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00
“양 옆의 산은요?”
“세 형제가 나란히 가지고 있는데 큰형이 야트막한 오른쪽을, 작은형이 왼쪽을, 그리고 막내가 바로 그 가운데를 가지고 있더라. 원래는 한 필지인데 아주 괴상한 모양으로 나누었다고 하더라. 막내가 제일 큰 면적을 가졌지만 가장 가치가 없어 보이지. 사실 입구 500평만 조금 의미가 있지 나머지는 아무 쓸모도 없어. 얼마 전에 셋 다 매물로 나왔어.”
삼형제가 서울에 사는데 모두 다 임야를 내놓았는데 팔리지 않고 있었다. 가격은 3만평에 3억, 4만평에 2억5천, 15만평에 2억에 내놓았는데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었다.
“가운데 매물이 쓸모가 없지만 경치는 좋고 면적도 넓으니 갖고 있어도 좋아 보입니다. 1억 원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요. 양 옆에 있는 산도 각기 1억5천만 원 정도로 낮출 수 있으면 구입해도 좋고요.”
“양진의 부동산에 한 번 이야기는 해보마. 너도 그 정도 돈은 가지고 있지? 땅이야 나중에도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니.”
전이라면 그런 가격으로 나오면 싼 가격이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는 너무나 높았다. 장인걸은 일단 몰리브덴 광산만 발견하면 몇 배, 몇 십 배를 벌 수 있기에 매입하려고 했다. 양쪽까지 구입하려는 것은 광산으로 접근하는 도로를 내는데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양지원이 급하게 찾아와서 CD를 내밀었다. 뭔가 중요한 것으로 보였다.
“이게 MP3 파일변환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에 PC용 뮤직 플레이어 파일도 있습니다.”
양지원이 MP3 파일변환 프로그램과 플레이어 프로그램을 구해왔다. 둘은 한 묶음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직 음질이 다소 불량했지만 기존 MP2에 비해서는 훨씬 성능이 개선된 수준이었다.
“이것이라면 현재의 인터넷 환경에서도 음원의 전송 및 다운로드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불법복제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 같습니다.”
음반의 파일을 컴퓨터로 복제한 후에 MP3 파일로 변환하고 그것을 다시 다른 컴퓨터로 전송하는 것은 기존 파일을 전송하는 것에 비해 훨씬 간편해졌다. 파일용량자체가 기존 파일의 2%에 불과했고 노래 한 곡당 파일용량이 100MB에서 2MB 수준으로 줄었다. CD 50장의 노래를 단 한 장에 담을 수도 있었다.
MP3를 적용하면 다른 시스템의 발전이 없이도 전송속도가 50배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1~2년 사이에 고속통신망(DSL)이 도입되면 불법복제는 극에 달할 것이 분명했다.
“인력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고 법이 갖춰지고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 제값주고 듣는 문화가 형성될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뮤지션들이 힘들 것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장인걸은 불법복제가 횡행하는 세계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기에 어떻게 상황이 진행될지 알고 있었다. 그럴수록 빨리 음원사이트를 만들어서 대안을 제기해야 입법화가 이루어지고 건전한 네티즌의 의식이 형성될 것 같았다.
‘앞으로 진행될 소프트웨어인지 콘텐츠인지 하는 논쟁은 결국 콘텐츠의 승리로 끝이 난다. 이미 오래된 가요일지라도 엄청난 양의 음악저작권을 획득해 놓았다. 그것이라면 독보적인 음원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다.’ 물론 외국의 노래를 서비스하려면 음원저작권 라이선스를 확보해야 하지만 그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였다. 어쨌든 음원 사이트를 만들어서 제값 주고 음원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 대안도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 막는 것은 일종의 횡포일 수도 있었다.
‘또한 음원사이트로 저작권을 먼저 확보한 상황이니 훨씬 빨리 활성화시킬 수가 있다. 저작권 사용계약을 해야 하는데 공정거래법의 취약한 부분을 이용하여 우선 적용할 수도 있다.’ 음원을 넘겨 줄 때 MP3 파일이 아닌 원래의 파일로 넘겨주는 방식을 사용할 경우 다른 사이트는 변환기술 미비로 인해 업로드가 늦춰질 수도 있었다.
“일단 음향관련 전문 프로그래머를 확충하여 보다 성능을 개선시켜야 합니다. 아울러 MP3 관련 원천기술의 특허를 가진 사람과 교섭하여 라이선스를 획득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성능을 개선하여 응용특허를 출원해야 합니다.”
양지원도 대충 어떤 프로세서로 일을 진행할지 알고 있었다.
“라이선스 획득이 어려우면 일단 사용을 하고 추후에 협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 방법도 염두에 두고 일을 추진하면 됩니다.”
장인걸은 특허에 발목이 잡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태는 피하고자 했다. 일단 저지르고 나중에 돈으로 해결하면 되었다.
외환위기가 터지고 IMF 관리체제에 들어가는 상황에서도 대선으로 인해 한국 사회는 들썩이고 있었다. 여당의 책임회피와 야당의 책임론이 격돌하면서 누구의 잘못인지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
여당의 지지층과 야당의 지지층은 사실을 받아들이는 시각 자체가 달라 매일 논쟁을 벌여도 평행선을 긋기 마련이었다. 결국 정부와 재벌, 정경유착으로 화살이 넘어가면서 정부, 여당에게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그렇게 되자 야당 후보의 지지율이 여당후보의 지지율을 앞질렀다.
거기다 경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여당을 탈당하여 출마한 후보가 10% 가까운 지지를 받으면서 여당은 제3 후보의 사퇴시키기 위하여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결국은 방도가 없었다.
장인걸이 낸 앨범은 그런 시기에도 조용한 가운데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었다. 원활하게 공급이 이루어지자 그리 비싸지 않은 음반이라 그런지 하나씩 구매하여 차가운 날씨와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위축된 마음을 달랬다.
차분하면서도 경쾌하고 그러면서도 미래의 희망을 노래하는 장인걸의 노래는 어려운 한국의 상황과 어우러져 히트를 쳤다.
장인걸의 노래가 인기를 얻자 장인걸을 찾는 사람도 그만큼 많아졌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행사가 없을 수 없고 그런 행사에는 장인걸이 초대가 되었다. 물론 학교 수업과 겹칠 경우에는 절대로 섭외에 응하지 않았다.
“훈련을 줄이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장인걸의 행사가 많아지자 민수길은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서 가용할 수 있는 것이 마라톤을 위한 체력단련 시간이었다.
“그렇게 합시다. 대신에 수업 중간에 공강이 있는데 그 시간이 이원희씨를 만나 학교 앞 헬스클럽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하죠. 훈련을 빼먹으면 근육이 풀려 문제가 됩니다.”
장인걸은 조정이 가능한 것은 조정하려고 했다.
“또한 기말고사 기간이니 시험시간과 행사가 겹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수길은 장인걸이 학생의 본분을 강조하자 걱정스런 기색이 되었다. 장인걸의 지침을 따르다보면 각종 행사에 나가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그렇게 하다보면 각종 압력을 받기 마련이었다.
“앨범을 판매하는 것으로 수입은 충분합니다. 방송국의 음악프로그램에 나가는 것 정도만 신경 쓰고 행사는 시간이 날 때만 나가면 됩니다. 물론 돈과 상관없이 무조건 오라는 곳도 있겠지만 돈을 떠나 시간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학교수업은 뺄 수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일정을 잡았으면 합니다.”
민수길은 연예활동을 학교 수업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기에 일을 처리하는 자세 자체가 장인걸과 달랐다. 그로 인해 가끔 의견충돌도 발생했다.
적당히 장인걸이 학교와 타협하면 외부 갈등을 줄일 수도 있는데 절대 양보하지 않아 일을 키운다고 생각했다. 학교와 한 가지 문제만 해결하면 끝인데 그렇게 하지 않아 척을 지고 수도 없이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거절하기 어려운 곳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곤란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끌려가면 더 상황이 어려워집니다. 그런 것까지 고려하여 대처했으면 합니다. 당장 귀찮다고 들어주면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민수길은 결국 장인걸의 지시에 따라 일정을 정할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 입장이 곤란한 경우도 많았지만 어떻게든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양지원은 프로그래머이지 경영자는 아니었다. 시키는 것은 잘 하는 스타일이지만 일을 찾아서 하는 능력은 없었다. 더구나 공대 출신이라 그런지 영업이나 마케팅에 대한 감각이 없었다.
그렇기에 인터넷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은 부적당했다. 마케팅 전문가나 경영전문가를 추가로 선임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부분의 애로점을 토로했다.
“배너 광고를 넣을 공간은 많은데 광고를 유치할 능력이 없으니 문제입니다. 민수길 실장이 그나마 몇 군데 홍보담당자들과 연락을 해서 주먹구구로 가져오기는 했는데···.”
장유현, 장시현과 은마기획의 운영방향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다가 푸념을 했다.
“그러면 광고기획자를 고용하여 일을 맡겨야지. 사람이 필요해? 내가 한 번 알아봐 줄게.”
“그렇게 해주세요. 양지원 실장에게 맡겼더니 제대로 되지가 않아요. 그에게는 개발실장을 맡기고 운영 관련하여 새로운 사람을 영입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내가 투자할 수는 없는 거야? 꽤나 괜찮은 사업 같은데. 너 혼자 다 하려고 하면 부담이 클 것 같던데.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최태식 대리에게 들으니 서버가 엄청나게 필요하다던데. 일종의 장치산업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볼 수도 있죠.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하려면 서버 100개는 확보해야 하고 서버비용만 해도 엄청나게 투자해야 하니까요. 거기다 추가로 소설, 웹툰, 카페, 음원판매 같은 사이트를 추가하려면 하나당 그만큼씩 서버를 늘려야 하니까요.”
앞으로 서버를 구입하기 위해 들일 비용이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그렇기에 서버 제작업체인 폴라텍스트에 투자한 것이기도 했다. 물론 서버 외에 다른 네트워크 장비도 많이 필요했다.
“그러면 히어로 기획에서 독립을 시켜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나도 어느 정도 투자할 수가 있고 건실한 투자자도 몇 소개할 수 있어.”
장유현도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 더구나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최태식을 통하여 프리웨이에 대하여 설명을 듣게 되자 아무나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국내에 인터넷 관련 기술이 별로 없는 상황이고 프리웨이가 그 선두를 차지하고 있었다.
“알았어요. 분리할 때 투자할 기회를 드리죠. 그 시기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 3월 정도로 잡고 있어요. 어느 정도 갖춘 다음에 투자를 받아야지 지금 받으면 성과가 없기에 낮게 가치가 특정될 것이니 남 좋은 일만 시켜주죠.”
“지분을 얼마나 내놓을 것인데?”
“20%, 60억이요.”
장인걸의 말에 장유현은 처음에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 되었다가 결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점의 효과가 있고 기술이 있기에 충분히 그 정도 가치는 있어 보였다.
“엄청나게 성장을 할 것입니다. 마음먹은 대로 일이 추진되면 국내 최고의 기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분을 푸는 것은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기에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조금 지나면 IT버블이 발생할 것이고 그런 가운데 프리웨이도 버블의 중심에 설 것이 분명했다. 2~3년 후에 상장을 하면 엄청난 가격으로 오를 것이 분명했다.
‘그 때 적당히 팔았다가 가격이 폭락하면 주식을 걷어 들여야지. 그러면 경영권도 안정이 되고 주가도 안정이 되겠지.’ IT버블이 발생하면 매출액 100억 원, 적자인 기업이 수천억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프리웨이도 그런 상황인데도 미래가치라는 미명하에 수천억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은마기획도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동안 구입한 저작권을 분류하고 그것을 디지털 파일로 작업해야 나중에 음원 판매가 가능했다.
“엄청난 비용이 들 것 같구나. 아르바이트를 고용해도 노래 한 곡당 비용이 100원 이상 들 것 같은데.”
“대충 300원 정도 들 것입니다. 디지털 파일로 전환하고 그것을 다시 MP3 파일로 변환해야 하니까요. 거기에 곡마다 적절한 설명을 달아야 하니 말이에요. 그나마 경기가 어려워졌으니 아르바이트 구하기는 어렵지 않을 거예요.”
이런 작업을 통하여 프로그램과 IT에 관심이 있는 인재를 구할 가능성도 있기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었다. 10여 명이 작업하면 꼬박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음원판매 사이트를 만들 생각인 것 같은데 관련 규정이 있는 거야? 뭔가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얼마 전에 음악저작권협회에서 음원판매에 대해 규정한 내용도 있고 카드와 계좌이체를 통한 온라인 판매에 대한 규정도 있기에 그것들을 이용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온라인쇼핑몰의 하나로 생각하면 됩니다.”
장인걸은 기본적인 쇼핑몰의 설계나 시스템은 구축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카드결제나 자동이체시스템인데 그것을 갖추는 것이 만만치가 않았다. 아직까지 이를 지원할 시스템이 없었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야 가능한 시스템이지. 아직 주식도 온라인 거래를 하지 못해. 앞으로 2~3년은 지나야 될 것 같은데.’ “자동결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전면적인 유료화를 하려면 2~3년은 지나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계좌이체를 하거나 카드결제를 통한 포인트 충전을 통한 내부결제방식을 도입할까 합니다.”
그러면서 5만 뭔, 10만 원을 포인트 충전방식으로 사전결제하고 그 포인트를 이용하여 내부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해킹이나 탈취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방지할 수밖에 없었다.
“음원판매나 온라인쇼핑몰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필요하지만 한편으로 게임, 유료 전자서적, 유료 웹툰, 유료 동영상 시청을 위해서도 도입이 필요합니다.”
장인걸은 한 번 계좌이체나 카드결제로 포인트를 충전하면 그것으로 현금처럼 같은 사이트나 제휴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결제를 카드의 캐시백 포인트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었다.
“이를 위한 해결방법은 결제의 간편화를 위해 프리웨이페이 같은 내부화폐를 만드는 것이죠. 다양한 사이트에서 동시에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까 합니다.”
장인걸의 방식은 나중에 일부 사이트에서 이용하는 충전식 내부 간편 결제 방식을 차용한 것이기도 했다. 이런 방식 자체도 사실상 특허의 대상이 되기에 장인걸은 이미 특허출원작업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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