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82
외전 11화
‘법으로 안 되면, 사적인 제재라.’
채팅을 친 쪽이 어디 소속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성지한을 대신해서 손을 더럽히겠다는 건가.
아무래도 정부의 헬기를 타고 던전 포탈을 없애는 모습을 보여 주고 나니.
긴가민가하던 이들에게 확신을 심어 준 것 같았다.
‘던전 포탈이 최대 위협으로 다가온 지금, 사실 사람 하나 죽이는 거야 일도 아니지.’
던전 포탈을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된 성지한.
그를 위해 사람 하나 죽이는 건 당연히 시도해 볼 법한 일이었다.
거기에 상대가 강력한 플레이어도 아니고, 일반인이라면 리스크도 없었으니까.
“가해자가 2일 동안 자수하지 않으면, 목만 선물받을 지도 모르겠군.”
“모, 목이요……?”
“그래.”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죽을 뻔한 거, 기억 안 나나?”
성지한은 손사래 치는 윤세아에게 그리 말하곤,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지금은 감점 요인이다. 다만, 이틀 후에도 가해자가 감옥에 안 들어가면 가산점이 되겠지.”
제시했던 기한이 지나기 전까지는 가해자를 죽이지 말라고 했지만.
그 이후에는 +점수를 주겠다고 하자.
-아니 지금 장난해요?
-이, 이거 살인교사 아냐? 저놈부터 잡아가야지!!!
-누가 누굴 잡아 ㅅㅂ ㅋㅋㅋ 상황 파악 안 되냐?
-던전 부서진 거 못 봄? 눈깔 안 달림?
-조작이야!!!
-조작은 무슨 여기서도 빛의 기둥이 보였는데 ㅋㅋㅋ
채팅창에 남아 있던 소수의 검왕가 유저들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하나.
“이틀 후에는 저 검왕가의 목에도 가치를 부여하겠다. 목 하나당, 던전 하나씩 없애주지. 내가 어느 나라를 가든 교환은 성립될 거다.”
성지한이 윤세아의 채팅창에서 난동을 부리는 검왕가를 보며 코멘트를 덧붙였다.
-목 하나에 던전 1개라니…… 아아. 겨우 그런 것으로 대가가 되겠습니까?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지금 당장, 추적하겠습니다.
-하 배틀튜브 아이디 만으로 어떻게 안다고…… ㅋㅋㅋㅋ-글쎄…… 오프라인에서 티를 안 내면 안 들키겠지만, 그런 사람 생각보다 적을걸? SNS에서 워낙 티를 내셔서 -아 미친 새끼들이 진짜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성지한의 선언 때문에 확실히 화력이 약해진 검왕가 시청자들.
-그러고 보니 던전 포탈 하나 메카 근처에 생겼다는데…… 중동 형제들 출동하는 거 아님?
-요즘 마피아들도 던전 포탈 때문에 근거지 옮기는 시대임; 사람 하나 잡아서 땅 되찾는다? 싸게 먹히죠 ㅋㅋ-야 이러다가 윤세아 칼찌한 범인이 자수하는 거 아냐?
-나 같으면 진지하게 안전한 깜방 보내 달라 할 거 같은데……; 지금 상황이 외국 조직에게 2일간 납치됐다가 목 잘려도 이상하지 않아 -이미 붙잡혀 있을 수도? ㄷㄷㄷ사람들은 더 나아가, 윤세아를 칼로 찌른 범인이 이미 외국 조직에 붙잡혀 있는 거 아니냔 음모론까지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김창용은 급히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에 연락을 취했다.
“저…… 그, 가해자는 관리국에서 이미 신변 보호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답변을 듣던 김창용은 안도한 얼굴로 성지한에게 보고했다.
“그래? 자수하라고 권유해라. 집행유예 같은 거 나오면, 걔 목에 던전 50개를 걸지.”
“5, 50개요?”
“응.”
던전 포탈 50개 삭제.
어느 나라든 눈이 뒤집힐 만한 보상을 제시하곤, 성지한은 싱긋 웃었다.
“아. 그렇다고 관리국에서 죽이진 말고. 한국은 네 말대로 법치국가 아니겠어?”
“…….”
“뭐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 나는 뭘 선택하든 좋으니까.”
“알겠습니다…….”
살인 미수로 자수하던지, 아니면 죽어라.
성지한의 최후통첩을 듣고 김창용이 으스스한 느낌을 받았을 때.
윤세아가 침을 꿀꺽 삼키며 말문을 열었다.
“그. 무…… 아니, 삼촌. 그래도 너무 심한 게…….”
“아니. 심하지 않아. 나는 지금 가해자를 최대한 봐주는 거다.”
그러며 성지한은 서늘한 눈으로 윤세아의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새 여자를 만난 것과 이민을 떠난 게 딸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그게 세아의 잘못인가? 너희는 그저 리그 순위가 떨어진 울분을 죄 없는 대상에게 풀었을 뿐이다. 마녀사냥엔 대가를 치러야지.”
“…….”
“나는 너희의 가족도 친지도 모두 사형대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자비를 베풀었다고 생각하는데?”
미션 속에서의 일 때문에 현실의 사람들이 피해 보는 걸 고려해서 이 정도에서 끝을 낸 거지.
그게 아니었으면 극단적으로 나갔을지도 몰랐다.
-자비라니…… 아니 그래도 좀 극단적인 거 아닌가;
-윤세아 욕 좀 하긴 했지만 뭐…… 그게 죽을 정도야?
-아무리 그래도 좀 너무하네요
성지한의 발언을 듣고는 반발하는 의견도 적진 않았지만.
“가해자가 감옥을 간다고, 과연 내가 감동해서 이민을 가지 않을까?”
-엥?
-뭐야;;; 칼찌한 애 깜빵 가도 이민 갈 수도 있는 거야?
-아니 그건 좀……;;
“모든 건 내 마음이다. 갑을을 명확히 구분해 줬으면 좋겠군.”
성지한이 자신이 ‘갑’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자.
반발 여론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아. 그…… 무신님…….”
“세아. 너는 이 일에 너무 깊게 신경 쓰지 마라. 이건 어디까지나, 성지한의 뜻이니까.”
“……삼촌이요?”
“그래.”
그리고 무신을 다시 한번 제지하려던 윤세아는.
그의 대답을 듣고는 혼란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
“……알겠어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던전 포탈 시원하게 박살 나네……
-이거 보니까 이동시간이 더 걸리는데?
-벌써 마지막 던전인가.
-어째 하는 거 보면 하루에 5개 이상 부술 수 있어보이는데???
성지한을 태운 헬기가 마지막 다섯 번째 던전으로 이동할 즈음.
관리국에서, 한 사람이 합류했다.
“아. 안녕하십니까! 함양 박씨, 박윤식입니다!”
성지한을 보면서 상기된 얼굴로 90도 폴더 인사를 하는 남자.
어딘가 익숙한 얼굴을 살펴보고 있자니.
[서브 퀘스트를 일부 클리어했습니다.] [10명 이상의 지인과 만남이 (2/10)으로 갱신되었습니다.]지인 10명 만나기 미션 중, 1명이 더 충족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잘 불렀네.’
확실히 본관을 알고 부르니까 미션 클리어하기 쉽군 그래.
성지한은 빠릿빠릿한 태도를 취하는 박윤식을 보면서, 슬쩍 웃음을 지었다.
“이제 가도 돼.”
“……네?”
“내 목적은 달성했으니까 돌아가도 된다고.”
지인 만났으면 됐지.
뭐 굳이 데리고 다닐 필요 있겠나.
성지한은 박윤식을 배려해서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아니…… 죄, 죄송합니다! 제가 결례를 저질러서……!”
상대방은 거의 절할 기세로 몸을 숙였다.
“하지만, 저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어떻게든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아니. 내 용건은 끝났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그냥 돌아가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옆에서 김창용이 그리 거들었지만.
박윤식은 그를 노려보더니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제발! 제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응? 나 같은 놈 옆에 있으면 신경 쓸 게 많을 텐데, 피곤하지 않겠나?”
“아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영광이지요!”
아니 뭔 경쟁이 붙었길래 둘이 이러나.
성지한은 관리국 공무원끼리의 치열한 시선 교환을 보다, 피식 웃음을 지었다.
“뭐 굳이 따라오겠다면야. 둘 다 수행해.”
“아…… 같이, 말씀이십니까?”
“그럼 한 명 자를까?”
“아닙니다! 같이 협력하겠습니다!”
화색이 된 채 헬기에 합류한 박윤식은.
성지한에게 바로 한 가지 보고를 올렸다.
“그…… 성지한님께서 신경을 쓰시던 가해자. 조금 전에 자수를 했다고 합니다.”
“벌써?”
첫 번째 던전 포탈을 제거하고, 5번째로 이동할 때까지 몇 시간 걸리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마음이 그렇게 변했다고?
“몇 시간만에 자수라니…… 쉽게 믿음이 가지 않는군.”
“그…… 사실 가해자는 어제부터 납치당할 뻔했습니다. 관리국의 신변 보호로 인해 무사했지만, 저희도 언제까지 지켜 드릴 순 없다고 말씀드렸구요.”
“어제부터?”
성지한이 사적 제재를 용인하겠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행동에 들어간 조직이 있었나.
“예. 그래서 오늘 방송을 보고 자수했습니다. 가족에게까지 피해가 갈까 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고 들었습니다.”
“마음고생이라…… 남을 죽일 생각이었으면, 자기도 죽을 각오를 했어야지.”
성지한은 서늘하게 웃음 짓더니.
“그래도 자수를 했다니, 당분간은 더 있어야겠군.”
스윽.
손가락을 움직여, 대지의 던전 포탈을 폭파시켰다.
그렇게 성지한이 헬기에서 손가락만 움직여 5개의 던전 포탈을 소멸시키자.
-뭐 저렇게 쉽냐;
-진짜 이동시간이 문제네……
-솔직히 이분, 암만 봐도 5개 이상 부술 수 있어 보이는데……
-저, 혹시 곤경에 처한 인류를 위해 좀 더 던전 포탈을 파괴하실 생각은 없나요?
사람들은 성지한이 하루에 5개 이상을 부술 수 있을 거라고 보고는.
그에게 포탈을 제거해 달라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싫은데.”
하지만 성지한은 이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절 의사를 표했다.
세계에 깔린 던전 포탈이 몇 갠데, 그걸 언제 없애고 있어.
‘거기에 지금 당장 할 일은 스탯 청을 키우는 거니까.’
이 미션의 최종 목표는 동방삭의 강림을 저지하는 것.
던전 포탈 제거에, 시간을 더 쓸 수는 없었다.
“대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지.”
“물고기 잡는 법요……?”
“그래. 던전 포탈을 제거하는 방법 말이다.”
-?????
-던전 포탈 제거 방법을…… 푸신다구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네;
-이 정도면 거의 국가 기밀 아님? 이걸 그냥 알려 줘?
성지한의 깜짝 선언에 아수라장이 된 채팅창.
“그냥은 아니고. 당연히 조건이 있지.”
그러면서 그가 갑자기 사람의 이름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이하연, 임가영…….”
대기 길드의 주역 맴버를 시작으로 호명되는 10여명의 한국 사람들.
-임가영은 알겠는데…… 이하연은 누구야?
-나머지는 대표팀 선수들인 거 같네
-이민 간 놈들도 있음…… ㅡㅡ
이하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국 대표팀에 소속된 플레이어들이 불렸다.
그렇게 한국인 이름이 끝나자.
“미국에선 소피아, 배런, 크리스토프 해설자…….”
그 다음엔 미국의 유명인뿐만 아니라.
타국의 이름도 호명되기 시작했다.
-디에고 마시드도 부르네
-뭔가 유망주랑 이미 다 큰 플레이어랑 뒤죽박죽 섞여 있는데……
-기준이 뭐지?
-해설은 왜 불러? 짤린 감독은 왜 부르고?
-전혀 모르겠다;
-아니 분명 뭔가 있을 거야……
사람들은 성지한이 ‘지인’을 부를 거라곤 전혀 예상도 하지 못한 채.
저 호명된 이름 가운데, 무언가 통일성이 있는 건 아닌지 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성지한은 마지막 나라를 거론하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토 류헤이, 다케다 카즈오. 그리고…… 이토 시즈루까지 초대하도록 하지.”
-헐 검왕을 초대해???
-다케다 카즈오는…… 신 자위대 영입팀장인데
-이토 시즈루는 누구야? 성씨가 검왕이랑 같네……
-얘가 혹시? ㅡㅡ……
-에이 이토 존나 흔한 성 아님? ㅋㅋㅋ
세간에는, 밝혀지지 않았던 검왕의 여자.
‘이토 시즈루’까지 거론한 성지한은.
“이들이 한국에 온다면 그때 ‘물고기 잡는 법’을 공개하겠다.”
그들에게 낚일 수밖에 없는 미끼를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