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mgung Clan’s Genius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40)
남궁세가 천재 막내아들 40화(40/40)
제40화
“저 허지웅. 형님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사 년 차 수련생 중 제일이라 불리는 몸입니다. 가주님 막내아들인지, 일 년 차 제일 기재인지 뭔지 하는 고런 꼬맹이 한 놈을 상대하는 데 있어 이 허지웅이 실수를 하겠습니까? 하하하…….”
“고작 일 년 차 제일 기재, 평범한 꼬맹이가 아니다. 남궁세가 역사상 제일의 기재,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도는 녀석이란 말이다.”
“아이, 참. 형님. 왜 그러십니까. 형님도 소창궁단 소속이시면서. 그래봐야 일 년 차고. 그래봐야 이제 무공을 배운 지 몇 달도 안 된 애송이입니다. 익힌 무공도 기껏해야 기본공뿐일 테고요.”
“…….”
틀린 말은 아니다.
허지웅의 말마따나, 아무리 천재라고 해봐야 고작 몇 개월 만에 해낼 수 있는 게 얼마나 있겠는가?
내공을 쌓아봐야 손톱 때만도 못할 양이요.
말마따나, 배운 무공 또한 기본공에 불과했다.
사 년 동안 내공을 쌓고, 사 년 차에 들어서 기본공이 아닌 상승무공까지 배워 성취를 이룬 허지웅의 상대는 될 수가 없는 게 상식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걱정 마시고 저만 믿으십시오. 저 허지웅입니다. 허지웅.”
말을 하며 답답한지, 허지웅이 은근히 자신의 내공까지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 수준은 확실히 사 년 차치고는 제법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정도.
솔직히 말해, 비교적 재능이 없는 사 년 차의 남궁상인보다 훨씬 더 뛰어났다.
‘불쾌한 놈.’
그런 허지웅을 보며, 남궁상인은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
불안감의 원인은 아마도 이상할 정도로 과한 자신감을 보이는 눈앞의 흑도 왈패 같은 놈 탓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대신 그를 염두에 두고는 침착하게 말했다.
“절대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리가 일을 꾸민 것을 들켜서도 안 돼. 이 약속만 잘 지켜주면, 만약 네가 세가에서 쫓겨나게 된다 해도…… 바깥의 일은 잊어줄 뿐만 아니라, 네가 잘 정착할 수 있게 작은 도움도 주겠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어이구, 감사합니다. 형님. 조금 안타깝지만, 약조가 있으니 최선을 다해 충성하겠습니다. 흐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쫓겨나기까지만 하는 건 허지웅도 은근 바라던 바였다.
소년단과 달리 청년단부터는 본격적인 남궁세가의 외부 업무에 달려 나가 위험한 일에도 투입된다.
청년단에 안 들어가도, 남궁세가에서 무공을 배운 이상 가문을 위해 무언가 하나 봉사해야 한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쫓겨나면 그 두 가지 책무 모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안 그래도 어떤 수준으로 사고를 쳐야 무공은 보존한 채 나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
남궁세가의 이 장로의 권력이라면 그 정도는 믿어도 된다.
그리 생각한 허지웅은 표정 관리를 하기 위해 애썼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남궁상인이 말했다.
“그러면 난 가보겠다. 일은…… 더 긴 말 안 하고 맡기마.”
“살펴 가십시오, 형님!”
떠나가는 남궁상인의 그림자를 보는 열한 살, 어리디어린 소년 허지웅의 눈.
그 안에는 악독함과 이기심, 그리고 오만함만이 가득 머물러 있었다.
* * *
보름이란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소창궁단 일 년 차와 사 년 차 수련생들의 합동훈련 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쓰이지 않는 소창궁단 대연무장(大演武場)에 도합 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모여 함께 무공을 펼치며 스스로 단련해 나간다.
전성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이들이 바로 남궁세가의 미래였다.
이들 하나, 하나가 모여, 먼 미래의 남궁세가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 가슴이 웅장해지면서도 흐뭇한 모습을 대연무장의 높은 단상 위에 올라 바라보던 사 년 차 수련생들의 수석교두, 남궁도백은 연이어 터져 나오는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허어…… 과연…… 이럴 수가…….”
시선은 자신이 가르치는 사 년 차 수련생들이 아닌, 이번에 새로이 입단한 일 년 차 수련생들에게로 고정된 채였다.
그의 바로 옆에 선 곡범승이 웃으며 물었다.
“놀랍지요?”
남궁도백이 웃으며 말했다.
“놀라운 수준 정도가 아닙니다. 일 년 차 수련생들의 성취 정도가 예년과 비교가 안 되는군요. 과거 세가의 전성기 수준과 비교해도 오히려 더 뛰어난 듯합니다. 고작 몇 달도 안 되는 시간 사이에 무슨 묘수를 부리신 겁니까?”
질문을 받은 곡범승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아시다시피 묘수랄 게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운이 좋았다고밖에 말할 수 없겠군요. 저나, 이번 일 년 차 수련생들 모두…….”
“운 말입니까? 아…….”
질문을 한 이후, 남궁도백은 곧장 곡범승이 한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이번 일 년 차 수련생 중에 가주님의 막내 아드님이 있다고 하셨지. 세가 역사상에서도 손에 꼽을 기재라고 들었는데…….’
그 한 사람, 한 천재의 영향력이 일 년 차 수련생 전체에 퍼져 나간 것이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앞서 이끄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전반적인 모임의 성격이나 진척도가 달라지는 건 꽤 흔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당장 남궁도백이 바라보고 있는 사 년 차 수련생들도 그런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말이다.
‘그렇다 해도 고작 몇 개월도 안 되어서 이렇게까지나 영향력을 끼치다니…….’
몇 번을 생각해도 놀랍다.
감탄한 표정의 남궁도백이 말했다.
“정말 대단하군요. 더 어릴 때는 창궁원 밖으로도 잘 나오지도 않고 조용히 지내시던 분이라 들었는데…… 저분 아니, 저 아이입니까?”
“맞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남궁도백은 백 명이 넘는 수련생 중에서도 너무나 눈에 띄는 남궁무강을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못 알아보기엔 그가 가진 특별함이 너무나 많았다.
첫째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눈에 띄는 외모.
‘잘 생겼군. 아니, 단순히 잘생겼다기보다…….’
아름답고, 신비하다.
후자는 그렇다 치고, 사내아이한테 전자의 표현을 쓰는 게 옳을지 모르지만, 남궁무강에게는 분명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었다.
또한 무공도 특별했다.
‘분명 내가 알고 있는 가문의 기본공들이다.’
청산권, 쾌풍보, 창천검법, 청산검법, 천풍검법까지.
사실 뒤의 세 검공을 한 수련생이 다 익혔다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그 모든 무공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문제는, 사 년 차 수련생 수석교두인 남궁도백조차 그 특별함의 요체를 파악하기가 어렵단 것이었다.
‘범상치 않은 무공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단 건 확실한데…… 이건 단주님쯤 되지 않으면 확실히 모르겠군.’
실제로 현재 남궁무강이 익힌 기본공의 깊이를 그나마라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소창궁단 전체에서 단주인 남궁건원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남궁도백은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허…… 정말 대단하군요. 대단한데…… 뭐가 대단한지 모를 만큼…….”
“예. 저도 비슷한 심정입니다. 그냥 느끼는 건…… 천재란 진짜 저런 것이구나…… 이런 것뿐이지요.”
곡범승의 말에 남궁도백은 크게 공감했다.
‘그래. 천재란 저런 것이구나.’
범부인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영역에서 살아가며 움직이는 존재.
“허…….”
“허…….”
내심 혀를 내두른 남궁도백이 저도 모르게 깊은 탄식을 토한 순간, 때마침 이라는 듯 곡범승 또한 같은 소리를 낸다.
남궁도백이 그를 쳐다보자, 민망한 표정의 곡범승이 말했다.
“이게 계속 봐도 적응이 안 되다 보니…… 하하…….”
“그럴 수도 있겠군요. 허허…….”
두 수석 교두가 서로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은 후, 시선이 다시 남궁무강을 향한다.
불가해(不可解)의 영역이라 지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어렵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거나 불쾌하지는 않다.
남궁무강이란 존재에게는 그런 힘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남궁무강을 주변의 아이들도 잘 따르고 있는 듯 보였으니.
남궁도백은 알 수밖에 없었다.
‘이는 무강이, 저 아이가 가진 천성이 선하고 맑기에 가능한 일이겠구나.’
기쁜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당황이 펼쳐졌던 얼굴엔 저도 모르게 자연스레 부드러운 미소가 흘러나왔다.
‘남궁의 미래가 참으로 밝구나.’
당황은 비단 수석 교두들과 교관들의 것만이 아니었다.
소창궁단의 사 년 차 수련생들.
그들도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뭐야. 이놈들…….’
‘이제 고작 일 년 차면서…….’
‘왜 이렇게 잘해?’
자신들이 일 년 차일 땐 합동훈련 당시 무공을 제대로 펼쳐 보이는 것은 뒤로 제쳐 두고, 수련 대열조차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일 년 차 수련생들은 교관들이 어떤 과한 지시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합동훈련 장내의 오와 열을 정확히 맞추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무공을 펼쳐 보이고 있었다.
심지어 그 무공의 수준이 썩 봐줄 만했다.
‘아무리 기본공이라 해도…….’
‘우리 때랑 너무 다르잖아!’
그런 그들을 보며 마냥 흐뭇해하던 교두, 교관들과 달리 그들 중 몇몇의 마음속에는 다른 감정이 피어올랐다.
시기와 질투, 그리고 부러움과 묘한 분노.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우리가 따라잡힌다.’
선배로서, 후배에게 잡아먹히게 된다.
여덟 살짜리 꼬맹이들을 보며 그들의 마음속에 열등감이란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을 때였다.
사 년 차 수련생들의 대장이라 할 수 있는 허지웅이 쉬는 시간, 몇몇 수련생들을 따로 불러 대연무장에 위치한 으슥한 외곽으로 향했다.
이번에 허지웅과 함께 선후배 비무 대련에 참여하기로 결정된 사 년 차 수련생 대표들이었다.
그들은 사 년 차 수련생들의 수석이자, 대장이며, 연무장의 왕처럼 굴기도 하는 허지웅의 불편한 표정을 보며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남궁무강이 또래의 아이들을 자상함과 따뜻함으로 감싸고 간다면, 허지웅은 힘과 권력, 서열로 그들을 확실히 휘어잡고 있는 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