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591
인류의 골드 리그 편입.
이는 성지한이 배틀튜브를 통해 미리 이야기한 것이긴 했지만.
막상 말하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서, 인류가 골드 리그에 배정되자 현 상황을 염려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랭킹 2등이랑 차이가 너무 나서, 나 밴 당하는 건 확정이겠네.”
“밴 카드가 빠지는 건 좋지만, 2등부터 격차가 좀 있는 게 문제군.”
“엄마 힘이 너무 많이 빠져서 아쉽네. 예전 공허의 마녀 시절 힘의 반만 있었어도 큰 힘이 되었을 텐데.”
기사를 보던 윤세아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많이 보이는 스페이스 리그 대표팀 명단.
무신의 탑에서 남자 하프 엘프가 되었던 예전 랭커들이 열심히 레벨 업을 하고는 있었지만.
예전 수준을 바로 회복하기에는 역시 역부족이었다.
“삼촌은 역시 참가 못하지?”
“관리자는 참가 불가야.”
“아쉽네…… 초반엔 연패 각오해야겠다.”
입맛을 다시던 윤세아는 다른 기사로 시선을 돌렸다.
[하위 리그보다 참여 종족이 적은 골드 리그. 총 12종족이 리그에 속하다.] [편입한 인류, 3승이 주어져서 순위는 공동 1위.]“그래도 다행인 건 중간 편입했는데 3승을 그냥 준 거네.”
“인류가 다른 종족에 비해 약해서 보정 받은 거야. 강했으면 오히려 패가 추가되었겠지.”
“아하…… 근데 골드는 원래 12종족밖에 안 됐나?”
“아니. 원래 15팀이었는데, 3팀은 세계수 엘프였거든. 그쪽이 멸망하면서 지금 선이 그어진 상태야.”
성지한이 그러면서 화면 하나를 띄우자.
윤세아는 이를 힐끗 바라보았다.
“오…… 삼촌은 보이네? 리그에 속한 종족들.”
“관리자니까.”
“어디…… 은룡족에, 반정령. 혈마족. 공허추종자……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
“다들 기본이 상급 종족 이상이다.”
골드 리그쯤 오면, 역시 상대가 만만치 않은 건가.
윤세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3승 말고 한 10승은 챙겨줘야 할 거 같은데…….”
“뭐, 나도 간접적으로 도와줄 테니 어떻게든 강등만 피해 봐.”
“맞아. 삼촌 탑 덕에 다들 레벨 성장이 빠르게 되고 있으니까…… 아. 근데 탑에는 안 가 있어도 돼?”
“요즘 최상층에 올라오는 플레이어가 없어서. 도전자가 정상에 도착하면 가 봐야지.”
외계의 성좌들이 성지한에게 도전했다가, 모두 단번에 죽고 난 이후.
환영이 나오는 아래층의 난이도는 급상승한 상태였다.
무기징역수들만 나오던 랜덤 환영에서 외계의 성좌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으니까.
“하긴…… 나 오늘 도전했다가 13층에서 죽었어.”
“13층? 네가?”
“어. 암석 형태의 성좌한테 데미지가 아예 안 들어가더라…… 저층은 난이도 조절 좀 어떻게 안 될까?”
“흠. 그건 좀 문제네.”
인류 랭킹 1위인 윤세아가 13층에서 죽다니.
얘가 이럴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등반이 더 힘들겠지.
“응. 요즘은 2층부터 죽는 사람도 만만찮게 나오더라고.”
“흠. 난이도 조절을 좀 해야 하나.”
“난이도 조절이 돼? 아. 그래도, 성좌랑 싸워서 유효타라도 입히면 경험치 많이 들어오긴 해. 스탯 보정이 됐다 해도 쉽지 않은 게 문제지만…….”
아무리 보정이 들어갔다고 해도 동등한 건 스탯 뿐.
환영이 된 성좌가 지닌 스킬이나 기프트가 인류 플레이어보다 훨씬 뛰어나니.
확실히 이기는 건 고사하고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았다.
“알았어. 개편 방향에 대해 생각 좀 해 봐야겠네.”
“응응. 삼촌. 나 그럼 갔다 올게.”
“아. 그래. 스페이스 리그 대표팀 소집한다고 했나?”
“응. 서울에서 모이거든.”
7월 1일이 되며 골드 리그에 중간 편입된 인류.
중간에 들어와서 그런지, 스페이스 리그 대표팀 경기는 3일 뒤로 다가와 있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긴급 소집하는 거야 이상할 일이 없었지만…….
“근데 연맹 있는 뉴욕에서 안 모이고 왜 여기 와?”
“에이. 삼촌이 서울에 있는데 다들 여기서 모여야지.”
“야. 그런다고 직접적으로 도와줄 순 없다.”
“뭐…… 어차피 1경기는 다들 버리는 게임으로 생각할 걸? 그럼 합숙하고 올게~”
윤세아가 그렇게 손을 흔들며 집을 떠나자.
성지한은 적색의 관리자에게 말을 걸었다.
‘무신의 탑. 난이도 조절 가능한가?’
[설정을 뒤바꾸려면 무신의 탑을 일시적으로 운영 정지해야 한다. 거기에 지금 설정은 네 레벨 업에 최적화되어 있지. 층마다 난이도 조절을 하면, 네게 돌아가는 경험치가 지금보다 적어질 것이다.]‘괜찮아. 나는 울드 덕에 득 좀 봤으니, 도전자들에게 친화적인 형태로 바꾸자.’
[도전자 친화라…… 인류에게는 그렇다 쳐도. 외계의 종족들에게까지 친화적인 정책으로 바꿔선 안 된다.]‘걔들 사정도 봐주면 적자지?’
[그렇다. 네 레벨이 오히려 깎일 수도 있다.]무신의 탑의 VIP인 외계의 종족들.
그들이 패배하면서 다운되는 레벨은 탑의 성장과 성지한의 레벨 업에 쓰이고 있었다.
이건 현재 탑의 주요 수입원이나 다름없었으니.
이들에게도 편의를 봐주다간 적자 보기 십상이었다.
[흠…… 일단은 10층까지의 난이도를 하향하지. 그리고 요즘 대기열 떨어지는 속도가 심상치 않은데, 향후 업데이트 방향을 미리 예고하는 게 어떻겠나.]‘뭔 업데이트 예고야?’
[무신의 탑이 50층에 도달할 시,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할 유인책 말이다.]‘내가 게임사도 아니고,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냐. 50층이야 이제 금방 될 텐데.’
최근엔 1-2일에 1층씩 성장하는 무신의 탑.
이 성장속도를 고려하면, 아무리 길어도 3주 내에 무신의 탑은 50층에 도달할 거 같았다.
그럼 그때 가서 보상책 공지하면 되지.
뭐 벌써부터 대기열 빠졌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광고할 필요 있나?
하나.
[이렇게 속절없이 빠지는 걸 방관하다가는 탑의 성장세도 크게 둔화될 거다. 미리 공지를 해야 다시 주목 받을 수 있다.]적색의 관리자는 태평한 성지한과는 달리.
무신의 탑에 자기가 더 진심이었다.
‘하지만 보상 뭐 줄지도 아직 안 정했는데?’
무신의 탑에 도전하는 외계의 존재는 대부분 성좌급이거나, 그에 준하는 뛰어난 플레이어들.
이런 이들의 마음을 사려면 웬만한 보상 가지고는 택도 없었다.
[그래. 저들에겐 아무리 GP를 많이 줘도. SSS급 아이템을 보상으로 건다고 해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그걸 위해 레벨 하락을 계속 감수하진 않을 테니까.]‘그건 그렇지.’
[하지만…… 관리자의 능력은 어떻겠나?]‘관리자의 능력?’
성지한디 두 눈을 크게 뜨자.
화르르륵……!
그의 앞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났다.
[그래. 나의 능력. ‘적’을 주는 거다.]* * *
스탯 ‘적’.
적색의 관리자의 고유 능력인 이 스탯은.
청홍의 안, 명계에서 계속해서 생성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성지한에게 적은 남아도는 것을 넘어서서, 청의 컨트롤 범위를 넘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능력이었지만.
‘외계의 플레이어들한텐 눈 돌아갈 만한 상품이지…….’
만약 최상층에 오기만 해도, 적을 1 부여해 준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다들 레벨 다운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무신의 탑에 계속 도전할 것이다.
그만큼 배틀넷의 정점에 도달했던 관리자의 능력은.
성좌들일수록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테니까.
하지만.
‘네 고유능력을 그렇게 상품으로 걸어도 되냐?’
[상관없다. 지금은 적보다 탑의 성장이 중요하니까.]‘……어째 나보다 더 탑에 진심인데?’
[무신의 탑이 계속 주목을 받아야, 네 백광도 성장하지 않는가.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백광이다.]적색의 관리자가 예전부터 집착하던 스탯 백광.
이 능력은 성지한이 무신의 탑에 백광을 적용한 후부터 조금씩 오르더니.
요 2주간 스탯이 5 올라 있었다.
이게 왜 성장했는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었지만.
아마도 무신의 탑에 참여하는 외계의 시청자들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었는데.
그는 백광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자신의 고유 능력까지 내놓으려 하고 있었다.
‘흠…… 백광에 아직도 집착하는군. 근데 백광을 얻어서 알아보겠다는 일은 어떻게 됐지?’
[아직 스탯 백광의 수치가 너무 낮아서 정보 열람이 다 되지는 않았다. 다만……]‘다만?’
[나와 관련된 내용을 정밀검색해 보니, ‘업데이트-헤파이스토스’란 제목이 나오더군.]헤파이스토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장장이 신이잖아.’
‘그 신과 너랑은 딱히 관계가 없어 보인다만…….’
그리스 신화에서 헤파이스토스는 좀 호구같은 이미지 아니었나.
부인은 맨날 바람 피고 아이템만 만드는 느낌으로.
그런 신과 현재 적색의 관리자는 그다지 연관성이 짙어 보이진 않는데…….
[울드도, 이그드라실도. 딱히 너희 신화 속 이미지와 매칭되지는 않았을 텐데.]‘……그건 그렇지.’
[업데이트 내용을 보기 위해선 백광이 더 필요하다. 그러니, 지금은 적을 얼마든지 경품으로 내걸어도 상관없어.]‘업데이트 – 헤파이스토스’라.
붉은 눈알 괴물이었던 적색의 관리자 본체와.
절름발이의 대장장이 신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였는데 신기하군.
‘그러고 보니 그리스 신화의 신과 예전에 싸웠던 거 같은데…….’
성지한은 예전 기억을 떠올렸다.
플레이어 시절, 뇌신의 무리와 싸울 때를.
‘맞아. 그땐 분명 상대로 제우스도 있었지.’
헤파이스토스의 아버지도 그렇게 신 중 하나로 있을 뿐이었는데.
그만 이렇게 단독으로 적색의 관리자가 되었을 거 같진 않았다.
‘너 본명은 뭔데?’
그래도 혹시나 해서 확인해 보니.
[헤파이스토스랑은 전혀 관련이 없다. 우리 일족의 언어로는, 알쿠르타 베임……]알쿠르타로 시작하여 1분여간, 자신의 이름을 늘어놓는 적색의 관리자.
확실히 헤파이스토스랑은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이름이었다.
그럼 지극히 인류의 관점에서 본 ‘헤파이스토스’란 명칭이 그에게 붙은 건가.
‘울드, 이그드라실. 거기에 헤파이스토스라…….’
세 번이나 우연이 거듭된다면.
이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
이 건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아볼 가치가 있었다.
‘네 말대로 백광을 더 얻어야겠네.’
[그래. 그러니 지금 당장 배틀튜브를 켜서 공지하는 걸 추천하지. 내 능력, 얼마든지 팔아라.]‘알겠어.’
그렇게 본인이 원한다면야.
성지한은 즉시 배틀튜브를 키려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 적색의 관리자에게 물었다.
‘근데 혹시 나에 대해선 뭐 안 나왔나?’
[백광을 통한 검색에서 말인가?]‘어. 너만 알아보진 않았을 거 같은데.’
[음. 너에 대해서도 검색해 봤지만…… 관련된 정보는 전혀 찾지 못했다.]‘나는 없고. 너는 있다 이거지.’
[그래…… 울드가 너의 힘에만 집착하고, 적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던 거. 기억 나는가?]성지한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무신의 탑에 쳐들어왔다가 스탯 보정으로 빛의 시계도 생성하지 못했던 울드.
적만 사용해서 그녀를 공격할 때 반응이 영 시원찮았지.
[아마, 내 정보는 백광의 데이터 속에 이미 있고. 너는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군.]‘흠…… 그럴듯한 추론이네.’
업데이트 내역에 ‘헤파이스토스’로 나타난 적색의 관리자의 데이터가 없는 성지한.
울드가 스탯 청에 집착하는 건, 데이터의 유무에 있는 건가.
‘그래도 아직은 추측의 단계.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백광을 성장시켜야겠어.’
그러려면, 외계의 존재들을 탑으로 더 끌어들여야겠지.
성지한은 배틀튜브를 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