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39
성지한은 그 말에 헛웃음을 흘렸다.
주시의 권능 ‘실체화’ 강화에 실패하며 상당히 강화되지 않았던가.
근데도 관측이 불가능하다니.
‘스탯 청이 그 정도로 특이한 능력이었나.’
그가 그리 생각하고 있을 무렵.
[유사한 능력을 대조중……] [인류 총통의 권능, ‘무효화’와 70% 이상의 유사성을 보입니다.]‘……인류 총통?’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직함이 튀어나왔다.
‘총통이라는 직함은 아무래도 최고 지도자를 뜻하는 거겠지…… 그럼, 그가 바로 신인류를 초월체로 만든 장본인 아닌가?’
아무리 태양 자원이 떨어져 간다지만.
고갈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인류 구성원의 의사와 상관없이 ‘초월체’ 융합을 진행했던 지도부.
그러면서 자기들은 이그드라실에 명부를 작성해서, 초월체 구성 후 가장 먼저 살아나려고 했던 놈들 아니었나.
그 지도부 중, 최고 지도자가 지닌 권능과 스탯 청이 70% 이상의 유사성을 보인다니…….
‘뭔가 꺼림칙하군.’
성지한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70%의 유사성은 사실 애매한 수치긴 했지만.
지금의 청은 무혼과 결합한 능력인 걸 고려해야 했다.
‘그전의 아소카가 나에게 물려준 능력만 놓고 생각해 보면…… 유사성이 더 올라갔을지도 모르겠어.’
무효화라는 권능.
이름만 들어도, 확실히 청이 보이는 능력이 연상되긴 했으니까.
‘설마 아소카와 총통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나……?’
아소카가 인류를 위해 희생한 걸 생각하면, 신인류의 총통이랑은 전혀 연관이 없을 거 같지만.
동방삭도 예전 2천 번 대의 서버에 있던 존재인 게 밝혀진 지금.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생각해야 했다.
하나.
‘단서가 없어도 너무 없단 말이지…….’
신인류 정부의 지도자가 ‘총통’이라는 것도 지금 처음 들었는데.
그가 아소카랑 연관이 있는지,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알아낼 수 있겠나.
성지한이 그리 고민할 즈음.
[아크에 현재의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보다 더 정확한 비교가 가능합니다.]그의 내면에서 정보를 더 얻고 싶으면 업로드하라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업로드는 아닌 거 같고. 아크에 재진입하면 총통에 대한 정보를 좀 알아봐야겠군…….’
아크에 스탯 청에 대한 정보를 넘기는 건 영 꺼림칙한 일이었으니까.
성지한은 ‘무효화’를 지닌 총통에 대해선 다음에 알아보기로 하고 청의 기운을 거둬들였다.
스스스스…….
그렇게 그의 몸 안으로 힘이 갈무리가 될 즈음.
“어. 삼촌. 거기서 뭐 해?”
“아. 잠깐 볼 게 있어서…….”
“엑? 그, 근데…… 왜 이렇게 얼굴이 번쩍거려?”
자신의 방에서 나온 윤세아가 성지한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성지한은 지금 두 눈과 목. 거기에 오른손까지 빛이 번쩍거렸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빛 조금씩은 나지 않았나?”
“예전에? 그때는 내 착각인가 싶을 정도로 적었는데…… 이번엔 너무 빛이 강해졌는데?”
“그래?”
성지한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다시 확인했다.
스탯 청을 규명한다고 주시의 권능으로 그거만 볼 땐 잘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확실히 자신의 모습이 인류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었다.
특히 주시의 권능을 본격적으로 사용 중인 오른쪽 눈은.
형광등처럼 빛이 나는 게 남들이 보기엔 눈이 부실 정도였으니까.
‘인공 장기 흡수하고, 백광 스탯이 크게 오르면서 어째 빛이 더 강해진 느낌이네.’
이 상태로 울드가 자신을 보면, 단번에 아크에 갔다 왔다고 알아채겠네.
성지한은 이 빛을 숨겨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아크에서처럼, 청으로 완전히 차단해야겠네.’
스스스…….
바로 테스트에 들어가자.
양쪽 눈과 목, 손까지 빛 대신 푸른 기운이 자리했다.
그러자 새하얀 빛은 확실히 차단되긴 했지만.
“삼촌…… 그 푸른 기운 그냥 전신에 퍼트리는 게 낫지 않을까?”
“왜?”
“눈이랑 목만 하니까 뭔가 이상해.”
“흠…….”
윤세아의 지적대로.
눈이랑 목만 푸른 기운이 일렁이니까, 영 이상해 보이긴 했다.
거기에 이쪽 부위만 신경 써서 커버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으니까.
‘할 거면 전체를 감싸는 게 낫겠군.’
성지한은 전신에 기운을 흩어보았다.
그러자, 다른 부위는 다 청색의 기운에 빛이 차단되었지만.
“오른쪽 눈에선 빛이 조금 보이네.”
“그래?”
주시의 권능을 발동시키고 있는 우측 눈은 청을 뚫고 밖으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 빛을 차단하려면 여기에만 청을 더 배치해야겠네.
스스스…….
“이젠 어때?”
청의 기운이 우측 눈에 집중된 상태에서, 성지한이 묻자.
“응. 이젠 안 보여.”
윤세아는 빛이 더 이상 새어 나오지 않는다고 확인해 주었다.
‘흠. 지금의 청으로는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지만 백광이 더 강해지면 차단이 뚫릴 수도 있겠는데.’
물론 지금이야 청을 전신에 퍼뜨려서 그런 거고.
아크에서처럼 빛이 발현되는 부위만 딱딱 막아 두면, 백광이 여기서 훨씬 강해져도 되겠지만.
‘그래도 청의 차단 능력이 만능은 아닌 건 알게 되었네.’
이번에 아크에 재진입하면서, 1450까지 확 오른 백광.
지금은 커버가 가능하지만 백광이 언제 확 늘어날지 모르니까.
청도 기회가 되는 대로 꾸준히 올려야 했다.
‘그러려면…….’
지금 당장 청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은, 역시 레벨 업 뿐인가.
성지한이 주방으로 걸어가자.
“삼촌. 또 그거 만들러 가?”
윤세아도 그의 뒤를 졸졸 따라왔다.
“어. 이 눈의 빛 때문에, 레벨 업을 해야 될 이유가 늘었거든.”
“아하…… 근데 갑자기 왜 그렇게 빛이 나는 거야?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더니.”
윤세아의 물음에 성지한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걸 사실대로 알려 주려면 광체화부터 이야기해 줘야 하는데.
‘그것까지 굳이 알려 줄 필요는 없겠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사실은 신인류에 의해 시뮬레이션 된 세계라는 걸 굳이 알 필요는 없겠지.
“음…… 나중에 문제 다 해결되면 알려 줄게. 지금은 아직 정리가 안 되서.”
“알았어!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니까. 나중에도 답 안 해 줘도 돼.”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반응을 보이는 윤세아.
성지한은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그드라실에 ‘서버의 변경 데이터 업데이트’를 눌렀을 때.
[서버 4212에서 변형 기프트, 융합기가 추가되었습니다.] [기프트 융합기에 대한 데이터가 불완전합니다. 업데이트가 불가능합니다.]성지한의 스탯 청뿐만 아니라.
윤세아의 융합기도 주요 변경점 중 하나라고 목록에 올라와 있었지.
‘세아의 융합기도 주시의 권능으로 살펴봐야겠네.’
혹시 아나.
스탯 청의 경우처럼, 영 뜻밖의 상대랑 이 능력을 매칭할 수도 있으니.
“세아야. 네 융합기 좀 살펴볼게.”
“아. 응.”
그 말에, 윤세아가 옷을 걷으려 했지만.
“안 그래도 괜찮아. 다 보이니까.”
번쩍……!
그러면서 성지한의 우측 눈이 새하얗게 빛나자.
[기프트 ‘융합기’를 관측합니다……] [주시의 권능이 미약하여, 정확한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유사한 능력을 대조중……] [유사한 능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스탯 청과는 달리.
이번에는 유사한 데이터가 없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흠…… 융합기는 총통이나, 다른 신인류의 능력과도 관계가 없나 보네.’
스탯 청과 공허가 뒤섞여 그릇을 만든 융합기.
부수려고 해도 계속 생겨나서 관찰하려고 내버려 뒀는데.
유사한 능력이 아예 없을 줄은 몰랐다.
그만큼, 융합기가 특이한 기프트란 건가.
번쩍……!
성지한은 대답을 듣고 난 이후에도, 계속 권능을 사용하여 융합기를 관측했지만.
[주시의 권능이 미약하여, 구조 파악이 불가능합니다.]주시의 권능이 부족하다는 음성이 다시 들려왔다.
그렇게 강화되었는데도, 부족하다는 건가.
‘흠. 앞으로 주시가 강화되어도, 그렇게 꽝이라 생각할 필요는 없겠네.’
주시랑 타워 구현도 강화 그리고 시간 역행까지.
이 세 능력 중, 뭐가 강화되든 이제 크게 아쉬울 일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아크 내부, 지금 주시할 수 있나?’
[주시의 권능이 미약하여, 아크 내부의 관측이 불가능합니다.]아크의 안을 지켜보고, 재진입할 각을 보기 위해서는.
주시의 권능이 강화되는 게 필수적이었다.
그러려면.
‘백광을 성장시켜서, 권능을 강화해야겠군.’
아크에선, 1500에서 성장이 멈추었던 백광.
하나 성지한은 새 권능인 ‘시간 역행’을 얻은 후, 성장 한계선이 한층 늘어남을 느꼈다.
이제는 아마, 2천 이상까지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뭐, 아크에 가서 인공 장기의 빛만 흡수하면. 2천도 금방이겠다만…….’
무극검이 아직도 아크 내부를 배회중일 지도 모르니까.
주시의 권능으로 아크를 관측할 수 있기 전에는, 섣불리 진입하면 안 되겠지.
‘아크 내부를 살필 수 있을 때까진. 일단 여기서 백광을 얻어야겠군.’
아크에서처럼 백광을 단번에 1천씩 얻을 순 없지만.
여기서도 소량이나마 백광을 꾸준히 획득할 수는 있었다.
“여유 있을 때 레벨 업도 해야지.”
스탯 청이 총통의 ‘무효화’와 관계 있을지도 모른단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그래도 현재로서는, 이 능력만 한 게 없으니까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 나가야지.
“레벨 업이면…… 저거 마시게?”
“어…….”
성지한은 커다란 냄비에 담긴 공허 EXP 포션을 보면서,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서버 관리기기로 레시피를 만들 때, 너무 뒷일 생각을 안 했군.
‘일단 먹어 보고 물리면 포션을 새로 만들던지 해야겠어.’
그는 그렇게 결심하고는.
스윽.
냄비를 통째로 들었다.
* * *
2주 후.
“아직도 못 찾았다구요?”
[예. 예. 이 쪽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찾고는 있습니다만……]“공허가 총동원됐는데, 못 찾고 있다니…….”
[저,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요!]울드는 자신의 곁에서 둥둥 떠다니는 불가사리, ‘메신저’를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공허 세력까지 동원하면 백색의 관리자 쯤이야 금방 찾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이렇게 지체되는 건, 예상외의 일이었다.
거기에 어째.
‘예전에 추격했을 때보다, 더 기척이 안 느껴지는 거 같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색의 관리자라면 응당 내뿜을 ‘빛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이제 슬슬 찾겠다 싶었는데.
공허를 총동원하고 나서부터는, 오히려 그 빛의 흔적도 사라져 있었다.
이러면 단서 없이 우주를 뒤지는 격인데 찾을 수가 있나.
울드는 공허와의 협조 이후, 일이 이렇게 꼬인 걸 파악하고는.
메신저 쪽을 노려보았다.
“당신들. 이드 쪽에 붙은 거 아니죠?”
[저희가 어찌 감히…… 지금 흑색의 관리자께서도 만사 제쳐두고 직접 탐색 중이십니다!]“글쎄요?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해 탐색했으면, 진작에 발견했을 텐데 말이죠.”
[저희는 정말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백색의 관리자를 찾지 못한 건, 전적으로 저희의 무능 때문이겠지요……]무능해서 찾지 못하는 거니까.
최선을 다하는 건 인정해달라 이건가.
울드가 메신저의 몸통을 갈기갈기 찢어버릴까, 생각하고 있을 즈음.
삑. 삑.
그녀의 배틀튜브에서.
청색의 관리자, ‘성지한’이 방송을 시작한다는 알람이 도착했다.
‘흠…… 서버 관리기기를 회수하고 그의 능력을 회수하려고 했는데.’
백색의 관리자가 이렇게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숨어 버렸으니.
일의 선후를 잠시 뒤바꿀까.
‘이젠 내가 권능을 사용할 정도로 성장했으려나.’
저번에 무신의 탑에선 분명.
성지한이 너무 약해서 빛의 시계를 띄울 수가 없었지.
‘저번과 같이 성장이 느리면, 뭐 레벨 업이나 시켜 줄까?’
성지한이 지금까지 성장을 못 했으면.
이 한 몸 바쳐서, 레벨 업 좀 시켜 주면 되겠지.
울드는 싱긋 웃고는, 메신저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탐색 계속 하세요. 전, 기분 전환 좀 하고 올 테니까요.”
[기. 기분 전환 말씀이십니까……?]“그래요. 지구에 좀 갔다 올게요. 제가 거기에 좀 키우는 게 있어서.”
그러며 그녀가 포탈을 열자.
[지구로…… 알겠습니다. 그리 전하겠습니다.]메신저는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그녀의 행선지를 다시 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