니까.
-상태 보니까 공허의 소멸도 아직 많이 진행되지 않았네 점만 찍혀 있고.
-공허에 빨려 들어가면 무조건 죽는 거 아니었음, 근데?
-신으로 인정받은 존재는 저렇게 공허 숙성 과정이 필요함. 신은 배틀넷에서 영생을 일단 허락받았으니까.
-아…… 그래서 자기가 소멸한다고 하니까 종족 보너스를 주는 거네.
그리고 그런 뇌신을 보면서 한창 분석을 하고 있는 외계인들.
확실히 얘들은 쓸 만한 정보를 많이 보여 준단 말이지.
성지한은 그렇게 채팅창을 보다가, 뇌신에게 시선을 돌렸다.
‘공허의 기운이 스며든 쪽은, 뇌신의 약점이라고 봐도 되겠군.’
보랏빛 점 쪽에만 부자연스럽게 끊어져 있는 뇌신의 전류.
저게 없었다면, 뇌신의 힘은 지금보다 훨씬 강했겠지.
성지한이 이를 유심히 살피고 있을 때.
[드디어…… 드디어 죽인다!]파지지지직!
사자의 몸에서 전류가 무한히 방출되었다.
광활한 맵을 새하얗게 물들이는, 압도적인 힘.
[역시 뇌신인가…… 이 정도면, 내가 본래의 힘을 되찾아도 쉽지 않겠어.]성지한의 검, 이클립스로 있던 그림자여왕은 뇌신의 힘을 그렇게 평가했다.
군림 레벨 7까지 도달했던 그녀라 해도, 쉽지 않은 상대인 뇌신.
그만큼 공허 속에서 전력을 되찾은 그는 강력했다.
‘힘 좀 써야겠군.’
[성좌 도달 레벨이 759로 낮아집니다.]성지한은 성좌 모드를 켜고, 반가면을 꺼내 써 전력을 증폭시켰지만.
그럼에도, 일반적인 힘 대결에서는 저 벼락을 쉽게 쳐낼 수 없음을 잘 알았다.
뇌신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특별한 수단이 필요한 상황.
그의 머릿 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태극마검 중, 1단계인 태극이었지만.
‘지금 여기서 태극을 불러올 순 없으니, 암혼와류로 대신한다.’
배틀튜브에 지금 온전히 생방송되고 있는 지금, 태극마검을 그대로 꺼내 쓰기엔 리스크가 너무 컸으니.
혼원신공混元神功
암영신결暗影神訣
암혼와류暗魂渦流
성지한의 검, 이클립스가 소용돌이치며 뇌신의 벼락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흑백으로 선명하게 색이 가닥가닥 갈린 소용돌이는.
비록 크기는 세상 전체를 물들인 벼락에 비해 미미했지만, 성지한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있었다.
[그래. 반항하라! 단번에 죽어 버리면 재미없지 않느냐!]성지한의 암혼와류를 보고는, 오히려 기뻐하는 뇌신.
파지지직……!
그는 힘을 더욱 방출시키면서, 소용돌이까지 합쳐서 성지한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이건 너무 압도적인데 ㄷㄷ
-뇌신은 신 중에서도 강한 존재임. 오히려 저게 뇌신의 전성기에 비하면 약해진 거지.
-큭, 종족 보너스…… 그거 때문에 우릴 배신하다니…… 용서하지 않겠다 성지한!!
-종족 보너스 벌어 가면 성공이지. 저건 GP로 사고 싶어도 못 사는데.
성지한이 나름대로 버티고는 있지만, 제 3자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아무래도 뇌신 측이 압도적인 상황.
하지만.
슈우우우……!
금방이라도 전격의 파도에 파묻힐 것 같던, 성지한의 암혼와류는 오히려 점점 커져 가고.
뇌신의 전류는, 조금 전보다 더욱 빠르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저벅. 저벅.
암혼와류를 방패처럼 든 채, 서서히 앞으로 걸어가는 성지한.
그를 본 뇌신이 으르렁거렸다.
[……꽤 반항하는구나.]“단번에 죽으면 재미없다며?”
성지한의 대답에는 여유가 있었지만.
‘역천혼류를 통해 수련하지 않았다면, 이미 무너졌겠군.’
겉으로 보이는 태도와는 달리, 그는 냉철하게 현 상황을 판단하고 있었다.
태극마검을 그대로 내보일 수 없기에, 이를 대신한 암혼와류.
소용돌이는 성지한이 감당 가능한 정도를 한참 넘어설 만큼, 많은 기운을 빨아들였지만.
이제는 슬슬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한 번 내부를 청소해야겠는데.’
암혼와류 안에서 용솟음치기 시작하는 전류.
이대로 놔뒀다간, 이것이 그대로 역류해서 성지한의 몸을 단번에 태워 버릴 우려가 있었다.
성지한이 이런 내부를 한 번 정리하려고 할 때.
[공허가 1 오릅니다.] [공허 한계치를 넘었습니다. 지금부터 플레이어의 육체가 공허에 잠식당할 수 있습니다.]수련장에선 700일을 머물러도 200에서 더 오르지 않던 공허가.
반가면을 쓰고 얼마 지나지 않아, 1이 오르면서 성지한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 내용으로 보아, 바로 공허에 잡아먹히거나 하는 건 아닌 거 같았지만.
‘일단 수치를 낮춰야겠군.’
성지한은 올라간 공허를 컨트롤하기로 했다.
‘마검을 뽑아 들 때처럼, 공허를 내부에 운용하면 수치가 줄어들겠지.’
아직 태극마검의 2단계에선, 검 손잡이밖에 못 뽑아 본 성지한이었지만.
그는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허를 감소시킬 방안을 떠올렸다.
스으윽.
전류가 파닥거리는 암혼와류 안으로, 이클립스를 집어넣은 성지한은.
‘공허를 불어넣어, 검을 강화한다.’
소용돌이의 내부에 공허를 쏟아부었다.
[그, 그대여. 지금 뭐 하는 건가…….]“좀만 참아. 더 강화시켜 줄게.”
[이, 이게 강화라고? 내부에서 공허가 계속 폭발한다만……!]“그러면서 세지는 거야.”
[사, 살려다오……!]“좀만 기다려 봐.”
그림자여왕의 호소를 가볍게 무시한 채, 공허를 불어넣은 성지한은.
[공허가 5 감소합니다.]공허 감소 메시지가 뜨고, 검에 강렬한 힘이 집중됨을 느꼈다.
‘어느 정도 성공했군.’
이 정도면, 암혼와류의 안도 공허의 폭발로 여유가 생겨났고.
이클립스도 마검을 조금은 흉내 낼 정도가 되겠어.
그럼, 이젠 맞부딪쳐야 할 때.
“너, 검으로 태양을 삼키는 게 목표라 했지?”
[……그래.]“그럼 저런 번개 맞은 사자 정도는 잡아먹어야겠지.”
스으으으…….
암검 이클립스가 소용돌이에서 나오자.
애써 모여 있던 공허의 기운이, 단번에 폭발했다.
혼원신공混元神功
암영신결暗影神訣
암영신검暗影神劍
파아아아앗!
검에서, 순식간에 확산되는 어둠.
[뭐, 뭐냐…… 이건……!]뇌신은 열심히 전류를 번쩍였지만.
파직. 파직. 파직……!
어둠은 빛을 가리고.
뇌신의 몸에 반점처럼 박혀 있는 공허가, 이에 호응했다.
[아니…… 이 공허…… 왜 날뛰는 거지……??]“제 몸도 건사 못하는 게 무슨 뇌신이냐?”
[이, 이건 아니야! 아직 전력을 다하지 못했어……! 다, 다시……!]“우리 이제 그만 보자. 그냥 죽어.”
슈우우우우!
공허가 뇌신의 몸을 완전히 잠식하고.
사자의 발악은, 금방 어둠에 가려졌다.
[뇌신이 제압됩니다.] [종족 보너스가 2개 더 추가됩니다.]그리고 떠오르는 메시지.
성지한은 어둠에 완벽히 가려져 사라진 뇌신을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별거 없네요. 그쵸?”
그때.
슈우우우우…….
뇌신을 소환했던 공허의 소용돌이가 마구 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암영신검의 어둠을 빨아들이더니.
[흑색의 관리자가 당신의 검에 만족감을 드러냅니다.] [그가 자신의 직권으로 다음 라운드에서 당신에게만 특별한 보스 몬스터를 소환합니다.]어둠 속에서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만족하면 보상이나 더 줄 것이지. 왜 특별 몬스터를 소환해 줘.’
성지한은 처음에 메시지를 보며 그리 생각했지만.
[특별 보스, ‘적색의 관리자의 손’이 나타납니다.]다음 라운드에서 나올 보스 몬스터의 이름을 보고는, 눈을 깜빡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