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53
“가기 전에, 일단 준비를 끝마치죠.”
이제 바로 끝을 내러 가잔 강상의 제안에, 성지한은 그리 말했다.
“……? 여기서 더 뭘 준비한단 말인가?”
“보호의 권능을 얻었으니, 백광을 더 키울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이그드라실에 다가간 성지한은.
광체화 장기 생성을 눌러 이를 흡수했다.
번쩍……!
그러자 한층 더 백광이 성장하며.
‘이거 금방이라도 청을 뚫을 기세군.’
청의 영역으로 빛을 틀어막는 것이 더 쉽지 않아졌다.
하지만.
‘아소카의 깨달음을 이어받은 보람이 있어. 예전 수준이었으면, 내부의 백광이 이미 터져나왔을 텐데…… 어찌저찌 막을 수는 있겠어.’
아소카에게 이어받은 심득을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를 전수받은 것만으로도 청을 예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그가 그렇게 힘을 갈무리하며 보호의 권능까지 정착시킬 때.
“음…… 그럼 자네도 그놈처럼 머리카락이 남아나지 않는 건가?”
강상이 성지한의 머리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사위 삼을 거라 그러더니, 설마 머리카락 걱정이라도 하는 건가?
‘이드 놈은 그냥 대머리가 운명이었던 거 같긴 한데.’
청으로 빛이 외부로 가는 걸 차단해서 그렇지.
안쪽에서는, 빛이 번쩍거리고 있는 성지한의 두피.
하나 그냥 반짝이기만 할 뿐, 딱히 머리가 빠진단 느낌은 들지 않았다.
‘뭐 이건 지금 급한 게 아니니까.’
스탯 영원으로 팔다리가 잘려도 재생시키는 판에 머리카락쯤이야.
성지한은 그보다 이번에 얻은 보호의 권능을 운용해 보기로 했다.
일단 그러려면.
‘권능을 최대한 강화시킨 상태에서 시작해야겠지.’
현재 강화 가능한 권능은 4개로.
‘시간 역행’과 ‘보호’, ‘주시’, ‘타워의 구현도 강화’였다.
‘저번처럼 실체화에 백광을 투자하면, 실패하면서 랜덤으로 강화되겠지.’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면서, 실체화를 강화하려 했지만.
[‘실체화’ – 성공률 5%]실체화의 성공 확률이 변한 걸 보곤, 두 눈을 크게 떴다.
‘성공률 5%……? 뭐야. 언제 올랐지?’
설마 이번에 백광이 한층 더 성장하면서, 0%였던 확률이 확 튀어 오른 건가?
‘이거, 설마 성공하나……?’
확률이 제로였던 실체화.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서, 관심도 가지지 않고 있던 능력이었는데.
막상 5%라고 해도 가능성이 생기니, 성지한은 실체화에 대해 관심이 갔다.
‘실체화…… 이름만 들으면, 무언가를 실제로 만들어 준다는 느낌인데 말이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기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성공확률이 낮은 걸 보면 평범한 능력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성지한은 실체화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근데 지금의 나한텐 어차피 다른 선택지가 없군.’
이드가 사라지며 갈무리된 보호의 권능을 얻은 이상.
성지한이 확장할 수 있는 권능은 결국 실체화밖에 없었다.
삑.
그가 실체화에 백광을 모조리 투자하자.
[권능 확장이 실패했습니다. 기존 권능, ‘보호’가 강화됩니다.]이 메시지를 시작으로.
확장 실패만 주르륵 뜨면서 기존에 지닌 권능이 골고루 강화되었다.
열 번 넘게 확장을 시도했는데도 결국은 얻지 못한 ‘실체화’.
‘흠. 막상 못 얻으니 아깝네.’
성지한은 실체화를 얻지 못한 걸 아쉬워하면서도.
일단 강화된 다른 권능들부터 점검해 보았다.
실체화 권능 확장에 실패하면서 골고루 강화된 빛의 권능.
그는 강상 쪽을 바라보았다.
“황제여. 뭔가 변한 느낌 안 드십니까?”
“짐 말인가? 흐음…… 이 육신. 좀 더 강해졌군. 예전과 크게 차이 날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네.”
타워 구현도 상승은 한 번만 강화되어서 그런지.
강상이 크게 체감할 정도로 동방삭의 육신이 강해지진 않은 것 같았다.
‘주시의 권능도 딱히 더 강화된 느낌은 아니고…… 시간 역행은 어떻게 써먹을지 애매하단 말이지.’
이러면 건질만 한 건 보호의 권능밖에 없나.
이건 테스트해 보고 가야겠네.
“잠깐 힘이 약해질 겁니다.”
성지한은 그리 말하고 빛의 권능 운용을 보호 쪽으로 뒤바꾸었다.
그러자.
슈우우우우…….
순식간에 쪼그라드는 타워.
하나 강상은 눈썹만 꿈틀거리더니.
“흐음…… 확실히 체감되는군. 힘이 반절은 사라졌어.”
천천히 수염을 쓰다듬으며, 힘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극검의 힘도 있어서 저번처럼 몸이 안 줄어드나 보네.’
예전에는 작은 크기로 무극검과 대항했던 동방삭.
하나 지금은 무극검에 담긴 강상도 그와 합류했기 때문인지, 그때처럼 크기가 축소되진 않은 상태였다.
‘그럼 부담 없이 보호의 권능을 테스트해볼 수 있겠군.’
성지한은 보호의 권능을 본격적으로 발동시켜 보았다.
번쩍. 번쩍……!
성지한의 머리가 찬란하게 빛나자, 그의 주변으로 펼쳐지는 빛의 장막.
그건 이드가 사용하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장막의 두께나 빛의 밀집도가 달랐지만.
“보호를 사용한 건가? 나름대로 쓸 만해 보이는군. 무극검으로도 단숨엔 뚫지 못하겠어.”
이를 지켜보던 강상은 성지한의 보호막에 대해 나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정도면 울드의 금빛 시계도 어느 정돈 막을 수 있겠는데.
물론.
“북쪽의 루트엔, 금빛의 시계가 없었죠?”
“내가 보호하는 구역에선 그랬네. 검이 방어하고 있으니, 굳이 그 시계까지 있을 필욘 없었지.”
“그렇군요.”
북쪽 루트로 가기로 한 이상.
시계를 막기 위해, 이 보호막을 쓸 일은 없겠지.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이곤 보호의 권능의 다른 기능에 관심을 돌렸다.
‘정신 보호…… 이것도 테스트해 봐야지.’
초월체의 빛에 중독되어 헤롱거리다가, 이를 이용하여 제정신을 되찾았던 이드.
아크의 중앙부엔 울드뿐만 아니라 초월체도 있었으니.
거기서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선, 빛의 장막보다 성지한에겐 더 필요한 능력이라 할 수 있었다.
‘어디 보자…… 이렇게 쓰는 거였나.’
이드가 아소카의 권유에 따라, 순순히 보호의 권능을 갈무리하고 사라진 덕에.
이를 흡수하며 권능 운용 방법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던 성지한.
그는 이드가 했던 것처럼, 권능을 사용해 보았다.
그러자.
화아아아…….
그의 머리 뒤로 빛이 후광처럼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드가 사용한 것과 같은 정신 보호.
막상 빛을 띄운 성지한은 묘한 표정이었다.
“정신 보호는…… 이드보다 보호의 권능이 약해서 그런지, 그다지 실감이 안 나는군요.”
“그런가? 그럼 아까 초월체를 떠올려 보게.”
초월체에 현혹될 뻔했던, 조금 전 순간.
그때 느꼈던 안락함은 성지한이 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거기서 빠져나온 이후에도 이따금 그때의 편안함이 자꾸 떠오르곤 했는데……
“오…… 이건, 확실히 효과가 있군요.”
정신 보호를 사용하자, 초월체 안에서의 안락함은.
아까보다 훨씬 옅은 농도로 느껴졌다.
이 정도면 그냥 침대에서 누워 자는 거랑 비슷한 정도의 감각이었으니.
다시는 여기에 현혹될 일은 없겠지.
‘이거 정말 쓸 만하네.’
성지한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보호의 권능을 거둬들였다.
“그럼 타워를 다시 세우겠습니다.”
쿠르르르……!
빛의 권능 발현을 타워로 바꾸자.
다시 탑이 천장까지 솟아오르며 강상의 힘이 원래대로 회복되었다.
“준비는 끝난 건가?”
“예. 가죠.”
“좋아. 내가 길을 안내하지.”
스으윽.
강상이 먼저 발걸음을 옮기자.
성지한이 이를 뒤따랐다.
* * *
아크의 중심으로 향하는, 북부의 루트.
원래대로라면 무극검이 이리로 오는 불청객을 모조리 베어야 했지만.
검이었던 강상이 이쪽 편에 선 이상, 북쪽은 프리패스나 마찬가지였다.
슉. 슉……!
빛의 시계를 가볍게 피하며 길을 뚫고 나가는 강상과.
그런 상대를 바싹 뒤쫓는 성지한.
뒷짐을 지면서 공간을 뛰어넘던 강상은 뒤쪽을 힐끗 돌아보았다.
“사위의 신법, 쓸 만하구나. 동방삭에게 배운 것이냐?”
“뭐, 그런 셈입니다.”
“흐음…… 같은 무재를 지니고 태어났다 할지라도. 각자의 환경에 따라 무공의 발전이 다른 건가. 재미있구나.”
“두 분의 무공이 다릅니까? 태극마검이나 무극검은 같은 걸로 보았는데요.”
“무의 종착점이야 같지만 거기까지 다다르는 방법엔 차이가 있는 법이지…….”
그러면서 강상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그가 보는 건, 지금 사용하고 있는 동방삭의 육신.
“빨리 이곳에서의 일을 해결하고. 또 다른 나와 무를 계속 겨루고 싶구나. 제국을 물려줄 상대도 찾았으니 말이야.”
“……설마, 그거 접니까?”
“그렇네. 사위는 번거롭게 황태자 하지 말고 바로 2대 황제로 가지.”
그는 동방삭과 겨루고 싶은 마음에 아예 성지한을 2대 황제로 책봉한 상태였다.
“일단 아크에서의 일을 해결한 후에, 생각하시죠.”
“그래. 일단은 그 악녀의 목부터 베도록 하세.”
그러면서, 북쪽 루트를 주파한 지 5분이 지났을까.
“음……?”
강상은 나아가다 말고, 걸음을 멈추었다.
“금빛의 시계인가…… 분명 예전엔 없었는데.”
그가 주시하는 전방엔.
커다란 금빛의 시계가, 마치 문처럼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예전에 없었는데 생겨난 거라면…… 혹시 울드가 깨어난 겁니까?”
“흠. 아무래도 아크 내부에서 많은 일이 있었으니, 그럴지도 모르겠군. 빨리 뚫도록 하세.”
“그럼 보호의 권능을 준비…….”
“아니. 그냥 크기를 줄이면 되네.”
강상이 검을 한 차례 움직이자.
완전히 길목을 틀어막고 있던 금빛 시계가 손바닥만 한 크기로 쪼그라들었다.
물 샐 틈도 없던 방금 전과는 달리, 넓게 확보된 공간.
무극검으로 모든 걸 파괴시키는 줄 알았더니, 이런 것도 할 수 있었나?
‘이거 원…… 강상이 합류한 이상, 보호의 권능을 시계에 쓸 필요는 전혀 없었군.’
성지한이 쉽게 쉽게 길을 뚫는 강상을 보며 헛웃음을 지을 때.
“그럼 가지.”
슉!
강상은 앞장서서 본격적으로 길을 개척해 나갔다.
성지한이 할 일은, 그냥 그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속도를 내는 것 뿐.
‘맨날 버스 기사만 하다가 버스를 타게 되니 편하긴 하네.’
그가 뻥 뚫린 길을 달리며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파아아앗……!
어느 한 선을 지나자.
선명한 빛이 두 사람의 시야에 잡히기 시작했다.
분명 멀리서는 관측되지 않았던 백색의 빛무리는.
그들이 어느 지점을 넘어서자, 그때부터 비로소 시야에 포착되었다.
그리고.
“으음…….”
앞에서 한참을 주파하던 강상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걸음을 멈추었다.
“아무래도 이곳인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