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598
쉐도우 엘프에서 인간이 된 아리엘.
그녀는 이 정도 능력으로 무슨 스페이스 리그 대표팀에 들어가냐며 손사래를 쳤지만.
“그건 쉐도우 엘프 기준이고. 세아 정도를 제외하면, 스탯 만으로도 최상급 랭커에 오를 거다.”
“그런가……?”
성지한의 단언에, 아리엘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렇게 약해졌는데. 내가 최상급 랭커라고? 그래도 인류는 골드 리그에 속한 종족 아닌가?”
“골드는 무슨. 원래 실력으론 그냥 브론즈가 딱이야.”
“음…… 브론즈리그 종족 수준이라면 이해가 가능하다.”
그 말에 그녀가 납득할 즈음.
드르르륵.
옥상의 문이 열리더니 윤세아가 들어왔다.
“삼촌 왔어? 어…… 사람이 많아졌네?”
“어. 인류 전력 좀 보강하려고 데려왔지.”
“전력 보강이라니…….”
성지한은 윤세아에게 죽은 별에 갔다 온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길가메시가 전력으로 들어오고, 아리엘까지 종족이 변해 인류로 편입했다고 하자.
“와…… 진짜 귀가 작아졌구나? 아리엘을 인간으로 만들다니. 삼촌…… 아무리 그래도 좀 민폐 아닌가? 쉐도우 엘프에서 강등당한 거잖아.”
“본인도 하겠다고 했어. 그렇지?”
“그렇다.”
“아니…… 그래도 주인이 명령하는데, 거기서 싫어요라고 할 순 없잖아. 그것도 관리자 주인님인데.”
“정말 괜찮다. 여왕님이 진 죄, 이렇게라도 갚아야지.”
그러면서 아리엘은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쉐도우 엘프 때에 비하면 약해빠진 몸이 적응이 안 되긴 하다만…… 감수하겠다.”
“으음…… 본인이 그렇다면야…….”
“그것보다. 세아. 이 정도면 정말 스페이스 리그 대표팀에 나갈 수 있나?”
윤세아는 아리엘이 보여 주는 스탯창을 보곤,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와. 이 정도면 에이스지!”
“그래?”
“응. 클래스도 전사니까. 바로 전사 랭킹 1위 하겠는데? 잔여 포인트 200 찍으면 확실히 될 거 같아.”
윤세아가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자.
“나는 어떤가?”
옆에서 길가메시가 불쑥 얼굴을 들이밀더니, 자신의 상태창을 보여 주었다.
“아…… 이분은…….”
한때 인류에게 안 좋은 의미로 유명했던 길가메시를 보며 윤세아가 잠시 경계의 기색을 드러냈지만.
“예전의 길가메시가 아니니까, 너무 경계 안 해도 된다.”
“그래?”
성지한의 말에 바로 자세를 바꾸곤, 길가메시의 스탯을 분석해 주었다.
“길가메시 님이 스탯은 좀 더 우위네요? 아리엘, 안타깝지만 2등하겠네.”
“안타깝긴. 난 내가 전사 2등이라는 사실이 놀라운데.”
“인류의 현주소가 좀 그래…….”
윤세아가 씁쓸한 듯, 그리 중얼거리고 있을 때.
“으으음…… 흐음. 흐음.”
칼레인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윤세아를 지켜보더니.
“머리야.”
“응?”
“쟤 말이야, 꽤 재능 있는데? 내 머리로 삼아도 돼?”
성지한에게 해맑게 웃으며 그리 물어보았다.
“네? 절…… 머리로 삼는다구요?”
“응.”
“머리, 있으시잖아요?”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선 새 머리가 필요하거든. 너도 머리만큼은 아닌데, 임시로 쓰긴 좋아 보여.”
“임시 머리…….”
윤세아가 그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릴 즈음.
“죽고 싶으면 말을 하지.”
스으으으…….
성지한은 청홍을 꺼내 칼레인의 목에 가져다대었다.
“오늘 수고 많았다.”
화르르륵……!
그러면서 청홍에서 불꽃이 피어오르자.
칼레인이 화들짝 놀라 손을 번쩍 들었다.
“자. 잠깐! 항복! 왜, 왜 갑자기 그래? 아…… 쟤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었어?”
“어.”
“아. 알았어…… 안 할게! 털끝만큼도 안 건드릴 테니까! 한 번만 봐줘!”
칼레인의 계속된 호소에 성지한은 천천히 검을 거두었다.
저놈 별까지 태웠으니, 한 번은 봐줘야지.
그래도.
“다음은 없다.”
“알았어…… 쳐다보지도 않겠습니다요…….”
성지한이 서늘한 얼굴로 경고하자, 칼레인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으으…… 집이 불타서 세입자 신세 되니까 서럽네. 진짜.”
“주인이 가장 아끼는 사람을 건드리려 하다니…… 간도 크군.”
“쟬 가장 아껴? 무슨 관곈데?”
“조카.”
“……? 조카를 왜 아껴?”
“그게…….”
아리엘이 성지한과 윤세아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을 무렵.
“삼촌…… 이번에 데려온 플레이어들, 사람들한테도 알려야 하지 않을까? 전사 랭킹에 길가메시 님 이름 뜨면 사람들이 좀 당황할 거 같은데.”
윤세아는 길가메시 쪽을 힐끗 보며 말했다.
하기야.
예전에 길가메시가 활동했던 걸 고려해 보면, 왜 전사 랭킹에 추가되었는지 알려 줄 필욘 있겠지.
“그래야겠네. 무신의 탑, 곧 50층 도달할 텐데. 그때 같이 알리면 되겠다.”
“벌써 50층 돼?”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50층에 당도하면 탑에서 보상으로 스탯 적을 준다고 한 이후부터.
초고속 성장을 하기 시작한 무신의 탑.
이 속도라면,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탑이 50층에 도달할 것 같았다.
“그동안 얘네 집이나 마련해 주자.”
“응. 이 빌딩에 머무는 거로?”
“그래야지. 아래층에서 남는 방, 아무거나 하나씩 배정해 줘.”
“아무거나는 좀…… 그래도 전사 랭킹 1, 2위인데. 좋은 방 마련할게.”
소드 팰리스 건물주인 윤세아가 그리 말하자.
칼레인이 눈을 깜빡거렸다.
“집? 난 머리랑 같이 살아도 괜찮은데? 주인님도 모셔야 하고.”
“내가 싫어.”
“쳇…….”
질척거리는 그를 배제하고.
셋에게 당분간 살 곳을 마련해주는 등, 일처리를 끝내고 나자.
[무신의 탑이 50층까지 증축됩니다.] [탑이 성장하여, 새로운 기능이 해방됩니다.]때마침, 탑이 50층까지 성장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 * *
다음 날.
성지한이 배틀튜브를 키자마자.
-오셨습니까! 관리자님!
-50층! 50층!
-드디어 관리자의 능력 받는다!
인류보다 외계의 시청자들이 먼저 다급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신의 탑이 50층에 도달함에 따라.
그들의 관심사는 모두, 스탯 적을 진짜 주냐에 집중되어 있었다.
-자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50층 됐으니 이제 님들은 필요 없어요! 이러는 거 아니겠지?
-그럼 인류 침공한다 ㅎ
-ㄹㅇ 내가 청색의 관리자는 못 죽여도 지구 뒤집어 놓을 순 있음
-아니…… 주실 거야 그런 이야기는 애초에 꺼내지를 마라 좀
상품으로 걸린 게 아무래도 관리자의 능력이라 그런지.
섣불리 성지한의 얘기를 믿질 못하는 외계의 시청자들.
‘속고만 살았나.’
성지한은 그런 채팅창 분위기를 보곤 피식 웃은 후, 말문을 열었다.
“제가 그렇게 경우 없는 사람은 아닙니다. 당연히 줘야죠. 원래는 50층에 도달한 플레이어에게 스탯 적을 드릴 예정이었습니다만…….”
성지한은 무신의 탑의 데이터 중.
플레이어의 대기열 최고 기록을 떼다가 보여 주었다.
“저번에 공약한 대로. 대기열 수치가 일정 수준을 넘었으니 더 아래층에서 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정도 기록이면…… 2층 아래, 48층에서 스탯 적을 줘야겠네요.”
-거 봐! 믿고 있었다구!
-근데 대기열 공약까지 지키는 거였어……? 아 주변애들 더 독려할걸……
-아 나도 아는 성좌들에게 탑에 대기하자고 하다가 바보 취급 당함…… 넌 그 말을 믿냐고 ㅠㅠ
-와…… 살면서 약속을 지키는 관리자를 다 보네
-그동안 누굴 봤기에 그럼?
-우리가 볼 수 있는 게 이그드라실 말고 더 있었냐 ㅋㅋ
예전 녹색의 관리자에게 당한 사기가 워낙 많아서 그런가.
성지한의 대기열 공약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던 외계의 시청자들은, 이제 와서 후회를 하고 있었다.
성지한은 이런 반응을 보고는, 입꼬리를 스윽 올렸다.
“여러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대기열 공약은 계속 유효하니까요.”
-오?
-어…… 정말요?
-그럼 지인 다 끌어오면 47층에서 적 얻을 수 있음???
“47층이 뭡니까. 대기열 기록이 계속 경신되면, 언젠간 40층까지 내려갈 수도 있겠죠.”
40층이라니.
무신의 탑이 성장하며 최상층까지 도달하는 인원이 확 줄긴 했지만.
40층 정도면 이야기가 달랐다.
이는 능력이 어느 정도 받쳐 준다면, 그날의 운과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목표치였으니까.
-님들 뭐 함? 당장 대기하러 안 가고
-제발 아는 플레이어 좀 다 데려와 봐요 ㅠㅠ
-스탯 적. 한 때 시대를 풍미한 적색의 관리자의 능력. 이 스탯은 1만 지녀도 불에 대한 저항력이 크게 오르며 화염권능의 효율을 10배 증가시켜줍니다.
-??? 위에 거 ㄹㅇ임? 개사긴데?
-일단 저런 능력이라고 뿌리고 봐 ㅡㅡ 애들 꼬셔야지
-ㅇㅇ 팩트는 중요치 않음
대기열 공약이 지속된다는 이야기에, 벌써 사돈에 팔촌까지 다 끌고 올 기세인 외계의 시청자들.
-외계인들 개 신났네;
-인류 최고 기록은 몇 층이지?
-검왕이 33층 간 게 끝임
-이야 우리는 안 되겠네 ㅎ;
한편 인간 시청자들은 외계인들의 파티 분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지켜보았다.
인류 최고 기록이 33층이었으니.
스탯 적을 나눠주는 건, 사실 크게 와닿는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류보다 외계 플레이어의 참여가 더 열성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즈음.
“그럼 무신의 탑 공지는 끝났으니…….”
성지한은 탑의 공지를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인류 차례로 돌아가겠습니다.”
시선을 뒤로 돌렸다.
그러자 성지한의 배틀튜브 화면도 시선을 따라 같이 돌아가며.
곧, 두 사람을 앵글 안에 잡았다.
“이번에 인류의 전력 강화를 위해 데려왔습니다. 플레이어 길가메시와, 아리엘입니다.”
-오……? 그동안 랭킹에 없던 이름들인데. 외부에서 영입해 오신 건가?
-저번 게임 패배로 답 없다고 판단하시고 바로 용병 데려오셨네 ㅋㅋㅋ
-근데 길가메시면…… 성좌 아니었음?
-정체가 아담이었잖아 쟤 ㅋㅋㅋㅋ 근데 오늘은 얌전하다?
-아리엘은…… 그림자여왕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ㄴㄴ 귀가 인간임
길가메시와 아리엘.
둘 다, 인류 시청자들에겐 아예 낯선 얼굴이 아니었기에.
이들에 대해선 채팅창에 여러 추측이 오가고 있었다.
“둘 다 과거는 잊고 협력해 주기로 했으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참고로 전사입니다.”
-오 전사 ㄷㄷㄷ
-전사면 과거따위 중요치 않지 ㅋㅋㅋㅋ
-성지한님이 저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면 인류 편으로 개심한 듯 ㅇㅇ
-근데 다시봐도 그림자여왕은 신기하긴 하다……
전사는 일단 믿고 봐야 한다는 반응과 함께.
인간 귀가 된 아리엘을 신기해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런 반응은.
-인류 놈들 바쁜 관리자님한테 민폐 작작 끼치네 ㅡㅡ
-ㄹㅇ 언제 독립하냐 쟤들은……
-근데 저 아리엘…… 그림자여왕이라고?
-똑같이 생기긴 함 내가 돈 빌려줘서 알아
-관리자가 종족 체인지도 가능했나?
아직 방을 떠나지 않은, 외계의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길가메시에 대해선 별 관심 없는 이들도.
그림자여왕이랑 똑같이 생긴 아리엘이 인간형으로 서 있는 걸 보곤.
이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을 지녔다.
물론.
-난 종족 뒤바꾼 거 보다 무신의 탑이 더 신기함
-ㄹㅇ 종족 업그레이드도 아니고 다운그레이드인데 관리자 권한으로 어떻게든 됐을 듯
-청색의 관리자가 지금까지 해 온 업적에 비하면 저런 거쯤이야……
성지한이 그간 해 온 일에 비하면, 종족 체인지 정도는 사소한 일로 취급되었기에.
외계의 시청자들은 아리엘에 대한 관심을 금방 거둬들였다.
-얘보다 대기열이 더 중요함 ㅇㅇ
-빨리 주변에 연락 돌려요 좀!
-나도 대기하러 가야지
썰물 빠지듯, 채팅방을 우르르 나갔다.
‘종족 변화는 생각보다 외계인들에게 큰 관심을 못 사는군.’
관리자 권한에 뭐가 있는지 알지 못하는 플레이어가 대다수니까.
저 정도야, 관리자가 어떻게든 했겠지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럼,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하지요.”
성지한은 그렇게 둘에 대한 소개를 끝내곤, 배틀튜브를 껐다.
인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관심사가 무신의 탑에 집중되었던 이번 방송.
하지만.
‘자세한 사정을 아는 이들에겐 다른 반응이 나오는 법이지.’
번쩍……!
배틀튜브를 끝낸 성지한의 눈앞에, 새하얀 화면이 떠올랐다.
그리고 거기선.
[청색의 관리자여. 네가 어떻게, 종족 변환을……?]백색의 관리자가 놀란 반응을 드러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