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99)
* * *
[악마 진영 전체에 공허의 축복이 내려집니다.]플래티넘 유저가 협곡 맵에서 내시드 백작을 토벌하는 주된 이유인 공허의 축복이 모두에게 주어졌다.
‘이건 중요한 게 아니지.’
어차피 상대방 기지는 현재 거의 반 초토화 상태.
가서 본진만 부수면 끝이기에, 공허의 축복 따위 의미가 없었다.
[신물을 집어삼킨 내시드 백작의 축복이 강화됩니다.] [공허의 축복이 플레이어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어, 능력의 한계를 늘립니다.] [모든 스탯이 1 상승합니다.]“뭐?!”
올스탯 +1?
성지한은 눈을 부릅떴다.
보상으로 스탯 포인트를 올려 준다니?
이런 막대한 보상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
배틀넷 시스템에서는, 그만큼 스탯 포인트에 대해 인색했다.
[차후 또다시 공허의 축복을 받아도, 스탯 증가 효과는 나타나지 않습니다.]마지막엔 내시드 백작을 다시 잡아 봤자 스탯 증가가 없다는 메시지가 뜨긴 했지만.
그래도 얻은 게 어디인가.
“와……!”
“사, 삼촌. 스탯을 올려 준대……!”
그리고 보상을 받은 건 성지한만이 아니었는지, 멀리 있던 소피아와 윤세아, 마시드도 화들짝 놀란 기색이었다.
[‘연계 퀘스트 – 사도의 흔적(2)’를 클리어 했습니다.] [‘공허의 장막’을 보상으로 획득합니다.] [업적 포인트 50,000을 보상으로 획득합니다.] [다음 연계 퀘스트, ‘파멸의 주시’는 골드리그에서 개방됩니다.]성지한은 추가로 제공되는 보상을 살펴보았다.
업적 포인트는 그렇다 치고, 공허의 장막은 어디다 사용하는 물건인지 궁금했다.
‘인벤토리에 바로 들어와 있군.’
방송 중에 아이템을 확인하기는 적절치 않겠지.
게임이 끝난 후 공허의 장막을 살펴보기로 하고.
‘그다음 연계 퀘스트는 파멸의 주시인가.’
연계 퀘스트라고 해도, 이게 골드 리그에 가서 바로 생기진 않았다.
이번 내시드 백작 건도 우연히 강가 근처를 지나다가 뜨게 된 것이었으니까.
‘골드로 승급하면 맵을 잘 찾아다녀야겠군.’
성지한은 그렇게 보상 정리를 마무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보상은 또 남아 있었다.
[검영 스탯이 3 상승합니다.]성지한은 고개를 갸웃했다.
내시드 백작에게서 뽑아먹을 대로 뽑아먹었는데, 이건 갑자기 왜 오르지?
‘오늘 하루 만에 검영이 대체 몇이나 오른 거야.’
검영에 스탯 포인트 투자 안 하길 잘했다.
역시 투자는 레어 보다는 유니크지.
나중에도 검영에는 스탯을 투자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 성지한은 부쩍 강력해진 그림자검을 바라보았다.
흐물거리던 검의 형태가 보다 단단하게 변한 흑검黑劍.
하나 안의 아리엘은, 평소보다 크게 동요하고 있었다.
[이 힘은 대체……!]“……왜?”
[지금 펼친 기술! 이름이 뭐지?!]검 안에 깃든 아리엘이,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평소 차분함을 유지하던 모습와는 180도 다른 태도였다.
“흑영승천이라고 한다.”
[흑영승천…… 이것이 네가 펼칠 수 있는 무공의 끝인가?]성지한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더한 게 있지.”
[더한 게…… 있다고? 이것보다 더?]“그래.”
[말도 안 돼…….]“뭐가?”
[여기서 말하긴 적절치 않다. 일단은 이 게임을 끝내고…….]방송 중이라 그런 건가.
성지한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지.”
어차피 이미 거의 다 끝내 놓은 게임.
공허의 축복까지 가세한 이상, 배런이 없어도 끝내기는 쉬웠다.
“모두, 가죠.”
“네!!”
“알겠다!!”
“좋아. 좋아. 삼촌. 빨리 끝내자!”
올스탯 +1이 추가돼서 그런가.
파티원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있었다.
물론, 이 축제의 현장에 끼지 못한 사람이 있었으니.
[말도 안 돼! 올스탯 +1이라고?? 나는 축복을 받지 못했다!]파티 채팅창에서 열불을 토해 내는 배런이었다.
전사를 한 탓에 공허의 축복을 받지 못한 그는 스탯 추가 효과도 받지 못했다.
-올스탯 증가?
-뭐야. 그런 보상도 있어?
-실버가 내시드 백작 잡으면 스탯 주는 거임?
성지한 파티가 모두 올스탯 +1 효과를 얻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몬스터를 잡아서 스탯을 준다?
이런 건, 배틀넷을 보면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와 이럼…… 실버가 꼭 거쳐야 할 코스로 내시드 백작 레이드가 들어가야 하는 거 아냐?
-ㅋㅋㅋㅋ근데 성지한 말고 누가 내시드 백작을 잡을 수 있음?
-배런 뒤진 거 봤지? 쟤도 나름 실버 2위임 ㅋㅋㅋㅋ
-ㄹㅇ 성지한 등장 전까지 압도적 개사기캐였는데… 순식간에 콩라인 됐네.
성지한이 올스탯을 얻는 방법을 친절하게 방송으로 알려 주었지만.
정작 그를 제외하고는,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실버가 없었다.
파티를 나갔던 두 사람이 절규하자, 성지한은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시드 백작 사냥 어려울 줄 알고 4명의 실버 중 가장 강한 배런을 넣었는데.
그 자식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트롤짓만 했으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둘 중 하날 넣었지.
“그래요. 기회가 되면 파티 한 번 하시죠.”
[천마 왕린이 10,000GP를 후원했습니다.] [지한 따거大哥!!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미하일이 10,000GP를 후원했습니다.] [으아아아!! 성지한 최고!! 사랑해요 날 가져요 엉엉♡♥♡♥]‘미하일 그렇게 안 봤는데…… 사람이 이상하네.’
성지한은 미간을 좁히며, 말을 이었다.
“근데 내시드 백작 소환하려면 대천사의 검과 사신의 낫 파편이 필요해서요. 이거 안 얻어지면 어쩔 수 없습니다.”
[천마 왕린이 10,000GP를 후원했습니다.] [물론이죠!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미하일이 10,000GP를 후원했습니다.] [제가 구하겠습니다! 그 기지에 있는 거 부수면 되는 거죠?!]“예. 한번 해 보세요.”
성지한이 아니고서야, 실버 수준에서는 얻기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희망이라도 가지라고, 그는 두 후원자에게 그리 권유했다.
[저… 성. 아까는 내가 좀 실수했다…]올스탯 +1의 효과가 얼마나 컸는지.
갑자기 배런도 파티 채팅창에서 사과를 했지만.
[혹시 다음 기회는… 없겠나? G, GP도 지불하지!]“에휴. 그러니까 왜 그랬대?”
소피아는 그런 배런의 채팅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사람이 가만히만 있으면 반은 가는데, 괜히 까불다가 이게 무슨 손해인가.
“쟤는 무시하고. 기지나 미시죠.”
“물론이죠. 지한!”
소피아는 산뜻한 미소로 답했다.
‘역시 지한이야말로 최고의 전사야.’
지금이야 일본의 이토 류헤이가 최강의 전사라지만.
그녀는 확신했다.
성지한이야말로, 전사의 왕좌에 자리 잡은 검왕을 끌어내릴 사람이라고.
‘정말 마음에 든다니깐.’
소피아의 시선은 성지한에게서 떠날 줄을 몰랐다.
처음에는 그녀가 단순히 워리어 클래스를 좋아하는 취향이라 성지한의 팬이 되었을 뿐인데.
가까이서 보니까, 그에게 더욱 욕심이 났다.
‘어떻게 가까워질 방법이 없을까?’
천사 진영의 본진이 부서질 때까지도.
소피아의 눈은 성지한만을 쫓았다.
* * *
게임이 끝난 후.
아리엘은 평소와는 달리 심각한 얼굴로, 성지한의 팔에서 튀어나왔다.
“아까의 이야기를 마저 하지.”
“흑영승천에 대해서?”
“그래.”
아리엘은 성지한의 팔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슈우우우-
그림자기운이 조금 빠져나오며, 이클립스가 나타났다.
“네가 사용하는 어둠의 힘은, 그림자 여왕의 것과 매우 많이 닮았어.”
“그래. 저번에도 들었지.”
별에 얽매인 다른 성좌와는 달리, 스스로 자신만의 별인 투성鬪星을 창조했다는 방랑하는 무신.
방랑하는 무신은 성좌의 무덤이라 불리는 투성에 성좌를 박제하고, 힘을 빼앗으며,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신세로 만들었다.
‘그래서 암영신결도 사실 그림자 여왕의 힘이 아닌가 추측했다.’
성지한이 원래 무명신공을 얻은 건, 지금으로부터 몇 년 후의 일이니까.
그 몇 년 사이에, 그림자 여왕이 무신에게 제압당하고 힘을 빼앗겨 암영신결을 만들어 냈다고 본 것이다.
“네가 조금 전 사용했던 무공은…… 그림자 여왕의 최종권능과 매우 흡사하다. 물론 흑마력의 총량은 성좌와 비교도 되지 않지만…… 힘을 쓰는 방법은 소름 끼치도록 같아.”
“암혼와류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그래. 방랑하는 무신이 그림자 여왕의 힘을 흡수하는 건, 예정된 사실이겠지. 아직 흡수도 하지 않았는데 네가 어떻게 그 힘을 알고 있는지는 궁금하지만.”
“글쎄. 나도 모르겠는데.”
“물론 말해 줄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궁금한 건…….”
아리엘의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네가 흑영승천보다 강하다고 말한 무공이다.”
“그거는 지금 펼칠 수가 없는데. 흑영승천도 버프 덕에 겨우 쓴 거라서.”
“그래…… 그렇겠지. 그럼, 이름만이라도 알려 주면 안 되겠나?”
“이름? 무공 이름이 궁금한 건가?”
“그렇다.”
아리엘은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간절한 표정으로 성지한을 바라보았다.
무공 이름을 이렇게 궁금해하다니.
그 이름에서, 그림자 여왕의 힘을 발전시킬 단서를 찾으려고 하나?
하지만.
‘그런 의도라면…… 완전 잘못 짚었는데.’
암영신결에서 가장 강력한 무공.
최강의 초식 이름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그거로 무슨 힌트를 얻을 순 없을 텐데.
“맨 입으로 알려 달라고?”
“물론 아니다. 엘프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지.”
“엘프를?”
“그래. 저번에 듣자 하니, 지구인들은 엘프에 대해 매우 안일하게 생각하더군. 엘프가 착하다던데?”
윤세아가 엘프는 착한 거 아니냐고 말했던 걸 기억한 걸까.
아리엘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대단한 비밀을 알려 주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그거도 이미 알고 있는데.’
물론, 회귀자인 성지한은 이미 아는 정보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엘프에 대한 정보는 많을 수록 좋겠지.’
튜토리얼이 끝나고 스페이스 리그에 진입하면 인류의 가장 큰 적이 될 종족이 바로 엘프다.
아리엘이라면 성지한도 몰랐던 정보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좋아. 그럼 먼저 말해 줘.”
“역시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아리엘은 슬쩍 웃음 지으며 말문을 열었다.
“일단 엘프부터 보여 주지.”
아리엘이 오른손바닥을 펼치자, 허공에 하나의 형체가 떠올랐다.
새하얀 피부에 긴 금발머리. 긴 귀를 지녔으며, 여신이라고 불렸던 이토 시즈루와 엇비슷할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
“우리가 알고 있는 엘프 이미지 그대로군.”
“그래? 그럼 이것도 아나?”
스으으윽-
아리엘이 왼손바닥도 펼치자.
조금 전 엘프의 형상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모두가 똑같은 외모와 체형으로.
성지한을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엘프는 이렇게 생겼다.”
“……모든 엘프가?”
성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내가 알던 것과는 다른데?
“그래. 이렇게 생기지 않은 엘프는 폐기된다.”
그러며 아리엘은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리 쉐도우 엘프처럼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