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85
성지한이 부른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며 한국에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토 시즈루 동명이인 보내는 건 뭐냐 ㅋㅋㅋㅋ
-아니 뭐, 알려진 사람은 아니긴 한데…… 그래도 꼼수 아니냐 저건 -검왕님 꼬신 여자 누군지 보나 했는데 아쉽네……
-이토 시즈루가 그 여자라고 아직 확정지을 순 없지 않음?
다른 나라와는 달리 일본 측에서는 사람을 보내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특히.
-시즈루는 그렇다 치고 검왕은 왜 안 옴? ㅡㅡ
-설마 쫄?
-성지한이 세긴 해도, 그래도 그 자리에서 칼부림 내진 않을 거 같은데……
-그건 모르지 워낙 노빠꾸인 거 같아서 ㅋㅋ
-그래도 일본도 던전 포탈 문제는 심각하지 않나?-ㄴㄴ 아직 괜찮을 걸 이번 시즌 동북아 1위잖아-아니 그래도 다른 대륙에선 진짜 심각한 경우 많은데…… 이건 너무하지 않아???
검왕이 참석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비난 여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던전 포탈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최대 위협.
그래서 성지한이 호출한 사람들도 다들 각자의 나라에서 한가락 하는 존재임에도.
다른 일 다 제쳐 두고, 모두 한국행을 택하지 않았던가.
헌데 비행기를 타면 1-2시간밖에 안 걸리는 옆 나라에 살면서, 한국엘 가지 않겠다고 하니.
욕을 안 먹을 수가 없었다.
한편, 배틀넷 센터에서는.
“……일본 측 배틀넷 관리국에 수차례 안전 보장을 강조했습니다만, 결국 검왕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박윤식 과장이 성지한에게 관련 보고를 하고 있었다.
“거기에 이토 시즈루도 10명을 보낸다고 하고?”
“예…… 아마 성지한 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은 아닐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른 나라는 몸이 달았는데, 일본은 참 여유가 있군 그래.”
“그, 대신…… 신 자위대 영입팀장, 다케다 카즈오를 파견했다고 합니다.”
핵심은 싹 다 빠져나가고 쭉정이만 보냈네.
성지한은 자신을 향해 아부하던 대머리 팀장을 떠올리곤, 피식 웃음을 지었다.
‘이토 시즈루의 이름을 괜히 거론했네.’
예전에는 변장을 해서라도 한국에 와서 자신을 매료시키려 들더니.
이번엔 이름을 정확히 호명하니, 오히려 경계심을 느끼고 오질 않으려고 했다.
하기야, 던전을 부수면서 압도적인 힘도 보여 주었으니.
저쪽에서 조심하려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 그러면 모임은 어떻게 하실지 여쭤보아도 되겠습니까?”
성지한이 부른 30여 인의 명단.
이하연이나 이토 시즈루 같은 케이스가 특별한 경우지.
대부분은 자기 나라에서 한가락 하는 플레이어들이었다.
그런 귀빈들을 초대했는데 검왕 때문에 던전 파괴 방법이 안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후폭풍이 장난 아닐 것 같았다.
“일본 관리국에 전해. 불참자 1명당 100억 GP를 기부하라고.”
“100…… 100억 GP요?”
“응. 그리고 내가 보기 원하는 이토 시즈루는 검왕의 여자니까. 동명이인들 데려와 봤자 소용없다고 전해라.”
“그럼 결국…….”
“둘 다 안 올 거면, 200억 GP를 내야겠지.”
200억 GP.
배틀넷 튜토리얼 시절 때만 해도 1GP는 1달러로 연동되었지만.
스페이스 리그 진입 후, 인류의 배틀넷 순위가 급락한 이후부터 GP의 가치는 계속 치솟고 있었다.
여기에 한국은 국가 순위가 하락하면서부터, 원화 가치가 떨어져서.
현재 1GP는 거의 5천 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니.
“그…… 원화로 환산하면 100조 원이 넘습니다만…….”
“그래서?”
“아무리 일본이라고 해도 이걸 지불하려면 국가 차원에서 나서야 할 텐데…….”
“그게 싫으면 오면 되잖아?”
그러면서 성지한은 손가락을 2개 펼쳤다.
“200억 GP 주던지, 검왕 네가 오던지. 걔네 보고 알아서 선택하라고 해.”
“아…….”
“이 문제 해결되기 전까지는, 모임이 열릴 일은 없을 테니까 언론에도 이렇게 알려.”
“알겠습니다…….”
박윤식 과장이 고개 숙여 떠나자.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윤세아가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물었다.
“그, 무신님. 200억 GP는 역시 좀 크지 않을까요……?”
“그래야 올 생각이 들겠지. 아니면 뭐 네가 돈 버는 거고.”
“네? 제…… 돈이요?”
그녀는 놀란 듯 눈을 깜빡거렸다.
200억 GP, 당연히 무신이 가져가는 건 줄 알았는데……?
“어. 난 사실 GP 딱히 필요 없거든.”
“그. 그래도 너무 커요……! 2, 200억 GP를 어떻게 받아요?!”
“부담되면 그냥 네가 돈 관리한다고 생각해. 그 돈을 성지한한테 맡길 순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성지한한테 돈을 맡길 거냐는 이야기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는 윤세아.
-성지한 님 여기서는 이미지가 ㅠㅠ
-미션 처음에 집 상태 봤잖아……
-근데 GP가 그렇게 비싼가? 100조라니 어이가 없네 ㅋㅋㅋ-브론즈리그에서 순위 떨어지면 환율 금방 박살 나지 뭐 -ㄹㅇ 우리 실버 올라가고 박살 나서 세계수 식민지 됐던 거 기억 안 남?
시청자들이 현실 세계와 미션 속 GP 환율 차이를 보곤 갑론을박을 벌일 즈음.
윤세아가 그의 눈치를 살피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저. 하나만 질문드려도 될까요?”
“얼마든지 해.”
“그, 무신님께서는 어떻게…… 그 이토 시즈루라는 분을 알고 계신가요?”
“그런 여자한테 분이라고 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서 성지한은 생각해 둔 이야기를 꺼냈다.
“그 여자는 내 적을 따르는 졸개. 정체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다.”
“적이라면…….”
“서큐버스 퀸이다. 매혹 능력을 발휘해, 검왕도 꼬드겼지.”
“아…….”
사실 서큐버스 퀸 따위야 성지한의 적은 아니었지만.
언젠가 이런 질문이 오리라 예상해서, 그가 생각해 둔 답이었다.
“매혹이라니…… 그래서 아빠가 간 거군요…….”
윤세아가 성지한의 말을 듣고는 착잡한 얼굴로 그리 중얼거리자.
“그를 어떻게 해 줄까?”
성지한이 그녀에게 검왕의 처분에 대해 물어보았다.
현실의 윤세아야, 검왕 때문에 고생을 하긴 했어도.
성지한이 중심을 지키고 있는 덕에, 큰 피해를 보진 않았다만.
‘여기선 상황이 다르지.’
검왕이 일본에 간 이후, 집에서도 쫓겨나고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다가 결국 죽은 것이 게 이 세계의 윤세아였다.
검왕에 대한 원망은 아무래도 비교할 수 없이 깊을 터.
“어떻게……라뇨?”
“그의 처분에 관해서다. 매혹을 풀어주는 선에서 끝을 낼 수도 있고, 아니면 세상에서 지워 버릴 수도 있겠지.”
“……모르겠어요. 지금 당장은,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성지한의 물음에 윤세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결국 그렇게 대답했다.
하기야,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쉽게 결정하기 힘들겠지.
“그래. 그건 됐고. 기다리는 동안, 네 부탁을 들어주겠다.”
“제 부탁이라면…….”
“무공. 배우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그 말에.
“앗…… 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윤세아의 표정이 금방 밝아졌다.
***
1일 후.
“와, 무신님! 스탯 ‘내공’이 생겼어요……!”
윤세아는 혼원일기공을 어마어마한 속도로 습득해 나가고 있었다.
-아 처음엔 나도 무공 전수받나 했는데……
-전음으로 가르쳐주시는 건가? 아쉽네 ㅋㅋ
-하긴 지금 시청자가 몇 명인데 여기서 무공 공개하는 건 오버긴 하지 ㅋㅋㅋㅋ-와 그래도 1일만에 스탯이 따로 생길 정도면 엄청난 거 아냐……?
-뭐 윤세아 현재 랭킹 1위잖아; 궁수 말고 전사로 해도 그만큼 재능은 있겠지 아무래도 강설영에게 배운 혼원일기공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는 그래서.
소리가 밖에 새어 나오지 않게 전음으로 무공을 전수하던 성지한은 윤세아의 발전을 보며 내심 감탄했다.
강설영이 정리한 혼원일기공이 배우기 쉬웠다는 측면도 있고, 윤세아의 재능도 한몫했지만.
‘영원이 너무 좋네.’
윤세아에게 주어진 스탯 영원 1.
이 능력은, 그녀의 몸 안에서 대자연의 기운을 계속하여 발현하고 있었다.
자연의 기를 몸에 쌓아 가는 과정이 생략되는 거나 다름없어서.
내공 스탯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생겨났다.
‘내공이 생길 정도면, 혼원일기공의 걸음마를 떼었다고 봐도 된다고 했지.’
성지한은 강설영의 정리본을 떠올리며 윤세아에게 말했다.
“그럼 배틀넷에서 내공 테스트 하고 와 봐.”
“네!”
반 지하방에서 배틀넷 센터로 거주지를 옮긴 후.
강남 1 에어리어에 배치되어 본격적으로 레벨 업을 시작한 윤세아.
그녀의 레벨은 며칠 사이, 빠르게 올라가 어느덧 10이 되어 있었다.
‘대기만성에 영원 스탯까지 더해지니 성장이 빠르긴 하네.’
여기에 혼원일기공까지 완벽하게 익히면.
성지한이 회귀하고 레벨 업 시작했을 때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 같았다.
아무래도 배틀넷을 하루에 두 번 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사기적이었으니까.
-근데 여기 윤세아 게임하는 건 못 보나 봐?
-배틀튜브를 켜야 보는데, 욕하는 놈들 때문에 안 키는 듯?
-검왕가 애들 다 사라진 거 아니었음?
-ㄴㄴ 성지한 님 옆에 있을 때나 깨갱하지 윤세아가 단독으로 배틀튜브 틀면 다시 스멀스멀 기어 나올걸 -하기야 그런 거 감수하고 굳이 킬 필요 없지……
-근데 성지한 님은 여기서 배틀넷 안 하셔도 되나요?
시간적 여유가 남은 성지한은, 채팅을 훑어보다 질문에 대답했다.
“요 며칠이 리그 편입 기간이라 한번 해 볼까 했는데, 저는 배정 자체가 안 되더군요. 레벨만 120입니다.”
-ㅎㄷㄷ 120이라니
-하긴 던전을 그렇게 쓸어버리는데 레벨업 하겠지 ㅋㅋㅋ-근처 몬스터도 한 번에 조지니까 저렇게 오를 법도 하네 -근데 브론즈리그에서 실버리그로 가야 레벨 더 오르는 거 아니었음? 25에서 안 멈추고 120까지 올랐네;
-브론즈 아니잖아 지금 배정을 안 받아서 ㅋㅋ
-아하 그럼 레벨 제한도 없는 건가 ㄷㄷ
배틀넷 게임을 하기 위해선 일단 리그에 속해야 하는데.
성지한은 그 어떤 에어리어에도 들어가질 못했다.
아무래도 미션 속 세계에서, 또 다른 게임 안으로 들어가는 건 불가능한 것 같았다.
‘뭐 굳이 여기서 게임까지 더 들어갈 필요야 없지.’
던전 포탈을 쓸어버리면서, 1레벨이었던 성지한의 육신 자체는 레벨이 벌써 120에 육박했지만.
레벨이 올라 봤자, 잔여 포인트를 주는 것도 아니었고.
스탯 청도 그대로 2에서 멈춰 있었다.
그러니 지금은 서브 퀘스트를 깨는 게 중요하지, 레벨은 그에게 전혀 의미가 없는 지표였다.
그가 그렇게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있을 때.
딩동. 딩동.
배틀넷 센터의 숙소 객실 밖에서 벨소리가 들려왔다.
[성지한 님! 일본 측에서 답이 왔습니다……!]삑.
문을 열어 주자 다급히 들어오는 박윤식 과장.
“뭐라던가?”
성지한의 물음에.
그는 숨을 헐떡이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검왕과 이토 시즈루, 둘 다 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오늘 바로 출발하겠다고……!”
“그래?”
아무리 시즈루라고 해도, 역시 200억 GP는 부담스러웠나?
“예. 저희가 안전 보장을 강조, 또 강조했습니다!”
안전에 힘을 주며, 박윤식은 성지한의 눈치를 보았다.
그건 마치.
‘안전하게 가실 거죠?’ 라고 묻는 듯한 느낌이었다.
“안전 보장이라…….”
성지한은 이에 확답을 주지 않고.
“그럼 내일 보자고.”
묘한 웃음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