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93
벨로 회귀한 무신 외전 22화>
외전 22화
성지한은 품 안에 있는 아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3, 4살쯤 되었을까?
긴 금발에 푸른 눈을 한 아이는 성지한을 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와 졸귀네 ㅎㅎㅎ 아기 모델해도 되겠다
-근데 방금 대디라고 한 거 맞지?
-ㅇㅇ; 눈빛 보니까 잘못 이야기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근데 아이가 소피아 닮지 않음?
-소피아 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아니 근데 ㄹㅇ 닮긴 함 ㅋㅋㅋ
여기서도 배틀튜브는 작동하는지.
시청자들은 아이에 대해 소피아를 닮았다며, 큰 호기심을 보이고 있었다.
‘닮긴 닮았네.’
성지한은 물끄러미 아이를 바라보았다.
평소에는 어린아이를 보고도 딱히 귀엽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던 그였지만.
‘음…….’
이 여자아이를 바라볼 땐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저절로 생겨났다.
그가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자.
쪽!
아이는 성지한의 입술에 입을 맞추곤 해맑게 웃었다.
“헤헤.”
그러면서 이번에는 자기가 입술을 쭉 내미는 아이.
이거, 이번엔 이쪽에서 하라는 건가?
성지한이 친근함 MAX인 아이를 보며 잠깐 주춤할 때.
“엘리! 아빠 힘드셔! 그만 내려와!”
멀리서 중년의 여성이 달려와 아이를 말렸다.
‘……이 사람도 소피아랑 닮았네.’
혹시 소피아의 어머니인가?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아빠~ 힘들어?”
엘리라고 불린 아이가 성지한의 목을 붙잡곤, 그리 말했다.
“아니.”
“그럼 나! 나 말 탈래!”
“말?”
“응!”
그러면서 성지한의 목을 잡고, 올라오려는 아이.
그는 그녀가 뭘 원하는 건지 눈치챘다.
“자.”
두둥실……!
성지한이 손을 풀자 위로 떠오르던 아이는.
곧 그의 목 뒤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와~ 아빠! 배런 같아!”
“배런을 알아?”
“응! 배런이 많이 우주놀이 해 줬어!”
그 인간이 애랑 놀아 줬다고?
성지한이 황당해할 무렵.
“어휴. 정말…… 미안하네. 강등전 때문에 피곤할 텐데. 엘리가 아빠를 너무 보고 싶어했어.”
중년의 여성이 그에게 다가와 살갑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덕분에 살았네. 저번 강등전에도 그렇더니, 이번에도 자네가 인류를 구원했어.”
저번 강등전에 이어 이번에도 구원했다고?
성지한이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을 때.
“이, 이게 뭐야……!”
덜컥!
방문이 열리며 소피아가 당황한 기색으로 튀어나왔다.
“엄마! 아빠 왔어!”
그러자 그런 그녀를 보곤, 해맑게 손을 흔드는 여자아이.
정말로 이 아이는.
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 맞는 것 같았다.
“엄마?”
한편, 소피아는 그 말을 듣고 당황한 기색으로 셋을 보더니.
중년 여성을 보고는, 급히 입을 열었다.
“엄마…… 잠깐 애 좀 봐줘! 이분이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래? 알았어. 엘리. 할머니한테 오자!”
“아! 엄마! 나도 나도!”
“엘……리? 미안해! 잠깐이면 되니까. 응?”
소피아의 부탁에 아이는 입을 삐죽였지만.
그래도 순순히 중년 여성의 품에 안겼다.
“빨리 끝내야 해!”
그러면서 할머니와 함께 집 안을 걸어가는 아이.
소피아는 둘이 어느 정도 멀어지자, 성지한에게 조심스레 다가왔다.
“저, 그러면…… 무신님, 맞으시죠?”
“그래.”
“여기서 이야기하기는 그러니…… 제 방으로 가요.”
성지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피아는 앞장서서 방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성지한이 방 안으로 들어오자.
탁.
그녀는 문을 꽉 닫더니, 한숨을 크게 쉬었다.
“무신님……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여기선 저희가 결혼한 상태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 벽 쪽을 힐끔 바라보는 소피아.
거기엔 성지한과 소피아 그리고 아까의 여자아이까지.
해맑게 웃고 있는 가족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다.
“그런 거 같더군. 애도 있고.”
“네…… 그리고.”
소피아는 울상이 된 얼굴로 자기의 배를 만졌다.
“……제 배 속에 아이가 한 명 더 있는 것 같아요.”
“뭐?”
***
성지한이 그 말에 놀라 시선을 내렸다.
확실히 소피아의 배만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어쩐지 아까 방에 들어갈 때,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 보였는데.
임신 중이라 그런 건가?
‘배 크기 보니까 상당히 자란 거 같은데…….’
저렇게 나올 정도면 임신 중기, 아니 후기라고 해도 되겠는데.
“남자친구도 없는데, 갑자기 애 둘 엄마가 되다니…… 저희. 돌아갈 수 있겠죠?”
“돌아갈 수 있을 거다. 방법을 찾아보지.”
“아…… 네.”
성지한의 확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소피아였다.
“그런데…… 왜 여기서는 저랑 무신님이 결혼한 거로 되어 있을까요?”
그녀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글쎄. 무신이 아니라, 원래 이 몸 주인이랑 엮였을지도.”
“원래 몸 주인이라면…… 분명, 성지한 님이었죠?”
“그래.”
“아메리칸 퍼스트에서 조사한 자료를 봤을 때는, 안 좋은 평가가 많았는데…….”
소피아는 침대 옆에 놓인 핸드폰을 가리켰다.
“제가 좀 찾아봐도 될까요?”
“그래.”
그러자, 침대에 걸터앉아서 폰으로 정보를 찾기 시작하는 소피아.
“인류 랭킹 3위, 미국의 검 성지한…… 성녀 소피아를 임신시켜서 큰 비난을 받았지만, 우르크와의 강등결정전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해서 이미지 반전에 성공…….”
성지한은 소피아가 읊는 내용을 들으며,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추측할 수 있었다.
‘미국의 검에, 랭킹 3위라…… 랭킹 3위는 원래 소피아 자리였는데.’
예전에 국적 보너스를 못 받아서, 랭킹 7위에 머물러 있던 성지한.
하나 소피아랑 결혼하면서 국적 보너스도 받을 수 있게 되었는지.
랭킹 3위에 올라, 인류의 강등전에도 참여한 것 같았다.
‘우르크 전사들한테 털렸던 최후가 뒤바뀌고, 현재 호흡기를 달고 있는 상태인가.’
성지한은 아까 소피아의 엄마가 말했던 걸 떠올렸다.
분명 저번 강등전에도 그렇더니, 이번에도 그가 인류를 구원했다고 했지.
그렇다는 건.
‘인류가 강등권인 건 여전한가 보네.’
하기야, 우르크는 어떻게 이겼어도.
리그 최하위가 다음 시즌에 바로 강등권 탈출하는 건 쉽지 않은 일.
아무래도 인류는 현재 간신히 버티는 상황 같았다.
“……기사에서 찾은 러브스토리를 보니, 제가 무신님. 아니 성지한 님을 졸졸 따라다녔다고 나오네요.”
“그런가?”
“네…….”
그러면서 성지한을 올려다보던 소피아는.
고개를 살짝 돌리곤, 작게 중얼거렸다.
“확실히, 외모는 취향일지도…….”
“그래?”
“아. 드, 들으셨어요?”
“들리게 이야기하던데.”
그가 피식 웃자, 소피아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가 성지한의 시선을 피하려고, 다시 핸드폰을 쳐다볼 무렵.
픽……!
갑자기 불이 꺼졌다.
그러자 얼마 안 있어서.
덜컥!
“아빠! 엄마! 또 정전이야!”
방문이 열리더니. 여자아이가 뛰어왔다.
“무서워!”
전혀 무섭지 않은 목소리로 성지한에게 찰싹 달라붙는 아이는.
“아빠. 이야기 끝났어? 놀자 놀자~ 나. 나 우주 놀이해 줘!”
잠시도 쉬지 않고 말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원래 애들 저렇게 기운차냐……?
-ㅇㅇ 저게 디폴트야……
-정전을 전혀 무서워하는 기색이 아닌데 ㅋㅋㅋ
-난 다른 거보다 배런이 우주 놀이를 해 줬다는 게 믿기지가 않음-ㄹㅇㅋㅋ 애라면 질색할 거 같은데 정전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침대에서 팔짝팔짝 뛰며 놀아달라는 아이를 보며.
시청자들은 육아를 간접 체험하고 있었다.
“자.”
한편, 성지한은 엘리를 띄우고 허공에서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와아! 우주 놀이다!”
그러자 둥둥 뜬 상태로 까르르 웃던 아이는.
“높이 높이!”
“빙글빙글 해 줘!”
“엄마 배! 동생한테 갈래!”
쉬지 않고 움직임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기운차네.’
그러면서도, 아이의 부탁을 다 들어주는 성지한.
그렇게 우주 놀이를 한참 즐기다 보니.
“아빠. 나 졸려…….”
“자자. 그럼.”
“아빠도 와.”
툭. 툭.
소피아가 앉아 있는 침대에 누운 아이는.
성지한에게 옆으로 오라고 매트리스를 두드렸다.
“알았어.”
성지한이 같이 눕자.
“헤헤…….”
그의 품으로 파고들더니, 금방 스르르 잠드는 아이.
성지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참, 다시 봐도 소피아랑 닮은 아이다.
그리고 자신을, 전적으로 믿는 아이기도 하고.
‘……누나가 공허의 마녀 때, 소피아 보고 올케라고 했었지. 이런 광경을 봤던 건가?’
소피아랑 속도위반으로 사고 쳐서 이른 나이에 결혼하고.
나름대로 미국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런 경우의 수도 있었던 건가.
그가 그렇게 상념에 빠져 있을 때.
“……아이, 잘 보시네요?”
“그래? 처음인데.”
“정말요? 되게 익숙하셔서…… 아이도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던데요.”
“어색한 티를 나보다 더 냈으니 그랬겠지.”
“제가 그 정도였어요?”
겸연쩍은 듯이 뺨을 긁던 소피아는.
자신의 배를 천천히 매만졌다.
“저희가 돌아가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요?”
“글쎄…….”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딸 아이.
그녀와 같이 지낸 건,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성지한은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감각을 새로이 느끼고 있었다.
‘나한테도 이런 면모가 있었네.’
뭘 보고 귀엽단 생각은 거의 안 해 봤는데.
지금 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다 보니, 입가에 자연스레 웃음이 나오고 있었다.
성지한은 곤히 자는 아이를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가 돌아가도, 원래 몸 주인들이 제정신을 찾고 아이를 돌보겠지.”
“……그렇겠죠?”
“그래. 너무 걱정 마라.”
성지한의 대답에 소피아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신님은…… 친절하시네요.”
“내가?”
“네. 피도 눈물도 없는 무서운 분이신 줄 알았는데…….”
그러면서 그녀는 아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이한테도 잘해 주시고. 저한테도 잘해 주시고.”
“음? 딱히 너한텐 잘해 준 기억이 없는데.”
“그런가요?”
부드러운 표정으로 반문하는 소피아.
예전에 무신을 어려워하고 경계하던 모습은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어…… 뭔가 눈빛이 변했는데 소피아;
-얘 왜 이렇게 금사빠야 ㅋㅋㅋㅋ
-성지한 님한테만 이럼 ㅋㅋㅋ
-여기서도 이러는 걸 보면 진짜 취향 저격인가 보다……
시청자들이 소피아를 보며 채팅을 치고 있을 때.
똑똑.
방문에서, 다급히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크, 큰일 났어!”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소피아의 엄마.
“무슨 일입니까?”
“거, 거실 창밖에…… 이상한 게……!”
이상한 거?
성지한은 아이를 내려놓고는 거실로 나가 보았다.
‘집, 참 넓네.’
소드 팰리스보다 넓은 집 안을 헤치고 나아가자.
성지한은 소피아의 엄마가 말한 ‘이상한 것’이 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뉴욕 시내가 발아래로 보이는 거실 창가의 너머에선.
“…….”
검은색 도포를 입은 노인.
동방삭이 천천히 수염을 쓰다듬으며 거실에 나온 성지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등 뒤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