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mgung Clan’s Genius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39)
남궁세가 천재 막내아들 39화(38/40)
제39화
선배는 대련 중 선배답게 후배에게 나름의 무공 조언을 해주고.
후배는 그런 선배에게 존경심을 갖추게 될 때가 대다수였으니 말이다.
“그런 상황이니만큼, 선후배 비무에 나갈 대표자 다섯을 뽑을 예정이다. 직접 지원도 좋고, 누군가를 추천해도 좋다. 내공을 제한하고 하는 것이니 선배라고 마냥 겁먹지들 말고 나서봐라, 오히려 배우는 게 많을 테니. 자, 그러면…… 우선 지원부터 받겠다.”
말을 끝마친 직후.
기다렸다는 듯 세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남궁무강과 남궁위무, 홍연지였다.
일 년 차 수련생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그들이 알아서 나선 것을 보며 흐뭇하게 웃은 곡범승이 이어 말했다.
“다음은 추천! 없다면 수석 교두가 마음대로 뽑도록 하겠다.”
긴장한 표정의 아이들 사이에서 추천인 이야기가 절로 흘러나왔다.
그렇게 해서 추가로 뽑힌 두 명은.
끝까지 자신은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던 남궁현도와, 다소 어두운 인상을 한 소녀인 예서린이었다.
‘현도 저 녀석은 원래 이런 쪽에 의욕이 없으니 안 나서려 했던 것 같고. 예서린은…….’
예서린.
다소 어두운 인상을 가지고 있고, 겁이 많으며, 앞으로 잘 나서지 않아서 그렇지 그녀 또한 무재가 범상치 않았다.
‘제대로 붙으면 홍연지랑도 할만할 텐데…….’
예년에 비해 일 년 차 수련생들의 수준이 아주 높은 현재의 소창궁단 내부에서도 손에 꼽히는 홍연지와 비슷한 수준의 기재.
그녀까지 포함된 일 년 차 대표 수련생 다섯을 본 곡범승은 생각했다.
‘흠…… 이번 합동훈련은 예년과는 확실히 다르겠군.’
예년과는 너무나 수준이 다른 일 년 차 수련생들.
그리고 거기에 섞인 화룡점정의 남궁무강.
‘……꽤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지겠어.’
입가로는 흥미와 기대로 인한 미소가 슬쩍 흘러나왔다.
* * *
일 년 차와 사 년 차 수련생 간의 합동훈련 날짜가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진 순간.
소창궁단 육 년 차 연무장 한편에서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수련하고 있던 남궁상인이 움직였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그는 소창궁단 외곽에 있는,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전각으로 향해 기둥 하나에 남들은 알아볼 수 없는 수식어를 남겨놓고는 다시 연무장으로 돌아와, 수련하는 척하며 생각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남궁무강.’
다음 세대 남궁세가 제일의 기재.
아니, 어쩌면 남궁세가의 긴 역사 전체에서도 제일일지도 모른다고 불리는 천재!
남궁상인은 아버지인 남궁명에게 그를 알아서 손봐주겠다고 당당히 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당했던 말과 달리, 결과물을 내놓기란 쉽지 않았다.
그럭저럭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 년 차 수련생 중, 입이 무거우며, 가주의 막내아들에게도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이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아예 없었다.
아무리 애들끼리의 일은, 애들끼리 처리된다고 해도, 상대가 가주의 예쁨을 온통 받고 있는 막내아들 남궁무강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로 인해 골머리를 썩이고 있던 차.
답답한 마음을 식힐 겸 나간 합비 거리에서 남궁상인은 우연히 쓸만한 패를 하나 얻게 되었다.
‘문제는 패를 얻고도 활용할 방안이 없었단 건데…….’
일 년 차와 사 년 차의 합동훈련.
이 우습지도 않은 전통이 자신에게 기회를 쥐여주었다.
‘할 수 있다. 남궁무강, 그 녀석을 제대로 손봐줄 수 있어.’
확신하는 남궁상인의 눈에서는 어두운 감정이 물씬 피어올랐다.
* * *
그날의 늦은 밤.
소창궁단 내부의 인원들이 대다수 각자의 주거 공간으로 돌아갔을 시각.
장원 내부의 외곽에 있는 빈 전각 안으로 조용한 기척 하나가 들어섰다.
그 전각의 반대편 어둠 속.
그 모습을 몰래 숨어 지켜보고 있던 인물 또한 일각을 더 기다린 후 전각 안으로 들어섰다.
불빛 하나 없는 어두운 전각 내부에 들어서 긴장한 기색으로 주변을 살피던 누군가는, 그의 등장에 몸을 흠칫 떨었다가 얼굴을 확인한 이후 곧장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말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남궁상인 형님!”
마치 흑도패에서나 볼 법한 인사를 건네는 그를 보며 흠칫 놀란 남궁상인이 인상을 크게 찌푸리고는 자신의 입가로 검지를 가져다 댔다.
“쉿! 혹시라도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리 목소리를 높이는 게냐.”
“아…… 죄송합니다. 이게 제가 애들한테 시키다 보니 버릇이 들어서, 하하…….”
민망해하며 뒷머리를 긁적이는 이는 고작 열넷인 남궁상인에게 형님이라 말하는 모습으로 보아 알 수 있듯, 그보다도 더 어린 소년이었다.
하지만 얼굴과 체격만큼은 소년이라 보기 힘들었다.
얼굴 몇몇 곳에 흉터가 새겨진 험상궂은 외모는 어지간한 저잣거리의 흑도 왈패들 못지않았으며, 체격 또한 남궁상인에 비해 못지않거나, 그보다 더 커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실제로 그는 이 타고난 체격과 강골, 그리고 눈빛에 어른거리는 독기를 활용해 현재 소창궁단 소년단 졸업반.
사 년 차 수련생 중 제일의 실력자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남궁상인이 그를 향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허지웅. 우리의 약속은 유효하겠지?”
그 말에, 미소 지은 두 눈 아래 스산한 기운을 띤 허지웅이 답변한다.
“물론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이 자리를 찾아왔지 않았겠습니까? 오히려 제가 묻고 싶습니다. 형님. 형님께서 부탁하시는 일 세 가지를 처리하기만 하면, 제가 하고 있는 일 영원히 잊어주기로 한 약속, 꼭 지켜주시는 것이겠지요?”
“……나는 남궁상인이다.”
“흐흐, 하긴. 남궁가의 어른께서 한 입으로 두말하실 리는 없겠지요.”
남궁상인은 열한 살 답지 않은 그의 화법에 다시 한번 눈살을 찌푸린 후.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서로의 신뢰에 관한 이야기는 됐다. 너나, 나나 서로를 믿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조만간 일 년 차 수련생들과 합동훈련이 있다고 들었다. 그곳에서 너도 선후배 비무 대표로 나갈 테지?”
“잉? 무슨 말씀이십니까? 거기에 제가 왜 나갑니까?”
생각지도 못한 허지웅의 말에 남궁상인이 주춤거렸다.
“애들하고 놀아주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할 만큼 두드려 패주는 일이라면 모를까. 흐흐…….”
남궁상인이 말했다.
“내가 부탁할 일이 바로 그거다. 일 년 차 수련생 중 남궁무강이란 녀석이 있다. 녀석을 다시는 기어오를 수 없을…… 아니, 다시는 검을 잡지 못할 만큼 망가트려 줬으면 좋겠다.”
“다시는 검을 잡지 못하려면 사지 중 하나, 아니, 둘 이상은 부러트려야 할 것 같은데…… 남궁무강이라…… 스읍…… 어디서 들어봤는데. 어디더라…….”
능청을 떨듯 고개를 갸웃갸웃한 허지웅이 말했다.
“아, 기억났다! 최근 소문이 많은 다음 대 남궁가 제일 기재 아닙니까? 우리 가주님이 가장 아끼는 귀한 막내이기도 하고. 흐흐……. 고 어린 지체 높으신 분이 어쩌다 우리 형님 심기를 건드렸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으음…… 그런 분을 제가 함부로 손찌검하는 건 조금…… 헤헤…….”
능청을 떠는 그를 보며 남궁상인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그러니 네가 대표로 선후배 비무에 나가라는 것 아니냐. 평소라면 모를까, 비무 중에 다소 손속이 과해지는 건 가주님이라 해도 함부로 뭐라 말하기 어려울 터. 그 정도도 이해 못 할 정도로 어리석은 놈인 것이냐?”
“아니. 그걸 모르는 것이 아니라, 말씀드렸듯 제가 대표자로 안 나서기도 했고…….”
“바꿀 수 있겠지. 사 년 차 수련생들을 꽉 휘어잡은 너라면 못 할 일도 아닐 텐데.”
“예예. 뭐, 애들이야…… 그렇긴 한데…… 수석 교두님 눈치도 있고, 교관님 눈치도 있고 하니…… 조오금…… 예. 조금.”
남궁상인은 한 발 뒤늦게, 허지웅의 의도를 눈치챘다.
“질질 끌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해라. 네 원하는 것을 듣고, 합당하다면 들어줄 터이니.”
“헤헤…… 그러면 이 모자란 것이 높은 분께 조심스레 진심을 밝혀보겠습니다. 세 번 전부.”
“뭐?”
“제가 형님의 부탁 세 개를 들어드리면, 제가 하고 있는 일 잊어주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일 하나로 세 개를 퉁치시지요.”
“이이…… 양심 없는 놈이……!”
“아이고, 형님. 목소리 높이시다 누가 들으면 어쩌시려고……! 으악-! 나 죽습니다!”
남궁상인은 저도 모르게 앞으로 뛰쳐나가 허지웅의 멱살을 잡아 들어 올린 직후, 그가 쏟아낸 괴성에 화들짝 놀라 저도 모르게 손을 놓았다.
“켁…… 어휴…… 숨 막혀…… 헤헤…… 저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형님.”
그런 남궁상인을 올려다본 허지웅이 흉포한 생김새답지 않은 얍삽한 웃음을 보인다.
남궁상인은 아랫입술을 꽉 깨문 채, 붉어진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지금 네가 감히 나에게 협상을 제안하는 것이냐?”
“협상이 아니라, 정당한 거래입니다. 말씀드렸듯 우선 제가 대표자로 나가려면, 제 입장에서도 나름 머리를 굴리고 손을 써야 할 것 아닙니까. 여기서 부탁 한 개 소모. 그리고 다른 누구도 아닌 가주님의 막내아들 아닙니까? 그런 분께 손을 쓴다는 점에서 부탁 두 개 더 소모. 저도 무섭습니다. 아무리 조심해서 해도 보는 눈이 많으니 티가 날 수도 있고요.”
몸을 바르르 떤 허지웅이 고개를 세차게 내젓고는 이어 말했다.
“어쨌든. 세 개 다 이번 한 번 일로 까주시는 거 아니면 절대 못 합니다. 자신 없습니다.”
영악한 놈.
망할 놈.
속으로 욕이란 욕은 다 내뱉은 남궁상인이 두 주먹을 꽉 쥔 채 물었다.
“그러면 네 원하는 대로 부탁 세 개를 모두 까주면, 자신은 있단 말이냐?”
“물론입지요!”
허지웅은 기다렸다는 듯 그 말을 곧장 받아들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기 가슴을 탕탕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