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98
외전 27화
배틀튜브 시청자 최고 기록을 경신한 크리스토프의 방송.
-와 탐색이 진짜 통하는 구나……
-이거 완전 꿀 정보 같은데 크리스토프가 다 풀었네
-말은 똑바로 해야지 무신이 알려 준 거잖아 ㅋㅋㅋ
사람들은 이 실시간 영상을 통해, 기프트 ‘탐색’이 진짜 통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무신 근데 너무 세다……
-저 블랙홀, 대도시에 뻗어 나가면 똑같은 위력을 발휘했겠지?
-검왕은 진짜 그의 자비로 살았다
-그러니까…… 평양까지 불도저처럼 밀어 버렸네
무신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도, 뼈저리게 체감했다.
-어비스…… 이거 근데 클리어는 가능한 거야?
-너무 규모가……
-몬스터는 없네 그래도
-대신 저 보라색 가스에 닿으면 죽는 거 아님?
-아니 바닥까지 가는 것도 문젠데;
-어비스라는 거 자체가 안 생기게 조심해야겠네……
그리고 어비스를 실제로 보면서, 이것의 규모를 느끼고 경각심도 다시금 생겨났지만.
한국인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따로 있었다.
-아니, 성지아 님이라고……?
-어…… 한국말 한 거 맞지?
-아까 석상 얼굴 캡쳐한 거. 코랑 눈만이지만…… 성지아 님 사진이랑 뭔가 비슷한데?
-에이 설마……; 던전 브레이크 때 희생주문 사용하신 분이 어떻게 저렇게……
-하지만 대화 들어보면, 맞는 거 같지 않아?
-아 그때 크리스토프가 뒤를 돌았어야 했다 ㅠㅠ
던전 브레이크 당시, 목숨을 바쳐서 이를 막았던 성지아.
그녀가 사라진 이후부터 한국에는 불운이 찾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서포터 ‘성녀’가 빠진 것부터가 대표팀엔 큰 손실이었던 데다가.
남편인 검왕이 일본으로 가게 되어 한국의 배틀넷 순위가 급감했으니까.
그래서 한국인들은 애초에 정부의 북방 정책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 여론이 상당했다.
그런데 성녀가 저렇게 돌덩이가 되어 딸보고 외계로 탈출하자고 하다니…….
-대체 왜 북한 원정을 가서……
-그러니까 그때부터 완전 꼬였음
-일본 검왕 쪽엔 별 반응 없나?
-딱히 뭐 없더라 조용하던데
-분명히 보긴 봤을 텐데 ㅋㅋ
그렇게 여러 가지로 화제를 낳았던 어비스 원정이 끝났다.
다시 배틀넷 센터로 돌아온 성지한.
“여기서 좀 살아도 되지?”
“물론입니다!”
그는 배틀넷 관리국의 환대를 받으며 VIP 룸에서 거주하기 시작했다.
무신 성지한은 워낙 강력하여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존재긴 했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도 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단 말이지…….’
‘북한의 몬스터도 정리해 줘. 던전 포탈도 없애 줘…… 무조건 품고 가야 한다.’
‘무신이 만약 미국이나 일본으로 떠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군.’
던전 포탈 제거법이 나왔음에도.
그만큼 손쉽게 포탈을 제거하는 존재는 없었다.
거기에 검왕을 결국 살려 준 걸 보면 적당히 선은 지키는 스타일로 보였으니.
어떻게든 이 나라에 머물게 해야 했다.
헌데.
‘근데 그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지……?’
‘차라리 원하는 게 있으면 바로 말해 주면 좋을 텐데. 딱히 요구하는 게 없으니 원…….’
‘신의 비위를 맞추는 것도 영, 보통 일이 아니군.’
막상 대우해 주려고 해도.
그가 뭘 원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무신이 요구한 것도 센터에 머물겠다는 거 하나뿐이었으니까.
그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엇을 원하냐고 직접 묻기에도 어려운 상황.
그때 정부 관계자들이 주목한 건.
그의 주변인들이었다.
“……그래서 저한테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요.”
VIP 룸에 들어선 이하연은 지친 얼굴로 말문을 열었다.
“무슨 문의?”
“무신님에 관련된 모든 것을요.”
“넌 딱히 아는 거 없잖아?”
“그러니까요…… 그렇게 몇 번을 대답했는데, 제가 제일 만만한가 봐요.”
정부 관계자가 얼마나 달달 볶았는지, 이하연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다가.
“그래서 말인데…… 무신님, 한국 정부에 원하시는 게 혹시 있으실까요? 저 좀 살려 주신다는 셈 치고, 좀 알려 주세요.”
성지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원하는 거라…… 정부에서 널 잘 공략했군?”
“윤세아 님한테는 함부로 못 하니, 저한테만 그런거죠 뭐.”
성지한은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정부에게 원하는 건…….
‘딱히 없는데.’
어차피 이 미션 속 세계에서, 뭘 가져갈 것도 아니고.
지금은 서브 퀘스트를 깨서 무신 동방삭을 이기는 것만 생각할 때였다.
‘그럼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세아의 성장인가.’
윤세아의 다이아리그 도달.
이건 승급전이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걸 생각했을 때 너무나 빠듯한 일정이었다.
그래도 성지한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계속 1등하며 연승행진을 하다보면.
혹시나 한 단계 윗급의 리그로 승급전을 할 수도 있었다.
“그래. 윤세아 장비나 맞춰 달라고 해.”
“윤세아 님 장비요?”
“어. 최고급으로. 장비가 마음에 들면 던전 포탈도 제거해 주지.”
“아…… 네. 알겠습니다.”
던전 포탈을 제거해 주겠다는 이야기에 이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살짝 성지한의 눈치를 보았다.
“저. 근데…… 무신님. 이 와중에 죄송한데, 저도 보수 좀 주실 수 있을까요?”
“보수?”
“네. 저번에 길드 마스터가 되면 던전 10개를 없애 주신다고 하셔서…….”
“아.”
그러고 보니 약속했었지.
성지한은 이제야 기억났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원하는 데 있나? 바로 없애 주지.”
“앗. 정말요? 그럼 제가 정부에 요청해서 헬기를…….”
이하연은 화색이 되어 당장 나가려 했지만.
“아니. 일반 던전 포탈이잖아? 네가 원하는 건.”
“그렇죠……?”
“그럼 굳이 안 가 봐도 돼.”
안 가도 된다고?
안 가고 어떻게 던전 포탈을 없애?
이하연은 성지한의 단언에 눈만 깜빡거렸지만.
“던전 위치만 알려 줘 봐. 내가 여기서 없앨 테니까.”
성지한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던전의 좌표만을 요구했다.
***
배틀넷 센터 작전회의실.
성지한은 이하연을 대동한 채 회의실의 상석에 앉았다.
“작전회의실 좀 써도 괜찮겠나?”
“물론입니다!”
“그럼 포탈 위치를 알려 줘.”
“거기가…….”
이하연이 센터 직원에게 위치를 이야기하자.
지이이잉…….
작전회의실 모니터에 던전 포탈의 모습이 하나씩 뜨기 시작했다.
“바로 포탈의 위치가 뜨는군. 평소에도 감지 중이었나?”
“아…… 정부에서는 도심지 인근의 포탈 위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하연 님이 알려 주신 포탈 위치도 모두 도심지 인근이라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던전 포탈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건 아무래도 힘드니.
선택과 집중을 한 건가.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이곤 손바닥을 위쪽으로 폈다.
그러자.
지이이잉…….
푸른빛으로 이루어진 검 한 자루가 생성되었다.
“가장 가까운 곳은?”
“아, 강원도 원주 인근의 던전 포탈입니다…….”
“여기부터 하지.”
위치를 다시 한번 살핀 성지한이 손을 움직이자.
슉!
검이 하늘로 솟구쳐 모습이 사라진다 싶더니.
“엇…….”
“저, 저기에……!”
원주의 던전 포탈을 실시간 감지중인 화면 안에서 푸른 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검이 던전 포탈을 가볍게 지나치자.
슈우우우……!
포탈의 표면이 일그러지며 소용돌이치더니.
곧 근방의 몬스터가 죄다 그리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설마…….”
“이렇게 없어지나……?”
작전회의실의 직원들이 놀란 눈으로 이를 바라볼 즈음.
파스스스……!
던전 포탈마저도 스스로 빨려 들어가며.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자. 다음으로 가까운 곳은?”
“제, 제천 근방입니다…….”
센터 직원이 위치를 찍어 주는 족족, 움직이는 청검.
그렇게 던전 포탈 10개를 없애는 데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이번 달 월급은 정산했군.”
“어…… 그, 그러네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이는 이하연.
그는 그 표정을 보곤 피식 웃었다.
“그럼 장비 협상 좀 부탁하지.”
“장비…… 아. 윤세아 님. 네네. 제가 다 할게요!”
확실히 한 달의 대가를 미리 지급하니 빠릿빠릿해졌네.
성지한은 그렇게 이하연에게 뒷일을 부탁한 후, 배틀넷 커넥터가 있는 곳으로 갔다.
‘누나가 세아를 곧 데려갈 것처럼 하더니, 막상 아직은 마수를 뻗치지 않았군.’
그래도 서브 퀘스트에서 성지아가 ‘때로는 말로 유혹하고 때로는 힘으로 강제할 것입니다.’라고 했으니.
뭔가 액션이 있을 만도 한데 말이지.
성지한은 팔짱을 낀 채, 배틀넷 커넥터에서 윤세아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세아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구궁팔괘도를 흡수하러 가야겠어.’
지금까지는 스탯 청이 부족하여 현실에 있을 때처럼 포탈을 열면서 이동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능력이 어느 정도 성장해서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졌다.
이번에 이하연이 요청한 던전 포탈을 원격에서 터뜨린 것도.
이 곳에서 공간이동이 어디까지 되나, 테스트한 것이었다.
‘어비스야 가까우니까 옆집처럼 들려도 되겠군.’
서울과 평양의 거리가 가까운 게 이럴 땐 좋네.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고 있을 즈음.
피슈우우우…….
배틀넷 커넥터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으.”
열린 문을 통해 나온 윤세아는 평소 게임할 때보다 지친 얼굴이었다.
“윤세아.”
“아. 무신님……? 아니, 저 기다리셨어요?”
“그래. 공허의 마녀가 널 노리고 있으니까.”
“아. 마녀님이요…….”
성지한을 보고 깜짝 놀라던 윤세아는 그가 공허의 마녀를 거론하자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배틀넷 안에서 엄청 시달렸어요.”
“배틀넷 안에서?”
“네. 공허의 마녀께서 공허를 자꾸 받아들이라고 하셔서…… 이야기를 좀 해 보고 싶어도, 계속 공허를 흡수해야 한다고 강요만 하셨어요.”
“그래?”
“네. 거절하긴 했는데…….”
배틀넷 안에서 접근이라.
여기에서는 성지한 때문에 안 될 거 같으니까 그런 식으로 나온 건가?
‘머리 썼네.’
성지한은 그렇게 생각하며 윤세아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러자 미세하게 포착되기 시작하는 공허.
윤세아가 거부해도 공허 일부분은 남겨둔 것 같았다.
“네 몸 속에 공허가 숨겨져 있군.”
“제 몸 속에요……? 아니. 분명 괜찮다고 거절했는데……?”
“본인 동의 없이도 몰래 넣을 수 있나 보군. 제거하겠다. 괜찮겠지?”
“네, 네……!”
윤세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스으윽…….
그녀의 몸에서 보랏빛 연기가 흘러나오더니 허공에서 흩어졌다.
막상 끄집어 내보니 처음에 포착된 양보다 훨씬 많은 공허.
‘동의 없이도 이 정도면…… 세아가 만약 동의를 하면 금세 공허에 잠식되겠는데.’
지금이야 성지아가 윤세아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한 했기에 설득이 안 된 것일 뿐.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엄마임을 앞세워 윤세아를 설득하기 시작하면.
공허 잠식은 성지한의 예상보다도 더 빠르게 진행될 것 같았다.
공허의 마녀한테도 자연스럽게 존대를 하지 않던가.
‘다이아까지 가는 것도 일정이 빡빡한데, 배틀넷 게임 속에서 변수가 생겼네.’
이곳에서의 배틀넷 게임은 성지한이 손댈 수 없는 미지의 세계.
그는 공허의 마녀의 공략법이 효과적임을 깨닫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러면 던전 포탈에서 몬스터를 잡게 해야 하나?’
윤세아를 다이아리그까지 올리라는 서브 퀘스트 1.
서브 퀘스트 창이 생긴 이래로 맨 처음에 주어진 퀘스트인데.
막상 깨기는 가장 어렵네.
성지한은 윤세아의 레벨업에 대해선 다른 대책도 생각해 보기로 마음먹고.
“지금, 컨디션 괜찮지?”
“아. 네……! 무공으로 다 쉽게 제압해서 체력은 넘쳐요!”
“그럼 같이 봉인지에 가자.”
윤세아를 데리고 어비스로 다시 향하기로 했다.
스윽.
그가 손을 펼치자.
파아아앗……!
푸른색의 포탈이 생성되었다.
“어. 이건…….”
“어비스로 이동할 포탈이다. 가자.”
“와…… 무신님. 마법도 쓰시는 구나.”
윤세아는 감탄하면서, 성지한과 같이 포탈에 몸을 들이대었다.
그러자.
파아아앗……!
두 사람의 육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어비스의 바닥에 도착했다.
여기서 구궁팔괘도는 공허의 마녀 석상 표면에 위치하고 있었으니.
이를 공략하기 위해선 바로 남쪽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여기서 북쪽은 동방삭이 있는 곳이었지…… 한번 살펴나 볼까?’
그전에야 크리스토프도 있어서 가지 않았지만.
지금은 탐색 정도는 괜찮겠지.
“이쪽으로 가시나요……?”
“잠깐 정찰이나 하려고.”
성지한은 그렇게 윤세아를 데리고 북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자 얼마 가지 않아서, 어비스의 벽면에 구궁팔괘도가 어지러이 그려져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북쪽 방면엔 어비스의 벽면에 구궁팔괘도가 자리하고 있군.’
근데 참 많기도 하네.
이게 다 동방삭에게 죽은 태극의 망혼인가.
성지한이 구궁팔괘도를 살피고 있을 즈음.
“어……?”
윤세아가 여러 구궁팔괘도 중, 가장 큰 규모의 진을 가리켰다.
“저. 무신님. 저기 진 위에…… 글자가 떠 있어요.”
“그래? 뭐라고 되어 있지?”
“어…… ‘이하연’이나 ‘임가영’ 중 1명과 동행해야 진입이 가능하다고 뜨는데요?”
이하연이나 임가영 중 1명이랑 같이 들어가야 한다고?
성지한은 그 말을 듣곤 눈을 깜빡였다.
어째 소피아와 함께 빨려 들어갔던 구궁팔괘도가 떠올랐던 것이다.
‘……설마 저 진 안에서도 결혼한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