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81)
* * *
대기 길드 채널.
성지한의 광고 메이킹 영상이 업로드 된 이후에는, 딱히 주목받을 만한 영상이 올라오지 않았던 채널에서, 새로운 영상이 떴다.
[펜트 하우스 전격 취재! 길드원들은 과연 어떤 트레이닝을 할까?]“여러분 안녕하세요~!”
마이크를 든 이하연은 주은지가 든 캠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다른 길드의 길드마스터들은 엉덩이가 무거웠던 데 반해, 이하연은 이런 방송 거리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했다.
그 이유야 당연히…….
-오우야! 눈나~~ 보고 싶었어요!!
-방송 좀 자주 켜 주세여 ㅠㅠ
-오늘도 미쳤네 ㄷㄷㄷ 미모 열일한드앗!!!
길드 채널을 구독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였다.
“에이 또 너무 띄워 주신다~ 후후!”
이하연은 손사래를 쳤지만.
눈웃음을 살살 치며 윙크를 하는 것이, 영락없는 여우 같았다.
‘흐응~ 얘 좀 하네?’
캠을 들고 있는 주은지가 그리 생각할 정도로, 이하연의 행동거지는 하나하나가 남심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눈나 나 죽어!! ㅠㅠㅠㅠ
-뭐 하러 펜트하우스 감? 그냥 길마 캠방 하자 ㅠㅠ
-ㄹㅇ성지한은 성지한 채널에서 매일 보지만 누나는 보기 힘들어요ㅠㅠㅠ
-주접 멈춰!! 그러다 길마 착각한다;;
-그러다 진짜 안 간다니깐!! 지한 님이 주인공이라고!
그렇게 채팅이 한참 난리통이 되는 모습을 여유롭게 지켜보던 이하연은.
‘좀 모였네.’
사람이 어느 정도 찼음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 그럼 여러분. 소드 팰리스의 펜트하우스로 가 보실까요?”
삑삑. 삑.
소드 팰리스 전용 엘리베이터에서 호출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 옆 스피커에서 성지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구시죠?]“오너님. 저 하연이에요~!”
[아. 네. 올라오세요.]드르르르-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이하연은 반짝거리는 펜트하우스 전용 엘리베이터를 바라보았다.
“저도 소드 팰리스의 펜트 하우스는 처음 가 봐요.”
-에이 하연 눈나도ㅋㅋ 재벌가 딸인데 저 정도에서 사는 거 아니에요?
-ㄹㅇ 무려 이성가 출신인데
“에이~ 옛날에 살고 있던 집이라면 모를까…… 지금 제가 사는 집은 길드 사무실보다 작을걸요? 독립해서 살고 있거든요.”
-아.
-길드 사무실… 졸라 커 보이던데…
“어머.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제가 제 보디가드인 가영이랑 같이 살아서. 어느 정도 공간이 있어야 해요.”
이하연이 카메라 뒤편에 서 있던 임가영을 가리키자, 임가영은 재빨리 쉿 제스처를 취했다.
아무래도 경호를 맡고 있는 입장이기에, 자세한 정보를 푸는 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 보디가드가 더 이상 하지 말라네요. 여러분.”
-그 단발 누나? 왜 방송에 안 나와요!!!
-언니 보여 줘요!!! 보여줘보여줘!!!
-보디가드면,,,옆에서,,딱,,,지키고있어야,,,하는거,,,아닙니까,,,?
“아 그러네요. 가영아. 올래?”
이하연이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임가영에게 손짓을 했지만.
“괜찮습니다.”
임가영은 이런 관심이 달갑지 않은지, 거세게 도리질 쳤다.
하지만 이하연이 씩 웃으며 몸을 옆으로 옮기자.
문이 열린 엘리베이터의 거울에 임가영이 도리질 치는 모습이 그대로 비춰졌다.
“아가씨…….”
-오 길마님 센스 좋네요ㅋㅋ
-보디가드 누나 은근히 귀엽네~~ㅎㅎ
-언니 원래 귀여웠거든요?
임가영은 한숨을 푹 쉬었다.
“진짜 아가씨 때문에 얼굴 다 팔리게 생겼습니다.”
“플레이어는 사람들 관심 받고 사는 직업인데. 드러날수록 좋은 거야.”
“이럴 땐 참 맞는 말만 하시는데…… 왜 하필.”
“뭐? 왜 하필 뭐?”
“아무것도 아닙니다. 방송에서 하긴 적절치 않은 이야기라.”
“야. 그렇게 말하고 끝내면 내가 뭐가 되는데!”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동안, 그렇게 잡담을 나누던 이하연과 임가영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최상층에 도착하자, 이하연은 대화를 멈추고 본래의 방송 목적인 ‘트레이닝 촬영’에 들어갔다.
“오셨어요?”
성지한이 펜트 하우스 입구에 마중 나오자. 캠을 들고 있던 주은지가 눈을 빛냈다.
“마이크 세팅부터 하실게요~!”
트레이닝 촬영을 건의했던 주은지가 성지한에게 얼른 다가갔다.
그녀가 익숙한 동작으로 소형 무선 마이크를 그에게 걸어 주려 할 때.
지직-
“아. 또 정전기가…… 죄송해요.”
“아뇨. 괜찮습니다.”
맞닿은 부위에서, 정전기가 또다시 튀었다.
‘예전에도 이랬던 거 같은데.’
정전기가 많은 사람인가.
성지한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그녀에게 세팅을 받았지만.
‘……또 안 되네.’
주은지는 당혹스러운 마음을 겨우 눌러 참을 수밖에 없었다.
[접근 권한이 없는 상대입니다.] [접근을 위한 분석을 시도합니다.] [상대방의 시스템이 분석을 불허합니다.] [접근이 차단됩니다.]두 번째의 접근 시도도 아예 철벽처럼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분석이 아예 안 되면, 접촉을 몇 번 더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겠는데…….’
성지한 공략.
쉽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그래도 접촉을 늘리다 보면 활로가 보일 것 같았는데.
두 번째 접촉에서 나온 시스템 메시지는 저번보다 더 강경했다.
“자. 다 되셨어요~”
복잡한 심경과는 달리, 주은지는 철저하게 웃는 낯을 유지한 채 성지한에게서 떨어졌다.
“수고하셨어요. 은지 씨.”
“뭘요. 마스터님.”
주은지는 이하연에게 캠과 함께, 같이 가져온 다이어리를 건네받았다.
일정표가 드문드문 적혀 있는 다이어리 안에는.
그녀가 이번 펜트하우스 방문을 위해 준비해 둔 비장의 수단이 있었다.
원래 성지한을 꼬드기는 데 쓰기엔 아까운 물건이었지만…….
‘접근이 차단될 정도의 상대야.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해.’
주은지는 웃는 낯으로 냉철하게 판단했다.
* * *
펜트 하우스의 중심부.
이하연은 웬만한 헬스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훈련 시설을 보며 감탄을 터뜨렸다.
“와. 트레이닝 룸이 엄청 크네요? 헬스장 열어도 되겠어요.”
“이거 때문에 아직 이사를 안 가고 있죠.”
“아니, 오너님. 배틀넷 관리국장님이 바뀌고 난 이후엔 펜트하우스에서 나가란 말씀은 거둬지지 않았나요? 제가 저번에 신임 관리국장님 만났을 땐 제발 있어 달라고 하시던데…….”
자진 사퇴 형식이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쫓겨나다시피 한 전임 관리국장.
그를 대신해 들어온 신임 관리국장은 성지한에게 매우 유화적인 입장이었다.
전임자가 그렇게 잘리는 걸 봤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소드 팰리스 기부까지 한 마당에 언제까지 있을 순 없죠. 세아의 트레이닝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면, 집을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 중입니다.”
“그렇군요…….”
-이 좋은 집을 두고 어디 가세요 ㅠㅠ
-설마 뉴욕 시티?
-뉴욕 이야기 좀 그만해라 ㅡㅡ 지한 님은 안 가신다!
-근데 소드 팰리스에서 나오면 불안하긴 할 듯…ㅜㅜ
-집 나오자마자 또 게이츠업 나올까 봐 조마조마해 ㅋㅋㅋ
-ㄹㅇ후원 메시지에 게이츠 뜰 때마다 가슴 철렁함 ㅋㅋㅋㅋ
로버트 게이츠의 후원 메시지에 PTSD를 느끼는 시청자들이었다.
로버트 게이츠의 금융 폭격 맛을, 그들도 간접적으로 경험했으니까.
그 인간이라면 충분히 소드 팰리스의 펜트하우스보다 더한 집을 성지한에게 마련해 줄 것 같았다.
“오너님. 한국 안 떠나실 거죠?”
“아직은 그럴 생각 없습니다.”
“아직은…… 의미심장한 대답 잘 들었고요. 자자! 그럼 저희 본래의 목적에 맞게 트레이닝부터 볼까요?”
이하연은 화제를 돌리며, 트레이닝 룸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거기에는, 땀에 흠뻑 젖은 윤세아가 벤치에 털썩 앉아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있었다.
“헥. 헥…… 오셨어요? 언니?”
“응. 세아야.”
-오우… 땀…
-ㅗㅜㅑ…
-대기 길드 너무 좋아요… 3인방 최고예요…
-이제 미성년자 아니지? 보고 좋아해도 쇠고랑 아니지?
-그런다고 쇠고랑은 안참;
안 그래도 미모로 유명했던 윤세아다.
여기에 평소엔 볼 수 없었던, 땀에 푹 절어 지친 모습이 비춰지니, 시청자들은 색다른 모습에 환호했다.
하지만…….
“삼촌. 나 힐 좀.”
“그래. 리제네레이션. 힐. 그레이트 힐.”
“하아, 살겠다아아.”
“자. 그럼 다시 근육 찢으러 가야지?”
“……네.”
“대답이 약하다.”
“넷!”
성지한의 힐 3종 세트가 들어가고, 윤세아가 다시 운동하러 출발을 하자.
시청자들은 슬슬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라는 걸 감지했다.
-아 성지한 서포터긴 서포터네. 대체 힐을 몇 번 쓰는겨ㄷㄷ
-애 잡는 거 아니냐;;
-저래야 체력 스탯이 그렇게 오르나?
저벅. 저벅.
바닥에 놓인 바벨을 향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걸어가던 윤세아에게, 칼날 같은 성지한의 한마디가 날아들었다.
“무게 조금 올린다?”
“히익…….”
성지한의 손짓에, 여러 플레이트가 허공에 떠오르더니, 바벨에 투두두둑 꽂혔다.
그리고는 그 바벨을 양손으로 쥔 윤세아.
“흐읍……!”
그녀가 호흡을 가다듬고 데드 리프트를 시작하자, 그녀의 등 근육이 팽팽하게 부풀어올랐다.
-ㅓㅜㅑ… 가 아니라 엄마야인데 이건;
-ㅁㅊ걸크러쉬
-무게 몇을 치는 거야…. 플레이트 두께 봐라 미쳤는데?
“으그그극……!”
쿵!
윤세아가 바벨을 놓자, 바닥에서 어마어마한 소리가 났다.
“자. 조금만 더 하자.”
“아. 아라써……!”
얼굴이 시뻘게진 채, 젖먹던 힘까지 총동원하는 윤세아를 보고 이하연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헬스 하는 거 자체야 놀랄 일은 아니었다.
이성 길드에 있을 때도,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그렇게 자신의 몸을 단련해 왔으니까.
하지만.
“자. 5분 쉬고 힐 3종 또 들어갈게. 다시 하자.”
“아. 알았…… 어…….”
저렇게까지 오래 몸을 혹사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체력 스탯에 힘까지 어째 그리 폭풍 성장하나 했더니.
이런 미친 트레이닝을 계속하고 있었단 말인가?
-진짜 살벌하게 하네…
-이러면 근 성장에 방해가 될 텐데요. 근육을 이렇게 혹사하기만 해서야 어떻게 근육이 큽니까?
-플레이어는 힐이 있자너..
-근성장에 필요한 건 자극뿐만이 아니라,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입니다. 저건 학대예요!
-하지만 저렇게 해서 스탯 제일 많이 오름ㅋㅋ
채팅창에서 한참 이 정도면 고문이다 아니다로 난리가 날 때.
윤세아의 훈련을 바라보던 임가영이 눈을 반짝였다.
“저. 성지한 님.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네. 하세요.”
“리제네레이션. 힐. 그레이트 힐. 이거 순서에 혹시 의미가 있을까요?”
‘아. 아직 이 최적의 조합을 모를 때였군.’
근성장을 위한 최적의 치유 마법 조합.
이 순서를 알아낸 건 미래의 성녀, 소피아였다.
‘뭐, 이 정도 정보는 미리 풀어도 되겠지.’
소피아도 이 조합을 알아낸 게, 저번 생의 성지한을 도와주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때도 그녀는 자기가 알아낸 정보를 세상에 공짜로 풀었었다.
“그건…….”
성지한이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