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10
-아니, 우주천마 왜 이렇게 세냐?
-검으로 썰고 수염 쓰다듬는 거 왜 이렇게 열받지? ㅡㅡ
-예전에 무신의 종일 때 무신보다 세단 이야기 듣고 허풍도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격이 다른데?
-깬 플레이어 있어요? 공략 좀 만들어 봅시다;
새로 추가된 게임 타입, ‘타워’를 진행하면서.
20층에서 무조건 나오는 적, ‘동방삭’에게 완전히 깨져 버린 외계의 플레이어들.
그들은 나름대로 동방삭을 공략해 보자면서 집단 지성을 모아보았지만.
-아니 뭐 일격을 막아야지 공략을 만들던지 하지……
-아 저 그거 알아요 노인네가 검 꺼내면 게임 끝납니다 ㅎㅎ
-ㄹㅇ 검으로 뭘 하는진 모르지만, 꺼내기만 하면 게임이 끝나 있음……
동방삭이 검만 꺼내면, 플레이어가 누구든 썰려 버려서 공략이란 걸 만들 수가 없었다.
“원성이 자자하군.”
한편, 성지한은 자신의 채널에 달린 외계 플레이어들의 반응을 보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우주천마라 불리는 동방삭이.
그것도 20층에서 튀어나와서 모두 썰어버리니까, 그럴 법도 하긴 하지.
“그 할아버지는, 좀 심하긴 했어…….”
“너도 만났어?”
“응…… 검 보인다 싶더니, 순식간에 사망해 버렸지.”
윤세아는 아직도 왜 죽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자신의 목 쪽을 쓸어 만지다가.
“근데 왜 그 할아버지가 무조건 나오는 거야? 돌아가시지 않았어?”
성지한에게 동방삭이 왜 나오는 거냐고 물어보았다.
“아. 그건…… 아직 20층 이후 타워 콘텐츠가 업데이트 안 됐거든.”
“잉?”
“그래서 내가 아는 한, 가장 강한 마무리를 둘 필요가 있었어.”
게임 타입 ‘타워’.
다른 4가지의 게임 타입과는 달리, 중간에 들어오게 된 이 게임은.
배틀넷에 정착할 틈도 없이, 곧바로 게임 중 하나로 매칭이 되게 되었다.
성지한이 준비를 제대로 하기도 전에, 시작된 타워의 매칭.
게임 방식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개개인이 타워에 누가 먼저 더 높이 등반하냐를 따져 승패를 가르는 식이었지만.
서포터의 처우와, 개인전과 단체전.
매칭 시 진행되는 플레이스타일 등.
‘타워’의 주인으로 설정해야 될 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근데 그럴 시간은 없었지.’
그런 상황에서 성지한의 눈을 사로잡았던 건.
타워의 최종 보스 설정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접했던 플레이어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던 최종 보스.
성지한은 그걸 보자마자, 큰 고민 없이 바로 ‘동방삭’을 타워의 최종 보스로 낙점했다.
그라면.
아무리 스탯 보정이 들어갔든, 아니든 간에.
모든 플레이어를 이길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내 기대를 훌륭하게 보답했지.’
아직 20층 이후로 콘텐츠가 업데이트 되지 않는 타워 맵에서.
동방삭은 철벽으로 군림했다.
도전 상대가 그 누구든.
동방삭이 검을 꺼내면, 모두가 썰려 나갔으니까.
“그럼…… 타워 콘텐츠가 업데이트 되면 그 할아버지 안 나오는 건가?”
“아니. 최상층에 계속 놔둬야지.”
“윽. 왜?”
업데이트 동안만의 한시적인 마무리인 줄 알았더니.
동방삭이 계속 타워의 최상층에 군림할 거라는 성지한의 이야기에, 윤세아는 질색을 했다.
윤세아도 나름, 여러 상대와 싸워 보긴 했지만.
동방삭에겐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신의 탑 도전권을 아무한테나 주면 안 되거든.”
“헐. 타워 클리어하면, 주는 보상이 그거였어?”
“어.”
“음…… 예전에는 많이들 참여해 주세요 느낌 아니었나 무신의 탑?”
성지한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야 확실히.
무신의 탑에 제발 와주기만 하세요 하면서 배틀튜브에 클릭하면 바로 입장할 수 있는 이미지까지 띄어놓긴 했지.
전 우주의 플레이어들이 클릭만 해도 접속할 수 있는 이 탑 형상은.
성지한이 지닌 백광의 권능으로, 사용될 정도였으니까.
하나.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지.’
무신의 탑을 운영하려던 목적은, 일차적으로 성지한의 레벨 업을 위해서였으며.
부차적으론 인류를 육성하기 위해서였다.
하나 이 중, 일차 목적은 ‘타워’가 완벽하게 상위 호환으로 대체가 돼서.
성지한의 레벨 성장 속도는 무신의 탑을 운영할 때보다 수십 배 이상 빨라진 상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신의 탑은 일부만 입장할 수 있는 데 반해, 타워는 배틀넷 전체에 적용되니까.’
아무리 배틀튜브에서 성지한이 유명하다고 한들.
배틀넷에선 외계의 채널을 시청할 수조차 없는 신참 종족들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니 이들은 당연히 무신의 탑을 존재조차 알지 못했지만.
‘타워’는 이런 이들도 게임을 돌리면, 1/5 확률로 걸리게 되었으니.
플레이하는 인구수가 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러니.
‘굳이 무신의 탑을 따로 개방해 둘 필요는 없지.’
그리고 기존에 사용했던 무신의 탑은, ‘타워’에 최종적으로 융합시킨다.
성지한은 그렇게 계획을 짜둔 채, 차근차근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다만.
“삼촌이 무신의 탑을 운영 안 하면…… 인류 레벨 업 장소가 사라지겠네.”
이러면 무신의 탑을 운영하던 두 번째 이유.
‘인류의 레벨 업 장소’로서의 쓸모는 사라지게 되었다.
공허추종자의 자폭을 통해, 1승을 챙기긴 했지만.
아직 골드 리그에선, 갈 길이 먼 인류.
무신의 탑은 이런 인류에게, 리그의 경쟁 종족들을 따라잡을 수 있게 해 주는 수단이었다.
헌데 이게 사라지게 되면, 경쟁 종족과의 격차는 줄이기 더 힘들겠지.
윤세아가 그렇게 무신의 탑이 폐지되는 걸 아쉬워하자.
“그것도 대책 마련은 했어.”
“이것도?”
“어. 업데이트가 끝나면, 알게 될 거야.”
성지한이 그렇게 대답할 때.
지이이잉…….
[‘타워’의 업데이트가 일부 완료되었습니다.]마침, 업데이트가 일부 진행되었다는 메시지가 떴다.
“어. 삼촌. 나한테도 메시지 떴어. 타워가 업데이트되었다고.”
“플레이어 모두에게 가나 보네.”
무신의 탑을 따로 운영하다가.
배틀넷 시스템이라는 제도권에 들어오니까, 확실히 다르긴 다르네.
-업데이트?
-드디어 그 노인 안 보는 건가?
-그래 진작 패치했어야지…… 게임은 클리어하라고 있는 건데
-ㄹㅇ 뭐 그런 놈을 20층 수문장으로 놔둬
-이제 공략하기 편해지려나? 빨리 도전하고 싶네
-스탯 적……이번에는 얻게 해 주세요……
다른 외계의 플레이어들에게도 업데이트 소식이 떴는지.
다들 성지한 채널에 모여서, 제발 동방삭이 사라지기만을 빌고 있었다.
‘타워의 최종 보스는 그 할아버지로 낙점된 거 같은데……’
윤세아가 그런 외계인의 호소를 불쌍하게 쳐다볼 무렵.
“……어?”
인류 플레이어에게만, 추가적으로.
[‘NO.4212 인류’의 영역에, 타워의 형상이 드러납니다.]메시지가 한 줄 더 떠올랐다.
* * *
남산의 정상.
총독부가 있던 자리에, 반투명한 형태에 거대한 푸른 탑이 생성되자.
[……그러니까 저게 새로 추가된 타워라고?]“어.”
칼레인은 입을 헤 벌린 채, 탑의 위쪽을 쳐다보았다.
하늘 끝까지 뻗어 있는 거대한 푸른 탑.
이게 최근 배틀넷의 화제가 된 ‘타워’란 말인가.
[이거 나도 들어가도, 게임할 수 있어?]“가능하지.”
[와…… 신기하네. 서바이벌이나 디펜스 같은 게임 타입은, 저렇게 상시 입장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데. 타워만 이런 예외가 주어지다니. 너무 사기 아니야?]배틀넷의 제약 중 가장 큰 게, 바로 1일 1회 게임이었는데.
남산에 생긴 저 타워를 이용하면 이런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거 아닌가.
칼레인이 아무리 관리자 권한이라고 해도, 이거 너무 사기 아니냐고 이야기하자.
성지한은 어깨를 으쓱했다.
“거기도 설정하기 나름이야. 서바이벌이나 디펜스에서도, 우리는 모르는 장소가 있을 수 있지.”
[오…… 그래?]“어. 그보다, 너 언데드 파크 만든다는 건 어떻게 됐냐?”
[그거…… 아직 조성 중이야. 뭐 좀 하려고 하면. 맨날 이 산에 뭐가 생겨서 정신 사납다구.]칼레인은 언데드 파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남산 핑계를 댔다.
하기야.
매번 뭐가 생기고 사라지고 하니까.
처음 계획이랑은 어긋나는 경우도 여럿 생기긴 하겠지.
그래도.
“뭐 대단한 거 만들려 하지 말고, 그냥 레벨 업 하기 좋게만 조성해.”
[음…… 그러기엔 너무 심심하지 않아? 사람들도 공략하는 재미가 있어야……]“네 언데드 파크 막 꼬아서 복잡하게 만들어봤자, 어차피 레벨 업 더 되는 것도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만……]“그냥 저 타워 옆에, 관짝 여러 개 가져다 놓고 플레이어들이 언데드 파괴하게 만들자.”
성지한은 타워 옆 빈 공간을 가리키며 심드렁하게 이야기했다.
[아니. 관짝……? 무덤 조성해 주는 것도 아니고, 관짝에서 내 언데드만 튀어나오게 하자는 거야?]“어. 타워 도착하기 전에, 레벨 업 수단으로 쓰는 거지.”
[와 너무하네……! 그럼 그냥 레벨 업 제물이잖아! 미적 감각은 하나 없이, 기계적으로 내 언데드 부수고 레벨 업 하고……!]“어.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뭔 언데드 테마 파크야.
그냥 레벨 업 하기 쉽게, 타워 옆에 관짝 놓고 부수고 하면 되지.
성지한이 그렇게 극도로 효율만을 중시한 루트를 짜주자.
딱. 딱.
칼레인은 이빨을 거세게 부딪치며, 반발했다.
[아니. 그건 너무하잖아! 아무리 그래도, 내 혁명 동지들을 위해 멋진 무대를 마련해야지!]“멋진 무대라…… 뭐. 그래. 타워에서 너도 한 층 맡겨줄게. 그럼.”
[무슨 관짝에서 리스폰되고, 부서지고…… 미적 감각이라곤 하나도…… 어?]한참을 흥분해 있던 칼레인은.
성지한이 한 층을 맡겨주겠다고 하자, 순식간에 기세가 가라앉았다.
[한 층 맡겨준다고……?]“어. 20층에 동방삭이 있었던 것처럼. 너도 중간층에 랜덤으로 나오도록 해 주지. 거기선 네가 원하는 테마로 층을 조성해도 좋아.”
[저, 저기. 그럼…… 뭐가 좋아?]“배틀넷에서 층의 주인에겐, 따로 보상이 주어질 거야. 사용료 개념으로 보면 되겠네. 싫으면 뭐, 다른 플레이어들한테…….”
성지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쿠르르르……!
탑 주변에, 뼈로 만들어진 관짝이 수십 개 올라오기 시작했다.
[자. 자! 의뢰대로 했습니다. 탑주님! 인류 플레이어들은 타워로 출근하면서, 저 관짝 안에 뱀파이어 머리랑 심장 뽀가면 됩니다요!]“……이렇게 바로 할 수 있는 거였냐?”
[킬킬. 컨셉 고민 안 하고 레벨 업 제물로만 바칠 거면 금방입죠! 자. 그럼 일도 이렇게 끝냈으니, 제가 배정될 층은……?]성지한은 타워를 보면서 눈을 번뜩이는 칼레인을 보며서 피식 웃었다.
“나도 탑 컨셉 좀 생각해야 하니까, 좀 기다려라.”
[아니. 뭔 탑에 콘셉트야!]“너야말로. 이렇게 쉬운 일을 질질 끌었는데, 내가 기다린 만큼은 대기 타야지?”
[윽……]칼레인이 그 말에 대꾸를 하지 못하자.
저벅. 저벅.
성지한은 타워 쪽으로 걸어갔다.
“거기에, 최상층의 주인을 좀 만나야 해서. 지금 바로 배정은 못 해.”
[최상층의 주인? 우주천마? 그 인간은 죽었잖아? 타워에 있는 건 어차피 NPC 같은 거 아냐?]“원래는, 그렇지…….”
[원래는? 그럼 설마, NPC 아니라는 거야?]그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스윽.
타워 앞에 섰다.
“최상층으로.”
그가 그리 말하자.
번쩍……!
푸른 빛에 잠식되어, 사라지는 성지한의 신형.
그의 육체는, 어느덧 최상층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엔.
“…….”
성지한이 왔음에도, 멍한 눈으로 있는 동방삭이.
자신의 수염만을 계속해서 쓰다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